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재테크 - 100만원 들고 도전하는
양찬일 지음 / 팜파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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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테크는 관심 밖이었다. 소비를 줄이고 절약, 저축해서 재산을 불려간다는 공식이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 것 같다. 분명 뭔가 좋은 방법이 있을텐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경제개념이 부족한 듯해서 관련서적을 찾아 읽기도 했지만 책에서 읽었던 대목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전 빌딩부자들의 성공담과 투자 노하우를 담은 책을 읽었다. 월세 수입으로 자그마치 수천, 수억을 벌어들이는 빌딩부자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더 이상 이대로 머물러선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홀벌이 월급만으로는 한 달 생활도 빠듯하지만 뭔가 특단의 조처가 절실했다. 그때 내 눈에 번쩍 띈 책이 있으니 바로 <똑똑한 재테크>다.




천 만 원이든 백 만 원이든 종잣돈이 있어야 재테크를 하지! 하던 차였기에 ‘100만원 들고 도전하는’이란 부제의 <똑똑한 재테크>는 어떤 재테크 비법이 수록되어 있을지 궁금했다. 책은 크게 ‘20대 돈 관리에 눈을 떠라!’ ‘20대, 월급 관리는 똑 소리 나게!’ ‘20대가 은행을 버리면 안 되는 이유!’ ‘20대를 위한 주자 첫 단추, 펀드’ ‘20대를 위한 주식 투자 상식’ ‘20대가 알아야 할 21세기형 투자법’ 이렇게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재테크를 시작할 때 꼭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60가지 소개해놓았다.




