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렉은 지나치게 비범한 것에만 주목하는 습관을 경계했다고 한다. 페릭이 <공간의 종류들>(문학동네)에서 다룬 '방'을 예를 들면, 사람이 사용하는 방을 공간이 아니라 장소로 분류했다는 점이다.
<공간과 장소>(사이)에 따르면 공간은 구제적인 의미나 경험이 부여되지 않은 상태의 넓은 여백이고, 장소는 경험과 기억이 쌓여 의미가 생긴 공간이라 했다. 따라서 페렉의 글쓰기 작업은 특정 공간에 시간과 기억을 입혀 살아 있는 장소로 바꾸는 일이었다.
페렉은 "산다는 것은 최대한 부딪치지 않으려 애쓰면서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일"이라 했다. 더불어 이동하는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나는 그 장소와 장소를 융합하는 감성적 상상력의 확장을 꾀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