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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그림책 -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호소문 에듀세이 3
이희경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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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저자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으로 잔소리나 꾸중이 별 효과가 없음을 깨닫고 대신 상담과 심리 치료로 눈을 돌린다. 뒤늦게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하여 실제로 소위 비행청소년이라고 하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의 사례들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관심이 있어 벌써부터 읽어보려고 마음 속에 두고 있던 책이어서 그런지 읽기 시작한지 이틀 만에 다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례로 든 청소년들의 하소연이 드러난 말과 그림에 공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식을 낳아서 바르게 키우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한번 절감하게 된다. 왜냐 하면 부모 역시 나이를 더 먹었다 뿐이지 상처받고 좌절하는, 약하디 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문제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 힘들다면, 그 아이들만큼 속으로 울분을 쌓고 상처를 지닌, 어찌 보면 더 오래 곪은 상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를 부모들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이런 부모들보다 약자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부모로부터의 폭언이나 폭행을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불합리하게 대한 그대로, 아니 그의 몇 배가 되어 자신들에게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자식의 눈으로 보기에 올바르고 합리적이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그런 부모가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자식을 키워본 사람은 알리라.
세상의 부모가 될 사람들에게 말해 주세요. 잘 기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 최소한의 양육도 못할 사람은 부모가 되지 말라구요. 이제까지 저는 살아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어느 학생의 이 말을 아무 느낌 없이 들을 부모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림을 그려 자신의 감춰진 속마음을 표현하고 그것을 해석하여 심리 치료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찬성만 하는 입장은 아니나, 어느 수단을 동원하느냐 보다는, 어느 수단이던 간에 그들의 마음 속 얘기를 풀어놓게 이끄는 것이 중요한 관점일 것이다.
일단 가르치고 훈계하려고 들기 전에, 이렇게 그들의 얘기에 우선 귀기울여 주고, 제일 나중에 가르침을 위한 말을 한마디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아이들 가까이에 많이 계셨으면 좋겠다. 부모 혼자서 하기에 참으로 어려운 수행이므로.

(이 리뷰의 카테고리를 '나는 엄마'로 했다가 '나는 나'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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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5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뉴욕, 아트 앤 더 시티 - 뉴욕 거리에서 현대 미술을 만나다 Culture Travel 1
양은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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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의 어느 한 시기를 이렇게 어느 장소, 또는 어느 한가지 일에 몰입하여 다른 것 잊고 지낼 수 있는 인생은 멋진 인생이 아닐까. 한가지 일을 결정하거나 추진시키려 할때 수십가지 안될 가능성과 다가올 장벽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계산하는 보통의 사람들에 비한다면, 저자처럼 미술이 좋아 휙 날라간 뉴욕에서 미술 구경하고 미술 공부하며 11년이라는 세월을 뉴욕 사람으로 살며 자신의 욕구를 만족하고 돌아와 다시 그 시기를 이렇게 철저하게 해부하고 다시 관망하며 뉴욕에 관한 속속들이 책을 써서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을 모방한 제목 '아트 앤 더 시티'. 이 책에는 culture travel 이라는 시리즈 넘버가 붙어 있다. 문화 예술 면에서 뉴욕과 결부시켜 어울리지 않는 말이 있으랴.  아트면 아트, 뮤직이면 뮤직, 패션이면 패션, 영화면 영화...
유럽에 비해 길지 않은 역사를 지닌 뉴욕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하나 둘 생겨나던 시기에는 유럽의 예를 많이 참고로 했던 것 같다. 유럽의 미술관에서 부족했을지 모르는 풍족힌 재정적 지원, 그리고 다민족 국가라는 배경으로 인한 좀 더 다양한 문화에의 개방성, 넓은 땅덩어리 등은 뉴욕을 세계적으로 많은 예술인의 발걸음을, 또는 마음을 붙잡아 놓는 커다란 자석 도시로 만들어 놓았다.
이 책의 앞장을 열어보면, 우선 눕혀진 뉴욬시 지도가 세번 접혀서 삽입되어 왼쪽 뮤지엄 마일에서부터 오른 쪽배터리 파크까지 한 눈에 들어오게 되어 있다. 지도를 뒤집어 보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로마식 조각 공원, 팝 아트 작가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유명한 작품 'LOVE', 클로이스터스의 예배당, 또다른 예술가촌인 윌리엄스버그의 간판이 다닥다닥 붙은 건물 사진이 연속으로 이어져 있다. 아래 한 귀퉁이에는 토니 로젠탈의 '알라모'라는 커다란 큐브 조각의 사진까지.

