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보는 그림 명화 백과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정상영 지음, 이병용 그림, 류재만 감수 / 진선아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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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이럴수가. 이번 여름 큰아이가 가져온 성적표(?)를 보고 전 깜짝 놀랐습니다. 미술과목의 ‘감상’영역에서 큰아이가 세상에 ‘하’를 받아온 거예요. 아니 ‘중’도 아니고 ‘하~??’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았으니 그림을 멋지게 잘 그리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재미있게 표현된 점을 말하는 건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 여겼어요. 그렇다고 제가 아이를 한번도 미술관에 데려가지 않은 것도 아니고 미술이나 명화에 관한 책도 구입해서 틈나는대로 읽었는데, ‘하’라니.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슈퍼울트라초싸이언메가톤급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만큼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대체 뭐가 부족했던 거지? 곰곰 생각해보니까요, 제가 큰아이를 위해 마련해둔 미술과 그림에 관한 책이 아이와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개성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지식을 습득하는데도 일정한 수준으로 고르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편차가 있는 것 같아요. 고로, 제가 선택했던 책은 다른 아이에겐 적당할지 몰라도 큰아이에겐 어려웠던 거지요.




얼마전 출간된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명화 백과>는 고학년 수준에 적당한 책입니다. 책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 라스코 동굴의 동물 벽화로 대변되는 고대 미술에서 시작해서 르네상스, 바로크.로코코, 계몽주의,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를 거쳐 20세기 마티스와 피카소, 리히텐슈타인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에 있어서 위대한 인물로 알려진 화가들을 대표작과 함께 설명해놓고 있는데요. 각각의 화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과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짚어주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인상주의의 대표화가로 알려진 ‘모네’편을 보면 인상주의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를 비롯해서 모네의 대표작인 ‘연꽃’과 ‘해돋이’란 작품을 그림과 함께 알려주는데요. 더불어 미술에서 시작된 인상주의가 음악과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간단하게 짚어주고 있어서 아이들의 사고 확장이나 전환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책에는 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회화 용어’를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삽화와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림은 정말, 아는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해하는 딱 고만큼 그림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어요. 어떤 그림이든 좀 더 깊이 더 많은 걸 느끼고 이해하길 바란다면 그림을 보는 시각을 꾸준히 조금씩 길러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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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데이즈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기웅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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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소설은 참 독특하다. 인간의 심리를 어쩌면 그리도 잘 묘사하는지,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문장, 꿈길을 거니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의 작품은 일본소설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일 거란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만난 혼다 다카요시의 <파인 데이즈>도 그랬다.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의 소설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니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임이 분명하니 더욱 솔깃했다.




몽환적이고도 감성적인 표지가, ‘현실과 판타지, 과거와 현재 시공간을 넘나드는 청춘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 <파인 데이즈>. 책에는 네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있다. 첫 번째 ‘Fine Days’. 방과 후 텅 빈 교실에서 두 주인공, 남학생과 여학생이 반성문을 쓰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느 누구에서 느끼지 못했던 여학생은 전학 온 첫날부터 학생들의 화젯거리가 된다. 그녀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빼어난 미모, 그리고 예전 학교에서 그녀에게 고백한 이들이 모두 의문의 자살을 했는데 그게 모두 그녀의 저주에 의한 거라는 으스스한 소문까지. 그런데 소문의 진실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또다시 자살하는 이가 나타나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야기는 뜻밖의 반전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Yesterdays'에서는 죽음에 임박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여인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너무나 완고해서 자신의 철없는 반항도 받아주지 않았던 아버지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부탁을 매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35년 전 헤어진 아버지의 옛 여인을 찾아나선다. 그러다 예전에 그녀가 살았던 집을 찾아간 아들은 거기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서 낯익은 이를 만나는데, 알고보니 그는 바로 젊은 시절의 아버지였던 것...자신이 머무는 현실과 시간의 흐름이 다른 과거의 문을 열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옛여인에게 연민을 품게 된다. 급기야 아버지가 떠난 후 망연자실한 그녀의 손을 잡고 문을 나서는데...이 단편 ‘Yesterdays’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진 몽환적인 러브스토리가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다.




이 외에도 책에는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 ‘Shade’ 두 편의 단편이 더 수록되어 있는데, 각각의 단편이 모두 독특하고 신비롭고 어딘지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졌다. 그렇다고 뒷머리가 당기고 털이 삐죽 설만큼의 공포스럽다거나 스릴이 넘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스름한 안개에 싸여 왠지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따스함이 느껴졌다. 뜨거운 한여름의 햇살에 살짝 시원한 기운이 느껴질 때, 이 책을 펼쳐보라. 지난 여름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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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 - 나무를 찾아가는 여행 52 주말이 기다려지는 여행
고규홍 글.사진 / 터치아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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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다. 휴가철인데 어딜 가지? 주머니가 넉넉하면 어디를 가든지 문제될 게 없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여행을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늘 고민이다. 결국 몇 가지의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하게 된다. 풍경이 좋은가? 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지 않은가? 아이들이 좋아할까? 여기에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숙박시설이 있는 곳을 찾으려니 여행지는 언제나 비슷비슷했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얕은 계곡을 끼고 있는 곳이 최종여행지로 결정되곤 했다.




