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집의 앨리스
가노 도모코 지음, 장세연 옮김 / 손안의책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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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고보니 부잣집 고명딸이었던 아리스. 마치 인형처럼 예쁘게 귀하게 자라던 그녀는 사촌오빠와의 파혼을 계기로 불연듯 자신의 정체성에 눈을 뜨게 된다. 아버지가 사촌오빠와 결혼을 하라니까 그런줄 알고 있던 그녀는 아버지가 그렇게 됬다는 한 마디로 파혼하고 곧 다시 다른 곳에 혼담을 잡자 스스로의 삶을 찾아보기로 한것이다. 우연히 온듯한 탐정사무소는 사실 사촌오빠가 맞은편 사무실에서 일하는걸 알고는 일부러 찾아온것이다. 홀로서기를 위해서 집을 나와서 니키씨의 큰딸과 같이 살면서 다시 탐정사무소에 출근하는 아리스. 니키씨로서는 그저 그녀와 다시 사무소를 꾸려나가는게 기쁘기만 하다. 다만 문제는 회사에서 원조해주던 1년이 지나면서 좀 더 열심히 사건을 맡지 않으면 적자가 나게된다는 점이다. 퇴직금이나 적금도 넉넉하고 부인도 돈을 잘 벌고 있긴 하지만 성실한 니키씨로서는 탐정사무소의 돈으로 필요경비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아리스와 그녀의 이모의 소개로 이런저런 부인들의 일을 해주게되면서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고 있지만 어엿하게 아리스에게 월급도 주고 월세도 해결하려면 니키씨에게는 아직도 헤쳐가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이번 편에서는 니키씨의 가족이 많이 등장한다. 전편에서 마지막에 나왔던 부인과 잠깐 등장하던 큰딸과 아들이 이번에는 제법 상세하게 나온다. 젊은 시절에는 가냘프고 여리기만했던 부인은 이제 니키씨보다 더 잘나가는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고 웬만한 남자보다 더 씩씩하고 머리좋은 딸과 독립심이 충만한 나머지 거의 집에는 연락조차 하지 않는 아들. 그런 자식들때문에 니키씨는 약간 쓸쓸하다. 그런 아들, 딸이 등장하는 사건도 나오는데 참 전형적인 아버지구나 싶다. 자식들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걸 쑥쓰러워하는 그런 아버지들 말이다. 니키씨를 비롯 아리스의 과거도 제법 나온다. 마치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보여주는것 같은 얘기들이다. 니키씨 가족, 아리스의 가족사와 사촌오빠이 에이치로와의 관계등등이 나오는데 솔직히 에이치로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물론 짧게 나오는데다가 아리스에 대한 미련과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반감등으로 한창 반항심을 표출하고 있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이다. 아리스는 걔를 좋아하고 있는듯이 나오는데 현재 나오는 캐릭터로는 절대 둘이 안됬으면 싶다.  

니키씨는 때늦은 변신중이다. 아리스는 자신의 삶을 찾아가며 성장중이고. 서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기길 원하는 두 사람이 만난것은 우연만은 아닐것이다. 이 둘이 어떻게 변해갈지 뒷 편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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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계단의 앨리스
가노 도모코 지음, 장세연 옮김 / 손안의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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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할 나이가 된 중년의 니키씨. 회사에서 창업자를 일년간 후원해준다는 제도를 알자말자 바로 신청을 한다. 창업종목은 바로 사립탐정. 고독하며 외롭게 뒷골목을 헤처나가는 하드보일드 타입의 탐정을 꿈꾸며 시작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와는 다르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사무실에서 졸다가 불연듯 눈을 떠보니 마치 동화속에서 나온듯한 소녀와 고양이가 창문너머에 서있는게 아닌가. 아리스라는 이름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은 느낌의 소녀는(일본어로는 발음이 같다) 자청해서 탐정조수가 되겠다며 나선다. 멍때리는 사이 그녀는 당연한 것처럼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혼자 있는것보다는 그녀가 있는것이 마음에 든 니키씨는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느긋한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며 미소녀 탐정조수와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만다. 게다가 아리스는 생긴것만 예쁜게 아니라 타고난 영리함으로 실제로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띠지의 설명답게 사립탐정인 이 둘에게는 큰 사건이라고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죽은 남편이 숨긴 열쇠를 찾아달라는둥, 잃어버린 개를 찾아달라는 둥의 사소하고 소소한, 정말이지 일상 미스터리다. 숨겨진 음모따윈 절대 없고 시체가 굴러다니지도 않고 어디선가 나타난 괴도가 도전해 오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일들. 하지만 재미있다. 읽고 있으면 절로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마치 아버지와 딸같은 둘의 모습도 훈훈하니 보기좋다.  

항상 느끼는건데 일본인은 작은 것을 포착하는 재주가 뛰어난것 같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 책같은걸 보면 커다란 사건을 다룬 작품은 오히려 시시하고 재미가 없는데 일상의 사소하고 작은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은 오히려 아주 재미있다. 쉘 위 댄스라든가 안경, 카모메 식당같은 영화가 바로 그런 작품의 대표작들이다. 정말 시시할 정도의 일상인데 그 디테일한 부분을 얼마나 잘 살렸는지 보고있으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반대로 진짜 대단한 스케일의 작품을 보고는 한번도 그런 느낌을 받은적이 없지만.... 

