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묘하게 어디까지 읽었는지 자주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허무의 냄새가 스르르 번지고, 그저 옆에 조용히 있어주고 싶어지는 작고 약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뭐든 잘 해내는 애인을 가지고 있고 동생이 있고 일이 있다.

그러나 가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다.

애인은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도 있고,  애절하게 사랑할 수도 있고, 냉정하고 뿌리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애인을 가질 수 없다.

그 애인은 다른 누군가의 것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있어 애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절망이고

애인을 소유한다는 것은 절대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그녀는 살얼음판을 걸으며 사랑한다.

그런 그녀가 안타까웠다.

살아가다보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갈 수 밖에 없을 때가 온다고 믿는다.

머리로는 보내라고 헤어져야 한다고 말해도 절대로 그럴수 없는 그 마음...

그래서 그 사랑이 더 아픈지도 모른다.

너무나 편안하고 작고 예쁜 사랑...그러나 절대 그곳에 안주할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의 모습이 웨하스 의자는 아닐까..

겉으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눈앞에 있지만 절대로 앉을 수 없는 의자...

그것도 사랑이라고 그러므로 행복하다고 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가 살얼음판을 잘 건너기를 건너편에서 두손 꼭 쥐고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릴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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