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혁명 대전대신고 이야기 - 글로벌 리더 인재양성과 자기주도학습
이강년.박영진.고봉익 지음 / 미디어숲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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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내년에 중학교 입학을 한다. 해서 얼마전부터 입학설명회가 있으면 되도록 찾아가보고 있는데. 지금까지 몇 번 되지 않는 입학설명회에 참석하고 얻은 결론은 ‘정말 복잡하다’는 거다. 내가 고등학교 입학을 할 때엔 인문고냐, 실업고냐. 이 두 가지 중에서 결정하면 됐는데 요즘은 일단 고등학교 종류부터 많아졌다. 크게 ‘일반고,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자율고’로 구분이 되고 여기서 특수목적고는 다시 외고, 국제고, 과학고, 예고, 마이스터고로 나뉘고 자율고는 자율형 공립고와 자립형 사립고로 나뉜다. 종류만 복잡한 것이 아니다. 입학 전형은 또 얼마나 복잡한지... 아이의 대학입시는 물론이고 특목고 입학을 원한다면 몇 명이 어울려 스터디라도 해야할 판. 나이 먹어 머리도 굳었는데, 큰일이로세. 에이, 특목고는 무슨... 거기는 아무나 가는 데가 아니잖아? 거기 간다고 다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못 먹는 감 찔러라도 봐야할 판국에 열매가 나무 높이 매달려 있다고 먹어보기도 전에 시다고 포기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아들만 둘인 엄마의 눈에는 항상 남자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학교 혁명>도 그랬다. ‘학교 혁명’이라는 제목과 ‘대전 대신고 이야기’라는 부제보다 활짝, 익살스런 표정으로 펄쩍 뛰는 다섯 명의 남학생들이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떤 순간에 어떻게 포착한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이 끌렸다. 대학입시라는 전쟁을 치르기 위해 아이들은 고등학교에서 지옥과 같은 훈련을 견뎌내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 아이들은 참 밝구나. 무엇이 아이들을 활짝 웃게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책은 ‘글로벌 리더 인재양성과 자기주도학습’라고 부제에서 밝혔듯이 대전 대신고가 학교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순간부터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소개하고 있다. 일반고에서 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자율형 사립고로 거듭난 대전 대신고에서는 신입생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있는데 바로 ‘진로 페스티벌’이다. 매 학기마다 두 번씩 모두 네 번의 페스티벌이 진행되는데 이때 아이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또 ‘꿈 데이’라는 것이 있어서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설계하는 과정을 담임교사와 세세하게 점검하면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단계를 밟으며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학습 플래너를 통해 매일 자신이 공부할 것을 스스로 계획세우고 그것을 피드백 타임을 거치면서 검토해 나간다고 한다.


골든벨에서 두 명의 아이가 동시에 골든벨을 울린 대전 대신고. 책이 전하는 이야기는 정말 인상적인 대목이 많았다. 특히 학습 플래너는 큰아이에게도 실천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아이들의 학습이나 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 생각거리를 안겨준 책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본문의 곳곳에 수록된 자료와 표가 너무 작아서 자세히 살펴보기가 힘들다. 큼직큼직하게 자료를 수록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물론 그렇게 되면 페이지 수가 늘어나겠지만 그게 바로 독자들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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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이야기 샘터 외국소설선 8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샘터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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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밝히지만 난 존 스칼지란 인물을 몰랐어. 저자의 이름이 낯설어서 그의 데뷔작이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된 작품인 <노인의 전쟁>은 제목부터 끌리지 않더라고. ‘노인이 전쟁은 무슨...?’ 그저 그런 소설일거라 생각했지. 근데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을 읽은 지인은 달랐어. 어우, ‘보기 드문 SF소설’이라면서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극찬을 아끼지 않더라니까. “읽어봐. 첫 페이지, 첫 문장에서부터 확 끌어당긴다니까!” “아악, 어떤 내용인지 말해줄 수도 없고. 답답해 죽겠네. 일단 읽어봐. 알았지?” 줄거리를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다 못해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할 정도로 안타까워하는 그를 보니까 나도 슬며시 호기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노인의 전쟁>을 책장으로 모셔두는 데 성공! 뭐? 읽었냐고? 아니, 내 말 뭐로 들었나? ‘모셔두는’ 데만 성공했다니깐. 거기서 더 이상 진척이 없어. 안타깝게도. 뭔가 계기가 있어야 저 책을 읽을텐데...그러는 사이에 시간이 흐르고 <노인의 전쟁> 시리즈가 막을 내리네? 아뿔싸!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 반가운 소식이 들리더라구.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가 끝났지만 완전히 끝난 게 아니란 거야. 또 다른 이야기, 외전이 있는데 그게 이번에 나왔다는 거야. 뭣이라? 당연히 내 귀가 솔깃해지지 않겠어? 내 이번에야말로 놓지지 않으리,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지. 그게 바로 <조이 이야기>야.


