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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의 탄생, 어머니 콤플렉스 아버지 콤플렉스
베레나 카스트 지음, 이수영 옮김, 김영옥 감수 / 푸르메 / 2010년 8월
평점 :
때로 전 제 자신이 수많은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띌 만큼 아름답지 못한 외모 때문에, 남들보다 뒤처지는 능력 때문에, 내세울 것 없는 가정환경에,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의 내 모습에... 그래서 되도록 대중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 숨기를,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요. 어느 날엔가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지? 지금과 다르게 살 수는 없을까.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궁금했습니다. 또 두려웠어요. 제가 찾는 그 길이 어쩌면 지금보다 더욱 거칠고 험난할지도 모르기에. 그래서 접근방법을 조금 다르게 해봐야겠다 싶더군요. 우선 나 자신에 대해 잘 알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거나 이겨낼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콤플렉스의 탄생, 어머니 콤플렉스 아버지 콤플렉스>도 그래서 읽었습니다. 제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콤플렉스가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제가 아이들에게 그동안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이들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지,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자 베레나 카스트는 융 심리학자이자 분석가인데요.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버지 콤플렉스와 어머니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데 발달과 성장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버지 콤플렉스와 어머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고 부정적인 콤플렉스의 영향을 받으면 그 사람은 삶에서 어려움을 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책은 맺는말까지 포함해서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콤플렉스 유형을 크게 긍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 긍정적인 아버지 콤플렉스, 부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 부정적인 아버지 콤플렉스로 나눈 다음 각각의 어머니, 아버지 콤플렉스가 여자와 남자(아들과 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사례를 예로 들거나 동화를 이용해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용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꽉 막혔다가 모처럼 쉽게 잘 넘어간다 싶다가도 속도 방지턱에라도 걸린 듯 덜컥덜컥 막히곤 했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게 제일 답답했어요.
하지만 인상적인 대목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아들만 둘을 키워선지 남자아이의 청소년기나 아버지, 어머니 콤플렉스가 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신경이 쓰이더군요. 특히 1장은 들어서면서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 한때 제가 끊임없이 되뇌었던 말이거든요. 저자는 긍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를 토대로 자아 콤플렉스가 싹트고 발달하는데 늦어도 청소년기에 부모로부터 정서적, 심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면 청소년기는 모든 것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은 모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는 거지만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자존감이 불안정해지는 시기가 또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이때 청소년에게 애정이나 가치의 상실감을 불러올 수 있는 말이나 상황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이지요. 책에서 언급한 헬무트와 어머니의 사례는 완전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우울증에 빠지거나 무력함을 보일 때 아들에게도 무력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들은 그것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는 거지요. 간혹 제가 일상 속에서 우울해 하거나 무력함을 보이곤 했는데,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아니, 절 옭죄고 있는 콤플렉스로부터 제 스스로가 벗어나는 것. 지금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무척 힘들겠지만 해내야겠지요.
저자가 본문 중에 언급하고 있는 사례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콤플렉스가 무엇이며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콤플렉스에 대해 알고 싶거나, 자신의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일궈나가고 싶다는 분에게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