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먹는 나무
프랜시스 하딩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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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알에이치코리아)

 

 책의 이름을 소곤거렸어요. '거짓말을 먹는 나무'라고요. 그랬더니, 세 개의 이름이 저를 스쳤어요. 우선, 피노키오였지요. 거짓말을 하면, 코가 자라는 피노키오. 그리고 거짓의 반대 진실. 그 진실의 거울이 생각났어요.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는 말을 자주 듣는 거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에서 왕비가 갖고 있는 거울이지요. 마지막으로 나무 숭배였어요. 특별한 힘을 가진 나무. 그런 나무를 숭배하는 사람들. 이 세 개의 이름이 저에게 먼저 다가왔지요. 그 세 이름도 소곤거리며, 책과 대화를 시작했어요.


 '그 나무는 덩굴식물처럼 생겼지만, 아주 놀라운 특성을 지닌 감귤류 같은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그 나무는 어두운 곳이나 빛을 가린 곳에서 잘 자라며, 거짓말을 먹일 때만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순전히 허구라고 생각하고 묵살했지만 헥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서 놀랐다. 내가 어떻게 식물에게 거짓말을 ‘먹일 수’ 있냐고 묻자 그는 나무에 대고 거짓말을 속삭이고 나서 그 거짓말을 널리 퍼뜨리면 된다고 했다. 그 거짓말의 중요성이 클수록, 그 거짓말을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을수록, 큰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그 열매를 먹는 사람은 가장 비밀스러운 지식, 그 사람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지식을 알게 된다고 했다.' -223~224쪽.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페이스 선더리라는 14세 소녀가 있어요. 아버지를 존경해요. 소녀의 아버지, 에라스무스 선더리과학자이자 목사지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세상에 나와 혼란스러운 때, 네피림(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거인 종족) 화석을 보이며 이름을 널리 알려요. 그렇지만, 조작으로 밝혀지고, 가족들과 도피하지요. 베일이라는 섬으로요. 그곳에서 냉대를 받아요. 그런데, 에라스무스 선더리가 죽음을 맞이해요.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요. 자살이라고 하지만, 페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페이스. 아버지의 유품을 살펴보다가 어느 기록을 찾아요. 그것은 거짓말 나무에 대한 기록이에요. 그리고 14세 소녀, 페이스는 거짓말 나무를 만나지요.  


 '"잘 들어, 페이스. 여자는 남자처럼 용감하거나, 똑똑하거나, 숙련된 기술을 가질 수 없어. 그러니 착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단 말이다. 내 말 이해하겠니?"' -145쪽.


'"여긴 전쟁터야, 페이스! 남자들만 전쟁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마찬가지야. 세상은 우리에게 무기도 주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고 하지. 하지만 우리는 싸우지 않으면 이대로 죽게 될 거야."'-434쪽.


 당시는 종교의 시대였고, 남성의 시대였어요. 물론, 과학과 여성이 서서히 눈을 뜨는 시대였고요. 네피림 화석이라는 거짓말로 종교의 진실을 알고 싶었던 과학자이자 목사가 있었지요. 종교의 시대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에라스무스였지요. 그리고 소녀의 아버지, 에라스무스는 그 시대 남성의 말을 소녀에게 고요. 소녀의 어머니, 머틀은 다가올 시대 여성의 말을 소녀에게 요. 시대를 뛰어넘어 말하지요. 그리고 소녀, 페이스는 말하고, 들으며, 자라고요. 한 여성으로 훌륭히 자라게 되지요.  


 '거짓말 나무'와 대화를 마치며, 다시 세 개의 이름을 소곤거려요. 피노키오, 진실의 거울, 나무 숭배. 거짓말을 하면 코가 자라는 피노키오. 이렇게 거짓말은 놀라게 하지요. 결국에는 용감함과 진실함을 나타내고 소년이 돼요. '거짓말을 먹는 나무'에서 페이스도 거짓말로 혼란을 일으키지만, 용감함과 진실함을 나타내고 훌륭한 여성이 되지요.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에서 진실의 거울. 진실을 말해서 왕비의 질투를 받게 되고, 어려움에 처하지요. 때로는 진실이 아픔이 되기도 해요. 진실은 다루기 어려운 거예요. '거짓말을 먹는 나무'의 페이스도 진실이 아픔이 되기 하지요. 역시, 거짓말로 받은 진실은 더 다루기 어려워요. 그리고 나무 숭배. 우리에게도 단군 신화의 신단수가 있지요.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 하늘의 뜻을 이어주는 나무지요. '거짓말을 먹는 나무'도 진실을 알려주는 나무예요. 비록 거짓말을 먹어야 하지만요. 이 세 이름. 피노키오, 진실의 거울, 나무 숭배가 '거짓말을 먹는 나무'에 담겨 있어요. 하나를 위해서지요. 바로, 여성이에요.


