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센스 4 - 남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그와 그녀의 로맨스!
겨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누군가를 지배하며, 명령을 내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왕이나 여왕이 되고 싶고, 주인님이 되고 싶을 때예요. 아마 지친 저에게 새로운 힘이 필요할 때일 거예요. 대부분 상상으로 끝나지요. 그래도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지더라고요. 그런데, 한 웹툰이 있네요. 코미코라는 곳에 '모럴센스'를 연재하고 있나 봐요. 마조히스트(마조키스트, 피가학자)가 남자 주인공인 웹툰이에요. 그 웹툰이 책으로 나왔어요. 벌써 네 권째네요. 그 남자의 이름은 정지후. 일반인 주인님이 생기지요. 주인님의 이름은 정지우. 알콩달콩 관계를 이어가지요.    

 

 

'무뚝뚝해 보여도 늘 남을 생각하는… 지우 씨한테 반했습니다.' -98~99쪽.


 같은 회사의 두 사람. 이 관계를 3개월으로 약속했던 두 사람. 그 기한이 다가오네요. 4권에서 지후는 지우에게 고백하고요. 결국 SM의 관계를 놓지 않고 연애 관계도 시작하지요.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빅토르 위고(1802~1885). 프랑스 소설가, 시인, 극작가.


 두 사람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으로 행복해하지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 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정지후는 정지우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네요.


 다소, 남들과 다른 이 행위. 저는 이 행위를 금지와 살짝 연결시켜 봤어요. 어떤 행위가 금지 대상이 된다는 것은 두 가지 경우에 해당될 때라고 해요. 첫째, 다른 사람에게 명백한 해를 끼쳤을 경우. 둘째, 쌍방 간에 자발적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요. 따라서, 이 SM은 금지 대상이라고 할 수 없지요. 명백하게 해를 끼치지 않았고요. 자발적 동의가 이뤄졌어요. 정지후와 정지우. 서로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하며 행복할 수 있는 거예요. 취향 존중해줘야 하는 거예요. 잘 어울리는 두 사람! 앞으로의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이 책! '모럴센스 4'는요. 예쁜 그림체, 개성 있는 인물, 특이한 소재. 이 세 가지가 책에서 잘 흐르고 있어요. 그 흐름을 따라 함께 가니, 즐겁네요.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책이에요. 이 즐거움!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네요.





 덧붙이는 말.


 북폴리오 출판사에 따르면, '모럴센스'가 CJ영화사의 투자 배급이 확정되어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해요. 기대되네요.





    북폴리오 2017 하반기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
시모쓰키 아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국 할머니는요. 추리소설의 여왕님이세요. 그 여왕님의 성함은 '애거사 크리스티'시지요. 영국 할머니시지만, 여름에 한옥 대청에서 시원한 수박을 주실 것 같은 할머니.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실 것 같은 할머니. 손주 같은 저에게 따뜻한 눈길과 손길을 주실 것 같은 할머니시지요. 애거사 크리스티 할머니의 이야기들! 하나하나 떠올려 보네요.  

 그런데, 제가 만난 크리스티 할머니의 이야기는 부끄럽게도 많지 않네요. 기억해 보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BC 살인 사건',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열세 가지 수수께끼' 정도예요. 물론, 이 이야기들만으로도 추리소설 여왕님의 힘을 알 수 있지만요. 그야말로,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수많은 별들 가운데 한쪽이에요.


 '고전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크리스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엘러리 퀸이나 존 딕슨 카와 달리 크리스티를 계승하는 작가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까닭은 '크리스티류 추리소설 작법'을 간단히 설명할 수가 없는 탓이리라. 『백주의 악마』와 『다섯 마리 아기 돼지』 등에서 볼 수 있는, 트릭이라는 이름으로 추출하면 별것 아닌 장치를 정밀하고 교묘한 미스디렉션의 그물과 인간관계 속에 배치함으로써 독자를 속여 넘기는 크리스티의 독자적인 방식 말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 '열세 가지 수수께끼' 중에서. (289쪽)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모든 별을 본 사람이 있네요. 일본의 추리소설 평론가인 시모쓰키 아오이가 크리스티 할머니의 이야기를 안내하는 글들을 썼어요.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모든 별은 장편, 단편, 희곡, 자서전, 설정노트 등 무려 99권이나 됐다고 하네요. 대단해요. 저는 제가 읽었던 '열세 가지 수수께기'를 그는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했어요. 우선, 별이 세 개네요. 다섯 개 중에서요. 읽어서 손해는 없다는 뜻이래요. 그런데, 후반부 일곱 작품은 훌륭하다고 해요. 크리스티다움이 뚜렷한 작품이라고 말하네요. 즉, '트릭이라는 이름으로 추출하면 별것 아닌 장치를 정밀하고 교묘한 미스디렉션의 그물과 인간관계 속에 배치함으로써 독자를 속여 넘기는 크리스티의 독자적인 방식'이 녹아 있다고 해요.

