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쓰는 일기라고 쓰고, <2017년 여름>이라고 제목을 달기엔 아직은 여름. 겨우 8월.

 

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두 해가 지났다. 지난 7월 끝자락, 아버지 기일을 즈음해서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찌는 듯한 태양을 등에 업고 몇개 되지 않는 계단 올라가는데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이주일 전에 동생네가 다녀가며 정리를 했다는데도 풀이 많이 자라 있었다.

산소에 올라가면서 꽃집에 들러 흰국화를 사는데 마침 꽃집 주인께서 배롱나무 꽃을 어디서 가져다놓으셨기에 그것도 가져다 산소 옆 화병에 꽂았다. 아버지께서 생전에 무척 좋아하시던 꽃이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 계속되고.

남자들은 다 그런가? 웬만하면 우산을 안쓰려고 한다.

요즘 비는 특히 맞아서 좋을게 하나 없는 비니까 우산 쓰는게 좋다고 했더니, 아들 말이, 자기는 비 맞는게 재미있단다. 하늘에서 물이 떨어진다는거 자체가 얼마나 재미있냐고.

 

아들은 6개월전 럭비하다가 쇄골 부러져 병원 가서 어깨에 박아넣은 심을, 이번엔 제거하는 수술을 받느라 입원했었다. 이것도 전신마취를 해야했지만 그래도 심을 박아넣을때보다는 가볍게 사흘 만에 퇴원했다. 퇴원하는 그날로, 실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럭비 캠프에 우기고 가는 바람에 속상한 날이 있었다. 속상한건 부모이지, 정작 아들은 웃으면서 가서 웃으면서 돌아왔다.

 

 

 

 

산책길에 보니 감이 익어가고.

익어가는 감을 보면 늘, 오래 전에 읽은 (아마 초등학교 6학년때 쯤?) 신지식이라는 동화작가의 <감이 익을 무렵>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나온건 맞는데 검색해보니 아래 표지의 책만 나온다. 내가 읽은 책은 이런 표지가 아니었는데.

 

 

 

 

 

 

 

이건 아마도 모과인가?

 

 

 

 

사진 찍느라고 가까이 다가가도 안 도망가는 비둘기.

 

 

 

 

이른 아침 내가 돌던 운동장 트랙에서 만난 비둘기.

배고파서 먹이 찾아다니는 것 같다. 먹이 찾는데 열중했는지 얘도 안 도망간다.

 

 

에어컨을 사느냐 마느냐, 어떤 걸 사느냐, 언제 사느냐, 계약 했다 취소했다 다시 계약했다, 남편과 냉전기까지 거치며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에도 결국 에어컨이 들어왔다. 사용한지 며칠 안되어 더운 고비가 지나긴 했지만 그래도 고맙게 잘 사용했다.

 

한 3-4년 동화 쓰기 모임에 나가며 동화쓰기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몇 번에 걸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면서 현재 까지 연락되는 사람은 나까지 세명. 나를 제외한 두 사람은 이미 등단하신 작가님이시다. 내가 동화쓰기 모임 하며 발견한 사실이라면 동화 쓸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 내가 만약 뭔가를 쓴다면 그건 동화는 아닐 것 같다.

 

동화 모임을 끝내고서 한동안 못만나다가 며칠 전에 오랜 만에 세명이 만났다. 한 사람이 이번에 새로 책을 낸 것을 계기였는데 다른 한 사람도 곧 그림책이 나온다고 하니 곧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읽히는 책이 되기를.

 

 

 

 

 

 

 

 

 

 

 

 

 

 

 

 

 

 

 

 

뭐하나에 꽂히면 아주 끝장을 본다.

요즘 유행하는 과학수사 드라마는 별로 안좋아하면서, 이렇게 좀 한물 간듯한, 옛날 우리 나라 TV 드라마 수사반장 같은 형사물은 무척 좋아한다. 영국 드라마에 이런 형사물이 아주 많아서 한때 Inspector Morse 에 빠져 살았는데 요즘은 Midsomer Murders 시리즈에 빠져 산다. 여기서 Misdomser는 마을 이름.