제일 먼저 소개된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해질까’를 보면서 우리 인간이 돈에 느끼는 상반된 감정과 이중적인 반응에 대해 알게 됐고 여자들이 결혼할 상대를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외모도, 유머감각도 아니라 바로 ‘돈’이란 걸 뉴스기사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왜 돈을 쓰는가?’에 소개된 네 가지 소비 유형을 보면서 나는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소비의 주체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과다지출이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본문에 ‘계획적 소비로 이끄는 지출 노하우’를 짚어주는데 지름신의 총애를 받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언제부턴가 쓰지 않는 가계부의 중요성과 어떻게 작성하면 되는지(돈을 부르는 베스트 가계부 작성법), 현대인의 필요악 신용카드를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똑똑한 신용카드 활용 7계명), 암만 봐도 모르는 각종 연금에 대한 설명(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연금 삼총사 해부하기) 등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는 금융지식과 노하우를 설명해놓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항목은 은행의 예금상품에 관한 부분이었다. 간혹 은행으로부터 ‘특판 예금’이라며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나 문자를 받을 때마다 여유가 없다며 거절했는데, 여유자금은 이미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건데 그야말로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묻지 마. 다쳐!” 어느 드라마였는지 모르겠지만 이 대사는 나와 남편과의 대화에 종종 등장한다. “자기 주식 요즘 어때? 좀 벌었나?” “묻지 마라” “왜?” “다친다!” “이번 달 카드 결재금이 왜 이렇게 많은데?” “묻지 마. 다쳐” 어이가 없어선지 농담으로 던지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든 한 번 따지고 볼 일이다. 현재의 소비 패턴을 비롯해서 향후 노후를 대비한 재테크 전략.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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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독자 보통의 독자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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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첨엔 골짜기인 줄 알았어요. 밝은 별이 빛나는 밤의 정경을 그린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제가 골짜기라고 여겼던 건 바로 책 무더기였습니다. 차곡차곡 쌓인 책이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 걸 보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그리고 제 시선이 향한 곳은 그 책 무더기 사이에 놓인 작은 책상이었습니다. 노란빛 스탠드가 밝게 켜진 책상, 거기로 다가오는 한 여인의 그림자. 왠지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학창시절 겁도 없이 덤벼들었다가 난해함의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포기하고 말았던 버지니아 울프, 이번엔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여지없이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책의 서두에 ‘보통의 독자’란 ‘특별한 문학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 독자’이고 격식을 차리지 않고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듯‘ 썼다는 문구에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은 특별한 문학 훈련을 받지 않은 평범한 제가 읽기에 무난한 그런 글이 아니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제인 오스틴, 다니엘 디포, 몽테뉴, 조지 엘리엇, 조지프 콘래드를 비롯한 작가를 비롯해서 브론테 자매의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 셰익스피어와 러시아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겉으로 드러난 형식만 보자면 <보통의 독자>는 여느 수필이나 문학 비평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문제는 내용의 깊이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학작품을 읽을 때 글 속에 녹아있는 주제와 더불어 저자의 삶, 행간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데요. 그녀의 글은 각각의  작가의 삶과 당시의 시대상에 더 비중을 두었으며 하나의 장면, 배경 같은 것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풀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작가이거나 읽었던 작품의 경우에는 그녀의 글이 난해할지라도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작가이거나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한 글을 읽을 때는 마치 몇 겹의 미로 속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처럼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절망적인 기분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책을 읽다가 덮고 읽다가 한숨 쉬고...이게 뭐가 보통이란 말이얏! 외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읽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정치인이면서 한 정당의 대표인 그의 청춘시절엔 어떤 책이 있었을까...궁금해서 읽었다가 ‘이해하기 어려움’에 난감했던 적이 있는데, <보통의 독자>에 비하면 그나마 나았던 것 같은데요. 그건 아마 유시민의 ‘청춘’과 나의 ‘청춘’이 달랐듯이 <보통의 독서>도 마찬가지인 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의 의미와 기준이 다른 거지요. 버지니아 울프가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 최고의 지성인으로 통하는 아버지의 서재에서, 엄청난 책 무더기 속에서, 수준 높은 독서와 깊이 있는 사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그녀는 작가의 길을 걷게 됐고 창작의 고뇌와 고통을 겪으며  ‘의식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창안해 낼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여겨집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생각하는 보통의 수준이 되지 못하기에 <보통의 독자>는 험난하고 힘겨운 책읽기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소득 없는 책읽기도 아니었습니다. 언제가 되더라도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만났을 때 그녀의 문학과 삶을 이해하는 밑바탕이 되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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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코믹스 -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지음, 전대호 옮김, 알레코스 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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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좋았다. 영어보다는. 수학은 공부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과목이었다. 영어는 눈물겨운 배신감만 안겨줬지만. 고등학교에 가서 문과, 이과로 나눌 때도 영어보다 수학이 좋았기에 망설이지 않고 이과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내가 수학천재라거나 언제나 수학만점을 받는 우등생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 영어에 비해 수학이 나았다는 얘기다. 즉, 내게도 수학은 어려웠다. 쉽게, 재미있게 문제를 풀어나간 부분이 있는가하면 아무리 풀어도 몰라서 나중엔 무조건 ‘찍’었던 부분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인데 그땐 그것도 모르고 들입다 문제만 풀어댔으니... 한심하고 아쉽기만 하다.




복잡하고 어렵고 난해한 반면 그 어떤 것보다 매력적인 학문이 바로 수학일 것이다. 그래서 큰아이의 수학공부를 봐 줄때도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설명해주려고 하는데(물론, 생각만큼 잘 안되지만) 얼마 전에 의외의 책을 만났다.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라는 부제의 <로지코믹스>가 그것이다. 엇, 버트런드 러셀은 철학자 아닌가? 수학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지? 순간 호기심이 일었다.




