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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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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독서는 독자 자신의 잃어버리 기억을 북돋아 주는 순기능이 있다. 소설의 내용이 어떤 것일지는 무관하다. 자신의 삶속에서 흔적없이 사라진 기억을 되살여 준다. 소설을 자주 읽어 봐야 할 이유이다.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문학동네) 은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군복무를 했던 나에게는 그 시절의 주변 환경이나 산세 또는 지역의 특유한 분위기를 일캐워 준다. 최근 직장생활 중에 가끔 그곳에 갔었는데 그곳에 대한 그리움이 앞선다. 국립광릉수목원을 지나 물이 맑다는 포천 일동과 이동 지역의 여행이 그리워 진다. 그곳에 사랑한 사람들을 두고 떠나온 고향처럼,


 이 소설속 주인공 여성은 민간인출입통제구역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에서 식물의 표정을 그리는 세밀화가다공무원인 그녀의 아버지는 뇌물죄알선수재로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석방된 뒤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여자의 아버지는 순응적인 공무원이었지만 뇌물을 받은 죄로 징역살이를 한다여자의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그 인간이라 부른다.

 

 김훈은 이 소설을 쓰기 전 가을부터 다음 해 초여름까지 휴전선 이남의 여러 지방을 여행했다고 한다. 그 안에서 본 세상과 자연,사람의 풍경을 문장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세밀화가인 여자의 눈이 포착한 세상의 풍경과 그 풍경을 사유하는 밀도 높은 작가의 문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경기북부지역의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그 지역의 역사 이미지가 남아 있기 마련인데(광주전남 하면 5.18을 떠올리듯) 분단 현실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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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것들 중에 독서가 있다. 자연광을 받으며 읽으면 더 높아진다. 독서 후 산책을 하면 그 몰입의 여운으로 사물을 좀 더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내공이 쌓인다.


 소설책을 많이 읽으면 속이 깊고 힘이 생긴다. 소설 속에 다른 사람의 생을 자기 속에서 살필 수 있다. 자기도 모르게 근육이 생기고 내공이 생긴다. 자신의 어떤 불행이나 밑바닥에 처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기 힘이다. 자기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일상에서 만나는 구체적인 접점을 글로 쓰는 습관이 좋다. 황석영은 분단 이후의 한반도의 역사 현실을 온몸으로 겪어 온 작가다.  2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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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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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인칭이면서 전지적이요 직선이 아닌 반복서술, 그리고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이분법의 와해, 그런 메타포에서 탄생한 인물들, 쿤데라는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매끄러움과 개연성을 거부하는 실험적인 기법들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아픔과 삶의 한계를 표현하고 있다.", 권영택, 문학평론가


 "토마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테레자는 고향을  떠나 그의 집에 머문다. 진지한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던 토마시는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질투하는 마음이 뒤섞인 두 사람의 삶은 점차 그 무게를 더해 간다. 


 한편 토마시의 여인 사비나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과 역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며,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는 그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된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네 남녀의 사랑은, 오늘날 '참을 수 없는'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는 우리들의 자화상과 다름없다."    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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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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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고타 크리스토퍼1935년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한 헝가리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전시(제2차 세계대전)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전쟁에 동원되었고, 어머니는 집에서 기르는 채소와 가축들에만 매달렸다. 

 

 삼남매(작가와 오빠와 남동생)는 숲과 들판과 길거리를 자유분방하게 쏘다녔다. 작가는 부모님 보다 오빠를 더 좋아했다.(오빠의 존재는 작중 인물인 쌍둥이 형제의 모티브가 된다.) 제1부 (비밀 노트)에서의 쌍둥이처럼 고양이를 매단적도 있고, 단식 훈련, 부동자세 훈련 등도 했다. 


 식량부족으로 매일 옥수수를 먹었고, 빵을 훔친 적도 있었다. 전쟁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그 속에서 평화시와 다름없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녀가 살던 마을은 당시 독일에 합병되어 있던 오스트리아의 국경지대에 위치해 있었으므로 숲속에 들어서면 독일과 소련 병사의 시체가 무기와 탄약 등과 함께 나뒹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944년, 아고타 일가는 그때까지 살고 있던 마을에서 가까운 마을로 이사를 간다. 이 마을이야말로 제1부와 제2부의 무대가 된 K시의 모델이다. 


 열네 살 때 기숙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녀의 내면에 변화가 생겼다. 그녀는 부모님과, 특히 그녀가 좋아했던 오빠와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 이별의 고통을 경험해야 했다. 그 학교는 마르크스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여서 그녀에게는 감옥과도 같은 곳이었다.


 열여덟 살의 여름, 그녀는 자신의 역사 선생과 결혼했고, 스무 살에 아기 엄마가 되었다. 1956년 소련의 탱크가 부다페스트로 밀고 들어오자, 반체제 운동을 하던 남편과 함께 갓난아기를 품고 조국을 탈출했다. 그녀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조국을 짓밟은 소련인에 대해서는 증오심을 품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말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슬픔 속에 침몰하지는 않았다. 이 소설에는 그녀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우울과 분노와 고통을 동정도 눈물도 없이, 차라리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수식도 감정도 배제된 '소년의 나체와 같은" 간결한 문체로 씌여졌다. " 240212



  * 궁금하지 않으면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는다. 2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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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놀고, 주말에는 쉬고
이정길 지음 / 창조문학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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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정년 이후 글쓰기는 편안하면서도 진솔한 고백이다. 작가는 수의학을 전공한 명예교수로 노후를 미국에서 보내고 있다. 책에서 만나 새롭고 궁금했던 내용을 알게되었다.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셨나 궁금해었는데, 영어공부에 몰입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저자는 학부 첫해 교양 과정을 마친 뒤의 겨울 방학 석 달 동안을 중학교 영어 교과서 세 권을 몇 번이고 되풀이 읽었다. 고등 학교 영어 교과서를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또한 <중.고등종합영어;알기쉬운 삼위일체>(도서출판 계림문고) 후반부를 재독 삼독을 해도 머리속에 남지 않아 책장이 너덜거릴 때까지 넘겼댔다는 글에서 저자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한 영어에 능통한 한 제자에게 읽어보라고 주었던 제임스 헤리엇의 책 네 권을 찾아왔다는 내용이 있다. 글래스고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북 요크셔에 있는 동물 병원에 조수로 채용되어 평생 동안 일한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의 수필집이다. 저자는 제임스가 쓴 글을 수의사로서 읽고, 정년 후 수필가가 된 뒤 다시 읽었다 한다. 지금은 미주한국문인협회원이다.


 저자가 일본의 규슈 지방을 1996년 말에 여행하던 중 나가사키에 들른 적이 있다. 그는 1945년 8월 9일 플루토늄 폭탄이 초래한 끔직한 피해의 규모를 읽었다. 그로부터 15년 뒤, 팻맨의 푹발 실험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 통제된 현장은 한 해에 두 번, 4월과 10월의 첫 토요일에만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저자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절정에 도달했던 곳을 걸어보고, 폭탄 제조 과정을 읽어 보며, 폭파가 남김 흔적들을 보았다. 처음과 끝은 본 저자의 마음은 어떠했을지를 짐작해 본다.   <삶은 계속 된다>(동인문화출판원)   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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