"수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안겨줄 희대의 걸작!" -코스타상 심사평


 역사, 미스터리, 판타지. 이 '거짓말을 먹는 나무'가 가진 또 다른 세 이름이에요. 그 이름들 역시 하나의 이름으로 모아져요. 그 이름은 여성이지요. 여성을 위한 이 소설. 여러 상을 받았다고 해요. 가장 큰 상은 '코스타상'이라고 하고요. 정말 이런 큰 상을 받을 만큼 좋아요. 부정적인 시대에 긍정적인 힘을 줄 여성 이야기! 정말 걸작이에요. 수많은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지요. 글체, 글의 흐름, 글의 뜻. 모두 좋아요. 이제, '거짓말을 먹는 나무'를 기억하며, 또 소곤거리려고 해요. 하나의 이름을요. '여성'이라는 이름을 작지만, 힘차게 소곤거려요. 그렇게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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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즈 ECHOES
아유미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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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농구에 열광했더랬지요. 미국 NBA에서 마이클 조던이 힘차게 날갯짓을 할 때, 만화 '슬램덩크'가 엄청난 사람들을 모을 때,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많은 사랑을 받을 때, 수많은 소녀 부대가 대학 농구부에 애정의 응원을 할 때였어요. 덩달아 농구화까지 인기였지요. 그때, 저는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즐겼지만요. 보는 것만으로도 농구의 열기가 전해지더라고요. 


   '에코즈' 중에서.


 아사히가와 신료쿠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 각자의 산울림이 달라요. 그 여러 산울림이 잘 어울려서 하나가 되어야 하지요. 그렇게 하나가 되어 가는 길이 그려졌어요. 성정체성에 흔들리는 1학년인 이가라시 세이의 눈으로요. 서투른 세이, 맹수 가네코 미유, 지나치게 꾸밈없는 신죠 아스카, 변덕쟁이 오카베 하즈키, 성실하고 착한 아메미야 나츠호. 그리고 동글동글 귀여운 아카사카 쥬리. 농구라는 산에서 각자 산울림이 울리고 있어요. 그 산울림이 울릴 때 코치 나나미 유키 선생님은 언제나 곁에서 서로 이어지도록 힘이 되어 주고요.   





'에코즈' 중에서.


 전국 대회 예선. 후라노 상고와의 첫 경기. 서로의 산울림이 화음을 이루지 못해요. 어긋났지만, 거칠게 이겼어요. 약한 상대였지요. 하지만, 다음 상대는 강해요. 가무이미나미 고교지요. 게다가 쥬리 선배는 전 경기에서 부상. 서투른 세이가 출전하지요. 고전해요. 그렇지만, 결국 산울림이 조화를 이루지요. 하나가 됐어요. 하나가 된 소녀들이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지요.  


영화 '러브레터' 중에서.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 1995)의 한 장면이 있어요. 산에서 조난을 당해 사망한 애인. 그 애인을 잊기 위해 산에 산울림을 보내지요. 지난날에 매여 있던 한 여인이 그 묶음을 풀고 새로운 앞날로 나아가는 순간이에요. 새로운 사랑으로요. 감동적이지요. 이 '에코즈'에서도 서로 달라서 빗나갔던 소녀들이 하나가 돼요. 농구라는 산에서 여러 산울림이 하나가 된 거예요. 그 소녀들도 지난날에 갇혀 있었지만, 이제는 힘찬 앞날로 나아간 거예요. 새로운 우정으로요. 감동이에요.


