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멘델스존, 무언가 (Mendelssohn, Lieder Ohne Worte) Op.30, No.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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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2-1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상 잘했어요...

hnine 2020-12-11 21: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대체로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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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2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다 좋지만 마지막 사진은 그림을 그리고 싶을 정도로 멋집니다.

hnine 2020-11-29 17:33   좋아요 1 | URL
연못에 비친 집, 나무, 거기에 전선 그림자까지, 너무 정신없지 않나 해서 올릴까 말까 했던 사진인데 올리길 잘했네요. 사람도 없고 조용한 거리에 날은 쌀쌀하고, 제 마음이 쓸쓸했나봅니다. 충남 논산이어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혜덕화 2020-11-3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찍는 수준이 예술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알라딘 들어왔네요.
오늘 밖에 나가 보니 정말 겨울이 성큼 다가 왔더군요.
코로나로 힘들어도 사진 속의 풍경 보니 산책 다닐 수 있는 그런 자연이 있음이 새삼 감사하네요.

hnine 2020-11-30 23:42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 어려운 시기에 잘 지내고 계신지요.
오랫만에 알라딘 들어오셔서 제 서재까지 들러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동네 산책길에 찍은 것도 있고 충남 논산에 가서 찍은 것도 있는데, 어딜 가나 사람이 드물었어요.
코로나, 언젠가 지나가겠지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곳을 피해 자연으로 눈돌릴 기회가 되네요.
모쪼록 건강하시고 가끔이라도 이렇게 뵈었으면 좋겠어요.

자목련 2020-12-0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고 쨍쨍한 분위기라고 할까요. 참 좋아요.
모과 나무 사진부터는 어린 시절 마주했던 풍경이 떠올라요.
국화를 묶어두는 모습까지. 고맙습니다.

hnine 2020-12-02 14:33   좋아요 0 | URL
맑고 쨍쨍한 분위기, 예, 바로 그랬답니다. 하늘은 높고 파랗고, 코 끝은 쨍하게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날이었지요.
모과나무 사진부터가 지방에 가서 찍은 것이고 그 위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찍은 것인데 정확하게 아시네요. 배추 겉잎 더미, 땅 속에 묻으려고 쌓아놓은 무우 (매끈하고 자그마한 것이 아주 예쁘더군요.), 국화를 저렇게 묶어두는 모습은 저는 처음 봤어요. 어린 시절과 만나는시간은 마음 따뜻해지면서 동시에 쓸쓸한 느낌도 들더라고요.
자목련님은 쓸쓸한 느낌은 없이 마음 따뜻해지기만 하셨으면 좋겠어요.
 




괜히 서운하고

괜히 서글퍼지고

내 생각으로 우는 일이 잦아지는 노년



눈물 헤픈 것 보다는 

웃음 헤픈 게 차라리 낫다



정말 울 일인가

이성적으로 따져보고

내 눈물을 귀하게 여기기를



울어야 할 상황에서도

울 힘을 모아 꿋꿋하게 버텨나가는

이 세상 많은 생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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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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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끝말 잇기로 다음 책을 펴내고 있는 출판사의 기획이 재미있다. <영화와 시>라는 책이 있고 그 다음이 <시와 산책>, 그 다음이 <산책과 연애> 이런 식이다. 각각 다른 작가에 의해 쓰여져 시리즈로 묶였다. 

한정원.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소개글에 의하자면 시를 쓰고, 영화에 출연, 연출한바 있으며, 현재 열세살된 고양이와 함께 읽고 걷는 날들을 보내며, 수도자가 되진 못했지만 수도자처럼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날들의 기록이다. 

-온 우주보다 더 큰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보자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과일이 둥근 것은

-회색의 힘

-진실은 차츰 눈부셔야 해, 등등,

책속의 소제목들만 읽어봐도 마치 싯구 같다. 

'온 우주보다 더 큰'이라는 제목은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에서 따온 제목이다. 저자는 온 우주보다 더 큰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보았다. 사랑하는 것을 잃었을때의 사람의 마음이라고. 사랑을 잃었을때 사람의 마음에는 바다도 있고 벼랑도 있고 낮과 밤이 동시에 있어서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 없고 그래서 아무데도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고. 


