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배트맨 2(Batman Returns, 1992)' 중에서.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캣우먼. 지금까지 여러 캣우먼이 있었지만, 한 캣우먼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여러 선을 마음대로 넘나들며, 안에는 깊은 슬픔을 담은 캣우먼.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이다. 이 캣우먼은 길고양이들의 숨결을 받아 태어났다. 타인에 의해 높은 곳에서 낙하하여, 한 번 눈을 감은 셀리나 카일. 그녀에게 길고양이들이 달려온다. 그 길고양이들의 애정으로 그녀는 다시 눈을 뜬다. 그렇게 캣우먼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이 캣우먼은 길고양이들의 투영(投影)이다.


 길고양이들의 또 다른 투영이 있다. 책이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라는 책. 이 책은 크게 두 묶음으로 나뉜다. 앞 묶음은 '길고양이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뒷 묶음은 '길고양이, 이것이 궁금하다!'이다. 앞은 이용한 작가, 뒤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 지었다고 한다. 두 묶음 모두 알차다. 마치 백과사전의 길고양이라는 항목에 담긴 묶음 같다. 길고양이의 모든 것을 담았다. 나는 고양이의 옛 이야기 가운데, 이집트에서 고양이를 신으로 섬겼다는 이야기와 우리나라 숙종이 고양이를 아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특히, 숙종이 아꼈다는 금손이라는 고양이. 숙종이 승하하자, 식음을 전폐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고양이. 정말 의로운 고양이였다. 그리고 나에게 '고양이 용어 사전'이라는 글은 정말 유익했다. 고양이와 함께 지낸 적이 없는 나는 그 용어만으로도 고양이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또, 마지막에 실린, '고양이에 관한 명언들'도 고양이의 여러 색채를 잘 그려 주고 있었다.

 

 헬로 키티.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미지)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과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는 서로 닮았다. 둘은 자유로우면서도 비통을 품고 있다. 서로의 그림자인 두 존재. 우리와 공존해야 할 존재다. 그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알아야 한다. 그 앎을 채워 주는 글들의 향연. 좋았다. 이제 서로 이해하며, 서로 오랫동안 애정을 담아 바라보았으면 한다. 비록, 길에서 살아야 하는 길고양이들이지만. '배트맨 2'에서 캣우먼이 '"브루스, 동화처럼 당신의 성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나에게 그런 해피엔딩은 어울리지 않아!"'라고 말하지만. '헬로 키티'처럼 우리와 오랫동안 살아가기를 나는 바란다. 길고양이들도 곳곳에서 귀여움을 보여 주며,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다. 작년 10월 쯤. 일본의 트위터에서 해시태그로 '망한 고양이 사진 대회'가 열렸었다고 한다. 그 사진을 찾아서 보니, 장난스러운 귀여움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길고양이들과도 그런 웃음이 이어지는 일이 많았으면 한다. 그러면, 일본의 '마네키네코'처럼 길고양이도 '복고양이', '행운의 고양이'가 되어줄 것 같다. 이제,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나도 '야옹'이라고 할 것 같다. 캣우먼이 'Meow'라고 한 것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림포스의 우편 포스트 1
모노 타마오 지음, 이누마치 그림, 이희정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래곤볼.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소원(所願) 성취(成就)하고 싶다. 각자의 소원! 아마 있을 것이다. 있는데, 이루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만화 '드래곤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용신에게 소원을 이루고 싶어 한다. 드래곤볼 일곱 개를 모아서. 그러기 위해 손오공은 여럿과 길벗이 되어,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 모험으로 위험과 시련을 겪으며, 더 자라게 된다. 든든한 우정은 덤이고. 우리도 그들의 여행에 멀리서나마 함께 하며, 깊은 울림을 받았고.


 '"나는 내 삶을 마감할 자리를 찾고 있어요."' -25쪽.