책의 내용도 뉴욕의 지역을 중심으로 '뉴욕에 내리기전', '그리니치 빌리지', '소호', '로어 이스트사이드, 이스트 빌리지' 등으로 나누어 그 지역의 미술과 관련된 역사, 가볼만한 미술관이나 화랑, 까페, 설치 미술, 이런 곳에 스튜디오를 내려면 월세가 어느 정도 된다는 것에 이르기까지, 뉴욕 레지던스로 살아본다 한들, 관심이 없었다면 모르고 있을 여러 가지의 중요한, 또는 사소한 정보까지 빠뜨리기에 아까워 최대한으로 실어놓은 것 같다.

삭막하면서도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하는 도시, 뉴욕. 저자뿐 아니라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꼈을 그 도시의 금속성, 사람이 꾸미고 이루어 놓은 것들에 오히려 사람이 위축되고 압도되어 보이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사랑에 빠질 정도는 아니었던 도시 뉴욕을 저자는 돌아온 지금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진다고 하는 것은 그녀의 예술에 대한 사랑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 표지 색깔도, 두께도, 크기도, 여행 가이드를 손에 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던 책. 뉴욕을 떠나 저자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의 도시, 예를 들면 서울을 이렇게 애정어린 필치로 오목조목 설명하고 사진직 찍어놓은 책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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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쇼핑 - 조선일보 이규현 기자의 사서 보는 그림 이야기
이규현 지음 / 공간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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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지금 그림을 살 경제적 여유, 마음의 여유, 사더라도 걸어놓을 공간적 여유가 없음은 차라리 다행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단지 보아만 오던 그림에서, 내가 직접 고르고 따져서 그림을 한번 사보고 싶다는 충동이 참 여러번 나를 흔들었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미술품 감정, 경매 등에 관한 책을 읽어보긴 했으나, 이 책은 참으로 조목 조목, 어렵지 않은 말로, 당장 적용할 수 있을 지식들을 조리있게 전달해 주고 있었다. 저자가 기자 출신이기 때문일까. 미술 경매에 관한 독보적인 존재라는 평판이 과장은 아닌 듯 싶다.
미술 기사가 문화면이 아닌 경제면에 실릴 수 있는 이유, 미술 작품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 경매장 가는 재미, 미술작품 컬렉터가 미술계 발전에 기여하는 점,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역시나 뜨고 있는 중국 미술 시장 등등 읽을 거리가 한 권 가득하다.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 회사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기도 한 저자는, 뉴욕의 미술 학교들은 그림 그리는 법보다, 그림 그려서 먹고 사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 더 맞다고 한다. 이런 교육이 필요한 시대, 그림 시장을 무시하고 그림을 생각할 수 없는 시대에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그림을 살까? 저자의 명쾌한 정리에 의하면, 첫째는 물론 미술에 대한 사랑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투자 가치 때문이다. 세째로는 사회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모으면서 동시에 문화예술계로 한발작 들여놓게 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 가치라는 이유가 첫번째 미술에 대한 사랑을 앞지를 수는 없다. 미술을 사랑하는 열정이 다른 모든 행위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예술이라는 행위가 너무 상업적으로 연관된다고 생각이 들수 있다. 그러나, 작가 지수라는 것이 산출되어 1위부터 순위가 매겨져 공개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상업적인 성공과 비례하여 예술성도 높다고 할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화가들이 꼭 오래 기억되리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조차 미술 시장만을 보면 여기가 사회주의 국가 맞나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미술을 미술로만 보아 왔던 좁은 시야로부터, 미술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참으로 많은 분야가 반영되는 분야라는 것으로 시야를 넓히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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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8-11-2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맨앞줄 문장이 팍 와닿습니다...(^^)

