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쓰는 일기라고 쓰고, <2017년 여름>이라고 제목을 달기엔 아직은 여름. 겨우 8월.

 

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두 해가 지났다. 지난 7월 끝자락, 아버지 기일을 즈음해서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찌는 듯한 태양을 등에 업고 몇개 되지 않는 계단 올라가는데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이주일 전에 동생네가 다녀가며 정리를 했다는데도 풀이 많이 자라 있었다.

산소에 올라가면서 꽃집에 들러 흰국화를 사는데 마침 꽃집 주인께서 배롱나무 꽃을 어디서 가져다놓으셨기에 그것도 가져다 산소 옆 화병에 꽂았다. 아버지께서 생전에 무척 좋아하시던 꽃이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 계속되고.

남자들은 다 그런가? 웬만하면 우산을 안쓰려고 한다.

요즘 비는 특히 맞아서 좋을게 하나 없는 비니까 우산 쓰는게 좋다고 했더니, 아들 말이, 자기는 비 맞는게 재미있단다. 하늘에서 물이 떨어진다는거 자체가 얼마나 재미있냐고.

 

아들은 6개월전 럭비하다가 쇄골 부러져 병원 가서 어깨에 박아넣은 심을, 이번엔 제거하는 수술을 받느라 입원했었다. 이것도 전신마취를 해야했지만 그래도 심을 박아넣을때보다는 가볍게 사흘 만에 퇴원했다. 퇴원하는 그날로, 실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럭비 캠프에 우기고 가는 바람에 속상한 날이 있었다. 속상한건 부모이지, 정작 아들은 웃으면서 가서 웃으면서 돌아왔다.

 

 

 

 

산책길에 보니 감이 익어가고.

익어가는 감을 보면 늘, 오래 전에 읽은 (아마 초등학교 6학년때 쯤?) 신지식이라는 동화작가의 <감이 익을 무렵>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나온건 맞는데 검색해보니 아래 표지의 책만 나온다. 내가 읽은 책은 이런 표지가 아니었는데.

 

 

 

 

 

 

 

이건 아마도 모과인가?

 

 

 

 

사진 찍느라고 가까이 다가가도 안 도망가는 비둘기.

 

 

 

 

이른 아침 내가 돌던 운동장 트랙에서 만난 비둘기.

배고파서 먹이 찾아다니는 것 같다. 먹이 찾는데 열중했는지 얘도 안 도망간다.

 

 

에어컨을 사느냐 마느냐, 어떤 걸 사느냐, 언제 사느냐, 계약 했다 취소했다 다시 계약했다, 남편과 냉전기까지 거치며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에도 결국 에어컨이 들어왔다. 사용한지 며칠 안되어 더운 고비가 지나긴 했지만 그래도 고맙게 잘 사용했다.

 

한 3-4년 동화 쓰기 모임에 나가며 동화쓰기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몇 번에 걸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면서 현재 까지 연락되는 사람은 나까지 세명. 나를 제외한 두 사람은 이미 등단하신 작가님이시다. 내가 동화쓰기 모임 하며 발견한 사실이라면 동화 쓸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 내가 만약 뭔가를 쓴다면 그건 동화는 아닐 것 같다.

 

동화 모임을 끝내고서 한동안 못만나다가 며칠 전에 오랜 만에 세명이 만났다. 한 사람이 이번에 새로 책을 낸 것을 계기였는데 다른 한 사람도 곧 그림책이 나온다고 하니 곧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읽히는 책이 되기를.

 

 

 

 

 

 

 

 

 

 

 

 

 

 

 

 

 

 

 

 

뭐하나에 꽂히면 아주 끝장을 본다.

요즘 유행하는 과학수사 드라마는 별로 안좋아하면서, 이렇게 좀 한물 간듯한, 옛날 우리 나라 TV 드라마 수사반장 같은 형사물은 무척 좋아한다. 영국 드라마에 이런 형사물이 아주 많아서 한때 Inspector Morse 에 빠져 살았는데 요즘은 Midsomer Murders 시리즈에 빠져 산다. 여기서 Misdomser는 마을 이름.

검색해서 올리느라 DVD 상품을 위에 올렸지만 이거 Youtube 에 거의 전 시리즈가 다 올라있어서 다 공짜로 볼 수 있다.