검색해서 올리느라 DVD 상품을 위에 올렸지만 이거 Youtube 에 거의 전 시리즈가 다 올라있어서 다 공짜로 볼 수 있다.

왜 이런 형사물은 배경음악까지 다 좋은 건지. Inspector Morse도 그래서 CD까지 구입하여 가지고 있는데 Midsomer murder 이것도 처음 시작할때 주제 음악부터 드라마 중에 나오는 음악까지 너무 좋은거다.  음반 구입도 시간 문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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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8-1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둘기 울음 소리 희안한 거 아십니까?
얼마 전까지만해도 집 근처에서 이상한 리듬으로
곡곡 거리는 소리가 있어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그게 비둘기 우는 소리라고 해서 황당했습니다.
전 그냥 구구거린다고 생각했거든요.ㅎㅎ
이렇게 몇년을 들어도 그게 비둘기 우는 소리라고 생각도 못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ㅠ

지금도 아버님 많이 생각나시겠어요.
전 워낙 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그닥 생각은 나지 않는데
지금은 오빠 생각이 많이 나요. 벌써 4년인데도요.
별로 친하지도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내일 모레가 기일이네요.

hnine 2017-08-16 19:57   좋아요 0 | URL
비둘기 소리 그러고 보니 한번도 귀기울여 들어본 적이 없네요. 다음엔 산책할때 만나면 한번 소리 좀 내보라고 청해볼까요? ㅋㅋ
stella 님 오빠 되시는 분 얘기는 글로 자주 쓰셨지요. 젊으신 나이에 세상 뜨셨으니 더 안타깝고 생각나고 그러시지 않나 싶어요. 친했는지 안친했는지와는 꼭 상관없는 것 같은 것이, 저도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편이었지 친하고 살갑고 그런 편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돌아가실때 워낙 허망하게 가셔서 지금도 생각나고 눈물 나고 그러네요. 4년인데 지금도 생각 많이 나신다니, 전 언제쯤 극복이 될지 모르겠어요.

nama 2017-08-1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딸아이 고등학교 때 과외선생님 모시느라 딸아이 방에 벽걸이형 에어컨을 들여놨어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성능이 좋아서 거실과 안방을 두루 시원하게 하는 거예요. 더 좋은 건 전기요금이라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전기료도 얼마 안 나와요. 거실에는 스탠드형을 놓아야 한다는 당연한(?) 것 같은 의식을 버리면 벽걸이형으로도 얼마든지 시원하게 지낼 수 있어요.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업체에서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hnine 2017-08-16 20:01   좋아요 0 | URL
제말이요. 스탠드형은 정말 예상보다도 너무 비싼거예요. 크지도 않은 아파트에, 벽걸이용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렇게 주장했건만, 한번 살때 좋은거 사는게 차라리 절약하는거라는, 이해 안되는 주장을 하는 남편과 일주일 말 안하고 냉전까지...ㅋㅋ
정말 이젠 에어컨 없이 버티기 어려운 여름이 되었어요. 언제부터 한국의 여름이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2017-08-16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7 0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7-08-1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스러운 분위기의 명탐정몽크를 몇 번 봤던 기억이 나네요~ 알려주신 형사물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hnine 2017-08-17 04:44   좋아요 0 | URL
몽크도 참 특이한 캐릭터이지요. 대부분 탐정들을 보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는데 위에 말한 Misdomer murders에 나오는 형사 바나비는 너무나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버지, 남편, 영국에서 보통 말하는 이상적인 가장의 모습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특이해 보이는 인물이지요. 배경이 영국의 평범한 마을이기 때문에 마치 영국의 그 마을에서 저도 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한답니다.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지 2017-08-2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 그 후에도 한동안 저도 마음으로 깊이 공감하면서 이 서재에 자주 왔다 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 말도 하진 못했지만요. 벌써 두 해가 지났군요......

