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책 시리즈 다섯번째, 세계의 동화입니다. 이걸 사고는 시리즈는 다 사고야 만다는 생각에 같은 분이 만든 세계의 영웅전설을 홀랑 샀다가 큰 후회를 했습니다.
정가로는 58,000이지만 전 인터넷 할인가로 샀습니다. 지금은 25%할인을 하던데 살때는 반값할인 할 때 샀던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런 책을 사는 경우는 그런 파격적인 할인가에 홀랑 넘어가서 사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런 서양의 옛날 동화라는게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고 또한 기억에 남아있는 몇 편을 제외하면 그다지 좋지도 않다는걸 알고는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마침 싸니 사고싶다는 생각에 사는거죠. 전래동화라고 하여 우리나라 동화나 서양 동화중에 우리가 기억하는게 몇 편 안되는 이유를 지금에 와서 다시 읽어보니 알겠더군요. 기억하고 자주 나오는 그 몇 편만 재미있는 거라서 라는걸 말이죠.
여튼 샀으니 틈틈이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정말 100편 맞는지 세어도 봤고요. 읽어보니 역시나 지금도 재미있어하는 그 몇몇 얘기들만 재미있고 나머지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세계의 영웅전설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동화가 요즘들어 디즈니사의 손을 거쳐 원작과 전혀 달라지는 형편이라 원작이 이러하다는걸 간직해둘수 있다는 점에서 소장가치도 충분하구요.
다만 지금도 전혀 이해할수 없는 점은 이 책의 삽화가에 대한 칭찬입니다. 유명한 삽화가라면서 칭찬이 늘어지던데 전 이 그림들이 왜 좋다는건지 이해가 안하거든요. 특색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든 등장인물이 못생겼다는 점에서요. 특히나 못생긴 괴물들의 그림은 잔뜩, 거기다 컬러판으로 그려놓고 예쁜 공주나 왕자그림은 별로 없는데다 그나마 있는것도 별로 예쁘지 않거든요. 무슨 캔디같은 순정만화 그림체를 기대하는건 아닙니다만 이건 좀 아니다 싶거든요. 풍경그림조차도 별로 예쁘지 않단 말이죠. 거기다 컬러판을 집어넣는 센스도 좀 아니다 싶은게 제 심정입니다. 비싼 컬러판을 그릴거면 뭔가 좀 보기 좋아야하지 않냐는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칭찬 일색이더군요. 제 감각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심각한 고민이 듭니다.
어렴풋이 기억에만 남아있던 동화들중 일부는 글로 다시 읽어보니 기억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던 얘기들도 있었습니다. 동화란 어린애를 위한 책인데 이 책은 사실 어린이를 위한 책은 아닌것 같습니다. 너무 크고 무거워서 어린애들이 읽기에는 좀 버겁고 두께도 장난이 아니라 애들이 싫어할것 같거든요. 엄마들이 잠들기 전에 읽어주기에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엄마들이 이런 옛날 동화 읽어주려고나 할지 모르겠네요. 지금의 기준으로 봐서는 말도 안되는 얘기들도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