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있는 아이로 키워라 - 세계를 이끄는 1% 리더들의 미래경쟁력
엘리자베스 버거 지음, 이선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character 주로 도덕적인 성격, 강한 의지 따위를 나타냄. 인격.
-individuality 남과 다른 성격. 개성: a man of strong individuality 개성이 강한 사람.
-personality 내면적인 성격과 외면적인 모습이 합친 것으로 남에게 주는 인상으로서의 성격. 인품: a man of pleasing personality 인상 좋은 인품의 사람.
-temperament 성격의 기초를 이루는 주로 감정적인 성질.

한글과컴퓨터 사전에서 찾아본 뜻이다.
이 책의 원제가 'Raising kinds with character', 우리말 제목은 '품격있는 아이로 키워라' 인데 '품격있는 아이'란 어떤 특성의 아이를 말하는 것일까 얼른 연상이 되질 않아서 사전에서 찾아보게 되었다. 책 앞의 저자 서문에서도 언급이 되었듯이, 원제의 character는 품격보다는 '인격'의 뜻이 강하고 이것이 더 나아가 '품격 (nobility)'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머리 좋은 아이, 공부 잘 하는 아이, 다재다능한 아이, 그저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것에만 주목하는 것 보다 멋지지 않은가? 품격있는 아이로 키운다는 것.
이 책은 부모와의 첫5년, 6세~13세 시기, 청소년기의 시작, 이렇게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밑의 작은 제목들만 훑어보아도 저자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대강 파악이 된다 ; 부모역할의 절반은 기다려 주기, 잦은 잔소리보다 알아들을 수 없는 훈계가 더 나쁘다, 공격성을 길들이려면 화를 인정해주어라, 아이와의 자존심 대결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싸움, 아이는 부모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넘어, 꿈을 지원해주는 부모가 되어라, 아이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머리를 맞대주는 것이 부모, 반항심과 자립심은 종이 한장 차이 등등. 그리고 에필로그의 제목은 사랑이 아이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
이 세상 부모중 자기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 그런데 왜 항상 이 사랑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부모가 가지고 있는 사랑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담아만 두고 아이가 그것을 제대로 못느끼게 하거나, 또는 그 사랑을 베품에 있어서 받는 아이 중심이 아니라, 주는 부모의 관점에서, 부모의 방식으로 베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사랑을 줄테니 너는 그대로 받기만 하라는 식의.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 받기를 원한다. 아이 뿐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그렇지 않은가. 이것이 힘든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아이 키우는 법을 가르치는 일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부모란 이름으로, 사랑이란 명분으로 아이를 조정하고 제압하려 드는데서 아이와의 갈등이 시작되고, 부모는 뭐든지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도 아직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중의 한 인간 아닌가. 꾾임없이 배우고 뉘우치고 다시 일어서는. 아이 위에서 종속 관계로 군림하려들지 말고, 일방적으로 아이를 가르치려 들지도 말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함께 자란다고 마음먹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저자도 말해주고 있다. 아이는 그저 부모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아이의 품격 역시 교육받는 만큼이 아니라 사랑받는 만큼 성장한다고. 말 잘 듣는 아이보다 자기주도성 강한 아이가 낫다면서, 일시적으로 감정이 욱하는 순간엔 화를 내며 소리만 지를 것이 아니라 '잠시 중단할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한번 안된다고 한것을 계속 해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에 대해, 처음에 말한대로 밀고 나가지 않으면 일관성 없는 태도로 인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지만, 윤리, 도덕적 기준을 상황에 따라 바꾸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외에는 항상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방향을 수정해나가는 자세가 오히려 필요하다는 것, 청소년기를 맞아 독립 또는 자립하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있어서, 아이가 언제든 뒤돌아 보고 부모가 거기에 있다는 것으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면 된다고 한다. 청소년기의 탈선으로부터 다시 돌아로수 있게 하는 힘은 바로 어느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부모로부터의 신뢰, 그리고 그러한 부모의 신념이라고.
다음은 내가 읽으면서 남편에게 따로 읽어준 부분이다;
'실패'는 살아가는 내내 도처에 널려 있다. 그러나 더 암담한 실패는 '누군가가 정의해둔 궤도에서 벗어난' 그 상황을 '절망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부모는 냉혹한 사회와 한편이 되어 아이의 실패를 '절망으로 규정'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또 내가 설정해둔 성공의 고지를 고스란히 아이의 미래로 강요해서도 안 된다.
아이를 키우는 것, 즉 한 인간을 키우는 것은 고난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숭고한 길이기도 하다.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우주를 잉태하는 것과도 같다는데, 우리는 너무 조급해하는 것 아닐까. 내 뜻대로만 하려고 드는 것은 아닐까. 아이가 저 넓은 대양을 더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부모는 등 뒤에서 든든한 등대가 되어주는 것으로 족하다는데, 아이가 더 멀리까지 자기의 뜻을펼쳐 나갈 수 있도록 더 밝은 빛을 내어주는 등대가 되기 위한 노력을 굽히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 부모들이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손을 억지로 끌고 대양을 헤엄쳐 나가려 하기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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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Schiele 라는 화가가 있다.
가느다란 윤곽선으로 그려진 그의 그림들은 그래서 섬세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느낌을 준다. 선과 선들이 위태롭게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고 할까.

