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절에는 외할머니댁에 가고는 했다. 그런데, 십여 년 전에 하늘로 가신 외할머니. 이제 명절이면, 외할머니를 추모해본다. 그리고 무언가를 추억해본다. 오래전, 나는 외할머니댁의 다락방에서 골동품을 찾겠다고 했다. 먼지 속에서 찾은 건 촛대, 그릇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외가의 옛 분들께서 쓰시던 것이리라. 그리고 다음에 뵈었을 때, 외할머니는 촛대와 그릇을 소중하게 두고 계셨다. 그저 감사했다. 추모하는 나에게 다가온 추억은 감사였다.

 작가 29인이 추모를 한다. 작가 박완서를 추모한다. 8주기를 맞아서. 작가이기에 글로써 추모하고, 추억한다. 추모하는 각자에게 다가온 추억은 무엇이었을까. 29명의 추모객들이 남긴 추억. 그 추억들을 받아 나도 소중히 간직해본다.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그 시기만 지나면 그런 불안한 마음은 괜찮아지나요?"

 민주의 질문에 박 선생은 아무런 말없이 웃더니,

 "엔딩이 어떻든, 누군가 함부로 버리고 간 팝콘을 치우고 나면, 언제나 영화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백수린, '언제나 해피엔딩' 중에서. (120~121쪽)


 불안. 앞날의 불안. 젊은이들에게 그 불안이 덮쳤다. 불안에는 위로가 다가간다. 불안해하는 민주에게 박 선생은 위로를 준다. 영화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나 다시 시작한다는 것만 깨달으면 괜찮아진다는 말. 나도 며칠 전, 아는 동생들과 게임의 엔딩을 봤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 2018)'이라는 게임의 엔딩을.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라는 종류의 이 게임. 선택에 따라 엔딩이 바뀌는 이 게임. 사실, 이 게임의 엔딩을 두 번 봤다. 한 번은 해피엔딩 실패. 두 번째에 해피엔딩 성공이었다. 해피엔딩에 실패했을 때, 슬펐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기에 괜찮아졌다. 실패의 불안.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견딜 수 있으리라.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불공평함에서 시작된 성난 마음을 딛고 언제가 되든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서로를 조금 더 좋아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라며.' -윤이형, '여성의 신비' 중에서. (175쪽)


 지혜와 슬기는 서로를 오해한다. 육아, 살림하는 전업주부였다가 다시 취업한 지혜. 전업주부로서 육아와 살림의 달인인 슬기. 둘은 서로를 오해한다. 그리고 질투한다. 여성의 심리 묘사가 뚜렷하다. 귓가에 정확하게, 분명하게 들리는 목소리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서로를 조금 더 좋아하는 법을 배우기를 나도 간절히 바라본다.

 

 이렇게 29편 가운데 인상 깊었던 두 편이었다. 물론, 다른 이야기들도 좋으니, 만나시기를.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박완서 작가의 8주기를 추모하는 짧은 소설 29편. 멜랑콜리와 해피엔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갈래의 강에 박완서 작가에게 보내는 작은 편지의 종이배를 띄운다. 각자 다른 색의 편지를 안은 종이배를. 마치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 1995)'처럼 주고받는 편지를. 남겨진 박완서 작가의 글들에 주고받는 편지를. 멜랑콜리한 해피엔딩의 편지를. 이 삶에 대한 편지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풍자와 해학으로 삶에 담긴 역설을 그린다. 그렇게 박완서 작가를 깊이 추모하고, 새롭게 추억한다. 나도 편지를 품은 색색의 종이배를 보며, 추모하고, 추억한다. 그 삶의 무늬가 담긴 추억을 함께 간직한다. 깊이 간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짧은 소설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내가 살았던 동네가 사라졌다. 재개발로 높은 아파트를 짓고 있으니, 그렇다. 어릴 때,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많았던 그 동네. 학교 안뿐만 아니라, 등굣길과 하굣길에서 함께 걸으며, 웃고, 떠들던 그 동네. 방과 후에도 장난꾸러기 소년과 새침데기 소녀가 어울려 놀았던 그 동네. 이젠 없다. 그렇지만, 나의 아름다운 이웃이었던 그들에 대한 기억이 있다. 기억 안에서 그 동네를 언제나 재구성하며. 그리고 그 이웃들이 다시 소환됐다. 한 작가의 짧은 이야기를 읽으며. 1970년대 우리 이웃들을 그린 박완서 작가의 48편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왜 낭만을 찾는답시고 간직하고 있는 낭만이나마 하나하나 조각내려 드는 것일까? 이 낭만이 귀한 시대에.' -'마른 꽃잎의 추억 4' 중에서. (71쪽)