하지만 이젠 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장소가 집이 아니라 야외라는 점만 빼면 고기 구워먹고 물놀이만 하다가 돌아오는 천편일률적인 여행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휴식과 더불어 작은 보람, 의미를 품고 돌아올 수 있는 여행은 없을까? 그러다 만난 한 권의 책이 바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이다. ‘나무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표지의 문구처럼 이 책은 전국의 이름난 나무를 찾아가는 여행 안내서다.




책은 각 장을 경기도/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제주도로 나누어서 해당 지역에서 역사가 오래되었거나 남다른 의미를 지닌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인공 나무에 대해 키나 가슴높이 둘레, 생김이 어떤지,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지 짧은 설명글과 함께 인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나무와 가볼 만한 곳을 ‘나무 찾아가는 길’ 지도와 더불어 알려준다. 또 각각의 항목마다 ‘나무 바로 알기’라는 코너를 두고 해당 나무와 관련된 간단한 나무 지식을 수록해놓고 있다.




커다란 은행나무가 열매를 맺자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고 열매를 따려는 아이와 아낙네들이 몰려와 소란스럽게 하자 나무에 기도를 올려 암나무였던 은행나무가 수나무로 성을 전환했다는 문묘의 은행나무를 시작으로 저자는 책에 총 52개의 나무 여행 코스를 제안하고 있다. 이 중에 내가 직접 보았거나 알고 있는 나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먼저 학창시절 여행을 통해 봤던 속리산 법주사 가는 길에 있는 정이품송. 처음 봤을 땐 나무가 링거를 맞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강풍으로 가지가 부러진 이후로 예전의 모습을 잃었다니 안타까웠다. 전주 삼천동의 곰솔도 마찬가지다. 도시개발에 밀려 가지가 다 잘린 모습으로 서 있는 모습은 가슴이 아팠다. 그에 비해 몇 년 전 경주 양동마을에 답사 갔다가 고택의 정원에 의젓하게, 묵묵히 서 있던 모습이 아름다웠던 향나무를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좌수영지의 곰솔과 푸조나무였다. 어렸을 때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줄곧 살았던 친정집과 가까이에 있는 ‘수영 사적공원’. 그곳에 몇 번 놀러가기만 했지 막상 그 공원이 우리 역사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나무가 지키고 서 있는지 눈여겨보지 못했다. 며칠 후 친정에 가면 아이들 손을 잡고 수영 사적공원을 찾아봐야겠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만나기 전에 올해 휴가지를 청도 운문사로 결정했다. 지리산엘 가려다가 거리가 멀어 차선책으로 선택된 운문사. 이미 몇 번을 다녀왔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책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개학을 앞두고 아이들이 실컷 물놀이만 하고 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경치가 빼어난 운문사 경내의 ‘처진 소나무’를 둘러볼 수 있다니 마음이 들떴다. ‘처진 소나무’ 앞에서 “있지. 이 나무는 해마다 막걸리를 마시고 취한대. 스님들께서 나무 주위에 뿌려주신다고 해”라고 얘길 해주면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할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여름여행이 되겠지? 아...벌써부터 그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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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이야기 -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
데이비드 A. 프라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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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된 둘째아이는 요즘 애니메이션 [카]에 꽂혀 있습니다. 남자 아이라 평소에도 자동차나 기차를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이번엔 좀 특별합니다. 얼마전에 사 준 [카] DVD를 거의 매일, 어떨 땐 하루에 2번이나 보기도 하는데요. 아이 옆에서 같이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더군요. 몇 년 전에 극장에서 대형화면으로 볼 때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그것도 반복해서 보게 되니까 느낌이 무척 새롭습니다. 자기 밖에 모르던 레이스카 ‘라이트닝 맥퀸’이 우연한 사고로 한적한 시골 마을에 머물면서 그곳의 여러 자동차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삶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깨달아가는 심리 변화가 정말 잘 살아있습니다. 어른인 제가 봐도 감동적일 만큼 말이지요.




그래서 <픽사 이야기>를 만날 때 기대가 되더군요.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최초이자 기념비적인 작품 [토이 스토리]를 비롯해 아이는 물론 어른까지 좋아할만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픽사. 그들에 대해, 또 재밌는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싶었는데 마침 책으로 출간됐으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딨겠어요?