 소원을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이 여기에도 있다. 정확히는 레이버라 불리는 개조 인간이다. 나이는 200살이 넘었고, 화성에 살며, 이름은 존 쿠로. 화성의 올림포스 산 정상에 있는 우체통에 가고자 한다. 그 우체통에는 편지를 넣으면 신이 어디로든지, 누구에게든지 전해준다는 전설이 있다. 정말 낭만적인 전설이다. 만날 수 없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 아마도 따뜻한 편지일 테지. 그 편지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진다니. 쿠로는 그곳에 가고자 한다. 그리고 당연히 길벗이 있다. 장거리 우편배달부 소녀, 에리스다. 쿠로가 자신에게 우표를 붙이고 우체국으로 왔기에, 에리스가 배달하게 된 거다. 에리스가 올림포스의 우체통으로 가는 이유를 물으니, 쿠로는 삶을 마감할 자리를 찾고 있다고 한다. 무슨 의미일까. 에리스는 그런 의문을 뒤로 한 채, 8,635킬로미터, 109일의 여행을 쿠로와 함께 시작한다. 거듭된 재앙과 내전으로 황폐한 화성에서. 물론, 이 모험에도 위험과 시련이 따라온다.

 

(사진 출처: 아르테팝 네이버 포스트)


 '"다음에 또 같이 여행하자."' -299쪽.


 우체통까지 걸어가서 손으로 정성스레 쓴 편지를 넣는다는 것. 정감가는 일이다. '드래곤볼'에서 드래곤볼이라는 구슬을 모으는 것도 정감가는 일이고. 편지와 구슬이 옛 추억을 담고 있기 때문일 거다. 편지가 닿기를, 구슬이 모이기를 희망하던 옛 추억. 소원 성취를 희망하던 옛 추억. 영원히 아름다운 나의 옛 추억이다. 아마도 희망을 담고 있기에 더욱 기쁘게 빛나는 옛 추억으로 남았을 테.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희망은 좋은 거에요. 아마 가장 좋은 것일 거에요. 그리고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라고. 그렇게 쿠로와 에리스의 이야기는 나에게 희망이 담긴 옛 추억으로 다가온다.

 또, 손오공과 길벗들에게 처럼, 쿠로와 에리스에게 여행은 빛이 스며든 발자국을 여기저기에 남기는 여정이다. 새로운 나를 찾고, 서로를 찾는 길인 거다. 나의 발걸음 소리와 서로의 발걸음 소리를 듣는 시간인 거다. 나를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시간. 그 시간의 틈새에 빛이 스며든다. 그래서 불꽃이 된다. 그 불꽃 안에서 '다음에 또 같이 여행하자'라고 말하게 된다. 그들과 함께 발자국을 남긴 나도 말하게 된다.



 덧붙이는 말.


 제23회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라이트 노벨1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8-01-19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위키에는 이 책을 설명한 항목이 아직 안 나왔군요. 이 책 단권인가요? ^^

사과나비🍎 2018-01-19 23:28   좋아요 0 | URL
아, cyrus님~ 댓글 감사해요~^^* 아, 나무위키에 그렇군요~^^;
아, 서점의 책 소개를 보니, ‘『올림포스의 우편 포스트』 또한 출간 즉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곧바로 다음 권 출간이 결정된 화제작이다.‘라고 하네요...^^; 다음 권의 출간이 결정이 됐나 봐요~^^;
그나저나 미세먼지가 요즘 심하더라고요...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랄게요~^^*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벌레. 즉, 서두(書蠹). 별명으로 서치(書癡), 반와(泮蛙), 공붓벌레가 있다. 점잖게는 독서가(讀書家)라고 불리고. 그들의 행위는 오직, 수불석권(手不釋卷), 과골삼천(踝骨三穿), 위편삼절(韋編三絶)이다. 그런데, 나는 그저 그들의 그 행위를 부러워하며, 소소하게 장서가(藏書家)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다. 같은 애서가(愛書家)라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부러운 책벌레가 여기 또, 있다. 소설 안이다. 일본 소설의 한 인물, 미노루. 나이는 쉰. 부모님의 유산으로 풍족하게 살고 있다. 어른이지만, 아이인 듯 사는 그. 피터 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 같기도 하다. 전담 세무사이며, 친구인 오타케에게 그의 일을 맡기고 그는 책의 세상에서 유유자적한다. 다만, 사진작가로 독일과 일본을 오가는 친누나 스즈메. 또 같이 살지 않는 딸인 하토. 이렇게 둘과는 핏줄로 이어진 실을 놓지 않고 있다. 오타케와도 친구의 끈을 놓지는 않았고. 아뿔싸, 미노루의 핏줄인 하토의 엄마이며, 미노루의 옛 연인인 나기사도 있다. 그녀는 미노루를 떠나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책벌레 미노루의 아이 같은 어른의 얼굴에 고개를 돌리고, 이제 다른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거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비.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당연히 그건 소설이고, 조니도 라우라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지. 세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어떻게 다르다는 것일까.' -286쪽.


