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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2015.12
객석 편집부 엮음 / 객석컴퍼니(잡지)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조성진의 인터뷰는 지금 나온 것에서부터 2011년 것까지 찾아 읽은터라, 객석12월호의 인터뷰에서도 반복 되는 내용이지 않을까 했던 것은 기우였네.
런던 통신원이라는 직함의 글쓴이 한정호는 펼친면 화보 포함 9쪽 가량의 기사를 작성하였다. 그는 2008년부터 7년째 조성진과 다양한 거리를 유지하며 보아온 사람이었다. 몸담은 기획사 공연 관련자이기도 했던 그의 입장에서 조성진과의 첫만남 그후 개인적인 관찰기를 적고 있다. 쇼팽 콩쿠르 이전, 조성진이 맞은 한 차례 커리어 상의 고비를 2013년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때 글쓴이는 조성진이 잊힐까 싶어, 나흘에 걸쳐 17곳의 기자를 만나게 주선했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피아니스트가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생활을 잇기 위해서는 '리사이틀'만 할 수는 없다는 것. 동시대 지휘자와 동반 성장하는 것이 역대 성공한 쇼팽 콩쿠르 우승자들의 활동 궤적이다. 기사는 기존 일간지 조성진에 관련한 기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클래식 비지니스와 관련된 내용들을 자세히 들려 준다.
영재 시기를 벗어난 조성진에게 정기적인 공연을 제공한 곳은 일본의 매니지먼트 겸 프레젠터인 재팬아츠였다고, 하마마쓰 콩쿠르 우승자라면 다음 대회까지 국적에 관계없이 일본 내 프로모션을 책임졌기 때문에 조성진은 그렇게 일본에서 터를 닦는다. 그래서 조성진은 어릴 때부터 연륜 있는 매니저들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분쟁 없는 일처리가 무엇인지의 정석을 일본에서 봤다고 한다. 주니어 시절부터 조성진의 활약을 가장 꾸준하게 따라다닌 언론이 일본의 피아노 매거진 '쇼팽'이었고.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한 2015쇼팽 콩쿠르의 현지발 기사를 풍성하게 내놓은 곳도 일본 잡지 '쇼팽'이라니.
쇼팽 콩쿨 때 3라운드였나 끝나고 무대 뒤에서 일본 기자의 소감이 어떠냐는 영어 질문에 조성진이 첫마디로 "요갓따"라고 다정하게 격식을 갖춰 준 게 맥락없이 나온 게 아녔던듯. 콩쿨 이후 일본에서만 4~5회의 공연이 잡혀 있다고 해서 씁쓸했는데, 수긍이 안 가는 것도 아니게 되었다.
글쓴이의 "쇼팽 콩쿨 후 폴란드 투어를 했는데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는 질문에, " 컨디션에 그렇게 좌우되지 않는다. 아플 때도 연주를 많이 해봤는데(아휴 짠해..) 오히려 아프면 긴장이 안 된다. 그냥 음악에만 신경 쓰니까. 예를 들어 화가 나면 화가 난 상태로 연주한다. 컨디션, 기분에 따라 연주가 바뀔 수 있지만 그렇게 내 연주가 바뀌는 걸 흥미롭게 본다."라는 대답을 한다.
"한국에서는 지금 조성진 열풍이다"라는 말에는, 아이돌로 불리는 게 싫고, '쇼팽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것에도 부정적인 듯 보였다. 쇼팽은 가장 자신 없는 작곡가 중 한명이라는 뜻의 말은 몇년 전 인터뷰에서부터 변함없이 내비치는 말이기도 하다.
시중 매체에 나와 있는 조성진의 인터뷰 기사들을 보면, 우문현답의 대가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인터뷰를 싫어하다는 그의 말도 의외였다. 이유를 들어보면 그럼 그렇지 싶어진다. 중 3때부터 그랬는데, 자신이 말한대로 기사를 안 써 준다거나, 심지어 최근에 아버지가 부모 이야기는 뺐으면 좋겠다는 부탁에, 그 부탁 내용까지 그대로 기사로 나오는 것을 보고 무척 상처 받았다고 한다.
쇼팽 콩쿨 실황 앨범에 수익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수입은 어떻게 되나 라는 질문에, 상위 라운드에 올라가면 쇼팽 혀회에 제출하는 각서에 향후 발매될 음원에 참가자 수익은 없다는 각서를 낸다고 한다. =;;+)
그밖에 조성진에 관련한 내용은 다른 매체나 인터넷 포털에서는 읽어볼 수 없었던 내용들이 많이 있더라는 ^^
그리고, 잡지 내용 중 내한 공연 중 실수를 저지른 피아니스트 윤디. 그의 음악까지 절벽에 세울 필요가 있을까? 라는 부재의 기사도 만나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