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교 다닐 때에는 개학이나 개강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학생들만 아쉬워하는 줄 알았다. 선생님이나 교수님들은 별로 긴장하지 않으시는 줄 알았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번엔 방학을 정말 방학답게, 전공 관련 책이나 논문은 한자도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보내서인지, 안그래도 9월이 다가오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던 터인데, 부모님 뵈러 친정에 간 지난 주말, 꼭 필요할 때 제외하고는 평소에 들어가보지도 않는 학교 웹싸이트에 들어가보았다가, 9월 1일이 아니라 바로 이번 주가 개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당황스러울데가.

일요일 밤 집으로 돌아와 그날 밤엔 잠도 잘 안 오고 급기야 다음 날 새벽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건 내가 학생일적부터 고질적인 증상인데, 한참 동안 가슴이 마구 두근두근거려, 심할 때에는 책의 글자도 눈에 안들어오고, 고등학교 때에는 증상이 좀 심해서 쓰러진 적도 있었다. 한밤 중에 병원으로 실려가고...^^
아니, 처음 강의하는 것도 아니면서 왜 이러는거야. 일단 시작하면 괜찮아질 일 가지고. 
강의를 처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멋모르고 하던 때에서는 이미 지났고, 오히려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매 학기 강의나가는 학교도 바뀌고, 각각 다른 학교의 학사 일정, 그 외의 시스템 하에서, 관심과 취향이 다른 학생들의 분위기를 파악해야되고, 가르치는 과목도 학기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고 하니, 어떻게 보면 긴장이 되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싶다.

소위 푹~ 퍼진다는 것의 반대말이 바로 이런 긴장감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긴장감이 나로 하여금 푹~ 퍼지지 않게 해주는 자극인 거지. 좋게 좋게 생각하고, 이번 학기도 열과 성을 다할 것을 다짐해보기~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는 며칠 전, 어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던데.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08-2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방학이 지루해도 절대로 개학을 기다려본 적은 없는데 말이죠^^;;;
hnine님 강의하는 과목은 뭐예요? 전부터 궁금했어요^^

2008-08-26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8-08-2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부터 발생되는 일종의 울렁증이지요. 1:3법칙이 있쟎습니까 1시간강의 3시간 준비하라고 했던가요. 매번 똑같은 내용을 강의하더라도 항상 긴장되는 순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hnine 2008-08-26 16:54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바로 그거죠. 준비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오는 증상.
1시간 강의에 3시간 준비. 1:3법칙에 의하면 저는 한번에 3시간 강의니까 9시간정도 준비해야하는군요. 으악...

bookJourney 2008-08-2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한 긴장은 좋은 자극이 된다지만, 역시 긴장은 긴장이지요 ... ^^
그래도 꿈에는 안 나타나지요? 전 준비가 덜 되거나 마감이 임박한 일들이 있으면 여러 가지 꿈으로 나타나곤 해요. 대학 입학시험을 쳐야 한다거나, 논문 심사 받으러 안 가고 뭐하느냐는 호통을 듣는다거나 ... --;;;
저도 hnine님 강의하는 과목이 궁금해요~

2008-08-26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8-26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대충 감은 옵니다만) hnine님은 강의 잘 하실거 같아요. 세실님도 그렇고 알라딘에 좋은 소식이 많군요. 연구소 다니며 바쁘시던게 그리 먼 과거가 아닌데, 이야말로 일도 하고 아이와 보낼 시간도 있는 좋은 경우네요. 축하드려요!!

hnine 2008-08-26 20:48   좋아요 0 | URL
혼자 발표하는 것 보다 강의는 그래도 덜 떠는 편이고, 학생들을 좋아하다보니 덜 스트레스 받는 편...인데도 저 모양이랍니다 ㅋㅋ... 올해가 강의 시작한지 4년째인데도 학기 초가 되면 긴장이 되어요.

perky 2008-08-27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지세요!! 화이팅입니다~~^^

L.SHIN 2008-08-2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슴이 두근두근, 떨린다는 감정은...어떤걸까.

하늘바람 2008-08-2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시는 강의 궁금하네요. 님 그냥 편하게 가을을 맞이하시면 좋겠어요. 막상 두근거려도 역시 난 잘해 난 멋져 하고 최면을 걸어 보셔요

hnine 2008-08-27 05:19   좋아요 0 | URL
차우차우님, 뭐, 하던 일인걸요. 이번 학기도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화이팅 외쳐주시니 감사합니다 ^^

LS님, 별로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어요. 100m달리기 출발 신호 기다리며 섰을 때, 두근두근하잖아요. 그런거라고나 할까요? ^^

하늘바람님, 뭐든지 편하게 편하게...이 말 좋으네요. 제가 자주 이용해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