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김치 만드는 실습을 했단다.
완성된 김치를 맨 위 사진에 보이는 저 하얀 종이 박스에 넣어서 가방에 넣지도 안고 손에 조심스럽게 들고왔다.
나도 막김치는 담궈봤어도 저렇게 포기김치는 안담궈봤는데.
이제 우리 김치 사먹지 않아도 되겠다고 아이에게 농담삼아 그랬더니, 바로 "네!" 그런다. 
그리고서 약 3초 후, 사실은 배추도 다 절여져 있었고, 배추 속도 다 만들어져 있었단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한 것은 배추에 배추 속을 넣는 단계였을 뿐. 그렇게 만들어진 재료만 있다면 자기가 김치 만들 수 있겠다고 바로 수정한다.
아이들이 신나서 김치를 만들고 있는 장면이 머리 속에 그려진다.
무엇이든 자기 손으로 직접 해본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더 나은 것 같다. 

그러나 저러나, 저 김치 만들기 실습을 위해 아이 반 엄마들 중 네 분의 엄마들이 수고를 하셨다. 재료 준비에서부터, 오늘 아이들에게 만드는 법 가르쳐주시는 것 까지.
며칠 전부터 얼마나 신경을 쓰셨을까. 내가 안해도 누군가 할일이라고, 귀찮게만 생각했다면 나서지 않고 지날 수도 있었을 일인데.
앞치마는 아이들이 각자 준비물로 가져갔지만, 오늘 보니 머리에 쓰는 수건에 아이들 이름까지 새겨서 다 나눠주셨다고 한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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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13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김치 보기에도 그럴듯 하네요.
참 부모는 바쁘군요. 학교 김치속도 준비해야하고, 머릿수건 수도 놓아야 하고 --

hnine 2009-11-13 17:24   좋아요 0 | URL
벌써부터 익은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색깔도 그럴 듯 하지요?
아이가 입학하면 학부모가 참여할 일이 많더라고요. 그런 자리에 너무 빠지면 이렇게 계속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니, 시간될 때 봉사차원에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9-11-1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시댁에 김장하러 가는데.. 다린이를 하루만 도우미로 빌려주심 안될까나요? ㅜㅜ

hnine 2009-11-13 17:24   좋아요 0 | URL
얼마든지 데려가세요~~~ ^^

꿈꾸는섬 2009-11-13 22:33   좋아요 0 | URL
저도 내일 시댁에 김장하러 가요.ㅠ.ㅠ
저흰 배추부터 뽑아야해요. 물론 남편이랑 아버님이 뽑으시겠지만요. 전 그동안 이것저것 준비해야하구요.

2009-11-13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11-13 19:54   좋아요 0 | URL
아빠를 본 사람들은 또 아빠 닮았다고도 해요.
아무래도 저도 이제 김치를 사서 먹는 생활을 끝내야 하나, 고민 좀 됩니다 ^^

카스피 2009-11-13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드님 잘 생기셨네요^^

hnine 2009-11-13 19:54   좋아요 0 | URL
돌연변이인가봐요 ^^

프레이야 2009-11-13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깔이 그럴싸한대요.
김치 안 사 드셔도 되니 아휴 부러워요.
아들 덕에.ㅎㅎ

hnine 2009-11-14 11:17   좋아요 0 | URL
다른 반찬 잘 안 만드는 저희 집에서 김치는 없어서는 안될 반찬이지요. 아이가 만들어온 저 분량이면 일주일 정도 먹을 것 같아요.
김치, 만들어먹으면 좋은데, 혼자서 만들기엔 너무 벅찬 음식이어요. 그래서 예전에 온 동네 사람들 모여서 김장을 했나봐요.
저 김치 맛이 어떨지 저도 궁금해요. 지금 익히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오늘은 개봉해서 맛을 보고야 말 것 같네요.

상미 2009-11-1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국민학교 실과시간에 ,깍두기 담근다고 학교에서 했던거 생각나.
오전에 담궜는데, 오후에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면서 익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hnine 2009-11-14 22:24   좋아요 0 | URL
우리가 깍두기도 담궜었던가? ㅋㅋ
깍두기도 시도를 몇번 해봤는데, 성공한 적이 없었던 것 같구나. 깍두기는 고사하고 나는 무 생채도 매번 실패, 잘 하면 내게 좀 알려줘.

하늘바람 2009-11-1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김치.
전 요즘 김치가 없다보니 늘 김치에 대한 부러움이 물신 어른들도 김치 실습 필요해요. 한번으론 안되고 아주 여러번

hnine 2009-11-18 19:55   좋아요 0 | URL
저도 몇번 문화센터 같은데서 김치담그기 배우러 갈까 했었는데, 앞으로 혼자 김치 담글 엄두가 안나 그냥 안배우고 안해먹는다, 이렇게 꾀부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김치 담그기는 정말 혼자서 하기엔 벅찬 일인 것 같아요. 나중에 혹시 더 나이들어 남편도 정년퇴직하고나면 둘이서 같이 담궈보면 모를까... ^^

같은하늘 2009-11-1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깔이 아주 맛나보이는데요.^^
아이가 몇 학년이길래 학교에서 이런 실습도 하나요?
그러고보니 저도 초등학교 실과시간에 물김치 담갔던 기억이 나네요.ㅎㅎㅎ

hnine 2009-11-19 06:21   좋아요 0 | URL
저 김치 어제로 벌써 다 먹었답니다. 맛이 괜찮던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