저도 예전에 LG 벽걸이형 에어컨이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또 지금 있는 곳에 냉온풍기의 경우는 에어컨은 괜찮은데 온풍기가 많이 따뜻하지 않아서 기사님이 오셨는데, ‘한번 살때 큰 거 사는게 차라리 절약하는거라는‘ 것을 저에게 일장설명을 하시고 가셨어요. 남편분 말이 그렇게 틀린 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는 천장고가 높아서 생긴 문제이니, 어떤 것이 더 적절한지는 장소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을 듯)


hnine 2017-08-28 06:06   좋아요 1 | URL
아이쿠, 이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어제 읽은 책 리뷰 올리면서 신지 님을 떠올렸어요. 조카님과 상담하셨던 글이요.
가족의 문제는 저에겐 인생 숙제 같은 느낌이랍니다. 잘 해내고 싶지만 이젠 최선을 다하는 것만 해도 만족해야겠다 싶어요. 완벽한 인간이 없는 것 처럼 완벽한 가족 또한 없는 것 같아서요.
이미 스탠드형 에어컨을 질러버린 상황에서 신지님의 말씀이 위안이 됩니다. 남편도 그 기사님과 똑같은 말을 했었거든요 한번 살때 큰 거 사는게 차라리 절약하는거라는.
이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서 아마 저때 며칠 넘겼더라면 올해도 에어컨 안사고 다음해로 넘겼을게 분명합니다 ^^
 
어떻게 늙을까 - 전설적인 편집자 다이애너 애실이 전하는 노년의 꿀팁
다이애너 애실 지음, 노상미 옮김 / 뮤진트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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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소설 뒤에는 능력있는 편집자가 있다. 필립 로스, 존 업다이크, 잭 캐루악, 진 리스, 시몬느 드 보부아르, 마거릿 애트우드 등 세계 유명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작품을 다듬은 공으로 영국 국가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편집자이자 출판사 사장. 이 책의 저자인 다이애너 애실 (Diana Athill) 이다. 요즘 말로 레전드급 편집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 1917년 생이니 올해로 100세. 이 책은 그녀 나이 아흔 되던 해인 2008년에 출판되었다. 90년이란 세월을 살아온 사람의 얘기라면 그가 유명한 편집자가 아니더라도 귀기울일만 하지 않나. 근래 비슷한 제목의 책이 많아서인지 번역된 제목인 <어떻게 늙을까>보다는 원제인 <Somewhere towards the end>가 더 피부로 와닿는 것 같다.

표지의 고사리 그림. 예사로 봤는데 첫꼭지 글에 이 고사리 얘기가 나온다.

우연히 종묘 회사 카탈로그를 보다가 나무고사리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이국적인 식물이라고 생각했던 나무고사리를 영국의 정원에서도 키울수 있다는 말에 전화로 주문했다고 한다. 막상 도착해서 풀어보니 겨우 10cm도 안되는, 작고 여린 이파리 네개 달린 고사리인 것을 보고, 내나이가 지금 몇인데, 카탈로그에 나온 나무고사리로 키우려면 도대체 앞으로 몇년을 키워야 할지, 고사리가 다 자란 모습을 볼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워 산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나중에 이 책의 마무리도 이 고사리 얘기로 하는 것을 보고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평생 결혼을 한적 없고 그래서 자식도 없지만 연애 경험은 모자라지 않아서 그 중 한 남자인 자메이카 출신 극작가와는 결혼만 안했다 뿐이지 결혼 생활 못지 않게 남편과 아내 처럼 오랫 동안 함께 살아오기도 했다. 결국 그 남자에겐 다른 애인이 생겼는데, 그 여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저자는 자기 집으로 들어와서 살라고 권하기까지 하여 이른바 '삼자 동거'를 하기도 했단다. 이 정도의 쿨한 성격이다 보니 솔직히 이 책의 내용들이 다 내 얘기 같고 앞으로 나도 겪을 얘기 처럼 피부에 와닿게 공감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에 거침없고 주저함이 없다. 성, 종교, 인종, 가족, 낙태, 어느 것이든 그렇다. 자신감의 다른 모습일까? 아니면 자기 생각을 남에게 종용하는 것이 아닌 담에야 이렇게 솔직히 드러내는 것은 오히려 겸손함이라고 봐야 할까. 최소한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염두에 두고 말하고 쓰지 않는 것 같아 글에 신뢰가 갔다.

