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지 3년도 더 지난 책인데 지금에야 봅니다. 뭐 사실 산지 5년도 더 지났는데도 읽지 않은 책도 더러 있기때문에 까짓 3년이야 싶지만 이럴때는 항상 약간 반성하게 됩니다.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빠른건 문제가 있는거야-하고요.
변호사와 현직 도둑이라는 기묘한 콤비가 등장하는추리소설입니다. 사고나서야 알았는데 단편집이더군요. 전 단편 별로 안좋아 하는 편인데 이 책은 괜찮았습니다.
4편의 단편이 나오는데 표제작인 도깨비불의 집이 제일 재미있고 트릭도 좋았습니다. 어찌보면 트릭이 아니라고 할수도 있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이 제목과 함께 슬프고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것이 좋았습니다.
섬뜩하기로는 검은 이빨이 제일 섬뜩했지만 그건 내용때문이라기보다 생리적인 혐오감이라고 할까요. 다만 두 콤비의 어울림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이렇게 콤비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그 두 사람의 어울림이 자아내는 재미도 큰 편인데 그 점은 약했던것 같습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유명한, 일명 관리즈입니다.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천재 건축가가 만든 건물들과 그 건물들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건을 연속해서 다루는 작품입니다.
수차관의 살인이 이 관시리즈의 분위기에 딱 맞는 그리고 제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고 인형관의 살인은 좀 애매했습니다. 추리소설이라기엔 내용도 애매한데다, 첫째로 나카무라 세이지의 관도 주인공인 탐정도 등장하지 않는걸요.
흑묘관의 살인은 작품 자체는 제법 괜찮았는데 마지막 엔딩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전 죄를 짓고도 빠져나가는건 추리소설의 참 재미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정교하게 만들어진 트릭을 푸는 재미, 그걸 풀어나가는 탐정에게서 느끼는 지적인 짜릿함도 좋지만 마지막에는 악인이 아무리 머리를 쓰고 지혜를 짜내도 결국은 잡힌다-라는데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거든요.
거기다 스케일이 너무 커서 이걸 간파하기는 힘들것 같아서 웬지 약간 반칙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뭐 지리적인 한계선을 긋고 추리소설을 시작하는건 아닙니다만 웬지 약간 불공평한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이 만든 작품답게 전반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고 좋은 작품입니다. 사실 관 시리즈는 어느 작품이든 재미없는 작품은 없거든요.
다만 이런 시리즈를 발간할때는 원래의 출판순서에 좀 맞춰서 내주시면 좋겠어요. 시리즈의 두번째가 수차관의 살인이라는데 전 이걸 네번째로 읽었거든요. 같은 출판사에서 발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판형과 디자인, 본래의 출판순서와 전혀 다른 출판순서까지. 재미있게 읽고있지만 출판사에게는 정말 화가 나요.
작품의 내용이 순서를 맞춰읽지 않으면 이해가 안가는건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작품 용중에 주인공이 탐정이 그 순서를 언급하거든요. 작년에 이런 사건을 해결하는 바람에 여기까지 오게됐니 어쩌니 하는 식으로. 게다가 전 그런 순서에 좀 집착하는 타입인지라...
이런 것도 신경 좀 써주면 좋겠어요. 순서를 모르는것도 아니고 알면서 굳이 저렇게 중구난방으로 출판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