 제7회 '이 만화가 대단해' 최우수상 수상작이라고 해요. 여성 농구를 배경으로 한 이 만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요. 개성 있는 소녀들이 농구 안에서 나타내는 열정, 갈등, 감동, 환희 등! 잘 녹아 있어요. 농구부였던 지은이가 사실적으로 잘 그렸어요. 다만, 한 권이다 보니, 갑작스런 흐름이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농구에 열광했던 그때를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시 농구에 열광하고 싶었지요.





덧붙이는 말.


여성이었고, 지금은 남성인 지은이의 인터뷰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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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14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슬램덩크>의 채소연은 선수들을 보조하는 매니저 역할, 만화의 ‘홍일점’ 캐릭터로 주목받았어요. 그래서 <슬램덩크>를 언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입니다. 시대가 달라지니까 여성 농구 선수들의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

사과나비🍎 2017-09-14 21:58   좋아요 0 | URL
^^* 댓글 감사해요~^^* 예~ 여성 농구를 배경으로 한 만화가 나왔더라고요~^^* 재밌었네요~^^* 그럼, cyrus님, 좋은 밤되시기 바랄게요~^^*
 
지혜와 운명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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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배운 동요 하나. 혜은이의 '파란 나라'가 생각났어요. 그 노랫말 가운데, '난 치르치르의 파랑새를 알아요'가 있지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 동요를 들었지만, 저는 '치르치르의 파랑새'를 알지 못했어요. 안데르센만 알았지요. 치르치르의 파랑새는 제게 물음표였어요. 그 물음표가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느낌표가 됐지요. 소년 치르치르는 여동생과 함께 파랑새를 찾으러 다녔대요. 헤매다가요. 결국 집에서 파랑새를 찾았대요.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었어요. 그런데, 새장을 여는 순간 날아갔다고 하네요. 제가 조금 더 자라서 그렇게 알게 됐지요. 그리고 지금, 그 '파랑새'의 지은이가 '모리스 마테를링크'라는 걸 알게 됐네요. 치르치르의 원래 이름은 틸틸이었고, 그 여동생 미치르의 원래 이름도 미텔이었다는 걸 알게 됐고요1. '파랑새'의 노래를 우리에게 들려준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산문집을 만나면서요. 그래서 혜은이의 '파란 나라'가 생각난 거예요.

 

(사진 출처: 아르테 네이버 포스트)


 '세상 누군가는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합니다.' -19쪽.


 '조금 더 많은 생각과 조금 더 많은 용기, 조금 더 많은 사랑과 호기심, 조금 더 많은 삶의 열정으로 언젠가는 진실과 기쁨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 믿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상상은 절대로 허상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고 현명해지기를 얼마든지 희망할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희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20~21쪽.

  

 '당신은 행복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행복을 만만하게 봐선 안 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용기와 지칠 줄 모르는 자긍심으로 비탄에서조차 행복을 추출해낼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21쪽.


 '사람은 지혜로워지는 딱 그만큼 본능적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불행을 극복한 사람의 영혼을 괴롭힐 수 있는 운명이란 없습니다.' -36~37쪽.


 '사랑의 힘을 갖지 못한 지혜는 진정한 지혜가 아닙니다.' -39쪽.


 '사랑하십시오. 당신은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지혜로워지십시오. 당신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를 멈출 수 없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64쪽.


 '사실 우리 삶에 모자란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의 깨달음'입니다.' -102쪽.


