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으로 내려온 이후로 공주에 자주 가게 된다. 종종 가는 '마곡사'가 그렇고, 아이가 좋아하여 가족회원으로 등록까지 한 '계룡자연사박물관'이 그렇고, 또 심심치 않게 열리는 각종 미술제를 찾아다니나 보니 그렇게 되었다.

몇주 전에 갔던 공주 자연미술 비엔날레도 연미산 자락을 오르며 중간 중간 설치된 미술작품 감상이 색달랐는데, 오늘은 점심 먹고 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공주국제미술제에 다녀왔다. 요즘 이런 행사장에서는 아이들의 체험장을 한쪽에 마련하는 것이 무슨 트렌드인 것 같다. 다린이도 그림 한장 그려 붙이고, 소나무 각목으로  건축 체험 등을 하고 왔다.

전시 공간이  아기 자기한 여러 채의 건물에 실내 전시, 그리고  야외 전시로 나뉘어져 있는데 입장료는 무료. 처음보는 작품임에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친숙함을 느낀 작품들이 이상하게 많았다.

예전부터 난 미술보다는 음악을 훨씬 더 가까이 하고 좋아하고 또 위로를 받곤 했는데, 요즘은 음악을 여유있게 들을 기회가 없어진지 오래여서 그런지, 그림으로 마음이 기우는 듯하다. 마음이 가는 그림을 그냥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림과 내가 통하는 느낌, 저 그림과 나 사이에 길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혼자서 받고는 한다.




--- 이 그림을 보자마자 폴 클레와 황주리를 떠올렸다 내 맘 대로...



--- 이 그림을 보면서는 칸딘스키와 미로를...




 --- 당연히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인줄 알았는데 중국 작가의 작품이었다.




--- 하하, 트. 렌.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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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10-30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공주를 스쳤답니다...
용봉산(해발 381m)....홍성에 있는 용봉산 갔거든요,,,거기 가다가,,공주 휴게소에서 잠깐~~~
황주리를 떠올렸다는 님 말에 저도 동감이에요~

hnine 2006-10-3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그러고보면 먼거리에 있는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참~ ^ ^

sooninara 2006-10-30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주 옆이 친정쪽인데..커서는 안가게 되네요. 국민학생때 여름방학에 할머니댁에 간 기억이 가물가물..
마지막 트렌드...넘 좋아요. 다정한 부자..

hnine 2006-10-3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주를 국사시간에 배운 역사의 도시로만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공주 하면 전시회, 미술, 밤, ...이런게 우선 떠올라요. 역시 '체험'이 기억을 지배하나봅니다.

비자림 2006-10-30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두번째는 칸딘스키+미로군요^^

가시장미 2006-10-31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세번째 사진........... 너무 생동감이 넘쳐요. 두 남자분 너무.. 멋지신데요? :)
 

 



 

-- 동학사에 가거든 --

 

혹시 어디 가는 길이라도

동학사에 가거든

새 소리 듣고도 나 인가 하세요

발에 밟히는 빨간 단풍을 보고도

나 인가 하세요

그루터기에 혼자 앉아

쉬고 있는 여인네를 보고도

내 생각을 하세요

법당 앞에서 서성이며

무엇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는 사람을 보거든

내 생각을 하세요

뉘엿 뉘엿 노을을 보며 내려오는 길

나물 바구니 앞에 놓고

사가라는 말도 못하고

행인들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아줌씨를 보거든

내 생각을 하세요

동학사에 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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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2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hnine 2006-10-2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리움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마음이지요...'사무친다'는 말을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몸 좀 어떠세요. 식구들 집에 들어오셨나요?
(물만두님, 지금 제 아이가 옆에서 물만두님 이미지 보고서 자기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흔들 흔들~ )

세실 2006-10-2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문득 동학사에 가고 싶어 집니다. 그리움의 대상은 누구 일까요?

hnine 2006-10-28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그리움의 대상, 절~대 말할수 없어욧! (ㅋㅋ 농담입니다 ^ ^)

비자림 2006-10-2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쓰셨군요.^^
동학사 가 본 지 좀 되었네요. 너무 붐벼서 갑사쪽을 더 가게 되고 아이들이 요새는 놀이공원이나 축구하러 가자고 해서 그 쪽으로 나들이를 잘 못 가네요.
좋은 날 아침입니다.^^
 

남편이 안경을 새로 해야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자마자 다린이는 아빠 따라 나갔다. 나가면서 "엄마도 가자~ 엄마 혼자 심심하지 않겠어? 심심하면 이것 가지고 놀아..." 하면서 저녁 먹기 전 나랑 같이 굴리기를 하며 놀던 쇠구슬을 아직 저녁 식사중이던 내 앞에 두고 간다.

 "다린아, 엄마 생각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까 오후엔 몸이 좀 안좋아, 떡볶이 해달라는 아이에게 엄마가 잠깐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설명을 해주고는 누워있었더니, 앉은뱅이 책상을 혼자 낑낑거리고 끌고 누워있는 내 옆에 오더니 혼자서 한동안 그림을 그리고 논다. 덕분에 난 잠깐 눈을 붙일수 있었다. 결국 배가 많이 고프다고 조르는 통에 아쉬운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야했긴 하지만.