 

 

 "난 인간의 본성을 알아요. 시골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살다 보면 인간의 본성을 모르려야 모를 수 없지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열세 가지 수수께끼' 중에서


 인간의 본성을 알고, 그것을 풍부하게 이야기 안에 담았던 크리스티 할머니. 이 책은 그런 추리소설의 여왕님이신 크리스티 할머니께로 다가가는 길라잡이예요. 크리스티 할머니 이야기의 별들을 잘 그리고 있어요. 각 작품에 별점과 짧게 줄거리를 담고 있고요. 또, 시모쓰키 아오이의 평이 깔끔하게 있어요. 물론, 줄거리가 짧게 언급되기에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그의 평을 제대로 알기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 책의 빛이 크리스티 할머니의 별빛으로 눈부시게 이어진다는 걸 누구나 느낄 수 있지요. 또, 저처럼 크리스티 할머니를 여왕님으로 모시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더욱 더 이 책의 한 글자, 한 글자가 매우 소중할 거예요. 크리스티 할머니께서 손주 같은 우리에게 보내는 따스한 눈길과 손길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에게 추리소설의 여왕님께 가는 길을 안내하며, 길벗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도 있는 책! 그렇게 크리스티 할머니께 감탄하며, 여왕님께 경배하게 하는 책이에요. 

 

 

덧붙이는 말.

 

 애거사 크리스티 할머니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영화화되었던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74)이 있어요. 그런데요. 올해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이 다시 만들어진다고 해요. 기대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좌의 게임 1 얼음과 불의 노래 1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1~)'이 있어요. 원작 소설이 조지 R. R.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 이야기들이지요. 그 1부의 이름이 '왕좌의 게임'이에요. 그리고 그 이름이 드라마의 이름이 되었지요. 드라마와 소설 모두 아주 인기가 많아요. 저도 드라마 몇 편을 봤지요. 그리고 이제 원작 소설과도 대화를 시작했어요.

 

 '에다드 스타크는 잠시 끔찍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 그리고 겨울이 오고 있었다.' -66쪽. 

 

 '웨스테로스'라는 대륙에 '칠왕국'이라는 나라가 있어요. 타르가르옌 가문이 다스렸었는데요. 미친 왕 아에리스 2세가 왕좌에서 강제로 내려오게 되지요. 또, 죽고요. 그렇게 그에게 반기를 들었던 바라테온 가문의 로버트가 왕좌를 갖게 돼요. 15년 전의 이야기예요. 그런데, 로버트가 그와 함께 했던 스타크 가문의 에다드 스타크를 수관으로 임명해요. 수관은 칠왕국의 둘째가는 권력자예요. 한편, 타르가르옌 가문의 후손이 있어요. 남매지요. 비세리스와 대너리스예요. 멀리서 복수를 다짐하고 있어요. 또, 대륙의 북부, 장벽 너머에 좋지 않은 징조가 있고요. 그렇게 겨울이 오고 있는 거예요. 

 

 

 '인간 삶의 특징은,

인간다움이 그렇고 모든 삶이 그렇듯, '애매모호함'이다.

즉 선과 악, 진실과 거짓, 창조적 힘과 파괴적 힘이

개별적으로도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분리할 수 없이 혼재되어 있다.' 

 

 

- 폴 틸리히(1886~1965). 독일 태생의 미국 신학자, 철학자.

 

 '얼음과 불의 노래' 이야기들은요. 영국 '장미의 전쟁'을 바탕으로 한다고 해요. 그래서 '승리가 불확실'하고, '동맹이 불안정'하며, '왕의 권력마저 변덕스럽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폴 틸리히의 말처럼 인간 삶의 특징이 '애매모호함'이잖아요. 그 애매모호함이 매우 잘 그려져 있어요. 지은이의 별명이 '몰살의 마틴 옹'임을 증명하듯 많은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지만요. 삶의 애매모호함 안에서 그 많은 인물들의 매력적인 개성이 빛나고 있어요. 그 빛이 스며들면, 잠시 책을 덮고 눈을 감아요. 그리고 그 인물들을 상상해요. 감격이 밀려오네요. 역시 이 책! 명작 판타지의 시작으로서 손색이 없어요. '얼음과 불의 노래' 첫 마디! 그 가락이 눈부시네요.

