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붙자, 맞춤법! - 현장 실무자를 위한 어문규범의 이해 뿌리와이파리 한글날
변정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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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싸구려 느낌의 제목 때문에 살짝 읽기가 꺼려질 순 있어도 실제로 읽게 된다면 알기 쉽게 어문규범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충실하면서도 술술 읽혀져 나중에도 다시 펼쳐볼 수 있게 잘 보관하고 싶어지게 된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평소 메신저나 SNS 등에서 편한 문자 생활을 하다가 '각 잡고' 글을 쓸 일이 생기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맞춤법이다.” 읽을 때는 고민되지 않지만 직접 쓰려고 하면 난감하고 뭐가 맞는지 헷갈리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런 독자들이 어문 규범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한다. “편협한 표준어 중심주의, 완고한 규범주의에서 벗어나 "의사 전달의 효율성""표현의 적절성"에 집중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규범들을 설명하며 "무조건 지켜야 돼"라고 주장하지 않고, "규범이 왜 이럴까?"를 살펴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맞춤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보단 '맞춤법에 대한 책'이라는 설명이알맞을 것이다.

 

“100회 넘게 진행된, 편집자 대상의 맞춤법 교육을 갈무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문규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수월하게 읽혀지진 않았다. 그래도 맞춤법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할 때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잘 짚어주고 있어 부담이 조금은 덜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멋대로 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무작정 편해지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의 주관이 필요함 또한 느끼게 된다. 어쨌든, “‘규범이 이러저러하게 규정하고는 있지만, 그 취지를 이해한다면 지나치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주고 있다.

 

글을 쓰거나 특히나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건 작건 어문규범의 막연한 압박을 받으며 까다로운 문법 용어가 난무하는 일방적인 규정에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론적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그 까닭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으니 글쓰기에 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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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페어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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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날 정도는 아니지만 항상 고만고만한 재미가 있는 잭 리처 시리즈 중 어페어는 잭 리처가 군대에서 생활을 하고 있던 시절을, 다시 말해서 과거를 다룸과 동시에 어째서 반강제적으로 전역을 하게 된 연유도 알려주고 있다. 그것도 그렇지만 길고 긴 이 시리즈의 시작인 추적자와도 연결되어 있어 이 시리즈를 즐기고 있는 사람은 이것저것 흥미를 끌만한 구석이 좀 있다. 몇몇 반가운 사람들도 잠시 나오기도 하고. 시리즈에서 간간히 언급되었던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 이유가 어떤 사건이었는지 알게 되지만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는 어정쩡한 완성이라 크게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그래도 잭 리처 시리즈니 읽기 지루할 정도는 아니었다.

 

미시시피 북동쪽에 위치한 카터크로싱에서 벌어진 세 건의 연쇄 살인 사건. 피해자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여자였고 비슷한 또래였으며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셋 다, 예리한 칼로 목이 베어진 채 처참히 살해당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켈햄 소속의 군인을 범인으로 의심하는 가운데 군 당국에서는 리처가 아닌 다른 소령을 기지로 내려 보내 사건의 수사를 명하고, 리처에게는 민간인으로 위장하여 마을 상황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기지 밖에서는 연이어 납득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기고, 리처는 살인 사건을 무마하려는 거대 권력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사건에 끼어들면서 어떤 음모를 직감하고, 더 파고들면 본인에게 좋을 것 없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진실을 파헤쳐야만 직성이 풀리는 게 잭 리처고 그가 분노하게 되는 몇몇 과정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흥미를 잃게 하지 않지만 앞서 말했듯 상대적으로는 재미가 덜하고 이야기도 엉성한 점 많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밋밋했다.

 

그래도 뭐, 기본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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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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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고전 <대한민국>의 저자 한홍구 교수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시절을 집중 조명한 <유신>을 펴냈다. 김대중의 돌풍과 신민당의 약진으로 박정희 장기집권에 대한 위협이 커진 1971년의 대선과 총선에서부터 19791026일 김재규에 의한 박정희의 죽음까지, 나아가 이후 박정희 없는 박정희 체제의 기틀을 마련한 전두환의 내란과 19805월 광주까지를 한 교수 특유의 입담과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책은 <한겨레> 토요판에 인기리 연재되었던 한홍구의 유신과 오늘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하였다. 5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는 1970년대 초반의 상황을 중심으로 박정희의 유신독재가 시작된 배경을, 2부는 1970년대에 벌어진 각종 사건을 통해 어처구니없는 독재의 그늘을 살펴본다.

3부는 유신시대 저항의 흐름을 조명한다. 특히 산업화의 역군이자 민주화의 밀알이었으나 그간 조명 받지 못한 여공들의 삶과 투쟁을 복원하고 있다. 4부에서는 병영국가화, 베트남전 파병, 새마을운동, 강남 개발, 중학교 입시 폐지와 고교 평준화 등 1970년대의 사회사를 펼쳐 보인다. 5부는 YH 사건에서부터 10.26까지 유신체제 몰락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박정희를 옹호하는 사람들조차 유신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게 되는 것 같다. 과연 좋게 볼 구석이 있기나 할까? 엄혹함으로 가득하기도 했지만 어떤 식으로도 정당성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침묵할 뿐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유신 시대를 자세하게 다루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안다. 아예 논할 대상이 아닌 것처럼. 혹은 논할 필요도 없는 것처럼. 일종의 지워진 시대처럼.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 굵직한 사건들이 개별적으로 다뤄진 적은 왕왕 있어도 유신 자체를 큰 틀에서 살펴본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는 현대사를 알기 쉽고 흥미롭게 다루던 저자가 작심하고 써낸 내용이고 유신의 풍경을 인상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박정희의 집권 18년 중 후반 9년을 통해 벌어진 일들을 살펴본다. 유신시대가 탄생한 배경에서 붕괴해가는 모습까지, 그가 어떻게 헌정을 파괴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였는지, 유신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파괴해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알려고 하면 마음만 답답해지고 읽다 보면 착잡한 기분에 읽기가 생각처럼 쉽진 않았지만, 그 시대를 알아야만 그 이후를 그리고 지금을 알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펼쳤다 덮다를 반복하며 읽어냈다.

