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이야기 - 은밀하고 매력적인 나만의 시계바이블
정희경 지음 / 그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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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마우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제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아버지께서 입학선물로 시계를 주셨는데요. 거기에 바로 미키마우스가 있었어요. 미키마우스의 두 팔이 시침과 분침으로 된 시계를 받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하루에도 여러 수십 번을 들여다봤습니다. 덕분에 제 또래에 비해 시계 보는 법도 빨리 배웠지요. 하지만 몇 년이 지나서 반짝반짝 윤이 나던 시계의 광택이 사라지고 흠집이 나면서 시계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식기 시작했는데요. 계기는 4년 후 남동생이 입학선물로 받은 전자시계였습니다. 시침과 분침을 뚫어져라 쳐다보지 않아도 척 보면 알 수 있는 시계. 어린 제 눈에도 정말 편리해 보이더군요. 그걸 남동생에게 건네면서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시간 계산할 줄 아냐? 20시는 몇 시?” 무슨 말인지 몰라 어물거리는 남동생 옆에서 제가 대뜸 대답했습니다. “8시! 저녁 8시에요.” 그리고 이런 말도 했지요. “아버지, 얘는 아직 시계 볼 줄 모르는데 그거 제가 하면 안돼요?” 아버지의 대답은.... 네, 노!였습니다. 그 후 미키마우스 시계는 2년을 더 제 손목에 머물렀답니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시계이야기>의 첫인상은 ‘정말 단순하다’였습니다. 간단하게 표현된 시계 그림의 위에 거두절미하고 쓰여진 제목 ‘시계이야기’. 간단함을 넘어서 심플함이 돋보였습니다. 시계에 대해 대체 어떤 얘기를 하려나? 궁금했습니다.




오우, 그런데 책장을 넘기자마자 제 눈은 휘둥그레~~. 심플한 표지와는 정반대로 크고 작은 컬러 사진과 그림에 깜짝 놀랐습니다. 시계가 정교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화려했나?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시계가 연이어 나타났습니다. 본문의 내용은 뒤로 하고 사진과 그림만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봤으니까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계에 관한 다섯 개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첫 번째 ‘흥미진진한 시계탐험을 시작하다’에서는 시계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합니다. 시계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시계의 부분 명칭이나 용어에 대해 알려주는데요. 단순하게 시간을 알려주던 시계가 점차 여러 가지 기능을 갖게 되는 과정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역사와 전통과 함께 가다’에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시계 제작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로서는 감히 꿈도 못 꾸는 고가의 한정품 시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세 번째 ‘시계의 근대화에 앞장서다’에서는 시계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제작사들을 이야기하는데요. ‘오메가’라든가 ‘세이코’처럼 많이 알려진 회사를 비롯해서 ‘브라이틀링’이나 ‘코럼’처럼 처음 만나는 제작사도 많았습니다. 특히 제랄드 젠타 & 다니엘 로스의 시계는 시계가 아닌 예술품을 감상하는 기분. ‘정말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네 번째 ‘색다른 관점에서 시계를 보다’에서 시계는 더욱 정교해지고 화려하게 탈바꿈합니다. 갖가지 화려한 보석으로 돌고래는 물론 깊은 바다 속, 나비, 공작, 견우와 직녀를 연상케 하는 연인에 이르기까지 시계의 변신은 무한하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새롭고 강력한 생각과 기술로 따라잡다’에서는 기계식 시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새롭고 특이한 형태의 시계나 어찌 보면 복잡하고 전위적으로 보이는 시계도 있었는데요. 마지막 스페셜로 우리나라의 시계 제작 브랜드도 소개하고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옛날 일이 생각났습니다. 처음 내 손목에 자리 잡은 미키마우스 시계를 내가 어떻게 했더라? 친정의 어딘가에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혹시나 버린 건 아닐까? 어린 마음에 괜히 아버지에게 억지를 부렸다는 생각에 후회도 되고 아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시계의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는 <시계이야기>를 통해 이 세상 모든 시계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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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16년 여름의 패전 - 1941년, 일본은 어떻게 무모한 전쟁에 뛰어들었나?
이노세 나오키 지음, 박연정 엮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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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본에 관한 책을 연이어 읽었다. 다큐멘터리로 방송됐던 내용을 출간한 책은 2천년을 이어져온 우리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알려주고 있었는데 한일의 역사를 깊게 다룬 것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사진작가가 일제 강점기때 조선인 강제 노동자들과 관련된 일제 잔재, 건축물들을 사진으로 담아 정리한 책도 읽었다. 이것 역시 자세한 사연을 알 수 없었지만 사진 하나하나마다 당시 강제징용 된 조선인들의 아픔과 희생이 짙게 묻어나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그리고 얼마 전 또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쇼와 16년, 여름의 패전>이 바로 그것이다. ‘여름의 패전’이란 제목과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한 대의 전투기의 모습에서 우리가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되던 그 해, 일본이 패배를 선언했던 것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은 내 예상을 벗어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책은 쇼와 16년, 바로 1941년 여름, 일본에서의 일을 말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면 완만하게 경사진 언덕길을 오르는 칠십대의 노인을 만날 수 있다. 한발 한발 느리게 걸음을 내딛던 그 노인은 주변을 둘러보며 한마디 툭 내뱉는다. 총력전연구소가 바로 저 부근에 있었다고. 급경사 계단을 올라 그 곳을 찾아가던 젊은 날의 자신을 떠올린다. 전쟁이 개시되기 4개월 전, 자신을 비롯한 총력전연구소 연구생들은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하면 반드시 패배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이 대목에서 깜짝 놀랐다.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패배한다는 걸 미리 예측했다고? 그런데, 왜? 아니, 총력전연구소란 건 또 뭐야? 수많은 의문이 툭툭 불거져 나왔다.