다른 아무 부재료도 없이 고추장 풀고 얼어있던 떡만 뚝 뚝 떼어 넣은 떡볶기를 맛있게 먹는 아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가 지금까지 해본 어떤 일보다도 힘들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그만큼 나를 충만하게 하고 성장시키는 일도 없었다는 말도 함께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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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6-10-2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으윽.... 간절합니다. ^-^
그래도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떡볶이가 그 어떤 분식집의 것보다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에는 부재료 많이 넣으시고 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주세요. 그럼, 제가 다 배가 부를 것 같아서요. 으흐흐흐 ^-^;

비자림 2006-10-2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마지막 말에 공감!!!!!!!!!!!!!!!!!!! 근데 점점 저는 요령 피우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세실 2006-10-2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들의 뜻하지 않은 배려에 감동 하기도 하고, 엄마보다 넓은 마음에 괜히 부끄러워 지기도 하지요. 엄마를 성장시키는 거 맞습니다.

hnine 2006-10-2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양배추, 삶은 달걀, 이런 것도 들어가면 훨씬 낫겠죠? 또 뭐가 있을까요...

비자림님, 엄마도 요령피울 때 있지요. 오늘도 출근하셨나요? 날씨가 좋아요.

세실님, 세실님의 댓글로 늘 써머리가 잘 되는 느낌입니다 ^ ^

비자림 2006-10-28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애들 축구 보내놓고 알라딘에서 놀고 있습니다. 이제 알라딘에서 나갈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어제 저녁 무심코 이 책을 다시 꺼내 읽던 아이가 예전에 갔던 수족관엘 이번 주말에 또 가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예전에 갔던 수족관이란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족관을 가기 위해 대전에서 삼성동 코엑스까지 서울행을 하자는 말....음...  지금까지 세 번 데리고 갔는데 처음 방문은 아이 나이 세살때 (만 2세), 수원에 살 때이다. 좌석 버스 타고, 다시 전철 타고, 지금처럼 손 붙잡고 휙 휙 걸을 수 있을 때도 아니고, 코엑스에 도착해서는 대여유모차에 태우고 끌고 다녔었다. 막상 아쿠아리움내에 들어가서는 유모차를 탄 상태로는 구경할수가 없어서 안아 올려 보여 주고, 설명해주느라고, 그날 집에 와서 나는 거의 뻗어버렸던 기억이...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걸음도 거의 내 수준으로 맞출수 있고, 안아 세워 보여줘야 할 필요도 없고, 나는 그저 함께 구경만 하면 되는 수준이지만...에고. 그 사이 이 엄마의 의욕이 줄었나,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인가. 섣불리 "그래, 가자!" 소리가 안 나온다. 사실 지난 주에도 서울 다녀왔단 말이다. 인사동 구경하고, 교보 문고 다녀오느라고. 이번주에 또 가리 서울을? 흑 흑...늙은 엄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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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10-2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이번주에 에버랜드 가자고 하는데 '그냥 쉬자' 했답니다. 이젠 엄두가 나지 않아요. 그 넓은 에버랜드 걸어다닐 생각 하면......

hnine 2006-10-27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은 일하시느라 주말에 먼거리 가시기 피곤하시지만 저는 그런 것도 아니니, 찔리지요 ^ ^

호랑녀 2006-10-27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 해운대 쪽의 수족관도 좋다던데요. KTX 타고 부산 다녀오는 사람들 많던데...(저도 코엑스밖에 안가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요)

hnine 2006-10-27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아~ 그것도 좋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과 아이를 꼬셔봐야겠습니다 ^ ^

ceylontea 2006-10-2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아이들의 그 끊임없는 에너지가 부러울 따름이죠.. ^^

hnine 2006-10-27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ylontea님, 그 에너지가 다 외부로 발산되는 에너지인가봐요 제 아이 경우엔.
이번주말도 출근하시는건 아니시겠지요? 힘드셔서 어쩐대요...

비자림 2006-10-27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힘드시죠? 저도 점점 움직이는 거 싫어져서 큰일입니다. 저는 아이들 인라인스케이트나 태우고 동네 산이나 오를까 생각중이에요.

hnine 2006-10-2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우리 언제 한번 '같이' 움직여볼까요? ^ ^ 아이들 다 데리고.

ceylontea 2006-10-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출근했어요..
내일도 출근해요.. ^^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가 일본의 한 여성잡지에 결혼을 주제로 기고한 글 모음집이다. 번역은 예외없이 김 난주님.

결혼한지 2년에서 3년 되었을 때 쓴 글이라는데, 결혼하고서 여자가 느끼는 것은 참 많은 부분이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하면서는 결코 알수 없었던 남자의 모습, 또 그에 반응하는 나의 모습. 하지만 그것이 결혼 생활의 전부가 아니며, 변화는 해를 더할수록 계속되느니. 결혼은 struggle이라는 책 중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struggle 중에서도 아주 dynamic한 struggle!

공원, 비, 월요일, 밥, 색, 풍경, 노래...등등 소소한 소제목 아래 나와 남편, 그리고 일상적인 얘기들이 부담없이 길지 않게 단락 단락 펼쳐져 있어, 금방 읽었다. 내가 만약 결혼 생활에 대한 이런 식의 글을 쓴다면 어떤 색깔의 글이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 좀 더 드라마틱하지 않았을까. 아마 드라마틱한 사건들 중심으로 쓰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에쿠니 가오리는 이 책에서 부부싸움을 했다 라고 쓸 망정 부부싸움 한 내용을 소재로 삼지 않았다. 주위의 풍경과, 자신의 느낌과 (그것도 간결체로), 남편과의 대화 한 꼭지 정도. 그래서 글이 간결하다. 무겁지 않다. 비 온뒤의 아파트 같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보라. '오늘은 월요일이고, 늦더위가 극성을 피우고 있고, 남편은 회사에 갔습니다. 저녁 반찬으로는 꽁치를 구울 생각입니다.'  ...이런 식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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