 '"부인, 그래서 나쁠 것도 없잖습니까. 전 지금 오래간만에 행복합니다. 가슴이 소년처럼 울렁입니다. 늙어도 행복할 권리만은 포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노을과 양떼' 중에서. (321쪽)


 '이사 오는 날이었다. 옆집에 산다는 여자가 인사를 왔다. 나는 반갑고 한편 놀라웠다. 아파트에도 이웃이란 관념이 남아 있다는 게 반가웠고, 그 여자의 미모가 놀라웠다. 중학교 다니는 자녀가 있는 그 여자의 미모는 상당하달 수 없었지만 유달리 착하고 밝은 표정 때문에 눈부시게 느껴졌다. 나는 그런 여자가 내 이웃이라는 게 예기치 않은 행운처럼 즐거웠다.' -'나의 아름다운 이웃' 중에서. (387쪽)


 작가는 말한다. 48편의 짧은 소설에서 말한다. 연인, 부부, 이웃 안에서. 결혼, 집, 아픔 안에서. 낭만과 자유를, 행운과 행복을. 각별히, 여인과 어르신의 낭만과 자유를, 행운과 행복을. 1970년대의 우리나라에서. 그 당시, 우리나라는 성장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성장통도 함께 있었다. 배금주의에 물든 사람들.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작아진 그 시대. 낭만과 자유가, 행운과 행복이 더욱 소중해졌다. 풍요 속의 빈곤이리라. 황폐해진 우리들. 더욱이 가려린 이들에게는 그 목마름이 깊었으리라. 그래도 낭만과 자유를 찾고, 행운과 행복을 지키려고 한다. 희망으로. 아픈 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 결혼은 나에게 화두이니, 혼인을 바라는 부드러운 마음을 이야기 안에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건강도 나에게 화두이니, 쾌유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도 이야기 안에서 나에게 고이 스며들었고.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천 갈래로 길이 나 있는 모든 다양체들에 대해 단 하나의 똑같은 목소리가 있다. 모든 물방울들에 대해 단 하나의 똑같은 바다가 있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차이와 반복' 중에서.


 이때와 그때. 물론, 차이가 있다. 지금과 1970년대. 여러 가지 달라졌다. 그때와 이때의 다름. 이때와 그때의 다름. 그렇지만, 단 하나의 똑같은 목소리가 있다. 그때의 다양함이 한 목소리를 내듯이, 이때의 다양함이 한 목소리를 내듯이. 그때도 이때도 한 목소리다. 모든 물방울들에 대해 단 하나의 똑같은 바다가 있듯이. 서로 다르면서도 서로 하나인 것이다. 여러 다름이 하나가 됨을 반복하고 있다.

 박완서 작가의 이 소설도 그렇다. 매우 짧은 소설 안에서 지금과 다른 1970년대를 말한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그 서로 다름이 서로 하나가 된다. 사람 사는 것이 이때와 그때가 달라 보이지만, 역시 같다, 단지 시간만 다를 뿐.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풍자와 재치로 이 역설을 세심히 그리고 있다. 낭만과 자유를, 행운과 행복을. 그리고 이 가치들을 아끼며 감싸는 희망을. 모든 물방울들이 담은 찬란한 아름다움을. 단 하나의 똑같은 바다가 품은 찬란한 아름다움을. 그래서 빛난다. 따뜻하게 빛난다.

 그리고 소환된 어릴 적 내 이웃들의 기억도 이때와 그때로 마주 보았다. 결론은 이렇다. 역시 같다, 단지 시간만 다를 뿐.      

 덧붙이는 말.