어느 책에서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 하나. 겨울에 말을 타고 언 강 위를 지나간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듬해 봄에 강이 풀리고 나자 그곳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강이 얼어갈 때 소리도 같이 얼어 봉인되었다가, 강이 풀릴 때 되살아난 것이다. 말도 사람도 진작에 사라졌지만, 그들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소리가 남은 것. 눈을 감고 그 장면을 상상하면 울컥할 만큼 좋았다. (18쪽)

인용해놓은 시들도 그렇고 그 시를 해석하는 저자의 관점도 시간과 공간의 구분없이 드나드는 느낌을 준다. 삶에는 환상의 몫이 있고 상상은 도망이 아니라 믿음을 넓히는 일이라는 저자의 설명이다. 


눈 속에서 귀 기울이는 자, 

그 자신 무가 되어 바라본다.

거기 없는 무, 거기 있는 무를.

월러스 스티븐스라는 시인의 싯구인데 마치 동양의 선 사상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언 강에서 겨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운에 대해서 말했는데, 이 책의 느낌이 그런 것 같다. 언 강에서 듣는 겨울 목소리같은 느낌말이다.

산책이 일상이고 삶의 한 부분이며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버팀목이기도 한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안그래도 그 책을 떠올렸는데 마침내 인용이 되어 나온다.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이다.

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지혜로워지거나 선량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사람'은 시의 한 행에 다음 행이 입혀지는 것과 같다. 

산책을 사랑했고 산책하던 중 숨을 거둔 로베르트 발저도 말한 바 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다시 나 자신이 되었다. (26쪽)


책 제목과 내용과 저자에 대한 느낌이 책 전반에서 이렇게 시종일관 어울릴 수가 없다.

나도 근래에 숲으로 야산으로 산책을 자주 다니지만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11월의 숲에서 이런 장면을 그려보기도 한다. 아주 다른 장소에서 서로를 모르고 살던 잎과 땅이 만난다. 잎은 땅에게 공중에서 사는 일의 위태로움과 새가 주는 떨림과 가지에서 떨어져 나오는 아픔에 대해 말해준다. 땅은 잎에게 짐승과 인간의 발밑과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피에 대해 말해준다. 소곤소곤한 이야기가 낮과 밤을 이을 동안, 잎은 썩어서 형태를 잃고 땅은 잎을 안고 기다린다. 마침내 하나가 될 때까지. (39쪽)

11을 살며시 눕혀보면, 하늘을 보고 나란히 누운 사람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11월에 읽으니 더 실감난다.

불처럼 화끈한 뜨거움은 없지만 불 대신 빛이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 자신을 일컬어 보내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들이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성찰을 하는 저자는 

온 마음을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 

라는 세사르 바예호 시인의 싯구를 귀하게 여긴다고 했다. (68쪽)


일부러 작정하고 쓴 글이라기보다는 저자의 방에 가면 이런 글이 가득한 노트가 쌓여 있을 것만 같다. 드러내고 싶은, 그러면서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로 가득한. 

앞으로는 나를 뺀 이야기를 써나가고 싶다고  그녀는 말했지만, 언강에서 겨울의 목소리를 듣듯이 그녀가 어떤 글을 쓰든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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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4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4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5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11-24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인 님 덕분에 또 좋은 책을 알게 됩니다.
시와 산책, 이라는 책 제목이 내용을 짐작하게 해 주는 책 같습니다. ^^


hnine 2020-11-25 05:01   좋아요 2 | URL
저도 근래 산책을 자주 하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도 다시 들춰보게 되고 이런 제목의 책을 보면 읽어보고 싶고, 그런 것 같아요.
온 마음을 다해오느라고 늙었구나, 이 구절이 오늘 따라 뭉클합니다. 늙는다는 것은 슬퍼할 일이 아니라 가슴 뭉클할 일이라 여기고 싶어요.
 