 

번역에 여러 말이 있어서1, 전면 개정판이 나왔나 봐요. 2016년 7월부터요. 2017년 8월 15일 현재, 2부 '왕들의 전쟁'까지 개정판이 나왔고요. 저는 이제 한 권 읽었지만, 잘 읽히네요. 그나저나 총 7부로 계획된 '얼음과 불의 노래'가요. 2017년 8월 15일 현재, 5부까지 나왔네요. 1부 1권의 원서가 1996년에 나왔더라고요. 언제 마무리가 될까요?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마틴 옹의 무병장수를 기원해야겠어요. 무사히 이 이야기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이요.  

 

 


  1. 얼음과 불의 노래 / 오역 (https://namu.wiki/w/%EC%96%BC%EC%9D%8C%EA%B3%BC%20%EB%B6%88%EC%9D%98%20%EB%85%B8%EB%9E%98/%EC%98%A4%EC%97%A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성경, 마태복음 5장 4절.


 간단한 그림일지라도 그리거나, 보면서 큰 위로를 받고는 해요. 또 짧은 글일지라도 몇 자를 쓰거나,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마치 슬플 때, 밤에 실컷 운 것 같은 위로를 받아요. 그림과 글이 위로의 눈물이 된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애통해하기도 하는 저. 그런 저에게 위로의 손길을 주는 그림과 글. 언제나 감사하게 되더라고요.

 

 

bed for crying


괜찮아

눈물에 잠겨도 돼 -(20~21쪽)

 

 

everybody hurts


누구나 상처가 있지 -(68~69쪽)


'밤이 되길 기다렸어
너와 나
GOOD NIGHT
SUNDAY MOOD'


 이렇게 네 묶음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위로라는 커다란 묶음 안의 네 묶음이에요. 그 하나하나가 흑과 백의 조화를 이루며, 몽환적이고 재치 있는 그림과 글이 되네요. 눈물에 잠겨도 괜찮다고 하면서, 침대에 고인 눈물에 잠겨 있는 여성. 또, 누구나 상처가 있다고 하면서, 반창고를 몸에 붙인 여성. 슬픔의 이해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쓰여진 것 같아요.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이정하,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중에서


 '함께 걸어 줄 누군가' 같은 그림과 글.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같은 그림과 글. 지은이가 '실컷 울고 싶은 밤'이 있었기에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이 나온 것 같아요. 지은이의 그런 이해가 있었기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렇게 이 단순한 그림과 글이 우리에게 우아함이 되네요. 그 우아함이 위로를 주고요.


 단순한 그림과 글이 모인 이 책에서 위로를 받으며, 쉬게 되는 책이에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인 우리들이 쉬게 되는 책이지요. 그 쉼에 감사하게 되네요.




덧붙이는 말.


 저자인 헨 킴의 개인전 '미지에서의 여름' (2017 7/29~10/1)이 대림미술관 구슬모아당구장(서울 한남동)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북폴리오 2017 하반기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 때, 한 아이가 인도네시아에서 살다가 저희 반으로 온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리고 종례 시간, 담임 선생님의 말씀으로 사실로 확인됐지요. 그러자 몇 아이들은 인도네시아어를 하는 토인(土人)이 오는 거 아니냐며 호들갑을 피웠어요. 단지 인도네시아에서 몇 년 살고 온다는 것만으로 그를 우리와 다른 눈으로 보려고 했었지요. 더 나아가 증오와 혐오를 했을지도 모르고요. 그런데 며칠 후, 그 아이가 저희 반으로 왔어요. 우리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아버지께서 인도네시아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몇 년 생활했다는 그 아이. 능숙하게 우리말을 할 줄 알더라고요. 게다가 그곳에서 외국인 학교에 다녔다고 했어요. 그래서 유창하게 영어를 할 줄 알았고요. 학교 성적도 좋았어요. 성격도 좋았고요. 얼굴도 한국인의 얼굴이었고요. 그 아이는 그렇게 우리와 어울릴 수 있었지요. 그런데 전학을 오는 아이가 인도네시아 아이였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달랐을 거예요. 