hnine 2008-11-28 22:36   좋아요 0 | URL
ㅋㅋ 하지만 또 모르지요. 몇 년 후면 가능할지도요. 그렇지요? ^^
아무튼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Robot Dreams (Paperback)
Sara Varon / First Second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이라면 삽화가 더 화려했어야 할 것 같고, 만화책이라면 말풍선 속 대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책이라 하기도, 만화책이라 하기도 적당하지 않아보인다. 만화책처럼 한 페이지에 여러 컷의 그림이 들어가 있으나 대사는 한 줄도 없다. 또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개와 로봇 사이의 일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심심했던 개는 어느 날 로봇 조립 키트를 구입하게 되고,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이 로봇. 개는 로봇에게, 로봇은 개에게 외로움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어느날 둘은 바닷가에 놀러가게 되고, 여기서 뜻하지 않게 이 둘은 서로를 잃어버리게 되어, 개는 로봇을 찾아 헤매다 결국 혼자 돌아오게 되고 움직일 수 없는 로봇은 그 자리에서 개를 기다리며 녹슬어 간다.
로봇을 잃어버림으로써 마음에 뚫린 구멍으로 허탈해하던 개는 그 자리를 채워보고자 애쓰고, 로봇은 개가 자기를 찾아내 줄 날 만을 기다린다.

작가가 말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던져진 모든 존재는 외로움을 느끼고, 친구를 원한다는 것, 비단 사람뿐 아니라 동물까지도,도 친구를 원하며, 심지어는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에 까지 적용시켜 친구를 필요로 함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친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낸 개, 로봇과 개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 그 관계의 중단, 그 빈자리를 메꿔보려는 개의 노력,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리는 로봇의 꿈. 이런 과정들은 비단 '나'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특수 상황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일반 상황이라고 일깨워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로봇이 다시 개를 만나게 되고 그 후의 마지막의 반전은 허무하기도 하지만, 일은 이렇게도 진행될 수 있다고 읽는 사람들에게 예시해 주는 것 같다. 그렇지, 사람이 예상하는대로만 모든 것이 진행된다면 삶은 참 간단하겠지, 끄덕끄덕 거리며 읽기를, 아니, 보기를 마쳤다.
말이 없어 더 여운이 남는 효과가 제대로 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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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1-2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푸욱~ 놓고 볼 수 있는 원서로군요 ^_^
영어를 읽는 것보다 말없는 책을 읽는게 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요.

hnine 2008-11-28 22:35   좋아요 0 | URL
더군다나 30분이면 한권 다 볼수 있어요 ㅋㅋ
 
벽장 속의 아이
오틸리 바이 지음, 진민정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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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은 후 우선 드는 생각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이 책의 주인공 아이가 지금은 그 상처를 극복하고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제발 그랬으면 하는 바램으로 말이다.
겨우 다섯살 난 아이가, 새 아빠의 미움을 받고 벽장 속에 갇힌다. 깜깜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장 아홉 달을 보낸 아이. 나중엔 눈도 못뜨고 걸음도 제대로 못 걷게 되며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지 않게 되는데, 더 문제점은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새 아빠는 아이와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이라 치고, 아이가 벽장 속에 갖히도록 묵인한 이 엄마는 아이를 낳은 친엄마가 아닌가.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에게 느낀 실망과 절망, 배신감을 과연 이 아이가 후에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 것도 안보이는 벽장 속에서 아이는 엄마의 발걸음, 목소리, 인기척 하나 하나를 귀로 느끼며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엄마의 손길 한번 더 받고 싶어 늘 그 순간을 꿈꾸며 버티는데, 그 희망마저 박탈 당한 후 아이는 언젠가 벽장에서 나갈 수 있으리란 기대와 기다림을 모두 저버리고 그저 기본적인 먹고, 배설하고, 자는 행위만을 반복한 채 혼미한 의식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읽는 내내 가여움과 분노 속에서, 내가 갇힌 그 아이가 되었다가, 어떤 때는 그 아이를 가두는데 동조한 그 아이의 엄마가 되기도 했다가, 고통과 슬픔을 느껴야 했다.
이 책에서 제일 분노르 자아낸 인간인 바로 이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아이면서도 새 남편으로부터의 버림이 두려워, 아이를 벽장 속에서 꺼내주지 않는다. 그럴 수가 있을까? 꺼내달라고 소리치며 울부짖는 아이의 소리를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을까 말이다. 이미 그 엄마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생각되며 그렇게 된 데에는 또 어떤 경험적 배경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자기가 낳은 아이를, 키우지 않고 단지 '보관'만 해두었던 엄마의 사연이란 도대체 뭘까.

이런 극단적인 예는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혹시 어떤 보이지 않는 벽 속에 내 아이를 가두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내 체면과 내 만족을 위해.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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