‘다른 국가와 전쟁을 하거나 또는 전쟁을 예상할 때 그들을 굴복시키거나 또는 전투 의욕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일. 바꿔 말하자면 국방을 위한 고도의 국가 활동이 국가총력전이다.’(45쪽) 그리고 그에 필요한 전략, 방법들을 연구하기 위해 출범한 곳이 바로 총력전연구소다. 1941년 4월 1일. 일본은 이 총력전연구소를 위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하고 가장 총명한 뛰어난 인재’ 서른다섯 명을 긴급히 소집한다. 전쟁에 관한 것이기에 군인 위주로 선별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조선총독부와 특무기관을 비롯해 지방행정직과 체신청, 역사학자, 정치부 기자에 이르기까지 직업도 다양했다. 다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의 평균연령이 33세. 삼십대 초반의 젊은 청년들이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당시의 여러 상황을 토대로 예측해보라는 거였다. 그 결과 일본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일본의 군부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제국주의적 야욕을 가장 극명히 드러내던 일본은 고작 시뮬레이션 결과 때문에 쉽게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이 어떻게 나오리란 걸 예상한 건지 당시 미국도 일본을 강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전쟁을 치르기로 결심한다. 일본이 미군이 주둔해있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고 만다.




책은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예측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전쟁을 일으키게 되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배한 이후에 열린 국제군사재판에서 전쟁을 일으킨 주범으로 도조 히데키를 세운 것을 다루고 있는데 그 대목이 왠지 불편했다. 일본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어쩌고 하지만 나로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는 기분도 들었다. 왠지 저자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의심스럽다고나 할까? 개운하지 않고 께름칙하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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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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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를 드디어 완역본으로 보게 됐네요. 번역자가 김석희씨여서 더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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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는 거냐?
 

하지 말라는 거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는 해놔야 되는 거 아닌감? 

 

스트레스도 풀겸 재미삼아 하려다가 

스트레스가 더 쌓여버리네. 