 '한 번도 멸시당해본 적 없는 사람, 한 번도 사회적 경멸에 맞서 방어할 필요를 느낀 적이 없는 사람, 보이지 않는 존재 또는 괴물 같은 존재로 만드는 틀에 갇혀본 적 없는 사람은 모욕당하거나 상처를 입는 순간에도 '분노한' 사람이나 '유머감각 없는' 사람,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게 유쾌한 척 고마워하는 척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1장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중에서 (123~124쪽)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카롤린 엠케는 말해요. 증오, 혐오에 대해서요. 증오와 혐오를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이야기해요. 성소수자인 자신의 경험도 담겨 있겠지요. 


 '증오와 순수의 광신주의에 맞서려면 시민사회와 시민들이 나서서 배제와 포함의 기술들에, 어떤 사람은 보이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인식의 틀에, 개인을 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으로만 보는 시선의 체제들에 저항해야 한다. 모든 사소하고 저열한 형태의 멸시와 굴욕에 용기 있게 이의를 제기해야 할 뿐 아니라, 배제된 이들을 지원하고 연대할 수 있는 법률과 실천도 필요하다. 그밖에 다른 관점들과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시킬 수 있는 다른 서사들도 필요하다. 증오의 틀을 무너뜨려야만, "전에는 서로 다른 것들만 보였던 곳에서 비슷한 것들을 발견할" 때에만 공감이 생겨날 수 있다.' -「3장 ‘순수하지 않는 것에 대한 찬미’」중에서 (218쪽)


 동질성, 본연성, 순수성을 내세우며, 다름을 멀리하려는 사람들의 얼굴을 지은이는 그리고 있어요. 매우 사실적으로 자세히 그리고 있어요. 다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안에서 비슷한 것을 보며, 공감할 수 있다면 함께 할 수 있지요. 다양함이 함께 하는 곳에는 건강함이 있을 거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 맞서야겠고요. 


'혐오와 증오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단지 그것을 추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들고 키워낸 불평등과 차별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혐오사회'는 그 쉽지 않은 싸움을 위한 좋은 야전교범이다.' -「추천의 말 ‘혐오의 시대를 종횡무진하는 날카로운 시대진단’」중에서 (16쪽) 


 추천의 말에서 박권일(저널리스트,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 '88만 원 세대' 저자)이 한 말이에요. 또, 추천의 말에서 이 책의 장점을 집중력, 통찰력, 균형 감각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이런 말도 하지요. '이 책에서 혐오는 때로 '증오'로 표기되고, 맥락에 따라서 '분노'나 '멸시'로 대체되기도 한다. 엄밀히 따지면 서로 구별되는 상이한 감정들이다. 그러나 관건은 나타나는 감정이 혐오인가 증오인가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서 '차별'이 발생하는가 여부다'라고요. 그의 시선에 저도 함께 해요. 다만, 저에게 이 책이 쉽지만은 않았지만요.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은 … 법의 적용인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1999.7.22. 98헌바14)"

 우리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은 상대적, 실질적 평등이지요. 즉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을 했지요. 자의적으로 했어요. 그들에게서 우리와 다른 것들만 보며, 그들의 눈높이와 함께 하지 않았지요.  


 '증오의 손아귀에 사로잡혀 그 속에 홀로 남겨진 사람들은 … "바닥 모를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느낄 것이다. 그들에게는 딛고 설 바닥이 없다. … 모든 이가 딛고 설 수 있는 튼튼한 지반을 닦아놓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머리말 ‘혐오와 증오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중에서 (28쪽)


 차별이 있어 증오를 받은 사람들. 작가의 머리말에서 강하게 말한 것처럼 수렁에 빠진 그들이 딛고 설 수 있는 튼튼한 지반을 닦아놓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면서요. 


 이 책 '혐오사회'는요. 제게 느낌표 같은 책이에요. 차별로 태어난 증오와 혐오에 대한 느낌표요. 그에 맞서서 나아가게 하는 느낌표예요. 이 느낌표를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싶네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8-10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주디스 버틀러의 <혐오 발언>보다 읽기 쉬울 거라 믿습니다. ^^

사과나비🍎 2017-08-14 01:12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댓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너무 늦은 답글 죄송해요~^^; 아, 제가 주디스 버틀러의 <혐오 발언>이라는 책을 안 읽어 봐서요~^^; 그나저나 cyrus님은 무슨 책이든 쉽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