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는
변하지 않는 고정된 형태를 지니고 있다기보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형태를 바꿔가며 자기 임무를 수행한다.
아마 세포를 손으로 만져볼수 있다면
말랑말랑하지 않을까
상상한 적이 있다.

우리의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말랑말랑하게 살면 좋겠다.
이것 아니면 절대 안된다는 고집을 버리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그래서 오히려 나의 뜻을 오래 지켜갈 수 있고
내게 맡겨진 일을 무사히 해낼 수 있도록.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모든 것이 끝난듯이 실망하기 보다는
생각을,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다듬고 보듬어
다시 해보라고 일으켜 세울수 있는
그런 말랑말랑한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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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8-2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아메바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좋아했었습니다.
아마도 그 비슷한 뜻이었을거에요.^^

hnine 2008-08-29 20:43   좋아요 0 | URL
LS님. 아메바 같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 맞을 거예요.
어릴 때라면 얼마나 어릴 때 일까...요? ^^

L.SHIN 2008-08-30 10:0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아메바'라는 말을 처음 배웠을 때..^^;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 '산넘어 남촌에는'
이름은 많이 들어본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후속으로 작년부터 방영되는 드라마인가본데,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요즘은 이런 드라마가 좋더라.
TV보기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신 엄마께서도 습관처럼 매일 보신다는 저녁 8시 몇분 일일연속극 대신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었다. 난 아침드라마보다 이 시간대 드라마가 더 기피 대상이라고 생각하므로.
(그런데 이날 이후 또 본적이 없으니 아쉽다. 요일 기억해서 시간 맞춰 드라마 보기란 나로선 쉽지 않은 일)




홈피에 실린 포스터도 시원~하니 좋다.

 




 

 

 

 

 

 

 

 

 

 

 

홈피에 실린 포스터도 시원~하니 좋다.
계절과도 잘 어울려 퍼와본다.
(난 이 드라마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인데 드라마 홍보같아서 좀 그렇지만 ^^)


 

 

 

 

 

 

 

 

 

 

 

 

 

 

 

 

 

 

 

 

 

 

 

한옥의 기와, 문창살, 장독 항아리의 둥근 곡선, 낙엽이 깔리기 시작한 연못가.
풍경 자체가 천연 신경안정제 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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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
안느 실비 슈프렌거 지음, 김예령 옮김 / 열림원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 들어보는 작가이다. 사진 속에서 눈을 치켜 뜨고 바라보는 모습의 저자. 표지 그림은 또 어떤가. 표지 전체에 꽉 차게 그려진 한 여자의 얼굴.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는 한쪽 눈은 초록색, 다른 한쪽은 갈색이다. 입가에는 설탕 덩어리가 여기 저기 묻어 있고. 이 책을 읽어보게 된 것은 어쩌면 이 표지 그림이 잡아 당기는 어떤 힘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잡아당기는 힘 때문이라기 보다는 궁금증 때문이었다고 해야하나.
이 책을 들추면 과연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 것인가. 심상치 않은 스토리가 펼쳐질 것 같은 예감으로 읽기 시작한 소설.
자해적이고 잔혹극 같다는 책의 소갯글대로,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 펼쳐진다. 마치 베티 블루 37.2 영화를 볼 때와 같은 느낌이랄까. 우울함에 시달리다 못해 자신의 한계 이상으로 먹을 것을 온통 먹어치우고 괴로움에 허덕거리는 주인공의 일상을 읽어가다가 나중엔 잔혹하다기보다 슬퍼졌다. 그녀가 가진 슬픔의 통이 다 채워지기 위해 그녀가 택한 방법이구나 하는 생각에서.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 그것을 나눌 사람이 없었던데서 오는 우울함이 그녀의 생 전체를 잠식해들어가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그 우울을 잠시나마 잊어보고자 하는 몸부림이 주인공의 경우엔 바로 폭식증이었던 것. 그것뿐이 아니라, 거리로 나가 자기를 원하는 남자를 기다리고, 그들과 하룻밤 사랑을 나누면서도 지극히 사랑하는 프레데릭에 바치는 헌신적인 사랑은 또 어떤가. 이런 생이 소설이 아니라 실제로 있을 수 있을까.
선정적이라고 해도 할말 없고, 잔혹극 이라 해도 할말 없을 것 같은 이 소설이 저자의 첫 소설이라는데, 2007년 펴낸 두번째 소설은 이를 능가한다고 하니, 저자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묻고 싶어진다. 이 역시 리얼리즘에 충실한 소설이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독자들에게 던지는 또하나의 충격 요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말 것인가.
우리의 삶은 도대체 얼마나 극단까지 치닫을 수 있는 것일까를 보여주는 소설임에는 틀림 없다. 한 사람의 슬픔과 외로움, 우울이 가진 힘이 몰고 갈수 있는 경지는 어디까지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 자, 이것 보라고.
매끄러운 번역 덕에 덜 불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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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학교 다닐 때에는 개학이나 개강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학생들만 아쉬워하는 줄 알았다. 선생님이나 교수님들은 별로 긴장하지 않으시는 줄 알았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번엔 방학을 정말 방학답게, 전공 관련 책이나 논문은 한자도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보내서인지, 안그래도 9월이 다가오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던 터인데, 부모님 뵈러 친정에 간 지난 주말, 꼭 필요할 때 제외하고는 평소에 들어가보지도 않는 학교 웹싸이트에 들어가보았다가, 9월 1일이 아니라 바로 이번 주가 개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당황스러울데가.