왜 이런 형사물은 배경음악까지 다 좋은 건지. Inspector Morse도 그래서 CD까지 구입하여 가지고 있는데 Midsomer murder 이것도 처음 시작할때 주제 음악부터 드라마 중에 나오는 음악까지 너무 좋은거다.  음반 구입도 시간 문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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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8-1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둘기 울음 소리 희안한 거 아십니까?
얼마 전까지만해도 집 근처에서 이상한 리듬으로
곡곡 거리는 소리가 있어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그게 비둘기 우는 소리라고 해서 황당했습니다.
전 그냥 구구거린다고 생각했거든요.ㅎㅎ
이렇게 몇년을 들어도 그게 비둘기 우는 소리라고 생각도 못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ㅠ

지금도 아버님 많이 생각나시겠어요.
전 워낙 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그닥 생각은 나지 않는데
지금은 오빠 생각이 많이 나요. 벌써 4년인데도요.
별로 친하지도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내일 모레가 기일이네요.

hnine 2017-08-16 19:57   좋아요 0 | URL
비둘기 소리 그러고 보니 한번도 귀기울여 들어본 적이 없네요. 다음엔 산책할때 만나면 한번 소리 좀 내보라고 청해볼까요? ㅋㅋ
stella 님 오빠 되시는 분 얘기는 글로 자주 쓰셨지요. 젊으신 나이에 세상 뜨셨으니 더 안타깝고 생각나고 그러시지 않나 싶어요. 친했는지 안친했는지와는 꼭 상관없는 것 같은 것이, 저도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편이었지 친하고 살갑고 그런 편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돌아가실때 워낙 허망하게 가셔서 지금도 생각나고 눈물 나고 그러네요. 4년인데 지금도 생각 많이 나신다니, 전 언제쯤 극복이 될지 모르겠어요.

nama 2017-08-1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딸아이 고등학교 때 과외선생님 모시느라 딸아이 방에 벽걸이형 에어컨을 들여놨어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성능이 좋아서 거실과 안방을 두루 시원하게 하는 거예요. 더 좋은 건 전기요금이라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전기료도 얼마 안 나와요. 거실에는 스탠드형을 놓아야 한다는 당연한(?) 것 같은 의식을 버리면 벽걸이형으로도 얼마든지 시원하게 지낼 수 있어요.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업체에서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hnine 2017-08-16 20:01   좋아요 0 | URL
제말이요. 스탠드형은 정말 예상보다도 너무 비싼거예요. 크지도 않은 아파트에, 벽걸이용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렇게 주장했건만, 한번 살때 좋은거 사는게 차라리 절약하는거라는, 이해 안되는 주장을 하는 남편과 일주일 말 안하고 냉전까지...ㅋㅋ
정말 이젠 에어컨 없이 버티기 어려운 여름이 되었어요. 언제부터 한국의 여름이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2017-08-16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7 0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7-08-1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스러운 분위기의 명탐정몽크를 몇 번 봤던 기억이 나네요~ 알려주신 형사물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hnine 2017-08-17 04:44   좋아요 0 | URL
몽크도 참 특이한 캐릭터이지요. 대부분 탐정들을 보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는데 위에 말한 Misdomer murders에 나오는 형사 바나비는 너무나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버지, 남편, 영국에서 보통 말하는 이상적인 가장의 모습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특이해 보이는 인물이지요. 배경이 영국의 평범한 마을이기 때문에 마치 영국의 그 마을에서 저도 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한답니다.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지 2017-08-2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 그 후에도 한동안 저도 마음으로 깊이 공감하면서 이 서재에 자주 왔다 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 말도 하진 못했지만요. 벌써 두 해가 지났군요......

저도 예전에 LG 벽걸이형 에어컨이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또 지금 있는 곳에 냉온풍기의 경우는 에어컨은 괜찮은데 온풍기가 많이 따뜻하지 않아서 기사님이 오셨는데, ‘한번 살때 큰 거 사는게 차라리 절약하는거라는‘ 것을 저에게 일장설명을 하시고 가셨어요. 남편분 말이 그렇게 틀린 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는 천장고가 높아서 생긴 문제이니, 어떤 것이 더 적절한지는 장소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을 듯)


hnine 2017-08-28 06:06   좋아요 1 | URL
아이쿠, 이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어제 읽은 책 리뷰 올리면서 신지 님을 떠올렸어요. 조카님과 상담하셨던 글이요.
가족의 문제는 저에겐 인생 숙제 같은 느낌이랍니다. 잘 해내고 싶지만 이젠 최선을 다하는 것만 해도 만족해야겠다 싶어요. 완벽한 인간이 없는 것 처럼 완벽한 가족 또한 없는 것 같아서요.
이미 스탠드형 에어컨을 질러버린 상황에서 신지님의 말씀이 위안이 됩니다. 남편도 그 기사님과 똑같은 말을 했었거든요 한번 살때 큰 거 사는게 차라리 절약하는거라는.
이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서 아마 저때 며칠 넘겼더라면 올해도 에어컨 안사고 다음해로 넘겼을게 분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