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 Dreams (Paperback)
Sara Varon / First Second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이라면 삽화가 더 화려했어야 할 것 같고, 만화책이라면 말풍선 속 대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책이라 하기도, 만화책이라 하기도 적당하지 않아보인다. 만화책처럼 한 페이지에 여러 컷의 그림이 들어가 있으나 대사는 한 줄도 없다. 또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개와 로봇 사이의 일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심심했던 개는 어느 날 로봇 조립 키트를 구입하게 되고,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이 로봇. 개는 로봇에게, 로봇은 개에게 외로움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어느날 둘은 바닷가에 놀러가게 되고, 여기서 뜻하지 않게 이 둘은 서로를 잃어버리게 되어, 개는 로봇을 찾아 헤매다 결국 혼자 돌아오게 되고 움직일 수 없는 로봇은 그 자리에서 개를 기다리며 녹슬어 간다.
로봇을 잃어버림으로써 마음에 뚫린 구멍으로 허탈해하던 개는 그 자리를 채워보고자 애쓰고, 로봇은 개가 자기를 찾아내 줄 날 만을 기다린다.

작가가 말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던져진 모든 존재는 외로움을 느끼고, 친구를 원한다는 것, 비단 사람뿐 아니라 동물까지도,도 친구를 원하며, 심지어는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에 까지 적용시켜 친구를 필요로 함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친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낸 개, 로봇과 개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 그 관계의 중단, 그 빈자리를 메꿔보려는 개의 노력,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리는 로봇의 꿈. 이런 과정들은 비단 '나'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특수 상황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일반 상황이라고 일깨워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로봇이 다시 개를 만나게 되고 그 후의 마지막의 반전은 허무하기도 하지만, 일은 이렇게도 진행될 수 있다고 읽는 사람들에게 예시해 주는 것 같다. 그렇지, 사람이 예상하는대로만 모든 것이 진행된다면 삶은 참 간단하겠지, 끄덕끄덕 거리며 읽기를, 아니, 보기를 마쳤다.
말이 없어 더 여운이 남는 효과가 제대로 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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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1-2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푸욱~ 놓고 볼 수 있는 원서로군요 ^_^
영어를 읽는 것보다 말없는 책을 읽는게 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요.

hnine 2008-11-28 22:35   좋아요 0 | URL
더군다나 30분이면 한권 다 볼수 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