"나이든 여자에게 외모는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싶어서가 아니라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의 모습 때문이다"

네, 동의합니다. 이유가 맘에 들어요.

한동안 사귀던 애인과 헤어진후 저자가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주었던가?"

내가 손해였다거나, 네가 손해라거나, 그게 아니어야 한다. 연애를 할땐 그도 내 인생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나도 상대방에게 뭔가 주는게 있고 그의 인생에 보탬이 되는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가 젊었을 적보다 훨씬 세련돼서 대다수가 우리 때보다 손윗사람들과 훨씬 잘 지내는 것 같다. 하지만 장담하는데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고 싶어 할 거라 기대하거나 동년배 친구에게 청할 일을 그들에게 청해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 그들이 너그러이 베푸는 건 뭐든 즐겁게 받으시라.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112)

이말 잊어버리지 말아야 하는데. 20대 학생들과 함께 할 일이 나보다 더 많은 남편에게 나도 종종 말하곤 한다. 더 있다 가시라고 한다고 끝까지 자리에 붙어 있으면 안된다고. 요즘 말로 '낄끼빠빠' 라고 하나? 낄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남의 책을 만드는 일만 해오다가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야 자기 책을 내면서 늦은 감도 있지만 나이 들어서 어떤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좋은 점도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것을 들었다.

첫째, 뜻밖의 일이라서 더 가슴 벅차다. 아마 젊었을 때라면 당연한 결과로 여겼을 지도 모를 일이다.

둘째, 이젠 마음 깊이 어떤 것도 중요치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모든 일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어떤 것도 중요치 않다는 것은 소소한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결과에 대해 담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이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세째, 더 이상 수줍음 때문에 고생하지 않게 되었다.

 

에필로그로 거창한 얘기를 하거나 가르치려는 말로 맺지 않는 것도 좋았다. 앞에서 말한 그 고사리 얘기. 10cm정도 이던 고사리가 이제 30cm 정도 자랐다면서, 처음에는 천천히 자라지만 갈수록 자라는게 눈에 보일 정도로 빨리 자라더란다. 그것이 카탈로그에 나오는 것 처럼 나무고사리로 자라는 것은 보지 못할지라도 양치식물일 때의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과소평가했노라고. 사기를 잘했노라고.

살아있는 한 인생은 진행중인 것. 언제가 마지막일지도 모르면서 오늘 뭔가 시도하기를 주저하지 말자.

중의적으로 읽히는, 멋진 에필로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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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7-08-13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마음 깊이 어떤 것도 중요치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늙어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지요. 긴 글 덕분에 책 한 권 읽은 것같네요.^^

hnine 2017-08-13 19:37   좋아요 0 | URL
언제부터인가 이런 책이 자꾸 눈에 들어와요. 아이 키울땐 어린이책과 육아책이라면 뭐든지 눈에 들어오더니 언제부터인가 이런 책에 자꾸 눈이 가네요 ^^ 멋있게 늙어가고 싶어요.
책이 아담해서 금방 읽었답니다.
 

 

 

 

 

 

    언제부터가 어른인가?

 

     : 부모 탓 안하게 될 때

 

 

 

 

 

 

나에게서 발견되는 어떤 결핍.

어릴 때 부모로부터 어떻게 양육되었기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얘기를 귀가 따갑게 듣는다.

나도 누군가의 자식이면서 자식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입장이 되고 보니

자식에게 미치는 부모의 영향이 정말 대단할 수 있다는 것 알게되었다.

 

하지만 좀 더 나중에 알게된 것은,

부모로부터 비롯된 많은 것들, 살면서 얼마든지 바꿀 기회는 있었다는 것.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 부모탓 하기를 안하게 되었다.

그렇게 철이 들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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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2017-08-1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은(이상하게도)지금 봤는데... 공감합니다. 첨부터 끝까지 모든 단어와 글자에 ㅠ

hnine 2017-08-14 04:55   좋아요 1 | URL
한 인간의 성격, 행동, 심리, 컴플렉스, 하나부터 열까지 그 모든 배후에는 어릴 때 성장과정, 부모의 양육태도 (특히 엄마)가 있다는 것을 어줍잖게 그 많은 육아, 교육 관련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고는 오히려 그런 사실을 알기 전보다 더 나의 모든 불만족스런 점을 부모 탓하는 아주 근거있는 이유로 사용해왔던 것 같아요. 제 얘기이지요. 이제서야 점점 알아가네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게 현명하다는 것을요. 그게 내 인생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을요.
공감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공감해주실 분이 계실까 했었어요.
 