 소설, 그리고 현실. 그렇다. 다른 듯 같다. 그 경계가 모호하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해의 얼굴 같다. 해 질 녘의 그 해. 서쪽 바다에 담기던 그 해. 낮과 밤의 교차하고 있는 그 때. 때로는 어지럽지만, 신비롭기까지 한 그 때. 소설과 현실이 그렇다.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처럼, 나비가 곧 나이고, 내가 곧 나비이다. 또, 꿈이 현실이고, 현실이 꿈인 거다. 삶은 그런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은 소설 안의 소설로 시작한다. 미스터리 소설이다. 책벌레인 미노루가 읽는 소설이다. 북유럽의 미스터리. 그리고 미노루가 나중에 읽는 다른 소설도 미스터리 소설이다. 카리브해 어느 섬의 미스터리. 그렇게 두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미노루. 그리고 그의 현실. 긴장감 있는 소설이 끊기면서 현실이 스며든다. 그렇게 서로 뜻밖에 잘 어우러졌다. 잔잔하면서도 파문(波紋)이 인다. 에쿠니 가오리만의 물결이다. 이제, 나도 책벌레 미노루가 되는 꿈으로 다시 들어간다. 무늬만 장서가인 내가 여유로운 독서가를 다시 상상한다.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니메이션 '개구리 왕눈이.'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오래 전, 꼬마였을 때였어요. 친할아버지 댁 근처에서 청개구리1를 본 적이 있었어요. 도시에 살다가 잠시 온 시골. 그곳에서 본 청개구리. 신기해서, 쫓다가요. 겨우 잡았었지요. 마냥 바라보았다가요. 다시 놓아주었어요. 그 청개구리. 어릴 적에 본 애니메이션 '개구리 왕눈이'2에서 왕눈이가 청개구리잖아요. 무지개 연못에 이사를 와서 아롬이를 만나지요. 이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때, 학교 운동회 등에서 응원가로 그 주제가를 불렀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었어요. 그 주제가 가운데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라는 노랫말이 있거든요. 예전에 방학 때 머물던 외할머니 댁에서 보니, 청개구리가 울면 정말 비가 오더라고요. 전래 동화에서는 늘 반대로 행동했던 청개구리가 어머니의 무덤이 떠내려갈 것 같아서 운다고 하지요. 이 청개구리 이야기는 이괄(1587~1624)의 이야기에서 유래됐다고 하네요3. 그 '이괄의 난4'의 이괄이에요. 청개구리 이야기의 시작인 그. 결국, 죽음을 당한 이괄. 개구리와 죽음. 그런데, 어떤 남자가 마치 개구리를 잡아서 죽이듯 사람을 사냥한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유아는 싫증 나거나 혼나지 않는 한 마음에 든 놀이는 절대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60쪽.


 매달다, 으깨다, 해부하다, 태우다. 그렇게 표현되는 네 살인 사건이 일어나요. 그리고 그 곁에 남겨진 네 쪽지. 마치 어린아이가 쓴 듯한 글씨로 줄이 삐뚤고 글자 크기가 제각각이에요.


 '오늘 개구리를 잡았다. 상자에 넣어 이리저리 가지고 놀았지만 점점 싫증이 났다. 좋은 생각이 났다. 도롱이벌레 모양으로 만들어 보자. 입에 바늘을 꿰어 아주아주 높은 곳에 매달아 보자.' -12쪽.