자화상을 많이 그린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나무를 그린 것들도 꽤 있길래 모아본다.

 

 

 

 

 

 

 

 

 

 

 

 

 

 

 

 

 

 --Autumn tree-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부스러지며 떨어질 것 같은 나뭇잎들과 가지.

 





 

 

 

 

 

 

 

 

 

 

 

--Four trees--
나무, 흙, 하늘, 태양의 색깔이 하나로 어울려있는 것 같지 않나?

 

 

 

 

 

 

 

 

 

 

 

 

 

 

 

 

 

 

 

 

 

 

 

 

 

 

 --Little tree--
아, 이건 마치 한폭의 동양화 같다. 깨끗한 바탕색과 여백 때문인가보다.
저 나뭇잎 그린 것 좀 봐.

가늘고 길게 뻗어올라간 가지. 연약해보이지만 그래도 끊어질듯 이어지는 저 선들이 그린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28살이라는, 한창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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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9-2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곤실레의 나무그림이군요. ^^

hnine 2008-09-25 19:20   좋아요 0 | URL
예, 혜경님.
마지막 그림은 눈에 많이 익지요 ^^

마노아 2008-09-25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나무 사진이 정말 맘에 들어요. 이 화가, 살청님 서재에서 본 그 화가군요.

하늘바람 2008-09-26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나무가 참~

hnine 2008-09-26 04:28   좋아요 0 | URL
만아죠 마노아님, 살청님 덕분에 눈에 많이 익숙해진 화가의 그림이지요.이렇게 나무를 그린 사람이 또 있을까 싶게 기억에 남는 그림이란 생각이 들어요. 좀 더 오래 살았으면 더 많은 작품을 남겼을텐데, 안타깝지요.

하늘바람님, 이 나무 그림으로 화가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볼때마다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하양물감 2008-09-2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림트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등장하던 화가군요^^

hnine 2008-09-26 12:54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클림트와 무슨 관련이?? 궁금해지네요 ^^

2008-09-27 0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09-27 05:33   좋아요 0 | URL
세상을 뜨기엔 참 이른 나이지요.
저도 그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 왜 우리는 생동감 넘치는 그림보다 이런 그림에 더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나는 아직도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앞에서 엄마와 안떨어지려고 우는 아이의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면 그 자리에서 꼼짝을 못한다.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고 해야하나.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잠깐 운동을 하고 돌아오던 중인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어디선가 아이가 악을 쓰며 우는 소리가 들렸다.
둘러보니 길 옆에 있는 어린이집 문 앞에서, 너댓살 쯤 되어 보이는 한 아이가 안 들어가겠다고 목놓아 울고, 선생님은 달래서 데리고 들어가려고 하시고,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고 옆에서 속수무책으로 서 있는 사람은 아마 출근 길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가려는 아이 아빠인가보다.
계속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집을 향한 걸음을 옮기긴 했는데 어느새 눈에 눈물이 핑 돈다.

집 앞에 이르러 오늘도 비가 오려나 찌푸둥한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려니 우리 집 앞 감나무에 이렇게 감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이다.



 

 





 

 

 

 

 

 

 

와, 언제 이렇게 열매를 맺었니?
애썼구나.
어제 읽은 책에서, 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서 조용히 자신의 할 일을 해내고 있다고들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읽었다. 계절의 흐름에 맞춰 자신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꽃 피우고 열매 맺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변화한다는 것이다. 단풍이 드는 것이 그렇고, 낙엽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다. 사람들이 어떠한 감상을 가지고 어떻게 보든,  나무는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자신의 몸의 일부였던 나뭇잎을 일부러 떨어뜨려 수분 손실을 줄여서 다가오는 겨울을 무사히 지낼 채비를 미리 하는 것이다.



 

 

 

 

 

 

 

 

 

 

우는 아이때문에 잠시 무거워졌던 마음을, 감나무를 보며 다시 일으켜세워본다.



