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후 뭘 하고 있을 것 같냐는 물음에
오래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나온 말은 식물원 주인이었다.
평소에 한번도 앞으로 하고 싶은 일로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왜 그런 말이 튀어나왔을까.
무의식을 얼마나 믿어야할지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니 의외로 멋지다.
식물을 돌보는 일.
생명을 돌보는 일.
며칠 전 남편이 어느 행사장에서 받았다며 비닐에 싼 꽃다발을 가지고 집에 왔다.
그걸 보더니 밖에 나가 유리병에 흙을 담아온다.
꽃을 그 속에 다시 꽂는다
나름 이리 저리 어울리게 배치해보면서.
내가 아니라 아이가 한 짓이다.
흙 속에 꽂아주고 물을 뿌려주면 꽃이 더 오래갈거라고 생각했나보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니
정신 상태에 변화가 온다.
마음의 주파수대가 달라지는 느낌.
음악으로 치면 단조에서 장조로 조바꿈이 일어나는 느낌.
그나 저나 50년 후까지 살려면
지금부터 관리를 잘 해야하는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