 '지혜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도 덜도 말고 인생에서 행복의 고정점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108쪽.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시인, 극작가, 수필가, 1862~1949)의 산문집 '지혜와 운명(1898)'. 사랑을 품은 지혜가 운명을 넘어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글들. 역시 탁월하네요. 오랫동안 넓고 깊은 생각에서 움튼 그의 글들이에요!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는 별명에 어울려요. 그렇기에 1911년 노벨문학상을 받았겠지요. 옮긴이 서문에서도 ''영적인 경지', '신비스런 힘', '심오함' 등의 평가는 마테를링크의 대표적인 희곡들은 물론 후기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산문들을 보아도 결코 과장된 수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10쪽)'고 하고요. 또, '체계적인 논리를 초극한 직관적 깨달음을 담아냈기에, 그는 한 편의 글에서도 모순된 언술을 피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 그는 모순되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오히려 "새로운 나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12쪽)'고 해요. 시인이기에 시적 언어로 담아낸 그의 생각. 역설법으로도 담겼겠지요.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동요 '파란 나라'에 이런 노랫말도 있지요.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이라고요. 이제 우리에게 파랑새는 행복을 상징하는 동의어가 되었으니, 파란 나라도 행복을 상징할 거예요. '꿈과 사랑이 가득한' 행복. 사랑이 깃든 지혜로 운명을 넘어 행복에 이른다는 '지혜와 운명'의 생각과 이어지네요. 또, 동요 '파란 나라'에 노랫말에 이런 것도 있지요. '동화책 속에 있고 텔레비전에 있고, 아빠의 꿈에 엄마의 눈 속에 언제나 있는 나라, 아무리 봐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 누구나 한 번 가 보고 싶어서 생각만 하는 나라'라는 노랫말이요. 동화책, 텔레비전, 아빠의 꿈, 엄마의 눈 속에 언제나 있는 행복이지만요. 아무리 봐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구나 한 번 가 보고 싶어서 생각만 하는 행복이지요. 동화 같은 희곡 '파랑새'에서도 그래요. 가까이에 있지만, 깨닫기 어려운 행복이지요. 물론, 산문집 '지혜와 운명'에서도 '행복의 깨달음'을 이야기하고요. 그리고 동요 '파란 나라'의 마지막에 이런 노랫말이 있지요. '어린이 손에 주세요. 손'이라는 노랫말이에요. 어린이 손에 행복을 달라는 뜻이에요. 어찌하여 어린이일까요? 어린이는 자라나는 꿈나무잖아요. 그렇기에 행복이 손에 닿을 수 있을 거예요. 꿈꾸지 않는 사람은 행복에 닿을 수 없지요. 역시, '파랑새'에서도 파랑새를 새장에 가둘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행복은 가둘 수 없지요. 날개를 펼쳐 날아올라야 해요. '지혜와 운명'에서도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한다'고 하고요.


 '지혜와 운명'을 읽으며, 같은 작가의 작품인 '파랑새'뿐만 아니라, 우리 동요 '파란 나라'까지 생각의 고리가 이어지더라고요. 그 담긴 뜻이 다르지 않았어요. 깊은 숲 속의 오랜 샘에서 길어 올린 맑은 물 같은 글과 노래인 거예요. 사실, 어릴 적에 동요 '파란 나라'를 배울 때는 가볍게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생각을 담았더라고요. 그의 '파랑새'가 '파란 나라'에 날아간 것이겠지요? 그곳에서 지혜로 운명을 넘으라고 노래하고 있겠고요. 그 지혜는 사랑이 담겼고, 운명을 넘으면 행복이 있다고 또 이어서 노래하겠지요. 그 노래에 귀를 기울이게 되네요.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1. 일본에서 '파랑새'를 번역할 때 주인공 이름을 바꾸었고 일본어 번역본을 우리말로 중역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굳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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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3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과나비🍎 2017-09-14 22:00   좋아요 1 | URL
아, 답글이 늦어서 죄송해요~ AgalmA 님~^^; 댓글 남겨 주셔서 무한 감사입니다~^^*
예~ 검색하니, 예쁜 파랑새가 있더라고요~^^; 그럼, AgalmA 님~ 좋은 밤되시기 바랄게요~^^*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 LL 시리즈
다카도노 마도카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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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삼국지연의'의 인물들을 여성화1한 그림을 본 적이 있어요. '진삼국무쌍 4'라는 게임의 인물 일러스트를 여성으로 바꾸어 그린 그림이었어요. '十月天宮'이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중국 동인 작가(同人作家)의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원작 일러스트의 분위기를 이어서 잘 그렸다고 느겼지요. 또 그런 작품으로 평가가 좋지는 못하지만, 연희무쌍2이라는 성인 게임, 일기당천3이라는 성인 만화도 있다고 해요. 이렇게 '삼국지연의' 인물들의 여성화! 처음에 봤을 때, 정말 놀라움에 이은 호기심이 저를 강하게 이끌었지요. 학창 시절, '삼국지연의'를 즐겨 읽었던 저. 제가 상상했던 인물들과 그 다름에 호기심을 느꼈었던 거예요.