일요일 밤 집으로 돌아와 그날 밤엔 잠도 잘 안 오고 급기야 다음 날 새벽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건 내가 학생일적부터 고질적인 증상인데, 한참 동안 가슴이 마구 두근두근거려, 심할 때에는 책의 글자도 눈에 안들어오고, 고등학교 때에는 증상이 좀 심해서 쓰러진 적도 있었다. 한밤 중에 병원으로 실려가고...^^
아니, 처음 강의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이러는거야. 일단 시작하면 괜찮아질 일 가지고. 
강의를 처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멋모르고 하던 때에서는 이미 지났고, 오히려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매 학기 강의나가는 학교도 바뀌고, 각각 다른 학교의 학사 일정, 그 외의 시스템 하에서, 관심과 취향이 다른 학생들의 분위기를 파악해야되고, 가르치는 과목도 학기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고 하니, 어떻게 보면 긴장이 되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싶다.

소위 푹~ 퍼진다는 것의 반대말이 바로 이런 긴장감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긴장감이 나로 하여금 푹~ 퍼지지 않게 해주는 자극인 거지. 좋게 좋게 생각하고, 이번 학기도 열과 성을 다할 것을 다짐해보기~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는 며칠 전, 어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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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2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방학이 지루해도 절대로 개학을 기다려본 적은 없는데 말이죠^^;;;
hnine님 강의하는 과목은 뭐예요? 전부터 궁금했어요^^

2008-08-26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8-08-2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부터 발생되는 일종의 울렁증이지요. 1:3법칙이 있쟎습니까 1시간강의 3시간 준비하라고 했던가요. 매번 똑같은 내용을 강의하더라도 항상 긴장되는 순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hnine 2008-08-26 16:54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바로 그거죠. 준비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오는 증상.
1시간 강의에 3시간 준비. 1:3법칙에 의하면 저는 한번에 3시간 강의니까 9시간정도 준비해야하는군요. 으악...

bookJourney 2008-08-2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한 긴장은 좋은 자극이 된다지만, 역시 긴장은 긴장이지요 ... ^^
그래도 꿈에는 안 나타나지요? 전 준비가 덜 되거나 마감이 임박한 일들이 있으면 여러 가지 꿈으로 나타나곤 해요. 대학 입학시험을 쳐야 한다거나, 논문 심사 받으러 안 가고 뭐하느냐는 호통을 듣는다거나 ... --;;;
저도 hnine님 강의하는 과목이 궁금해요~

