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안경을 새로 해야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자마자 다린이는 아빠 따라 나갔다. 나가면서 "엄마도 가자~ 엄마 혼자 심심하지 않겠어? 심심하면 이것 가지고 놀아..." 하면서 저녁 먹기 전 나랑 같이 굴리기를 하며 놀던 쇠구슬을 아직 저녁 식사중이던 내 앞에 두고 간다.
"다린아, 엄마 생각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까 오후엔 몸이 좀 안좋아, 떡볶이 해달라는 아이에게 엄마가 잠깐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설명을 해주고는 누워있었더니, 앉은뱅이 책상을 혼자 낑낑거리고 끌고 누워있는 내 옆에 오더니 혼자서 한동안 그림을 그리고 논다. 덕분에 난 잠깐 눈을 붙일수 있었다. 결국 배가 많이 고프다고 조르는 통에 아쉬운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야했긴 하지만.
다른 아무 부재료도 없이 고추장 풀고 얼어있던 떡만 뚝 뚝 떼어 넣은 떡볶기를 맛있게 먹는 아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가 지금까지 해본 어떤 일보다도 힘들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그만큼 나를 충만하게 하고 성장시키는 일도 없었다는 말도 함께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