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탐정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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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첫 작품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와 다음 작품 내가 죽인 소녀를 쓰는 도중에 발표한 단편들과 그 이후에 쓴 단편들을 모은 단편집이다. 그래서인지 두 장편에서 접했던 등장인물이 잠깐씩 거론되거나 등장할 때가 있어 조금은 반갑기도 하고 기억을 되살려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단편이라는 한계-제약에 충실한 짧은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다. 그래서일까? 좀 더 직선적인 (달리 말한다면 이리저리 뒤틀지 않는) 내용이라 읽기가 편했다. 재미도 나쁘지 않았고.

 

제목은 약간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억지스러운 제목은 아닐까? 싶다. 아주 못마땅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어울리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긴 호흡의 이야기가 아니라서인지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몇몇 부분에서는 웃음을 짓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단편과 에세이가 번역-출판되길 바란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한데 묶은 소설집으로, 사와자키가 조우하는 여섯 명의 십대 소년소녀들과 그들 주변의 사건사고를 담고 있다.

하드보일드가 말 그대로 목 넘김이 뻑뻑한 삶은 달걀과 유관한, 무미하고 건조한 장르라지만, 낭만 마초 사와자키가 이 십대 아이들을 보는 시선만은 어른답고 따뜻하다.”

 

 

 

#천사들의탐정 #天使たちの探偵 #하라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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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긴 잠이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0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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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보려는 생각-의도 속에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하고 있었고. 근데, 조급한 마음에 혹은 순간적인 착각으로 시리즈 3번째 이야기 전에 단편집 천사들의 탐정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헷갈려서 단편집을 읽기 전 이것부터 먼저 읽었다. 읽기에 큰 지장을 만들지는 않지만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다시 읽어볼 마음이 들면 그때는 제대로 순서를 지켜서 읽어봐야지.

 

 

일본 하드보일드 문학의 명장 하라 료 소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내가 죽인 소녀>를 잇는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세번째 장편소설이다. 고교야구, 승부조작, 能樂, 인간문화재, 동성애 등 경계가 없는 다양한 테마를 날실과 씨실 삼아 정통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완벽하게 직조해냈다.

도쿄 도심의 그늘, 신주쿠에 위치한 허름한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년의 탐정 사와자키. <안녕, 긴 잠이여>는 일 년이 넘게 도쿄를 떠나 있던 사와자키가 오랜만에 사무소로 복귀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석구석 해묵은 먼지나 쌓여 있을 줄 알았던 그의 예상과 달리, 낯선 노숙자 한 사람이 사와자키의 귀환을 반긴다. 의뢰인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노숙자의 자기소개가 이어졌지만 사와자키의 매의 눈은 그 또한 굴곡진 사연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는데

 

 

어떤 단서와 실마리를 뒤쫓으면서 얼마나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지 무척 인상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실종사건과 승부조작, 갑자원-고시엔과 처참한 좌절을 겪었던 노숙자, 동성애와 노 라는 일본 전통연극까지 한 이야기 속에 몰아넣고 있는 능력은 감탄을 하게 만든다. 다만, 그렇게 함으로써 복잡하기도 하고 이런 게 여기에서 왜 튀어나오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야기의 끝을 접한다면 누구나 그 시도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하든 인상적이라는 말에 쉽게 동의할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지루함 가득하다고 말할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너무나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안녕긴잠이여 #さらぱ#하라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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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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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사와자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죽인 소녀는 사와자키가 가장 나약-좌절하게 되는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자신의 실수 또는 잘못으로 소녀가 죽었다는 혹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어떤 식으로든 일정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이 무척 특색을 만들고 있다. (소녀의) 유괴 사건이 만들어내는 불편함과 절박감도 흥미로웠고.

 

 

가족 실종 문제로 상담하고 싶다며 탐정의 방문을 요청하는 한 통의 전화. 하지만 자택을 찾아간 사와자키는 사건을 의뢰받기는커녕 유괴사건의 한복판으로 휘말려들고 만다. 얼결에 몸값 전달책 신세가 되지만, 도리어 접선 장소에서 습격을 받아 돈가방을 도난당하고 만다. 돌연 협상을 중단한 채 잠적해버린 유괴범,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 의심을 거두지 않는 경찰, 어쩐지 묘한 부탁을 해오는 야쿠자사와자키를 기다리는 것은 끔찍한 덫일까, 작은 행운일까.”