 그런데, '셜록 홈즈'를 여성화한 이야기가 있네요. 셜로키언인 저이지만, 여성화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놀라움에 이은 호기심이 저를 지배하기 시작했더랬지요. '삼국지연의' 인물들의 여성화 그림을 처음으로 봤던 것처럼요. 그리고 그 책을 손에 들었어요. 책의 이름은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이에요.

 

 '"셜리, 살해 방법이 뭔데!?"

 나와 레스트레이드가 거의 동시에 외쳤다. 그녀는 돌아보지도 않고 등을 돌린 채 말했다.

 "우울한 '그날'!"' -92쪽.

 

 셜록 홈즈도, 존 왓슨도 여자! 그래서 이름이 셜리 홈즈, 조 왓슨이에요. 게다가 허드슨 부인은 인공 지능(AI)이고요. 때는 2012년이에요. 장소는 영국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었지요.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군의관 조 왓슨은 셜리 홈즈를 만나 함께 살게 돼요. 베이커 가 221B번지에서요. 셜리 홈즈는 인공 심장을 단 승마 선수이자, 고문탐정이지요. 레스트레이드는 이 작품에서 유부녀로 나오네요. 모리어티는 여자로서 버지니아 모리어티. '거미 여왕'으로 불리고요. 셜리 홈즈의 언니는 정부 관료로 권력과 돈이 있지요. 동성애자로 나오네요. 이제, 언니와 레스트레이드 덕분에 언제나 사건이 다가오는 셜리 홈즈에게 조 왓슨이 함께 하네요. 살인 현장에 함께 가게 돼요. 네 명의 여성 살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이고요. 사건의 단서는 탐폰(Tampon, 원통형으로 되어 있어 질에 삽입하는 생리대)이에요. 단서도 지극히 여성적이네요.

 

 셜록 홈즈가 현대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BBC의 드라마 '셜록', 여성 왓슨이 나오는 CBS의 드라마 '엘리멘트리'를 이은 작품!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이에요. 두 작품이 담겨 있는데요. 책의 이름과 같은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과 '셜리 홈즈와 디오게네스 클럽'이에요.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이 대부분이지요. '셜록 홈즈'의 패스티시(pastiche) 작품으로 각각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와 '그리스어 통역관(그리스인 통역사, 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을 패스티시했어요. 특히, 여성화에 그 의미가 있네요. 그런데, 작고 얇은 책만큼이나 가벼운 이야기예요. 10대 소녀들의 수다 같은 이야기예요.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이 약간 거칠어요. 망치 자국이 남은 석조 작품 같아요. 읽다가 억지로 멈추게 되지요. 추리 과정, 범인의 검거 과정이 다소 불친절하고요. 그래도 여성화에 따른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심심풀이로 읽기에 알맞아요.

 이 책! 라이트(Light)와 리터러처(Literature)의 머리글자를 딴 황금가지의 LL 시리즈인데요. 가볍고 신선하면서도 재미와 깊이를 놓치지 않는 작품들을 소개한다고 해요. 그런데, 이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은 가볍고 신선함에 더 무게가 기울은 작품이네요. 그래서 셜로키언이고, 심심하신 분들! 이 책이 가볍고, 거칠지만요. 인물 여성화의 호기심으로 잠시 따분함을 잊을 수 있을 거예요. 읽으셔도 돼요.  

 

  

   


 