 

 

 

 

 

 

 

 

 

 

사실 이렇게 어린이집이라도 다닐 수 있는 아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일 수도 있다. 예전에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하다 보면 항상 그 시간에 지나게 되는 곳에, 차들이 다니는 길 한 쪽에서 트럭에 과일을 쌓아 놓고 파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그 옆에는 걸음을 간신히 걷기 시작했을 것 같은 아이가 그 먼지 많은 길 가에서 엄마가 장사를 하는 동안 옆을 뱅뱅 돌며 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침 부터 장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시간까지 거기서 그 아이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살아내려고 버티는, 견디는 노력은 때로 눈물겨운 것. 그래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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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정원사의 사계 소박한 정원
오경아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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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런 저런 것들이 하고 싶다, 어디에 가고 싶다, 무엇을 배우고 싶다 등의 꿈을 가진 사람들은 많으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실제로 어떤 행동을 취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라디오 방송작가 출신인 저자는, 새로 이사간 집의 정원 가꾸기에서 뜻하지 않은 마음의 평화로움을 얻고는 정원에  대한 공부를 해보겠다고 영국으로 떠난 것이 3년 전, 현재 영국의 한 대학에서 정원 디자인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펴낸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이 책은 그래서인지 제목도 '소박한 정원'이다. 읽다보니 정원 일 자체는 그 강도로 보아 전혀 소박한 정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원을 가꾸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그렇다는 뜻 일것 같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만큼이나 영국에 많은 정원들 중에서도 대표적이라 할수 있는 런던 외곽의 큐 가든 (kew garden)에서 일하면서 겪은 자잘한 일상들, 느낌, 나무와의 교감 등을 잔잔히 써내려간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정원이나 나무가꾸기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매우 편하게 읽혀진다. 오히려 읽으면서 점점 더 감정이입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은 영국 사람들의 정원 사랑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는 것, 이 책의 글들이 쓰여지게 된 큐가든이라는 곳을 나도 몇차례 방문한 적이 있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는 것 외에도, 뜻하지 않게 부닥치는 이런 한줄의 문장 때문이었다.

새벽은 춥지만 생각보다 깊고, 푸르고, 분주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런던 행 기차를 타고 일터로 가면서의 느낌이라고 하는데 내가 느끼는 새벽과 어쩌면 이리 비슷할까.
읽으면서 덤으로  꽃나무에 얽힌 여러 가지 상식을  얻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우리 나라의 개나리, 진달래 만큼이나 영국에서 흔하게 아무데서나 볼수 있는 꽃 수선화는, 그 수액 속에 칼슘 옥살레이트가 함유되어 있어서 먹거나 피부에 닿으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수 있고 주변의 다른 식물들을 잘 자라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심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 유럽의 고딕 성당에 있는 둥근 원형 창을 '로즈 윈도우 (rose window)' 라고 부르는 까닭은 장미가 기독교에서 아름다움과 순결, 번영의 상징이자 성모 마리아를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그래도 궁금해 하고 있던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풀렸다. 인공적으로 전혀 물을 주지 않고 자연 상태의 비로만 유지되는 정원을 '드라이 가든 (dry garden)'이라고 부른다는 것, 우리가 흔히 포플러 라고 부르는 나무는 사시나무, 미루나무, 일반적으로 포플러라고 부르는 진한 검은 색의 나무, 이렇게 세 종류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외에도, 낙엽은 색이 변한 것이 아니라 색이 빠진 것이고 나뭇잎은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이 말하면 나무가 잎을 잘라내는 것이라는 것은, 원리상으로 볼때 맞는 말이어서 기억해두기로 했고, 좀 전문적인 이야기이지만 식물의 프로퍼게이션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씨를 통한 것이고, 또 하나는 부모의 잎, 줄기, 뿌리 등의 일부를 잘라 재배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과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고개 끄덕끄덕하면서 읽었다. 정원에 대한 공부는 단순히 실습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런 이론적 바탕을 함께 학습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큐가든에는 3년 과정의 코스가 있는데 입학 경쟁율이 꽤 높다고 하는 것에서도, 이럴 때의 가든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정원'에 덧붙여 '학교'의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흙을 만지며 느끼고 배우게 되는 것은 잘은 몰라도 종이나 돈, 기계를 만지며 느끼고 배우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우리가 로봇이나 기계, 무기에서 느끼는 공포와 인간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으나 자연 재해를 보고 느끼는 두려움이 다르듯이.
40대 나이에 자신의 꿈을 향해 땀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저자의 결단력과 용기때문에, 내가 영국에 가서 학교 밖으로 기차 타고 혼자서 처음 나가본 곳인 큐가든, 그 이후로도 몇 번 모두 혼자서였던 그 곳 생각에, 그리고 수선화 생각에, 다 읽고도 자꾸 눈길이 가서 들춰 보게 되는 책이다.