 첫 살인 사건에 남겨진 쪽지예요. 개구리를 사냥하듯 살인을 하는 연쇄 살인마. 언론은 결국 '개구리 남자'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지요. 미궁 속에 들어간 사건. 유아성을 가진 범인. 사람들의 감정은 불안에서 공포로 이어지지요.

 

 '"이건 말 그대로 정신 이상자의 소행이야. 형법 39조(심신 상실자에게는 책임 능력이 없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일본 법 조항./옮긴이)와 싸울 각오를 해 두는 게 좋을 걸세."' -23쪽.


 '고테가와는 형법 39조의 재검토보다 심신 상실이라는 정의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심신 상실 혹은 심신 쇠약이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손대는 상대는 언제나 여자와 아이뿐이다. 실수로도 폭력단 사무실이나 씨름 선수 방에 난입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50쪽.


 일본 형법 39조. 우리나라 형법 10조에도 심신 장애5에 대한 조항이 있지요. 일명 조두순 사건6에서 가해자인 조두순이 만취 상태였음을 이유로 심신 미약을 주장했고요. 그 심신 장애의 정의를 엄격히 했으면 해요.  

 

 영화 '프라이멀 피어.'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영화 '프라이멀 피어 (Primal Fear, 1996)'가 있어요. 리차드 기어와 에드워드 노튼이 주연인 영화예요. 리차드 기어가 변호사로 에드워드 노튼을 변호하지요. 결국, 다중인격장애로 정신이상에 의한 무죄를 배심원으로부터 받아 내요. 에드워드 노튼의 첫 작품인데요. 정말 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지요. 천사와 악마의 두 연기. 그 눈빛부터 몸짓 하나하나까지 완벽했어요.

 소설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개구리 남자. 그도 심신 장애가 있어요. 그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해요. 그런데, 그를 꼭두각시처럼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요. 어떨까요? 그저 개구리를 사냥하듯 사람을 죽인 그를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요. 그런, 모든 계획의 설계자가 있다면요. 두 얼굴을 품은 인형놀이의 주인,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처럼요. 정말 무섭네요. 진정 Primal한 Fear일 거예요. 

 심신 상실자에게 죄를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와 함께 Primal한 Fear까지 느끼게 하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라는 소설. 좋아요.


        

 


 

  1. https://namu.wiki/w/%EC%B2%AD%EA%B0%9C%EA%B5%AC%EB%A6%AC
  2. https://namu.wiki/w/%EA%B0%9C%EA%B5%AC%EB%A6%AC%20%EC%99%95%EB%88%88%EC%9D%B4
  3. http://news.joins.com/article/21640465
  4.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34159&cid=40942&categoryId=31778
  5. https://namu.wiki/w/%EC%8B%AC%EC%8B%A0%EC%9E%A5%EC%95%A0?from=%EC%8B%AC%EC%8B%A0%EB%AF%B8%EC%95%BD
  6. https://namu.wiki/w/%EC%A1%B0%EB%91%90%EC%88%9C%20%EC%82%AC%EA%B1%B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8-01-04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구리 왕눈이 보면 투투에게 늘 당하는 게 어찌나 화나고 짜증나던지!
사과나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말 안 해도 책은 알아서 열심히 보시니 그에 대해선 생략ㅎ;;

사과나비🍎 2018-01-04 23:38   좋아요 1 | URL
아, ‘개구리 왕눈이‘를 아시는군요~^^* 예~ 저도 항상 왕눈이를 응원했었어요~^^*
아, 새해 인사까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AgalmA님~^^*
AgalmA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랄게요~^^* 아, 저 책 열심히 못 보고 있어요~^^;
그나저나 올해도 AgalmA님의 좋은 글을 볼 수 있는 영광에 미리 감사드려요~^^*
 
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발레 <심청> 인당수에 빠진 심청, 안지은 무용, 유니버설 발레단. (사진출처: 네이버 이미지)  


 물이 흘러요. 그 물에 희생되는 여인. 물에 몸을 던진 심청이 그려지네요. 인당수에 잠긴 심청. 용궁에 머물다가, 연꽃에 몸을 싣고 물 위로 떠오르지요. 맹인 아버지의 공양미 삼백 석을 위해 인신 공양에 희생되었던 심청. 심청의 그 눈물이 깊이 이어져 또 다른 여인의 눈물이 되었네요. 그 여인들은 심청과 달리 깊은 어둠을 만났어요. 용궁에 가지도, 연꽃에 몸을 싣지도 않았어요.