아포스톨로스와 크리스토스, 알레코스, 애니가 함께 모여 자신들이 만들 책에 관해 회의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치가 폴란드를 침공한지 며칠 후 러셀이 강연을 위해 미국의 대학을 찾는데 러셀은 그곳에서 인상적인 환영(?)인사들과 마주친다. ‘고립주의자’로 불리는 그들은 미국의 참전을 반대하고 있었는데 러셀에게 강연은 그만두고 자신들과 함께 시위를 하자는 것. 하지만 러셀은 오히려 그들에게 자신의 강연을 들으라고 권한다. 결국 고립주의자들은 러셀의 강연을 듣기 위해 강연장으로 모여들고 러셀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린 시절, 러셀은 영국 수상을 지낸 조부의 집에서 지낸다. 할머니는 어린 러셀에게 엄격한 규율을 가르쳤는데 경직된 집안 분위기로 인해 러셀은 답답함을 느끼고 ‘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부모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된다. 한편, 할머니의 신앙과 교육관에 의해 러셀은 가정교사들과 함께 공부하게 되는데 그때 유클리드를 처음 접하고 기하학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후 수학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 간 러셀은 수학만으로는 진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실의에 빠지는데, 우연한 순간 논리학에 눈을 뜨게 되고 수학의 확고한 토대가 되는 논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논리를 뒤엎는 역설을 발견하고 [러셀의 역설]이란 책을 펴내면서 수학과 논리학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또 화이트헤드 교수와 함께 [수학원리]라는 책을 펴내지만 많은 이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러셀을 조금씩 위기로 몰아가기에 이른다. 




완벽한 수학의 토대를 확립하고 완전한 증명을 통해 절대적인 진리를 찾으려고 했던 러셀, 그의 삶을 돌아보면서 당시 학자들이 어떤 문제에 몰두했는지 그들의 지적 유희, 탐구를 엿볼 수 있었다. 만화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생각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수학과 논리의 아득한 깊이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증명하기 위해 골몰하는 수학자들을 통해 논리와 서양사상의 흐름을 단번에 꿰뚫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만화라서 그나마 천만다행인, 어렵지만 도전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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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2 - 건축가 김원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2
이용재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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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 정말 중요하지요? 그런데 처음 만난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호감, 비호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겨우 0.3초...라는 건 아세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결정되어 버리는데요. 책도 비슷한 것 같아요. 표지를 보고 읽을까 말까? 갈등하다가 책장을 넘겨 본문을 읽기 시작하면 몇 장 넘기지 않아서 단박에 빠져버리는, 그런 글이 있어요. ‘아, 좋은데?’ ‘매력적인 글이네.’ 그런 글을 만나면 전 다음이 궁금해져서 책 속으로 점점 파고듭니다. 밀린 빨래도 제쳐두고, 주변에 쌓인 뽀얀 먼지는 질끈 눈을 감고, 끼니도 거르고. 그러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느껴지는 쾌감, 후련함, 개운함. 정말 멋지거든요.




건축가인지, 택시기사인지, 작가인지 정체를 도통 알 수 없는 이용재. 그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어요.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이색박물관 편>의 책장을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입에선 감탄사가 흘러나왔어요. 오호~. 독특한데? 무례한 듯 시원하고 짧고 경쾌한 문장은 제게 왠지 큰 매력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래서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을 때,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그렇지! 바로 선택!




전작에서 [이색박물관]를 이야기한 저자는 이번에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원 실록’이란 부제가 붙은 걸 보면 말입니다. ‘실록’. 이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실록(實錄)’이라면 조선왕조실록, 고려왕조실록...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제왕들이 그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저자는 거기에 ‘건축가 김원’을 붙였습니다. 왜냐면 그는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니까. 왠지 억지가 아닌가 싶다가도 궁금해집니다. 대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길래 ‘대표 건축가’이고 ‘실록’을 꾸밀 생각을 다했을까!




책은 김원이라는 건축가의 작품, 건축물들을 크게 ‘문화시설’ ‘교육시설’ ‘주거.업무시설’ ‘종교시설’ ‘못다 한 김원이야기, 그리고 김수근...’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각각의 건축물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건축물에 관련된 역사를 비롯해서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설계 과정과 건축과정,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등을 저자 특유의 문장, 서술어가 생략되어 경쾌한  리듬이 살아난 글로 툭툭 던지듯 건네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의 작품 건축물에 대한 책이니만큼 사진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일 처음 소개된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에서는 한 포털 사이트 ‘지식인의 서재’의 조정래편에서 작가 조정래는 ‘누구든 태백산맥을 필사하면 태백산맥 문학관에 전시해주겠다’고 해서 ‘그럼 나도 태백산맥 필사를?’ 했던 순간이 생각났습니다. 또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독립기념관]이 어떤 과정으로 세워졌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됐어요. 자칫하면 삼청교육대를 가게 됐으니 당시 도지사들,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요? 안봐도 비디옵니다. 그것도 4D! 큭큭. 아, 제가 사는 곳이어설까요? 가톨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몰운대 성당]는 왠지 오래 눈길이 머물더군요. 몰운대란 이름에 얽힌 사연도 그렇고 철근이 없어 공사가 중단되었지만 한 푼 두 푼 모아 ‘아트’가 나왔다는 대목도 그렇고.