 

박정희가 이 위험한 생각을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해나갔는가는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있으니 조금은 곱씹으며 읽을 필요가 있었다. 겪어보지 못한 시절이지만 정말로 한 으로 가득한 시절이라 말할 순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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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리차드 세넷 지음, 유강은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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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토대가 무너지면서, 가정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유대 또한 무너지고 있다. 복지 혜택을 받는 이들도 '소외' '불평등' 을 말하며,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지은이는 존중의 문제가 단지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현대 사회에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적극적인 표현' 이 결여되어 있으며, 상대를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대우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존중을 확인하려는 지배관념이 스며있다는 것.

경제적 토대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존중의 불평등을 넘어서, 어떻게 서로를 존중할 것인가의 문제를 성찰하는 책이다. 존중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우리 안에서 타인에 대한 존중을 어렵게 만드는지를 분석하면서, 사회적 존중의 문제를 고찰한다.”

 

짓기와 거주하기를 통해서 알게 된 리차드 세넷에 관심이 생겨 출간된 다른 책을 알아보던 중 쉽게 구할 수 있어 찾게 된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은 소개하는 글처럼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어떤 식으로 서로 간의 존중을 잃어가게 만들었는지 다뤄보고 있다.

 

짓기와 거주하기가 재미나게 읽혔다면 이 책은 생각 이상으로 읽기가 어려웠는데, 난해한 내용이기보다는 저자의 관심과 문제의식을 제대로 못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 느끼게 되는 어려움인 것 같다.

 

저걸 저렇게까지 복잡하게 혹은 끈질기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고 저자 본인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불평등과 존중이라는 주제를 논의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읽기가 쉽지 않았다.

 

뭘 말하려는지 어렴풋하게 알 것 같지만 그게 맞게 이해한 것인지 계속해서 아리송하게 느껴지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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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하트 Angel Heart 1
츠카사 호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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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namu.wiki/w/%EC%97%94%EC%A0%A4%ED%95%98%ED%8A%B8(%EB%A7%8C%ED%99%94)

참고 : https://namu.wiki/w/%ED%98%B8%EC%A1%B0%20%EC%B8%A0%EC%B9%B4%EC%82%AC

 

 

 

 

시티헌터의 장기 연재가 호조 츠카사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 호조 츠카사는 중간에 몇 번이나 시티헌터를 마무리할 듯한 내용 전개를 시도했었다. 그러나 편집부의 압력에 의해 시터헌터를 마무리하려는 호조 츠카사의 시도는 몇 번이나 막혔고, 그런 와중에 호조 츠카사 자신이 외려 시티헌터라는 작품에 더욱 애착이 생기면서 장기연재를 즐기는 식의 상황이 되었는데, 작가 자신이 그렇게 된 상황에서, 그때까지 호조 츠카사가 시티헌터를 그만두려고 할 때는 못 그만두게 하던 편집부가 시티헌터를 잘라버렸다. 그것도 딱 4주 기한 주고 연재 종료를 통보해 버렸을 정도인 상황이었고, “결국 시티헌터는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어정쩡한 마무리가 되어버렸고, 이는 결국 나중에 엔젤하트가 나오는 이유가 된다.”

 

속편이라고 말하기도 뭣하고 시티헌터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만화지만 크게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엔젤하트는 이런 사정을 알아야만 왜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굳이 시티헌터의 세계관을 왜 끌어들였는지는 여전히 아리송하다. 작가는 패러렐 월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그림은 여전히 빼어나다. “가는 펜선의 섬세한 극화체 그림체를 확립하면서 높은 평가를 얻게 된다. 진지할 때의 섬세한 그림체와는 별도로 개그컷에서 보여주는 표정이 풍부한 그림도 일품이라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안겨주긴 한다. 하지만 시티헌터가 계속 생각날 수밖에 없고 그래서인지 어정쩡하게만 느껴진다.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랄까? 주문한 음식과 전혀 다른 음식이 내놓여진 느낌? “페러렐인 만큼 기존 설정과 많은 차이점이 있어 쉽게 몰입하게 되지가 않는다. 왜 저럴까? 라는 생각으로 보게 된다.

 

일종의 치유물 만화라고 생각될 정도로 감수성을 내세우고 있다. “거리의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준다는 훈훈한 옴니버스 드라마위주고 사연이 시티헌터 때보다 많이 진지함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시티헌터특유의 재미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무척 실망하게 될 것 같다. 아예, 전혀, ...

 

다만, “단순히 해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뢰자의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전체적으로 주인공의 배려심이 돋보이는 부분과 맞물려, 시티헌터 때보다 주인공 사에바 료의 배려 깊은 인간성에 대해 좀 더 깊이 중점을 두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사에바 료라는 캐릭터에게 매료되어 작품을 계속 읽게 만드는 원동력이있으니 료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끝까지 보게 된다.

 

시티헌터를 생각한다면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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