암흑의 핵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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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앞서 작가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조셉 콘래드.1857년 그당시 폴란드 (지금은 우크라이나) 땅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여덟살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작가이자 번역가였던 아버지는 제정 러시아 치하에서 폴란드 민족 애국 운동에 참가하다 체포, 유배되어 고생하다 콘래드가 열두살때 세상을 떠났다. 외숙 아래서 자라다가 열일곱때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 상선의 선원이 되었는데 밀수, 연애 및 도박 등에 연루, 빚을 지고 권총자살을 기도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영국 상선의 선원이 되어 항해 생활을 하고 스물 아홉에 영국으로 귀화하였다. 이 해는 그가 첫 단편을 발표한 때이기도 하다. 서른세살때 아프리카의 콩고 강 항행을 하는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1899년 그의 나이 마흔둘에 발표한 <암흑의 핵심> (원제 Heart of darkness) 이다. 항해와 작품 활동을 병행하던 생활에서 이때부터 1924년 67세의 나이로 영국 자택에서 세상을 떠나기까지 작품 활동에만 전념했다.

아프리카 항해는 콘래드의 어릴때부터 꿈이었기도 하였고 일자리를 위해서였기도 하다. 선장 자격증까지 있던 그는 30대때 아프리카로 떠났고 단지 몇 개월 머물다 귀국하긴 했지만 거기서 그는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였고 성취감보다는 식민주의의 잔학상과 문명과 야만의 현장을 목격하고 왔다고 한다.

그런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200쪽이 채 못되는 분량. 줄거리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선원 말로가 새로운 항해를 앞두고 같이 떠날 세명의 다른 멤버들에게 자기의 예전 체험을 들려주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바다를 좇아다니며 살아온 말로에게 바다는 고향이고 배가 집이었다. 

얼마나 위대한 것들이 저 강의 썰물을 타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땅의 신비를 찾아 떠내려갔던가! ......사나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땅의 신비를 찾아 떠내려갔던가! ......사나이들의 꿈이며, 여러 국가의 씨앗이며, 여러 제국의 싹이며 하는 것들이. (11쪽)

인간의 탐험심과 개척 의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심은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별짓고 인간을 문명화 세상에 살게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작품 초반의 배경 묘사에서 이 작품의 취지를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말로의 다음 대사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땅도 한때는 이 지구의 어두운 구석 중의 하나였겠지. (11쪽)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하겠구나 짐작하며 읽어나갔다.


이 세계의 정복이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우리들과는 피부색이 다르고 우리보다 코가 약간 낮은 사람들을 상대로 자행하는 약탈 행위가 아닌가. 그러므로 그 행위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것이 못된다구. 이 불미로운 행위를 대속해 주는 것은 이념밖에 없어요. 그 행위 이면에 숨은 이념이지. 감상적인 구실이 아니라 이념이라야 해. 그리고 그 이념에 대한 사심 없는 믿음이 있어야지. 이 이념이야말로 우리가 설정해 놓고 그 앞에서 절을 하며 제물을 바칠 수 있는 무엇이거든…… (16쪽)

평생 배를 타온 뱃사람 말로가 하는 대사 맞나? 이 대목에서 나는 이 소설이 단순히 식민주의나 약탈 행위에 대한 고발이 전부가 아니라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절을 하며 제물을 바치는 대상은 신이나 종교가 아니라 바로 이념이라고 했고, 그 이념이라는 것의 명분은 인간의 불미스런 행위를 대속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말로의 체험담에서 알게 될 것이다.

이어서 말로의 체험담이 시작된다. 

말로는 아프리카 콩고의 어느 회사 소속 배의 선장으로 취직하여 콩고 강 상류의 오지로 가서 거기서 아프리카 교역일을 하고 있는 그 회사 소속 주재원 커츠를 데리고 나오는 임무를 수행하기로 한다. 항해 도중 배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하고 원주민들의 공격도 당하면서 고생하며 콩고의 커츠에게까지 가는 동안 말로는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커츠라는 인물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으며 어떤 인물인지 상상을 하게 되고 관심이 커져간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하여 눈으로 목격한 것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커츠라는 인물의 정신적 타락을 보게 된다. 그곳에서 커츠는 본국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유능한 상아 수집상이었지만 그곳 원주민에게는 잔혹하기 그지 없는 원수 같은 인물이었을 뿐이다. 그는 괴물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도 않았고 포악해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담론을 벌이기 좋아하고 도덕적 이념을 갖추고 있다고 자처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거처 둘레에 세워진 기둥 머리는 사람의 머리였고, 그의 타락적 행위 중에는 식인 풍습도 포함되어 있는 등, 커츠의 실체는 탐욕을 채우는데 이성을 잃어 자제력도 도덕성도 다 상실한채 타락적 행위의 나락으로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로는 그곳에서 일종의 지옥 체험을 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말로는 커츠를 적대시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자네들이야 믿기 어렵다고 하겠지만, 그의 이지력 (원문에서는 'intelligence') 은 완벽히 멀쩡했거든. 그 이지력이 놀라울 만큼 치열하게 자기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멀쩡했던 것만은 분명했어. (151쪽)

