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쇼핑 - 조선일보 이규현 기자의 사서 보는 그림 이야기
이규현 지음 / 공간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게 지금 그림을 살 경제적 여유, 마음의 여유, 사더라도 걸어놓을 공간적 여유가 없음은 차라리 다행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단지 보아만 오던 그림에서, 내가 직접 고르고 따져서 그림을 한번 사보고 싶다는 충동이 참 여러번 나를 흔들었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미술품 감정, 경매 등에 관한 책을 읽어보긴 했으나, 이 책은 참으로 조목 조목, 어렵지 않은 말로, 당장 적용할 수 있을 지식들을 조리있게 전달해 주고 있었다. 저자가 기자 출신이기 때문일까. 미술 경매에 관한 독보적인 존재라는 평판이 과장은 아닌 듯 싶다.
미술 기사가 문화면이 아닌 경제면에 실릴 수 있는 이유, 미술 작품에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 경매장 가는 재미, 미술작품 컬렉터가 미술계 발전에 기여하는 점,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역시나 뜨고 있는 중국 미술 시장 등등 읽을 거리가 한 권 가득하다.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 회사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기도 한 저자는, 뉴욕의 미술 학교들은 그림 그리는 법보다, 그림 그려서 먹고 사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 더 맞다고 한다. 이런 교육이 필요한 시대, 그림 시장을 무시하고 그림을 생각할 수 없는 시대에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그림을 살까? 저자의 명쾌한 정리에 의하면, 첫째는 물론 미술에 대한 사랑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투자 가치 때문이다. 세째로는 사회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모으면서 동시에 문화예술계로 한발작 들여놓게 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 가치라는 이유가 첫번째 미술에 대한 사랑을 앞지를 수는 없다. 미술을 사랑하는 열정이 다른 모든 행위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예술이라는 행위가 너무 상업적으로 연관된다고 생각이 들수 있다. 그러나, 작가 지수라는 것이 산출되어 1위부터 순위가 매겨져 공개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상업적인 성공과 비례하여 예술성도 높다고 할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화가들이 꼭 오래 기억되리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조차 미술 시장만을 보면 여기가 사회주의 국가 맞나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미술을 미술로만 보아 왔던 좁은 시야로부터, 미술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참으로 많은 분야가 반영되는 분야라는 것으로 시야를 넓히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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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8-11-2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맨앞줄 문장이 팍 와닿습니다...(^^)

hnine 2008-11-28 22:36   좋아요 0 | URL
ㅋㅋ 하지만 또 모르지요. 몇 년 후면 가능할지도요. 그렇지요? ^^
아무튼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