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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LLING & RAMPAL -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
클로드 볼링 (Claude Bolling) 외 연주 / 굿인터내셔널 / 2025년 3월
평점 :
갈대의 나부낌에도 음악이 있다. 시냇물의 흐름에도 음악이 있다. 귀가 있다면 누구나 모든 사물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바이런
이 세상엔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는 음악의 ‘무엇’이 그토록 우리를 감동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클로드 볼링의 피아노와 장 피에르 랑팔의 플룻 선율이 만난 이 재즈 트리오 또한 뭐라 설명하기 힘든 그들만의 색깔과 스타일이 살아 있다.
그리고 그 스타일이라는 것이 마치 잔잔한 물이 흘러가는 질서를 파악하고 그것의 시각적인 모양새를 청각적인 음악으로 들려 주는 듯한.
'센티멘탈'은 귀에 감겨드는 느낌이 이루말할 수 없이 감미롭다. 밝고도 사뭇 관조적인 이 곡이 왜 '센티멘탈'이라 붙여졌는지~ 진짜, 알쏭달쏭하다.
앨범 자켓을 읽어보니, 주로 끌로드 볼링 위주의 헌사를 남겼다. 그의 출생, 재즈피아노의 신동으로 알려짐, 각종 콩클의 수상 이력. 등
나 같은 경우 장 피에르 랑팔의 플룻도 위상이 크다고 생각하는 쪽인데, 앨범 제목마저도 '클로드 볼링의...' 로 되어 있어, 앨범을 검색하는데 쉽지가 않았다.
오륙년전 센티멘탈이라는 제목 하나만 가지고, 이 음반을 백방으로 수소문하였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장 피에르 랑팔’과 ‘센티멘탈’이라는 키워드만 가지고 였다. 혹, 센티멘탈이라는 제목을 잘못 알고 있는건가 싶어, 랑팔의 플룻앨범을 여러 샀었는데 센티멘탈은 없고, 죄다 바하의 곡을 플룻으로 연주한 것들이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생각지도 않은데서 바하의 플룻곡을 만날 수 있어 나름으론 좋았다. 그리고 곧 센티멘탈은 잊었다. 그러나 우리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만날 음악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보자 하니, 이 앨범엔 센티멘탈만 좋은 게 아니다. 귀에 익은 음악들이 제법이다.
지금은 전혀 그게 아니라 그립기만한, 음... 내게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귀에 꽂힌 음악이 있으면 동네의 음반 가게를 샅샅이 뒤지고 아니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안되면 기차도 타고 멀리 원하던 것을 찾아 음반 순례를 다니던 호시절이.
책을 일삼아 읽는 취미가 생긴 건 사실 최근 일이년 사이의 일이고, 오랜 시절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음반 찾아 삼만리였던 거다. 변변한 로션 하나 사바르는 것도 벌벌 떨던(샘플로 주는 게 이렇게 숱한데 멀쩡한 큰 통에 들은 걸 왜 사냐구...,) 나였지만, 음반을 살 때는 살짝 맛이 갔었다.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데 돈에 개념이 있었을라고. 음. 그 당시에는 강남과 종각 쪽에 타워레코드가 2~3층 이상으로 매장을 꾸리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