커츠의 도덕적 타락을 보고 말로는 충격을 받지만 미쳐있는 것은 커츠의 영혼일뿐 이지력은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커츠를 거기서 데리고 나올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이것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이해력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한 부분이었다. 전혀 다른 인간형으로 보이는 말로가 커츠를 자기와 동일시함으로써 커츠의 도덕적 결함이 곧 자기 자신의 결함일수도 있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말로는 살아있는 커츠를 데리고 나오지는 못하지만 그의 최후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자기자신을 재인식하게 된다. 

제목의 '암흑의 핵심'이란 아프리카 착취 현장의 잔혹함일수도 있지만 커츠라는 존재를 의미할 수도 있다. 암흑의 핵심을 제대로 직시하여 말로는 자기 재인식이라는 결과를 얻는다. 한가닥 빛을 암흑 속에서, 암흑을 피하지 않고 통과한 결과로써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거 정말 대단한 소설 아닌가?

지옥 체험후 다시 유럽의 백인 사회로 돌아온 말로에게 안전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눈은 예전과 같지 않다. 그들의 자기 인식 수준을 알기 때문이다. 콩고에 가기 전의 말로와 다녀온 후의 말로는 같지 않다. 그가 계속 백인 문명 사회에서 안온한 삶을 살았다면 그가 참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는 과정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었을까?

편안하고 배부른 삶, 안전이 보장된 삶을 거부하고 나설수 있는 용기는 또하나의 인간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외부를 향하느냐, 아니면 자기 자신의 성찰의 길로 향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대륙을 찾아 나서는 모험심과 다른 갈래로 이끌 수 있다. 정신적 탐구인 것이다.

사실은 이렇게 명쾌한 결론을 내리며 책을 덮지 못했다. 이 책에서 나는 어떤 결론도 찾지 못한다. 그렇게 정신적 탐구의 결과물이 인간에게 이념을 만들고 그것을 신봉하게 한다면 그것은 저 위에 인용한 이념의 명분과 무엇이 다를 것이며 무슨 가치가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생각이 도착한 곳은, 이런 모든 고민과 생각은 결론을 내리기 위함이라기 보다 (결론을 얻는다는게 불가능하기도 하고) 이런 행위 자체가 삶의 과정이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발동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받아들이며 나의 안온하지 않은 일상을 정당화시켜야하나보다 하는. 분명한 것은 어떤 일, 사람, 행위의 핵심을 본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말로는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음에도 커츠의 핵심을 인식할 수 있었지만 커츠의 약혼녀는 커츠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함에도 사실 그렇지 못했다. 안온하지 않은 삶을 택하는 자 (말로)에게 내리는 댓가인가.








이 소설은 미국 대학 입시를 위해 고등학생들에게 추천되는 필독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집에 원서가 있길래 꺼내보았다.







두께가 별로 안되기에 '어디 한번?' 하고 들춰 보았다.







첫페이지 읽어보니 문장이 그리 쉽게 넘어가지 않기에 바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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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24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만 나오면 기가 죽는 페크...ㅋ
한때 목표가 기차에 앉아 고전 소설을 영어 원서로 읽는 것이었다는... 아무래도 난 힘들 것 같아 그 목표를 큰딸에게 물려 줬다는...
ㅋㅋ

hnine 2020-11-25 12:12   좋아요 1 | URL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도 원서가 옆에 있으면 번역본을 읽다가 관심가는 대목의 원문을 찾아 들춰보게는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