운명의 딸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3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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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목을 <소설로 읽는 페미니즘> 이라고 할까 하다가 과장인 것 같아 고쳐썼다.

두권으로 되어 있지만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 없는 소설. 그만큼 스토리텔링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채 키워지는 주인공의 행로도 흥미롭지만 칠레, 영국, 샌프란시스코를 넘나드는 이야기의 배경도 흥미롭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이민 역사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이 소설을 읽으며 얻은 덤. 등장 인물도 다국적이다. 주인공 엘리사는 영국인과 칠레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고, 엘리사를 거두어 키워준 소머즈 가족은 1830년대 영국에서 칠레로 넘어온 영국인이며, 엘리사의 절친 타오 치엔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중국인이다.

이 책의 제목 <운명의 딸>은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삶을 열어나간다는 의미로 읽혀져야 맞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나 결혼에 실패한 로즈 소머즈가 그것을 자기의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결혼한 여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독신의 삶을 사는 것도 그렇고, 친부모도 아니면서 친부모처럼 자기를 키워준 로즈 소머즈가 추천하는 번듯한 신랑감을 거부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길고 긴 고생길을 걸어야했던 엘리사도 그렇다. 밥 먹기도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이름대신 네번째 아들로 불리며 자랐다는 중국인 타오 치엔 역시 남자이지만 이미 열려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삶 대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스스로 닦아가며 살아간 경우이다.

이들은 사회적 체면, 인종, 관습, 종교, 성적 억압, 왜곡된 현실이 만들어낸 굴레를 운명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운명이라는게 있다면 이런 굴레를 극복하며 사는 삶이 오히려 운명이랄까.  

이사벨 아옌데 작가 연보를 훑어 보니 그녀의 행로 속에 소설의 배경이 다 들어가있는 듯 하다. 페루에서 태어나고 칠레에서 성장했으며 결혼 후 유럽에서 살다가 다시 칠레로. 이후 스페인, 베네수엘라를 거쳐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는 세상을 보는 안목부터 다를 듯. 남미와 미국의 역사, 중국 사회와 풍습까지 실로 풍부한 지식이 이야기 속에 유감없이 드러나 있고 스토리텔링의 강점을 더해주는데는 아마도 과감한 에로티시즘 묘사도 분명히 한몫 하지 않나 싶다. 그녀의 소설이 영화, 연극, 발레등으로 많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이해가 된다.

첫소설부터 세상의 주목을 받게한 <영혼의 집>도 관심이 가지만 불치의 병으로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결국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큰 딸 파울라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소설이라는 <파울라>에 더 관심이 간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쓴 작가들의 일생은 그 작품만큼이나 파란만장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경험한 사람의 얘기는 그만큼 생생하고 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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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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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델라. 언젠가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해오고 있었으나 그 바램이 그리 강하진 않아서, 아마도 훨씬 더 나중에 읽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영화화한 <프라하의 봄>을 대학생때 극장에서 보며 다른 건 다 잊어도 너무나 야한 영화였다는 느낌은이무려 이십 년 넘게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밀란 쿤델라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면 작가의 이면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것이 이 책을 읽기 전 기대였고, 결과를 말하자면 반은 그렇고 반은 그렇지 못하다.