 '"줄리아, 나야. 전화 좀 해 줘. 부탁이야, 줄리아. 중요한 일이야. ......"' -85쪽.  


 드라우닝 풀1. 벡퍼드라는 마을을 가르며 흐르는 강을 그렇게 불러요. 그 강에 시신이 나타나요. 넬 애벗이에요. 작가 겸 사진작가예요. 홀로 15살의 딸을 키우고 있었지요. 넬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낙인을 남기기 며칠 전, 넬은 동생에게 전화를 했었어요. 다급하게 뭔가를 말하려던 넬. 그런데, 동생은 받지도, 걸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언니의 죽음을 듣고, 줄리아(줄스)는 벡퍼드로 가요. 잊고 싶은 고향으로요. 넬의 죽음이 있기 몇 주 전, 한 여고생도 죽음의 그림자가 닿았기에 그 파문(波紋)이 커요. 그 여고생은 케이티로 넬의 딸 리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어요. 케이티의 어머니 루이즈와 넬은 가까운 이웃이었고요. 넬은 드라우닝 풀에서 예부터 일어난 여인들의 죽음을 자세히 알아보고 글로 남기고 있었어요. 그런 넬이 이제 그 강에서 죽음을 맞이한 거예요. 두 죽음의 파문으로 마을 사람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드러나게 돼요. 거짓된 얼굴이요.


 ''벡퍼드는 자살 명소가 아니다. 벡퍼드는 골치 아픈 여성들을 제거하는 곳이다.'' -128쪽.

 ''가끔 문제 있는 여성들은 스스로를 처리한다.'' -245쪽.


 '내 속마음이 전부 까발려졌을 때

 난 아주 어렸다. 


 무엇을 손에서 놓고

무엇을 놓지 말아야 할지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다.' -<숫자 놀이>, 에밀리 베리. (5쪽에 인용.) 


 '기억은 프루스트가 얘기하는 식료품 저장실의 잼 단지들처럼 고정되거나 꽁꽁 얼어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회상할 때마다 변형되고, 해체되고, 다시 조립되고, 또 분류된다. -'환각', 올리버 색스. (6쪽에 인용.)


 여러 사람의 눈동자에 비친 물을 그리듯, 여러 사람의 눈길로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그 이야기들의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그림이 되네요. 어머니와 딸은 오해했고요. 자매는 미워했고, 욕심을 부렸지요.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 불완전한 기억. 그곳에 마치 인신 공양된 것 같은 여인들이 있네요. 인당수에 던져진 심청처럼, 강물에 던져진 여인들. 그 강물 속에서 여인들의 춤사위가 잔잔했던 물 위에 파문을 만드네요. 깊고도 멀리 퍼지는 파문을요.


 '인투 더 워터'는요. 정말 잘 읽혀요. 또, 마지막까지 손에 땀이 나네요. 결국 그 마지막에는 손에 강한 짜릿함을 찔러요. 오랜 긴장감 끝에 오는 그 강렬함이 좋네요.   

 


 

  1. 'Drowning Pool.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르킨다. 16~17세기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에는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무죄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해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unsun09 2017-12-30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8년도 행복가득한 시간보내시고
즐친 감사합니다^^

사과나비🍎 2017-12-31 20:26   좋아요 1 | URL
아, 답글이 늦었네요~^^; 죄송해요~
그리고 말씀 감사해요~^^*
munsun09님도 얼마 안 남은 2017년 마무리 잘하시고요~
새해도 행복하게 맞이하시기 바랄게요~^^*

서니데이 2017-12-30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새해인사 드립니다.
이제 내일을 지나면 새해예요.
새해에는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이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 주말, 그리고 희망가득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과나비🍎 2017-12-31 20:27   좋아요 1 | URL
아, 서니데이님~ 이렇게 항상 먼저 인사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러게요~ 2017년이 얼마 안 남았네요~^^;
남은 시간 잘 마무리하시고요~^^*
새해에는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