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안경을 새로 해야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자마자 다린이는 아빠 따라 나갔다. 나가면서 "엄마도 가자~ 엄마 혼자 심심하지 않겠어? 심심하면 이것 가지고 놀아..." 하면서 저녁 먹기 전 나랑 같이 굴리기를 하며 놀던 쇠구슬을 아직 저녁 식사중이던 내 앞에 두고 간다.

 "다린아, 엄마 생각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까 오후엔 몸이 좀 안좋아, 떡볶이 해달라는 아이에게 엄마가 잠깐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설명을 해주고는 누워있었더니, 앉은뱅이 책상을 혼자 낑낑거리고 끌고 누워있는 내 옆에 오더니 혼자서 한동안 그림을 그리고 논다. 덕분에 난 잠깐 눈을 붙일수 있었다. 결국 배가 많이 고프다고 조르는 통에 아쉬운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야했긴 하지만.

다른 아무 부재료도 없이 고추장 풀고 얼어있던 떡만 뚝 뚝 떼어 넣은 떡볶기를 맛있게 먹는 아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가 지금까지 해본 어떤 일보다도 힘들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그만큼 나를 충만하게 하고 성장시키는 일도 없었다는 말도 함께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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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6-10-2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으윽.... 간절합니다. ^-^
그래도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떡볶이가 그 어떤 분식집의 것보다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에는 부재료 많이 넣으시고 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주세요. 그럼, 제가 다 배가 부를 것 같아서요. 으흐흐흐 ^-^;

비자림 2006-10-2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마지막 말에 공감!!!!!!!!!!!!!!!!!!! 근데 점점 저는 요령 피우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세실 2006-10-2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들의 뜻하지 않은 배려에 감동 하기도 하고, 엄마보다 넓은 마음에 괜히 부끄러워 지기도 하지요. 엄마를 성장시키는 거 맞습니다.

hnine 2006-10-2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양배추, 삶은 달걀, 이런 것도 들어가면 훨씬 낫겠죠? 또 뭐가 있을까요...

비자림님, 엄마도 요령피울 때 있지요. 오늘도 출근하셨나요? 날씨가 좋아요.

세실님, 세실님의 댓글로 늘 써머리가 잘 되는 느낌입니다 ^ ^

비자림 2006-10-28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애들 축구 보내놓고 알라딘에서 놀고 있습니다. 이제 알라딘에서 나갈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