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트렉 -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걸으며 만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
알렉상드르 푸생 & 소냐 푸생 지음, 백선희 옮김 / 푸르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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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여행기를 사던 올 봄에서 여름 사이 산 기억조차 나지 않는 책들과 왜 샀는지조차 모를 책들과 내가 미쳤구나를 외치게 만드는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을 산 이유는 순전히 반값할인이라서 였다. 웬지 반값할인이라면 안 사던 책도 사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고나 할까. 마치 티비 홈쇼핑에서 고객님, 곧 매진됩니다를 외치는 쇼호스트를 보는것같은 심정이다. 

사실 나는 말랑말랑한 여행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하드한 여행은 - 너무 하드한 나머지 여행이라기에도 뭐할정도의 -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다. 옷 한 벌에 물병만 가지고 아프리카를 순전히 걸어서 횡단해서 이스라엘까지 가겠다니. 도중에 안 죽은게 다행이지 싶다.  

믿음의 승리인지 운이 좋아서인지 가는곳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물도 주고 밥도 주고 재워주기도 하는 바람에 무사히 킬리만자로까지는 도착을 한다. 그곳에서 다시 출발하는데 웬일인지 아디스아베바라는 곳에서 여행은 끝나는걸로 나온다. 이스라엘까지 가지로 한 여정에 무슨 일이 생겨서 도중에 포기하게 된건지는 책에는 나오지 않는다. 책은 킬리만자로 등반을 끝으로 아무 말이 없다. 그저 간략하게 아디스아베바에서 끝났다는 한 줄로 끝나버린다. 2년넘게 걷던 부부가 무슨 사정으로 이 여행을 마치치 못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런 여행은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들다.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봐야 한다. 온갖 풍토병에 야생동물도 걱정이지만 제일 문제는 물과 먹을것을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물이 생명을 좌지우지 할수있는 곳에서 알맞게 마실 물을 구하기는 어려운 문제고 자칫 길이라도 잃어버리고 헤메게되면 정말 길바닥에서 죽을수밖에 없다는게 참....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 싶기는 하다. 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고 솔직히 전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솔직히 말해서 정말 대단하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슬쩍 스쳐지나서는 알 수 없는 아프리카의 이야기가 슬프기도 하고. 이게 벌써 9년이나 지난 일인데 지금도 그다지 달라진게 없다는게 더욱 슬픈 문젠데. 대단한 책이긴한데 즐거운 책은 아니다. 양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말랑말랑한 구석은 한 군데도 없다. 여행기 읽기의 말기에 읽었기 망정이지 처음부터 집어들었으면 무지 심란했을것 같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 희희낙락하기는 어려운 일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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