‘오! 사! 삼! 이! 일!’ 이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카운트다운 하는 거로 소설은 시작돼. 그들은 화면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어. 까만 화면에 뭔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서. 그러다 드디어 보게 된 거지. 초록과 파랑으로 이뤄진 세계! 그들이 애타게 바라던 세상이었지. 그들은 그 새로운 세상, 고향을 ‘로아노크’라고 불렀어. 자신들이 그 아름다운 땅에 발을 딛는 최초의 사람들, 개척민이 될 거라는 사실에 감격했지. ‘올드랭사인’을 부르며 너나없이 서로 얼싸안고 입을 맞추며 새로운 시작을 기념했지.


우리의 주인공, 조이는 남자친구 엔조와 함께 기쁨을 나누었어. 십대의 어린 연인들이 이쯤 어떤 행동을 할지...알지? 영화에도 자주 나오잖아. 오붓한 장소를 찾아나서는 거. 그들은 자신들만의 자축의 시간을 갖기 위해 마젤란 호의 승무원 전망대 라운지로 향했어. 약간은 위험했지만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당연히 비어있을 거라 여겼던 라운지에는 승무원 네 명이 있었는데 다행히 그들은 조이 일행을 신경쓰지 않았어. 왜냐면 그들은 그들만의 이야기에 빠져 있었거든. 바로 마젤란 호가 향하는 곳이 원래 예정됐던 곳이 아니라 ‘엉뚱한 곳’이라는 거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직감한 조이는 아빠에게 연락을 시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이런 저런 소문만 무성하게 떠돌았어. 그런 가운데 호출이 왔어. 마젤란 호의 승무원은 물론 승객들 모두 모이라고. 개척 행성 지도자이자 조이의 아빠인 존 페리.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걸 느끼면서 이렇게 말했어. 길을 잃었다고.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만 아~주 일부, 프롤로그만 얘기한 거야. 어때? 재밌을 것 같지? 길을 잃은 마젤란 호에서 우리의 주인공 조이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궁금하지 않아? 난 아직 <노인의 전쟁> 시리즈를 읽지 않았지만 <조이 이야기>를 보고 나니 갑자기 궁금해졌어. <노인의 전쟁>으로 시작해서 <유령여단> <마지막 행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어떻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지...생각만해도 두근두근, 기대가 되네. 이번 가을은 SF소설에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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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그림여행 - 고흐와 함께하는 네덜란드.프랑스 산책
최상운 글.사진 / 샘터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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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이었습니다. <화가의 눈>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기 전에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기 위해 저자는 화가가 그림을 그린 장소, 화폭에 담긴 풍경의 실제 장소를 직접 찾아가봐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등 유럽의 곳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물감을 점점이 겹쳐서 찍은 점묘파의 화가 쇠라를 비롯해서 모네와 쇠잔, 뭉크의 그림이 그려진 장소로의 여행이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정말 흥미로웠는데요. 바로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이 있더군요. 짙은 청보라빛 밤하늘과 노란 벽이 대조를 이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밤의 카페 테라스’. 그림과 실제 장소를 찍은 사진을 통해 고흐의 시선을 짐작해보곤 했는데요. 고흐의 그림을 좀 더 만나길 바랬던지라 왠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최근 고흐의 그림을 위해, 그의 그림이 탄생한 장소를 찾아가는 책이 출간됐습니다. ‘고흐와 함께 하는 네덜란드. 프랑스 산책’이란 부제의 <고흐 그림여행>인데요. 저자는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었지만 지독한 가난과 정신질환, 외로움의 고통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고흐의 삶과 그림을 재조명하기 위해 프랑스와 네덜란드로 향합니다.