실제 아리사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던 니키씨는 마지막 편에서 아내를 통해서 아리사의 과거와 왜 자신의 사무실에 나타나게 된건지 알게된다. 그녀가 사라진방에서 새삼 그녀의 소중함을 느끼는 니키씨. 아리사가 다시 탐정 사무소에 나타날지 궁금해서 얼른 뒷 권을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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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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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제목의 영화에서 따온게 분명한 제목처럼 여러 여행가가 겪은 각양각생의 여행기중 특이한 여행만 모아놓은 책이다. 대부분은 경우 이상한 여행에 집중되어 있고 나쁜 여행조차도 특유의 유머로 마치 좋은 여행처럼 느껴지게 만든 책이다. 진지한 여행기라기보다 유머로 포장되어 있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바가지쓰고 사기 당한 일까지도 마치 유쾌한 여행기처럼 나온다. 전체적으로 봐서 재미있는 책이고 즐겁게 읽을수 있다. 뭔가 큰 걸 기대한다든가 진지하고 대단한 여행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오며가며 한 챕터씩 읽기에는 딱 좋다. 이른바 지하철용 책으로 적당하다고나 할까. 한 챕터의 내용도 그렇고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고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는 점에서 작정하고 책상 앞에서 읽기보다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딱 알맞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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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빵 6
토리노 난코 지음, 이혁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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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미있게 보고있는 작품이라서 이렇게 빨리 신간이 나오는게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특별할것 없어보이는 일상속의 일들이 어찌나 유머러스하게 잘 표현되어 있는지 볼때마다 즐겁다. 특히 날이 갈수록 사라지는 백조의 환상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가 정말이지 갈수록 사라진다. 하기사 우리같은 사람은 실제 백조를 볼 일이 참 드물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서 받은 이미지를 진짜인양 생각하기 쉽다. 예를 들면 백조가 마지막 죽을때 아름다운 소리로 운다고 하는 그런 얘기들도 다 가짜라고 한다. 백조는 목이 길어서 성대를 울려서 소리를 내기 힘들기 때문에 평소에는 잘 울지 않는다고 한다. 아주 급할때면 울기도 하는데 죽을때 특별히 울거나 하지는 않는단다. 오리 가족 이야기, 1년만에 등장한 희귀조 이야기, 블랙 츠구밍의 등장까지. 하나같이 즐거운 일들로 가득하다. 이번권에서 읽은 최고로 우스운 대사는 천연기념물인 어린 기러기가 등장하는데 아무도 눈여겨 보지를 않자 천연기념물인데~~ 멸종해 버릴테다~~라고 하는 대사였다.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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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트렉 -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걸으며 만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
알렉상드르 푸생 & 소냐 푸생 지음, 백선희 옮김 / 푸르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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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여행기를 사던 올 봄에서 여름 사이 산 기억조차 나지 않는 책들과 왜 샀는지조차 모를 책들과 내가 미쳤구나를 외치게 만드는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을 산 이유는 순전히 반값할인이라서 였다. 웬지 반값할인이라면 안 사던 책도 사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고나 할까. 마치 티비 홈쇼핑에서 고객님, 곧 매진됩니다를 외치는 쇼호스트를 보는것같은 심정이다. 

사실 나는 말랑말랑한 여행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하드한 여행은 - 너무 하드한 나머지 여행이라기에도 뭐할정도의 -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다. 옷 한 벌에 물병만 가지고 아프리카를 순전히 걸어서 횡단해서 이스라엘까지 가겠다니. 도중에 안 죽은게 다행이지 싶다.  

믿음의 승리인지 운이 좋아서인지 가는곳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물도 주고 밥도 주고 재워주기도 하는 바람에 무사히 킬리만자로까지는 도착을 한다. 그곳에서 다시 출발하는데 웬일인지 아디스아베바라는 곳에서 여행은 끝나는걸로 나온다. 이스라엘까지 가지로 한 여정에 무슨 일이 생겨서 도중에 포기하게 된건지는 책에는 나오지 않는다. 책은 킬리만자로 등반을 끝으로 아무 말이 없다. 그저 간략하게 아디스아베바에서 끝났다는 한 줄로 끝나버린다. 2년넘게 걷던 부부가 무슨 사정으로 이 여행을 마치치 못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런 여행은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들다.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봐야 한다. 온갖 풍토병에 야생동물도 걱정이지만 제일 문제는 물과 먹을것을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물이 생명을 좌지우지 할수있는 곳에서 알맞게 마실 물을 구하기는 어려운 문제고 자칫 길이라도 잃어버리고 헤메게되면 정말 길바닥에서 죽을수밖에 없다는게 참....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 싶기는 하다. 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고 솔직히 전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솔직히 말해서 정말 대단하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슬쩍 스쳐지나서는 알 수 없는 아프리카의 이야기가 슬프기도 하고. 이게 벌써 9년이나 지난 일인데 지금도 그다지 달라진게 없다는게 더욱 슬픈 문젠데. 대단한 책이긴한데 즐거운 책은 아니다. 양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말랑말랑한 구석은 한 군데도 없다. 여행기 읽기의 말기에 읽었기 망정이지 처음부터 집어들었으면 무지 심란했을것 같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 희희낙락하기는 어려운 일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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