 하나. 이 책은 1981년 '이민 가는 맷돌'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왔다가 몇 번 개정판이 나온 후 지금의 개정판에 이르렀다.

 둘. 이 책은 기업의 사보에 실었던 콩트 모음집이다.

 셋.  작가는 콩트 쓰는 맛을 방 안에 들어앉아 창호지에 바늘구멍으로 내고 바깥세상을 엿보는 재미로 비유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9-02-16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작가 님의 짧은 소설이라고 하니 관심이 가네요. 장바구니에 담겠습니다.

사과나비🍎 2019-02-18 22:57   좋아요 1 | URL
아, 답글이 늦어 죄송해요~^^;
예~ 따뜻한 책이더라고요~^^*
아, 감사해요~^^*
그나저나 내일 아침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하네요. 조심하시기 바랄게요~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교에서 들은 강의가 어렴풋이 생각났다. 1학년 교양 과목으로 기억한다. 노(老)교수님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열심히 설명하시고 계셨다. 지난 시간에 이어 말씀하시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하얀 세상이 되는 경험이었다. 수강하던 많은 학생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는지 강의실은 가라앉고 있었다. 그 사실을 직감하신 노(老)교수님. 칸트의 일화(逸話)를 구원 투수처럼 등판시키셨다. 칸트의 산책 이야기였다. 칸트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길로 산책을 했다고 한다. 정확한 칸트.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칸트를 보고 시계의 시간을 맞췄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자기 관리의 화신인 칸트가 산책을 안 한 날이 있다고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 단 두 번1. 한 번은 루소의 '에밀'을 읽다가. 다른 한 번은 프랑스 혁명을 실은 신문 때문에. 다행히 이 칸트의 산책 이야기가 많은 학생들의 머릿속 하얀 세상을 다시 알록달록한 세상으로 채워 주었다. 칸트의 생활 규칙 습관화에 놀라며. 이 사건을 떠오르게 한 책이 있다. 습관에 관한 책이다.


  '《습관의 힘》의 저자 찰스 두히그에 따르면 습관은 다음 3가지 요소로 성립된다. 첫 번째는 신호다. (……) 두 번째는 반복행동이다. (……) 세 번째는 보상이다.' -68~69쪽.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다짐을 한다. 나도 그렇고. 그런데, 대부분 작심삼일이다. 아무래도 습관화가 문제이리라. 어떻게 습관화를 해야 할까. 습관의 3요소가 있다고 한다. 신호, 반복행동, 보상. 이 세 가지 요소로 좋은 습관을 성립시켜야 하겠다.


 '덧셈의 재능과 곱셈의 재능이 있다. 같은 경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덧셈만으로 쌓아 올리는 사람이 있고, 곱셈으로 재빨리 결과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 차이가 ‘센스’다. 내가 생각하는 센스와 재능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 센스 : 습득하는 속도
 • 재능 : 지속해서 습득한 기술과 능력
 가령 어학을 바로 습득하는 사람에게는 센스가 있다고 말한다. 센스가 있으면 들인 노력에 비해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센스가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가면 덧셈으로도 언젠가 같은 기술과 능력, 즉 재능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277~278쪽.


 이 글을 본 순간, 이솝 우화인 '토끼와 거북이'이야기가 생각났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잠을 잔 토끼는 지고, 꾸준한 거북이가 이긴 이야기. 덧셈의 재능을 가진 거북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 이 책과 일맥상통한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9쪽.


 지은이가 '시작하며'에서 작가 사카구치 교헤이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의 중심 생각이기도 하다.


 '•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 '노력'은 '습관'이 생기면 지속할 수 있다.

 •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배울 수 있다.' -10쪽.  


 지은이가 '시작하며'에서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이 세 가지 줄기에 달린 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지은이가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든 50가지 기술도 하나의 가지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이라는 영화가 있다.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남자. 그 남자가 피아노를 훌륭히 연주하게 된다. 피아노 연주의 기초도 모르던 이 남자.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제18변주'라는 어려운 곡을2. 최소 10년은 배워야 한다고 하는 그 곡을. 반복되는 시간 안에서 배웠다. 습관이 되어. 놀라웠다.