그 첫 번째로 저자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을 소개합니다. 고흐의 작품이 가장 많아서 고흐 기행의 성지라고 불리는 그곳에서 소장하고 있는 [베 짜는 사람] [감자 먹는 사람들] [씨 뿌리는 사람][추수] 등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고흐가 농부를 좋아해서 그들의 고단한 일상과 곡식의 수확과정을 오랜 시간을 두고 그렸다고 전합니다. [꽃이 핀 아몬드 나무]는 예전에 처음 봤을 때 온화하고 포근한 분위기에 그것이 고흐의 그림이라고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요. 고흐가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테오에게 보낸 선물이 바로 그 [꽃이 핀 아몬드 나무]라는 설명에 고흐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왠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 오테를로의 크뮐러 뮐러 미술관에서는 고흐가 처음으로 유화를 시작했을 때의 그림 [숲 속의 소녀]를 비롯해서 인상파, 점묘파의 영향을 받은 작품 [레스토랑 실내], 녹색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유모, 롤랭 부인의 초상화][롤래의 초상화],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흐는 동생 테오의 영향으로 한때 파리에 머물기도 했는데요. 예술가들의 동네라고도 불리는 몽마르트르에서 고흐는 인상주의 화풍으로 [플리쉬 대로]를 남기기도 했고 [탕기 아저씨의 초상화]를 통해 당시 고흐가 일본 회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오르세 미술관의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 아를에서의 <밤의 카페 테라스>, 고흐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별이 빛는 밤>을 만나면서 고흐가 밤의 풍경에 매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자신의 기억과 상상을 더해서 그렸다고 하는데요. 고흐의 작품에 나타난 천체의 모양을 현재의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는 대목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네덜란드와 파리의 이곳저곳을 여행한 <고흐 그림여행>. 이 책으로 고흐에 대해 새로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당시의 상황과 풍경이 어떠했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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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
최민준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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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의 일이다. 매일같이 야근에, 회식에 늦게 귀가하던 남편이 모처럼, 정말 오랜만에 제 시간에 퇴근을 했다. 저녁을 먹고 두 아들 녀석이 블록놀이하고 있을 때 커피 한잔 들이밀면서 슬그머니 얘기를 꺼냈다. 큰아이가 숙제를 잘 안 챙겨서 학원샘한테서 자꾸 연락이 온다고. 어떻게 숙제도 안 하고 놀고 잠을 잘 수 있는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니까, 자기가 한 번 얘기해보라고. 같은 남자니까 통하는 게 있을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남편은 뜬금없는 얘길 한다는 표정으로 날 빤히 쳐다보며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숙제 안 해도 잠 잘만 오는데?” 잠깐 혼나면 끝인데 그게 뭐가 문제냐고 자기도 그랬다고.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남편을 보면서 순간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아이고...아빠와 아들이 서로 닮는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똑같을 수 있다니.


사실 남자와 여자가 같을 수 없다. 지금까지 숱하게 읽었던 인간의 뇌와 성격에 관한 책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뇌가 다르기 때문에, 엄마 뱃속에서 이미 남자는 남자로,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기 때문에 결코 같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이자 여자이자 엄마인 난 알고 싶었다. 남자인 아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내가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지 자꾸 의문이 들었고 한편으론 불안했다.


그래서 ‘남자아이를 위한 맞춤형 미술교육 노하우’라는 부제의 <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란 책이 출간되었을 때 지금껏 내가 찾던 것이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는 그림 그리는 것도 만드는 것도 재밌게 즐겁게 잘만 하던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그림’이나 ‘미술’ 얘기만 꺼내도 손사래를 치며 꺼려하는 게 아닌가. 더구나 내년이면 큰 아이는 중학교에, 작은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나로선 두 아들의 미술교육이 큰 고민이었다. 그런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미술교육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니.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르다는 걸까? 남자아이들을 위한 미술교육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 너무나 궁금했다.


큰 기대를 품고 책을 펼친 나는 책장을 몇 장을 넘기지 않아서 ‘풋!’ 웃음이 나왔다. 저자 역시 어릴 때 같은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숙제를 안 해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노라고 쌈박하게 털어놓는 걸 보면서 또 한 번 실감했다. 내 남편과 아들만이 유독 별난 게 아니란 것(이건 위안이 된다). 남과 여, 정말 다르다는 것.