 

 

사와자키라는 매력적인 탐정이 어떤 식으로 사건에 끼어들게 되는지, 끊어질 것 같으면서도 느슨하게 이어지는 사건의 전개 과정이 읽는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빠른 속도로 읽을 것이다.

 

 

#내가죽인소녀 #した少女 #하라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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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 전면개정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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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료의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는 레이먼드 챈들러 덕분에 알게 됐다. 챈들러의 글을 추종하는 수많은 작가 중에서 그의 소설이 어쩐지 읽고 싶어져 찾게 되었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니,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렇게 이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고, ‘지금부터의 내일을 제외하고는 순서대로 읽었지만 어쩐지 아쉽다는 생각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근데,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읽게 되리라 생각하진 않았었다. 그만큼 이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겠다.

 

이미 읽었기 때문에 더 세세하게 읽진 않았다. 게으름과 귀찮음 때문이겠지만 재미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어 그걸 읽고자 더 속도를 냈던 것 같고.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아예 작정하고 팬픽 쓰듯이 했을 뿐이라는 평가는 너무 박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그 나름대로 훌륭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도쿄 도심, 화려한 고층빌딩숲 외곽의 허름한 사무소. 중년의 탐정 사와자키가 홀로 의뢰인을 맞는다. 처음에는 두 명이서 시작한 사무소였지만, 전직 경찰이자 동업자인 와타나베는 대량의 마약을 폭력단으로부터 빼돌리고 현재는 도피중이다. 간간히 종이비행기로 접은 전단지에 몇 줄의 메모로 근황을 전해올 뿐. 오른손을 주머니에 감춘 낯선 사내는 어떤 르포라이터가 이 사무소를 찾은 적이 있냐고 물은 뒤 20만 엔의 현금을 남긴 채 사무소를 뒤로한다. 알 수 없는 의뢰인과 영문 모를 의뢰 내용에 당황하는 사와자키. 그런데 이내 유력 미술평론가의 변호사가 그 르포라이터의 행방을 알기 위해 역시 그를 찾아오고, 르포라이터의 실종은 당시 세상을 발칵 뒤엎어놓은 도쿄 도지사 저격사건과 맞닿아 있음이 밝혀지는데…….”

 

 

이런 식의 이야기 구성과 글쓰기 방식에 큰 관심이 들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무척이나 좋아해서인지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몇 번을 반복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이 시리즈를 다시금 시작해본다.

 

 

#그리고밤은되살아난다 #そして#하라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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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개정판 현대사상의 모험 14
조셉 캠벨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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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정신분석에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는 있어서일까?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오면 곧장 집어 들게 되는 것 같다. 당장 펼칠 정도는 아니지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는 한다.

 

이 책도 중고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던 중에 손에 쥐게 되었는데, 번역에 대한 불만을 많이 접해서 꺼려지긴 했지만 진지하게 혹은 집중해서 읽을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적당한 재미를 느끼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기억에 남는 건 많지 않았다.

 

 

비교신화학자 조셉 캠벨이 그간 연구해 온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와 종교의 공통되는 현상을 집대성한 책. 저자는 어린 시절 아메리카 인디언의 민화를 접하고 문화적 접촉이 전혀 없었던 이들 민화와 아더왕 전설의 상징체계가 놀라우리만큼 유사한 데 착안, 모든 문화권 신화를 두루 꿰는 신화의 원형을 찾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전설-종교에서 공통으로 찾아볼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 그만의 해석 혹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일종의 원형을 찾고 있고, 내용의 핵심을 찾아내려고 하고 있다.

 

저자의 방식과 비슷한 시도나 신화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논의를 접해본 적이 있어서 이 책의 입장과 내용이 크게 색다르진 않았다. 세계 각처에서 채집된 신화와 민간 전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나쁘진 않았지만 어떤 남다른 빼어남을 찾지는 못하겠다. 내 안목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고. 어떤 원형을 알아보려는 의도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 뼈대를 찾아냄으로써 어떤 걸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다만, 읽기가 편하진 않았다. 어째서 번역에 대한 문제점을 말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고. 그런 불만을 꺼내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을 내면서 말하는지는 이해가 된다. 그런 걸 잘 느끼지 못하는 나란 사람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 좀 더 예민했다면 어떤 점들인지 그런지 더 자세히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말할 수준은 아니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는 정도로 말을 끝내야겠다.

 

 

 

 

#천의얼굴을가진영웅 #조지프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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