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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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통계청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현황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분기별 월평균 도서구입비’인데요. 전국 단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1분기 이후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럼 평균독서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 1인당 연간 독서량이 9.2권, 월 0.76권으로 한 달에 책 한 권도 채 못 읽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더 놀라운 것은 이것조차 매년 감소하고 있다고.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갑갑해지면서 의문이 들더군요. 포털사이트나 온라인상에 운영되고 있는 독서 동호회가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도 넘는데 왜 이렇게 책 읽는 사람이 적은 걸까. 스마트폰, 태블릿 pc 사용인구가 많아지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나 독서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라 짐작은 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뭔가가, 더 원론적인 그런 이유가 있을 것 같거든요.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저자가 사이토 다카시라는 점에서 호감이 갔습니다. 예전에 그의 <고전 시작>을 읽었는데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고전을 읽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 ‘고전력’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고전 읽기의 필요성을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참이어서 그 글을 보는 순간 ‘아하, 이거구나’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 그가 독서법에 관한 책을 출간했다니 그냥 넘길 수가 없더군요.

 

‘나 역시 독서가 사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은 저자는 우리의 삶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바꿔주는 것은 독서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십대 미혼모와 마약으로 감옥에 드나들던 오프라 윈프리가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방송인으로 불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며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가 무슨 일이든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꼽은 것이 모두 책, 독서라고 말이지요. 그런 다음 책을 읽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요.

 

초반부터 시종일관 책을 읽는 것, 독서의 필요성,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한 저자는 책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만화를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만화를 읽고 어떤 점이 나에게 인상적인지,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어떤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지 말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독서라고 생각한다(108쪽)’는 대목은 만화를 즐겨 읽는 저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했구요. ‘읽고 싶은 책이 생겼을 때 바로 책을 손에 넣어야 독서로 이어진다(113쪽)’는 구절은 책을 수시로, 충동적으로 구입하면서 왠지 모르게 위축되는 저의 양심에 면죄부를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의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독서의 기술 10’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책을 고를 때 표지와 목차를 살펴보는 것이나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나가는 ‘동시병행 독서법’,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라 때로 필요한 부분을 취합선택해서 읽는 ‘발췌독서’, 소리 내어 읽는 ‘음독’, 책을 읽고 기록으로 남기거나 혼자가 아닌 뜻을 같이 하는 여러 명과 함께 독서하는 등 대부분은 예전부터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특이한 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비판적 책읽기라고 해서 독서의 최종단계로 통하는 ‘깊은 통찰을 얻게 하는 질문 독서’는 제게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어서 저의 독서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독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 부담감을 느낀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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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oo 2015-06-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9.2권도 믿기 어려워 보여요. 그보다 훨씬 적을 거 같아요. ㅎㅎ

몽당연필 2015-06-21 23:04   좋아요 0 | URL
헉, 그렇다면, 저것보다 더 적을 거라는 말씀?
왠지 급우울해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낭만인생 2015-06-30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년에 단 한권도 읽지 않죠. 대신 읽는 사람은 일년에 수백권을 읽어내니 평균적으로 한 두 권이 되지 않을까요?
사이토 다카시는 명료하고 깔끈함 문장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리뷰가 참 좋습니다.

몽당연필 2015-06-30 10:4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이것조차 평균치였네요
왠지 씁쓸한데요 ^^;;

몽당연필 2015-06-30 10:45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에 힘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