 우리 속담에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되는 존재다. 탁월함은 단일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에서 온다'고 했고, 파스칼은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고 했다. 서경에는 '습여성성(習與性成)'이라는 성어가 실려 있다. '습관이 오래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는 뜻이다. 또, 논어에는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라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 멀어진다'라는 말이다. 모두 습관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나도 좋지 않은 습관은 버리고, 좋은 습관은 길러야겠다. 우선, 운동, 독서, 언어. 이 세 가지에서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다. 칸트처럼 꾸준한 산책. 김득신처럼 꾸준한 독서3. 아나운서처럼 꾸준한 바른 언어 생활. 거기에 미루는 습관은 버리고 싶다. 그리고 좋은 습관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하겠다. 그렇게 확인 행위의 습관화까지. 좋은 생활 규칙을 습관화해야겠다.
 지은이는 미니멀리스트라 한다. 전작인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에서 미니멀리즘을 설파했다고 한다. 나는 책을 모으는 사람이기에 책에 관해서는 절대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는 없으리라. 그래도 그의 생각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책과의 헤어짐이 적어도 그 정리의 필요성은 알기에. 이 책에서 자신의 행위에 반성을 하고, 고치며, 좋은 습관을 만들라는 지은이. 그 얼굴에서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고, 간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의 얼굴도 겹쳐 보였다. 그렇게 간소한 생활과 좋은 습관화된 생활은 서로 닮았나 보다.   





 덧붙이는 말.


 초판 1쇄 기준으로 오타가 있다. 78쪽의 '육제적인'을 '육체적인'으로, 203쪽의 '그의'를 '그는'으로 고쳐야 한다. 또 띄어쓰기 오류가 있다. 299쪽의 '인류는그'를 '인류는 그'로 고쳐야 한다.  

 

 

      


 

  1. 나무위키의 '이마누엘 칸트' 항목 참조. ( https://namu.wiki/w/%EC%9D%B4%EB%A7%88%EB%88%84%EC%97%98%20%EC%B9%B8%ED%8A%B8 )
  2. 나무위키의 '사랑의 블랙홀' 항목 참조. ( https://namu.wiki/w/%EC%82%AC%EB%9E%91%EC%9D%98%20%EB%B8%94%EB%9E%99%ED%99%80 )
  3. 이기환,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세종이냐 김득신이냐’ 조선 최고의 독서왕 대결', 경향신문, 2018. 09. 06.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9060939001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진 출처: 민음사 네이버 블로그)

 

며칠 전, 우연히, 민음사 블로그에서 봤다.

정혜윤의 '삶을 바꾸는 책 읽기'라는 책에서 가려낸 글들을.

책과 나.

그리고 책과 함께 하는 삶.

책은 나에게 무엇이고.

또, 내 삶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다짐했다.

책,

잘 읽자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9-02-04 0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사과나비🍎 2019-02-04 13:33   좋아요 1 | URL
^^* 친절하신 서니데이님께서 이렇게 또 먼저 인사를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가득 받으시기 바랄게요~^^*
새해에도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시고요~^^*

막시무스 2019-02-04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건 설 명절되십시요!ㅎ

사과나비🍎 2019-02-04 13:35   좋아요 0 | URL
아, 막시무스님~^^*
이렇게 제 서재에 오셔서 좋은 말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아, 좋은 글인 것 같아서, 올렸는데요. 좋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예~ 막시무스님도 설 연휴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랄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천장지구' 중에서.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천장지구(天若有情: A Moment Of Romance, 1990)'라는 영화가 있다. 유덕화, 오천련 주연의 영화. 그 둘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그런 이 영화의 이름, 천장지구(天長地久). 여기에서, 그 의미는 하늘과 땅처럼 길고 오래가는 사랑을 약속하자는 뜻이리라.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하늘과 땅이 장구해도 끝이 있건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슬픈 사랑의 한은 끝없이 이어져 다함이 없네.