  1. https://namu.wiki/w/%EC%97%AC%EC%84%B1%ED%99%94
  2. https://namu.wiki/w/%EC%97%B0%ED%9D%AC%EB%AC%B4%EC%8C%8D
  3. https://namu.wiki/w/%EC%9D%BC%EA%B8%B0%EB%8B%B9%EC%B2%9C(%EB%A7%8C%ED%9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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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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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때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였어요. 후배가 있었지요. 이성이었어요. 착하고, 대화가 즐거운 길벗이었지요. 마침 가는 길도 비슷해서 하굣길에 자주 함께 다녔어요. 같이 듣는 수업이 여럿이어서 끝나면 함께 하교하고는 했지요. 걸으면서, 또 전철에서 함께 대화를 나눴어요. 그런데, 그 후배에게는 연인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 선은 지켰지요. 어느 날 전철역 앞에서 그 후배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더라고요. 애인과 함께 있었는데요. 아마 다툰 것 같았어요. 그 후배의 애인은 저도 아는 후배였어요. 연인끼리 같은 학번인데, 나이가 달랐지요. 선배인 저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같이 듣는 수업도 거의 없었고요. 그래도 안면은 있었지요. 그 후배가 부탁을 하더라고요. 함께 하교하면서 달래 주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달래 주었지요. 그런 후, 아쉽게도 그 연인 관계는 회복이 안 됐던 것 같았어요. 점점 멀어지던 그 연인 관계에서 화살은 저에게 날아왔지요. 제가 그 후배와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연인 관계가 멀어졌다고 생각한 듯해요. 그래서 그 애인이었던 후배가 소문을 낸 듯하고요. 저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제가 친하게 지낸 건 사실이기에 참았지요. 그런데 주위의 비난이 계속되기에 뒤에서 그러지 말고 저에게 와서 말하라고 했지요. 그 뒤로 잠잠했어요. 저도 길벗이었던 그 후배와 거리를 두게 됐고요. 그래도 그 후배는 새로운 연인이 생겨서 이 일은 마무리가 됐지요. 그때 깨달았어요. 사람 관계, 특히 연인 관계에 다른 사람이 잘못 이어지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요.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 루이즈. 모두가 비밀을 가질 자격이 있어야 하고. 사람에 대해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어. 그러려고 하면 미쳐 버릴걸."' -25쪽.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를 만났어요. 예전 후배와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사람 관계의 긴장감이 느껴졌지요. 소설의 이야기는 이래요. 이혼 후 혼자 여섯 살 아들 애덤을 키우는 루이즈. 병원에서 일하지요. 시간제 비서로요. 그 루이즈가 술집에서 끌리는 남자를 만나요. 남자도 루이즈에게 끌리는 것 같았고요. 그는 데이비드. 그런데, 그 남자는 루이즈의 새 직장 상사예요. 정신과 의사이지요. 게다가 유부남인 거예요. 데이비드의 아내는 아델인데요. 루이즈와 우연히 만났어요. 아름답고, 우아하고, 기품 있는 아델. 루이즈와 친구가 되지요. 부부의 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한 사람에게는 우정을 느끼게 된 루이즈. 그런데. 이 부부. 뭔가 이상해요. 비밀이 둘러싼 부부. 과연 무슨 비밀일까요?

 현재  


'"비밀은 셋 중 둘이 죽었을 때에만 지킬 수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 -522쪽.


 비밀과 함께 자각몽, 유체 이탈 등의 이야기도 함께 녹아 있는 이 소설.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지지요. 게다가 반전! 사실, 반전이 있는 소설은 반전이 있다는 걸 모른 채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반전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반전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자칫, 다른 것들을 놓칠 수 있어요. 다행히 제가 잡은 이 소설의 내면은요. 우선, 좋은 짜임새예요. 그때, 그 후, 현재로 나누어진 그 짜임새. 그 짜임새가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고 있고요. 또, 섬세하게 그려진 감정의 선이에요. 루이즈의 눈길, 아델의 눈길로 그려진 감정이 읽는 이에게 잘 이어져요. 이런 두 밧줄로 이 소설이 사람 관계의 깊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반전까지 달려갈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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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9-03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본 영화 <너의 이름은> 남주가 알바이트하는 직장에서 만난 선배를 좋아하면서 말하지 못하다가 데이트 기회가 생기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고서 그 선배는 남주한테 여친이 생겼다라고 직감을 말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글을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고, 대부분이 자신과 관련된 일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 원인을 자신이 아닌 타인한테 전가하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과나비🍎 2017-09-03 15:16   좋아요 0 | URL
아, 五車書님~ 휴일 잘 보내시고 계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아, 저도 ‘너의 이름은‘ 봤어요~^^* 저도 그 장면 생각나네요~^^* 예~ 아무래도 제 후배 연인들은 이미 사이가 많이 흔들리고 있었나 봐요... 그때는 마음이 많이 좋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지난 일이니까요~^^* 아무튼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