2008-08-26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8-26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대충 감은 옵니다만) hnine님은 강의 잘 하실거 같아요. 세실님도 그렇고 알라딘에 좋은 소식이 많군요. 연구소 다니며 바쁘시던게 그리 먼 과거가 아닌데, 이야말로 일도 하고 아이와 보낼 시간도 있는 좋은 경우네요. 축하드려요!!

hnine 2008-08-26 20:48   좋아요 0 | URL
혼자 발표하는 것 보다 강의는 그래도 덜 떠는 편이고, 학생들을 좋아하다보니 덜 스트레스 받는 편...인데도 저 모양이랍니다 ㅋㅋ... 올해가 강의 시작한지 4년째인데도 학기 초가 되면 긴장이 되어요.

perky 2008-08-27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지세요!! 화이팅입니다~~^^

L.SHIN 2008-08-2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슴이 두근두근, 떨린다는 감정은...어떤걸까.

하늘바람 2008-08-2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시는 강의 궁금하네요. 님 그냥 편하게 가을을 맞이하시면 좋겠어요. 막상 두근거려도 역시 난 잘해 난 멋져 하고 최면을 걸어 보셔요

hnine 2008-08-27 05:19   좋아요 0 | URL
차우차우님, 뭐, 하던 일인걸요. 이번 학기도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화이팅 외쳐주시니 감사합니다 ^^

LS님, 별로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어요. 100m달리기 출발 신호 기다리며 섰을 때, 두근두근하잖아요. 그런거라고나 할까요? ^^

하늘바람님, 뭐든지 편하게 편하게...이 말 좋으네요. 제가 자주 이용해야겠어요 ^^
 

Present Tense


It was spring
But it was summer I wanted.
The warm days,
And the great outdoors.

It was summer,
But it was fall I wanted,
The colorful leaves,
And the cool, dry air.

It was fall,
But it was winter I wanted,
The beautiful snow,
And the joy of the holiday season

It was winter,
But it was spring I wanted,
The warmth,
And the blooming of nature.

I was a child,
But it was adulthood I wanted,
The freedom,
And the respect.

I was 20,
But it was 30 I wanted,
To be mature,
And sophisticated.

It was middle-aged,
But it was 20 I wanted,
The youth,
And the free spirit.

I was retired,
But it was middle age I wanted,
The presence of mind,
Without limitations.

My life was over.
But I never got what I wanted.

-Jason Lehman-

 

현재 시제


봄이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여름이었지,
열정적인 날들,
그리고 눈부신 바깥세상.

여름이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가을이었지,
싱그럽도록 화려한 나뭇잎,
그리고 선선하며 바삭바삭한 공기.

가을이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겨울이었지.
아름다운 눈,
그리고 휴가철의 즐거움.

겨울이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봄이었지.
따사로움,
그리고 움트는 계절.

난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어른이었지,
자유,
그리고 존경.

난 스물이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서른이었지.
성숙,
그리고 세련미.

중년이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스물이었지.
뜨거운 젊음,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

이제 난 은퇴했다.
그러나 내가 원한 건 중년이었지,
침착한 태도,
뭐든 거리낌 없는....!

나의 삶은 끝났다.
그러나 원했던 건 끝내 얻지 못하였다.

(번역: 이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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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에 소개된 시.
Carpe diem 이란 말이 딱 떠오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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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2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못한 길과는 정반대 되는 시군요. 이 시도 참 좋아요. 반성할 거리를 주네요. ^^

hnine 2008-08-23 21:38   좋아요 0 | URL
오지 않은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며 충실하게 살라는 뜻이 담긴 것 같아요.
미리 걱정하기 좋아하는 저에게 딱 좋은 시 같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