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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집
프랭크 오하라 지음, 송혜리 옮김 / 미행 / 2023년 5월
평점 :

고선경 시인은 말한다. 프랭크 오하라의 시,
"너와 콜라 마시기(Having a coke with You)"에서와 같이,
"짝사랑을 지속하다 보면 사람이 뻔뻔해지나?
이제는 매일같이 이런 고백을 일삼는다.
늦은 새벽에도, 자다가 잠깐 깬 상태에서도 네가 부르면
바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심지어 향수도 뿌릴 것 같아."
어떤 애정 표현은 과장된 것 같고, 실제로 과장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가장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오히려 너무 솔직해서 말이 되지 않는 말들,
때로는 어이없거나 우스꽝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말들이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꺼내 보이려는 시도일지도 모른다.
멋진 여행지에 다녀온 사람들이 그곳이 얼마나 좋았는지에 대해
말할 때 으레 그렇듯이.
그와 내가 어떤 사이로 발전하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쩌면 발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서먹하지만 이따금 인사를
나누던 사이로 돌아가거나 이대로 고착되어 버릴지도.
나는 매일 고백하고, 그는 신중하다.
그러나 내 고백이 구체적이듯이
그의 고민 또한 구체적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