 

 

 

 

 

 

 

 

 

 

  

 

-- 이번 호 '행복이 가득한 집' 에 실린 저자의 인터뷰 기사에서 퍼온 저자의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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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2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그래도 어떻게 생긴 분일까 궁금했어요. 영국의 저 장화는 너무 낯익은 모습이지요? 후후

hnine 2008-09-25 15:36   좋아요 0 | URL
책을 펴낸 출판사에서 나오는 잡지이죠 ^^
우리가 장화라고 부르는 저 신발, '웰링턴 부츠' 라고 했던가요? 집집마다 식구 수대로 갖춰놓고 있는~ ^^
 
느린 것이 아름답다
이희경 / 녹두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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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간 관리 컨설턴트가 쓴 책이지만, 특별히 시간 관리 컨설팅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 아이를 키으며 일도 하는 워킹맘들이 읽어 보면 공감을 많이 할 내용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간간히 생활의 팁을 건네 주는, 요즘 차고 넘치는 류의 책들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나, 위킹맘들은 알리라. 그 어느 책도 읽어서 손해볼 것 없다는 마음이 드는 것을, 어떤 팁도 감사히 받을 정도로 이들의 생활은 힘에 부친 경우가 많다. 직장 생활과 아이 둘을 키우기 사이에서 부대낌 끝에 어느 하나도 충실하게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에서 그만 둔 직장, 그리고 전업 주부로서의 4년의 시간 끝에 다시 직장으로 향한 이력을 갖고 있는 저자이니, 어느 한 쪽의 생활만 해본 사람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그녀는 한마디로 전업 주부라는 명칭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 직업을 가지라고 부추키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안주하지 말고 '사회적'이 되라는 것이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을 가질 형편이 못된다는, 대부분의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닥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것이 곧 사회로부터의 물러나 앉음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잠시 속도를 늦출지언정, 방법을 달리할지언정 늘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이어야 하고, 소통해야한다고. 남들이 으례히 생각하는대로의 행로에서 벗어나면 이제 그것으로 끝인줄 아는 것도 어쩌면 획일화 사회의 한 단면인지도 모르나, 우리는 '차선책'이라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계획하는 시간 두기에 익숙하지 않다. 살다보면 알게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하지만 계획은 그대로 맞춰 살려고, 통제된 삶을 위해 세우는 것이 아니라, 예상 시나리오로서 의미가 있는 것임을, 꿈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의 내가 갖고 있는 능력과 가용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주변의 여건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를 미래의 시간대 위에 배치해 보는 시나리오라고 일깨워 준다. 이것이 곧 시간 관리와 통하는 것 아닐까. 그러니까 시간 관리란 어떤 특별한 사람들에게, 어떤 특별한 일을 앞두고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의 일상에서든 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프로주부란 없다 라는 말도 백배 공감. 언젠가 다른 책에서 읽은, 이 세상에 수퍼 우먼은 없다라는 말에도 혼자 박수를 쳤듯이. 프로주부, 또는 수퍼 우먼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환상을 쫓아, 무리한 일들을 혼자, 아무  군소리 없이, 뼈가 부서져라 감수하려고 하는 무모함을 그만 두라는 것이다.
한 번쯤 인생을 베팅해보려는 도전 의식과 용기가 필요하며, 도전하는 만큼 성숙하리라는 말. 20대에 할 가장 중대한 일은 결혼이 아니라 자립이라는 말도 기억해두었다가 후배들에게 들려주리라 생각했다. 특히 여자 후배들에게.
얼굴에만 주름살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정신에 생기는 주름살을 없애기 위해 일년에 한번쯤 혼자 여행하는 시간들 꼭 가지라는 말도 허황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이런 류'의 책, 여전히 도움이 되고 있다니까.
저자는 40대에 이런 책을 '쓰고',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으로 142쪽에 소개되어 있는 아이젠하워의 우선 순위 결정 방법을 메모해둔다.

142  우선 순위를 찾는 방법으로는 아이젠하워의 원리가 있다. 긴급도와 중요도를 기준으로  하여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활동을 A, 긴급하고 중요한 활동을 B,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활동을 C,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활동을 D 라고 할때, A -> B-> C-> D의 순서로 하는 것이다. 아이젠하워는 '긴급한 일 중에 중요한 일은 없고, 중요한 일 중에 긴급한 일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올바른 우선 순위란 당장 긴급한 일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은 긴급하지 않은, 즉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중요한 일을 우선하는 것이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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