음...그런데 책은 저의 예상과는 조금 달랐어요. 우디나 버즈 같은 등장인물과 여러 애니메이션의 장면들, 제작과정을 담은 사진들이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본문 어디에도 없더군요. 애니메이션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진이 하나도 없다니, 이럴수가 있나....처음엔 의아했는데요. 표지의 부제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이란 문구를 보고서 알게 됐습니다. 이 책 <픽사 이야기>는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픽사에서 지금까지 내놓은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관한 일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픽사’ 그 자체가 초점이라는 걸 말이지요.




주변 사람들에게서 괴짜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직 컴퓨터가 자신의 전부였던 사람들. 그들은 컴퓨터를 통해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장면, 생동감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합니다. 작은 차고에 모인 그들은 자신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상을 어떻게 하면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질 수 있을지, 실감나는 동작, 자연에 가까운 색깔을 내기 위해 고심합니다. 엄청난 자금을 투자한 것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했고 때로 다른 영화의 일부 장면을 하청 받아 제작했지만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겐 컴퓨터로 영화를 만든다는 최종 목표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결국 해내고야 맙니다. 거대 자본을 기반으로 한 디즈니에 뒤지지 않는, 애니메이션의 대명사 같았던 디즈니보다 획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작품을 내놓기에 이릅니다.




참, 책의 후반, 눈길을 대목 있었어요. [카]의 DVD에 애니메이션 제작일화에 관한 영상이 있는데 바로 그 부분에 관한 설명이 책에 수록되어 있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 조만간 아이들에게 얘기해줘야겠어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어떤 일이든 열정을 갖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꼭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작은 아이는 몰라도 큰 아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지요? 현실의 냉혹함보다 자신들이 지닌 가능성과 꿈을 놓지 않았던 그들, 픽사의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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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 : 세계와 나
MBC 'W' 제작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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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었다. 시댁이라 잠자리가 바뀐 탓도 있다. 평소대로 잠이 올 때까지 책을 읽으면 좋으련만 불을 밝힐 수도 없었다. 자정을 넘기고 나서 할 수 없이 텔레비전을 켰다. 그리고 만났다. [W]를. 일찍 잠드는 시댁 식구와 한 방에서 곤히 잠든 가족들 깰까봐 소리를 완전히 줄이고 본 프로그램,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을 전하려고 하는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집을 떠난 어린 아이들에게 모진 학대와 폭력을 가하며 노예 부리듯이 하던 장면을 보며 순간 분노가 치솟았다. 먼 과거가 아닌 바로 지금,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실로 충격적이었다.




그날 이후 기회가 되면 [W]를 챙겨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잊고 지냈는데 얼마전 [W]를 다시 만났다. 아니,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온전하게 시청한 적이 한번도 없으니 내겐 첫 만남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런데 [W]가 벌써 방송 5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최근 출간된 책도 두 번째라니. 놀랍고 또 반가웠다. 내가 모르고 있던 세상의 여러 모습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어서 놀랐고 정말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책은 프랑스 파리의 무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벨리브’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대기오염과 교통체증의 주범인 자동차의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고유가 시대를 맞아 경제적인 교통수단으로 떠오른 자전거. 파리는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전거 투어상품을 내어 놓았는데 이를 통해 숨 쉬는 도시, 친환경 도시 파리로의 탈바꿈을 계획하고 있었다. 또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인도양의 보석’ 지상낙원으로 통하는 몰디브가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삶의 터전인 바다가 해수면이 높아짐에 따라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몰디브 사람들은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어서 결국 ‘집단 이주’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몰디브 대통령의 얘기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두 아이를 기르는 엄마여선지 아이들에 관한 내용이 눈에 띄었다. 가난 때문에 위험하고 가혹한 노동의 현장으로 내 몰리는 엘살바도르의 아이들.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즐겁게 뛰어놓아야 할 어린 아이들의 손에 쥐어진 담배와 약물중독.... 실로 가슴이 아팠다. 가난과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을 위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구호의 손길을 보내지만 이곳의 아이들에게 전해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가 처한 식량위기 사태도 충격적이었다. 오랫동안 밀을 생산하고 빵을 주식으로 했던 이집트에서 식량의 자급자족이 원활하지 못해서 밀을 수입하고, 그런데도 빵을 구하지 못하다니. 그들의 모습에서 쌀이 남아돈다며 논을 갈아엎고 공장이나 아파트를 짓는 우리에게 언젠가 닥칠지도 모르는 암울한 미래가 보이는 듯해서 섬뜩했다.




<세계와 나 W2>. 책에는 19개의 이야기, 세계의 모습들이 담겨있다. 그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좋았다고 따질 수 없을 만큼 각각의 내용은 모두 인상적이었고 깊이 생각해봐야 할 여지를 남겼다. 세상을 또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와 내 가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렌즈를 좀 더 넓게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속에 속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 내 주변, 혹은 더 멀리에서 벌어지는 일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책장을 덮으며 갑자기 궁금해졌다. 여기의 내용들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어땠을까. 책으로 볼 때와 어떤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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