 

에잇!!! 

알사탕, 짜증 지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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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비망록 - <오만과 편견>보다 사랑스런
시리 제임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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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었다. 조용한 영국의 이국적인 풍경도 인상적이었지만 베넷가의 다섯 자매 중에서 둘째 딸인 아름답고 발랄한 소녀 엘리자베스가 매력적이었다. 누구보다 재치 있고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서로를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오해와 편견 때문에 다가서지 못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사랑을 고백하던 순간! 그 장면이 너무나 극적이어서 같은 대목만 몇 번이고 연거푸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때였던 난 그녀처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꿈꾸었다. 단순한 연애소설 그 이상의 감동으로 다가온 책이었지만 이후로 <오만과 편견>을 만나지는 못했다. 간혹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를 보긴 했지만 예전에 처음 만났던 <오만과 편견>보다 진한 감동을 느끼진 못했다. 그러다 얼마전에 출간된 <제인 오스틴의 비망록>을 보면서 새삼 감회에 젖었다.




책은 영국의 초튼매너하우스에서 극성스러운 쥐를 소탕하기 위해 지붕을 수리하다가 다락방에서 낡은 함이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함 속에는 아주 오래된 원고가 가득했으며 루비로 장식된 정교한 반지도 있었는데 그것을 검토한 결과 제인 오스틴의 비망록이라는 게 아닌가. 무엇보다 그 비망록은 쓰여진 시기가 제인 오스틴이 건강악화로 숨을 거두기 직전인데다가 그녀의 놀라운 비밀을 담고 있다는 거였다. 대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길래 그토록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간신히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일까? 너무 궁금했다.




‘왜 갑자기 지금껏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글로 남길 생각이 들었을까’란 본문 첫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제인 오스틴이 자신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글로 남겼다는 느낌이었다. 평생 우정과 사랑, 결혼에 대한 글을 썼지만 자신은 정작 결혼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무거운 짐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녀는 죽어서까지 가져가려고 했던 비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유일한 사랑이자 진실하고 위대한 사랑이었던 신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로 마음먹는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제인은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그녀의 아버지가 40여 년간 이어오던 목사직을 내놓으면서 줄곧 살았던 스티븐슨을 떠나 바스로 가야 한다고. 스티븐슨에서 태어난 제인에게 고향을 떠나야한다는 것은 큰 슬픔이었다. 하지만 곧 더 큰 슬픔이 닥치고 만다. 바로 사랑하는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글 쓰는 재능이 뛰어난 딸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용기를 북돋워주던 아버지가 숨을 거두자 제인의 가족은 극심한 경제적 위기에 몰리게 된다. 거기다 서른이 넘긴 제인이 혹시나 결혼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가족들은 걱정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자신이 결혼한다면 그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절대 경제적 안정 때문이 아니라고,




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아끼고 절약해야 하는 상황은 제인에게 짙은 그늘을 드리웠다. 오빠와 함께 간 해변에서 침울해있던 그녀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세찬 바람에 순간 균형을 잃고 만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녀를 구해준 남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유일한 사랑이자 진실하고 위대한 사랑’이었던 프레데릭 애시포드였다. 서른을 넘겨서 만난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매료되지만 갑작스런 이별을 맞게 되는데...




극적으로 발견된 제인 오스틴의 비망록을 통해 그녀의 삶, 사랑을 만나면서 학창시절 <오만과 편견>을 가슴 졸이며 읽었던 때가 떠올랐다.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만 하는, 막장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극적인 삶을 살았기에 그녀의 소설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야 책은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엄청난 반전이자 충격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생각나는 게 있었다. 몇 달 전 제인 오스틴의 초기 미발표 원고가 경매에서 거액에 낙찰됐다는 거였는데 갑자기 궁금해진다. 어떤 내용일까. 그 작품은. 어서 만나보고 싶다. 그녀의 이야기를...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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