이후 책은 엄마가 모르는 아들의 마음, 이를테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죽어도 말하지 않는 것과 아들이 ‘네에’라고 대답했다고 해서 그것이 긍정과 수긍의 사인,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라는 건데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는 수없이 많은 물음표가 떴다. 그래서 여자인 난 어쩌란 것이냐.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아들이 말을 안 듣고 늘 산만하다는 얘기를 듣더라도 결코 실망하지 말라고. 그게 바로 창의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의 특징이라고. (오호, 희망이 생긴다.) 그런 다음 남자 아이들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미술교육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준다. 그리고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고 매료되는 것들, 자동차나 공룡, 로봇, 무기, 스포츠 등을 주제로 아이들과 활동한 것들을 수록해 놓았는데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자동차와 로봇에 푹 빠져있는지라 특히 더 자세히 보게 됐다. 


저자는 말한다. 아들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 부족함을 채우려고 하기보다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잘 할 수 있는 부분,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기질을 찾아 제대로 발휘하고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아이도 조금씩 변한다고. 수많은 육아서적에서도 비슷한 글을 읽었지만 이번엔 더욱 절실하게 와 닿았다. 아이가 변하길 바란다면 그전에 먼저 내가 달라져야 한다. 육아에 있어서 가장 기본 중에 기본,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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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1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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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 그가 처음이었다. 몇 년 전 그의 소설 <하드보일드 에그>를 앞에 놓고 불쑥 내 뱉은 말, “대체 ‘하드보일드’가 뭐야?” “계란을 완숙하다...그럼 ‘하드보일드 에그’는 ‘완숙 계란’? 참 요상한 제목이로세”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 때문에 한참 고민했는데 ‘하드보일드(Hardboiled)’는 쉽게 말해서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로, 비정하고 냉혹한 현실에도 감상에 빠지지 않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이란 부제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를 보면서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하드보일드 에그>의 주인공이 사춘기 때 읽은 챈들로의 소설 속 인물, 필립 말로에 반해서 자신도 고독과 차가운 이성이 돋보이는 탐정이 되고자 했던 것처럼 이 책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에는 또 어떤 인물들을 만나게 될까 기대가 됐다.


‘시작은 홈즈와 뤼팽이었다’고 저자는 자신이 하드보일드의 세계를 접하게 된 때를 이야기한다. 홈즈와 뤼팽 다음으로 아가사 크리스티, 엘러리 퀸. 뒤이어 미스터리와 스릴러, 환상과 SF문학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일련의 과정이 나와 유사한 대목이 많아서 놀라우면서도 반가웠다. 다만 저자가 충격적이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의 출연으로 3대에 걸친 마피아 가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대부>를 꼽았는데 난 그다지 깊게 와 닿지 않았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랄까.


세상의 수많은 부조리에 절망하여 타협하거나 포기하기보다 오히려 그에 맞서기 위해 뼛속 깊이 고독과 냉혹한 이성으로 무장한 이들이 등장하는 하드보일드 소설을 저자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세상은 아름답고 평화롭지만 그에 못지않게 악인 역시 존재하며 평범한 일상 가운데 벌어지는 갖가지 범죄에 대한 작품들(요시다 슈이치의 <악인>,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마이클 코넬리의 <유골의 도시>,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 없는 독>...)을 시작으로 참혹한 세상에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평범한 사람이 범죄자, 악인이 되어가는 소설(데니스 루헤인의 <비를 바라는 기도>, 로렌스 블록의 <무덤으로 향하다>, 하세 세이슈의 <불야성>...) 치열한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횡횡하는 사회 속에서 교육의 진정한 가치가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사쿠라바 가즈키의 <아카쿠치바 전설>, 후루카와 히데오의 <벨카, 짖고 있는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짐승의 길>, 기시 유스케의 <악의 교전>...), 비정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것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이들의 이야기(제프리 디버의 <본 콜렉터>, 로버트 크레이스의 <워치맨>, 리 차일드의 <추적자>...), 시스템이란 거대한 조직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한 결단을 내린 이들의 이야기(이사카 코타로의 <골든 슬럼버>, 가키네 료스케의 <와일드 소울>, 가이도 다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등 총 38편의 소설이 소개되어 있다.


문화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인 저자가 전하는 하드보일드 소설 속 사회와 주인공을 비롯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우리 사회와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38편의 소설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읽지 않은 책은 전적으로 저자의 이야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의 생각과 의견이 곧 나의 생각과 의견처럼 되어 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그것은 각각의 소설과 내용, 그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아니라 비정하고 불합리하고 공평하지 못한 이 세상, 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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