사실, 건축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없습니다. 제게 있어 건축은 아파트나 상가 분양을 알리는 전단지 속의 설계 도면정도? 저자 덕분에 제 눈을 덮은 막이 한 꺼풀 벗겨지는 느낌입니다. 김원이라는 건축가의 건축 인생 속에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고, 사람이 있었습니다. 서두에 저자는 털어놓습니다. 이 책의 탄생 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신은 김원 선생의 제자도 아니고 무엇도 아닌데 거의 반강제로 글을 쓰게 됐다고. 그것도 10년간이나. 다만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인문학적 건축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저자는 얘기하지만 건축에 문외한인 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건축이란 게 그저 건물을 짓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구요. 가장 중요한 궁금증도 풀었습니다. 표지사진의 저건 대체 뭔가...했거든요. 너무 소박한 의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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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 무너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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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이었어요. 제가 참가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김두식의 [불편해도 괜찮아]란 책을 읽고 토론을 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바탕으로 ‘인권’에 대해 풀어놓은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는데요. 당시의 구체적인 토론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거였어요. ‘예전에 영화 볼 때는 몰랐는데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보니 확실하게 드러나더라.’ ‘진짜 우리 드라마나 영화에는 폭력적인 장면들이 너무 자주 나와.’ ‘평소 장애인들을 대하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어. 그들은 특별한 배려가 아닌 평범한 시선을 원해.’....이런 얘기들을 통해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과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지, 새삼 깨닫게 됐구요. 앞으로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함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그저 재미로만 보던 제겐 의미있는 책읽기였고 만남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통해 우리의 내면과 심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했는데요. 마침 제가 원하던 책이 나왔더군요. 바로 ‘무뎌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단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입니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저자 선안남은 억압받고 상처입은 마음을 풀어주고 다독여주는 글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책에서는 영화 속의 장면과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마음과 심리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책은 주제에 따라 크게 ‘상처와 치유’ ‘내면과 변화’ ‘관계와 소통’ ‘사랑과 욕망’,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각각의 장마다 그에 해당하는 영화를 선정하여 그 영화의 등장인물을 통해 꼭 짚어봐야 할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려줍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제일 먼저 소개되고 있는 영화 [굿 윌 헌팅]에서 천재적 두뇌를 가진 주인공인 윌이 숀 교수를 만나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데요. 저자는 여기서 ‘방어기제’에 대해 얘기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막, ‘방어와 공격의 갑옷’을 두르고 있는데요. 누구든지 자신에게 다가와 따스하게 대해주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해줄 때 그 방어막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상처받은 영혼과 내면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짚어줍니다. 사실, 전 예전에 [굿 윌 헌팅]에서 숀이 윌에게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며 몇 번이나 반복하는 장면을 보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야? 지금 장난하냐?...하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건네는 숀 교수의 다정한 눈빛과 말에 윌의 반응이 달라지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아, 뭔가 변화가 일어났구나...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답니다. 그게 바로 윌의 방어막이 벗겨지는 순간이었다니.




인간의 마음과 내면, 심리가 복잡하다는 증거겠지요? 책에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여러 가지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외상 후에 스트레스 장애, 망상, 정체성의 혼동과 위기, 자아개념....등 책을 읽다보면 간혹 아, 그때 나의 심리가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는 걸 느끼곤 했답니다.




영화는 ‘재밌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것이 불과 얼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장면, 둥장인물들의 짧은 대사에서, 소도구나  배경에서 우리의 심리를 바라보고 치유할 수 있다니 앞으로는 영화 한 편 고를 때도 왠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결코 싫지 않은, 그런 고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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