 

모든 것은 내가 바보 같은 농담이나 즐기는 치명적 성향을 지녔고, 마르케타는 농담을 절대 이해 못 하는 치명적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52)

 

농담이 농담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때는 농담을 듣는 사람이 농담을 하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 할 수 있을 때이다. 그것은 듣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쪽에서 미리 헤아리고 하는 것이 옳다. 농담엔 진담이 어느 정도 섞여 있기 때문에 농담과 진담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농담은 그런 개인적 성향 차이보다는 시대적 상황에서 오는 해석의 차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그 시대적 상황이라는게 이 소설에서는 체코에서 있었던 1948년 2월 혁명으로 대표할 수 있을 텐데, 이 혁명을 계기로 체코에는 공산주의 정부가 들어서게 되고 구 소련의 영향권 내에 들어가게 된다. 주인공 루드비크가 좋아하던 여자 마르케타에게 쪽지에 써보낸 농담이 둘 사이에 변화뿐 아니라 루드비크의 이후 몇년 인생 행로를 바꿔놓게 되는 사건은 바로 이 1948년 2월 혁명이 있은 다음 해에 일어난다.

그 쪽지에 쓴 내용이란,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루드비크" 였다.

다만 장난치려고 했다는 루드비크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고 루드비크는 학교에서 추방당할 뿐 아니라 도로 작업, 탄광 노동 등의 강제 노역으로 몇년을 보내게 된다. 마침내 사회로 복귀된 그는 자기의 추방을 찬성했던 사람들을 찾아 복수심에서 비롯된 행동을 한다. 학생위원장이었던 제마네크, 그의 부인 헬레나와 육체적인 애정을 나누지만 정작 제마네크는 부인인 헬레나를 두고 다른 애인을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복수행위에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되는 루드비크. 더구나 제마네크 역시 예전의 제마네크가 아니었다 (사람은 변한다!).

수용소 생활 당시 만난 루체라는 여인을 만나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끝내 육체적인 사랑을 허락하지 않고 루체는 떠나게 되고 이후의 루체를 거두어준 코스트카는 이 책의 4명의 화자중 한 사람이다. 루드비크의 옛친구이기도 한 코스트카와 야로슬라프와의 만남을 통해 루드비크는 지나간 날들의 진실을 알게 되고, 복수가 무의미하고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내 인생의 모든 일들을 전부 취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일들을 초래한 실수들이 내가 한 실수들이 아니라면 무슨 권리로 내가 그것을 취소할 수 있겠는가? (483)

도대체 우리의 인생에서 정작 우리가 관여하는 부분은 얼마나 되는가 다시 묻게 된다.

나 자신이, 그리고 내 인생 전체가 훨씬 더 광대하고 전적으로 철회 불가능한 농담 (나를 넘어서는)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이상, 나 자신의 농담을 아예 없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483)

 

고향친구 야로슬라프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루드비크는 생각한다.

우리 운명은 죽음보다 훨씬 이전에 끝나는 일도 종종 있다는 생각, 종말의 순간은 죽음의 순간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532)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한 구절이다.

 

생각보다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으나, 농담이라는 제목 속에 담긴 저자의 대의에 비해 엉뚱하고 (마지막 헬레나의 자살 소동 헤프닝) 아쉬운 부분 (루체라는 여자의 심리에 대한 불충분한 묘사)도 있기는 했다.

저자 소개를 읽업보면 밀란 쿤데라 자신의 인생 행로도 그의 작품 속 인물들 못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국인 체코와 프랑스를 넘나들며 겪은 고초는 작가 자신과 함께 그의 작품들도 겪은 일이기도 하다. 이 작품 <농담>도 체코어로 쓰였었으나 고국에서 추방되는 계기를 제공했을 뿐이고 나중에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출판되고서야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중 일부는 아예 처음부터 프랑스어로 쓰였다고 하는데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의 어려움은 어땠을지. 또한 모국어만큼 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을지.

 

시대적, 정치적 상황이 만들어낸 농담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애정에 편중된 방식의 복수극으로 그려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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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3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08-04 05:16   좋아요 1 | URL
아마 취소할 수 있다면 인간은 계속 취소만 하다가 생을 다 소모해버릴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어떤 힘과 제도에 의해 일이 결정되어 버리니 인간은 속수무책이고 벌어진 결과를 취소할수는 더군다나 없다는, 좀 절망적인 의미로 쓰여졌지요.
이런 심각한 주제에 비해 중간중간 너무 가볍게 넘어가거나 엉뚱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좀 이해가 안된다고 했더니 남편이 옆에서 ˝그러니까 제목이 농담이라잖아~˝ 그러더라고요. (참고로 남편은 이 책 안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