-백거이 '장한가(長恨歌)' 중에서.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백거이의 '장한가'에도 등장하는 천장지구. 하늘과 땅보다 더 오랜 사랑이라 하며, 끝없는 사랑을 노래한다. 이렇게 사랑의 영원함을 이야기할 때 함께 자주 쓰는 말, 천장지구. 그 시작은 노자의 '도덕경'이다1. 노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하늘과 땅이 옛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거라고 한 깊은 말이다. 하늘과 땅은 자신을 위하지 아니하기에 그러하다고. 그리고 이 노자의 '도덕경'이라는 책. 역시, 하늘과 땅처럼 길고 오래가고 있다.  


 도는 비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쓰임은 무궁무진하다. (道沖, 而用之或不盈.) -'도덕경' 4장 중에서.

 하늘은 도를 본받는다. 그리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天法道, 道法自然.) -'도덕경' 25장 중에서. 

 도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무위無爲'이지만 행하지 아니함이 없다. (道常無爲而無不爲.) -'도덕경' 37장 중에서.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여 둥글게 하고, 분란을 화해시키며 빛을 부드럽게 하고 속세와 함께 한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도덕경' 56장 중에서.  


 '도덕경'은 '도경' 37편, '덕경' 38편으로 총 81편으로 엮어졌다. 5,000여자로. 옮긴이가 머리말에서 이르기를 원래 상편은 '덕경', 하편은 '도경'으로 장이 나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뒷날 '도경' 37편이 앞으로 나오고, 38편 이후는 '덕경'이 됐다고 한다. 또 '도덕경'이라는 이름도 훗날 붙여진 이름이고 처음에는 '노자'라 불려졌다고 한다. 그런 '도덕경'은 오랜 세월에 걸쳐 노자와 그 제자들로 이어진 '집단 지성'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도덕경'의 큰 뜻은 무위, 자연. 비움, 참된 앎이다. 하지 않음을 할 때(無爲), 저절로 되는 것(自然). 즉, 자율이다. 또, 비어 있기에 무엇이든 채울 수 있으며, 낮춤과 섬김이 참된 앎이라 한다.

 여러 가지 거꾸로 생각하기(逆發想)로 깨달음을 주는 '도덕경'. 그 뜻이 많고, 깊고, 높으며, 넓다(含蓄性).   


言者不知知者默 언자부지지자묵

"말하는 이는 알지 못하고 아는 이는 입을 다문다"

此語吾聞於老君 차어오문어노군

이 말을 나는 노자에게서 들었거니와

若道老君是知者 약도노군시지자

노자가 정녕 무엇 좀 아는 이였다면

緣何自著五千文 연하자저오천문

그는 어찌하여 오천언이나 되는 글을 지었단 말인가

        

-백거이 '독노자(讀老子)'.


 백거이의 재치 있는 시다. 그 해학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만년에 불교신자였다는 그. 아마 '도덕경'을 읽고, 다르거나 어렵게 느낀 백거이가 이런 시를 지었을 수도 있으리라. 역발상과 함축성이 교차하며, 이루어진 '도덕경'. 정말 어렵다. 그렇기에 많은 주석서들이 있게 되었고. 그래도 난 노자의 꿈과 뜻을 잇고 싶다. 번거로움에서 물러난 삶. 그 삶으로 이끄는 등불. 바로, '도덕경'이다. 그 빛이 스며든 길에서, 하루하루 상선약수(上善若水), 화광동진(和光同塵)의 뜻을 깊이 새기며 살아가야겠다.

 

(사진 출처: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이 현대지성에서 나온 '도덕경'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원문에 독음이 함께 있고. 둘째, 한자 풀이가 있으며, 셋째, 깊이 보기도 있고, 넷째, 옮긴이의 해제가 있으며, 다섯째, 몇 장의 사진이 있다. '도덕경'의 숲을 보여 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덧붙이는 말.


 1판 1쇄 기준으로 '도덕경' 56장에서 言者不知의 독음이 언자불화로 되어 있는데, 언자부지로 해야 한다.  


 

  1. '도덕경' 7장에 천장지구라는 말이 나온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알벨루치 2019-02-0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나비님 명절연휴 복되고 행복한 시간들로 꽉꽉 채우시길^^

사과나비🍎 2019-02-01 23:23   좋아요 1 | URL
^^* 아, 카알벨루치님~^^* 이렇게 먼저 인사 말씀을 남겨 주시고, 감사해요~^^*
카알벨루치님도 설 연휴에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