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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르인의 사막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3
디노 부차티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제목이 뭔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쩐지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무작정 읽진 않았다. 이걸 영화로 옮긴 걸 먼저 본 다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그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영화를 먼저 선택했다. 어쩐지 그렇게 하는 게 더 읽기 편하고 쉬울 것 같았다. 읽어보니 그럴 필요는 없었다. 아주 어렵거나 난해한 내용은 아니다. 그냥 나랑 맞지 않는다는 말은 하게 될 것 같고.
“총 30장으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군사학교를 막 졸업한 조반니 드로고가 ‘타타르인의 사막’이라 불리는 넓은 평원을 마주한 북부 국경지대의 바스티아니 요새로 파견되어, 평생에 걸쳐 언제 쳐들어올지 모를 가상의 적군을 기다리며 펼치는 이야기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군대의 일상과 드넓게 펼쳐진 황량한 사막, 그 경계지대에서 그들을 살아 있게 하는 존재 이유는 오직 지평선 너머에서 여기로 언젠가 진군해올 적뿐이다. 이 불확실한 기다림과 반복되는 군대생활 사이에서 천천히 늙고 병들어가는 드로고는, 마침내 적이 왔을 때 새 병사들로부터 요새에서 쫓겨나, 어느 무명의 여관에서 인생 최후의 적 죽음을 맞는다. 삶과 죽음, 인간 실존의 문제에 관한 기막힌 알레고리가 명징하고 생생한 문체로 드러난 명작.”
특별히 재미나거나 유쾌한 혹은 읽는 흥미를 돋우는 순간은 없었다. 무료한 바스티아니 요새의 일상과 같다고 해야 할까? 읽으면서도 그 무미건조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은 있다. 짧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디노 부차티는 한국에서도 그간 이어령, 김현, 서영은 등 문인들의 독서 노트에서도 줄곧 언급되어왔다. 이 소설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의 위험이 언제 닥칠지 모른 채 미래의 영광을 상상하며 ‘희망의 대기실’과도 같은 요새에서 속수무책으로 시간을 보내는 병사들은 오늘날 기후, 환경, 경제, 보건, 정치 등 각종 위기에 맞닥뜨린 채 일상을 영위해나가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직은 40대고 그나마 젊다고 말할 수 있을 나이라서 심드렁하게 읽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좀 더 나이를 먹는다면, 세상을 더 겪는다면 달리 읽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얼핏 들었다. 아니, 좀 더 예리하고 섬세해지면 마음에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서일까? 나중에 다시 읽어도 이게 마음에 들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런 식의 소설을 읽을 때 흥미 있게 읽은 경험은 없어서인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영화가 주었던 수준 정도로 소설을 즐기게 된 것 같다.
영화도 나쁘진 않았다. 나와 맞지 않았을 뿐이지.
어쩐지 이런 생각은 해본다. 이 소설의 주인공 조반니 드로고처럼 나란 사람의 삶도 비슷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재미도 흥미로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게 슬프거나 비극은 아니겠지만 왠지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나랑 다를 것 없어서 무덤덤하게 읽혀진 건 아닐까?
“이 작품 발표 당시, 이탈리아는 1차대전이 끝나고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하에서 이 파국의 체제에 저항하는 분위기와 더불어 안팎으로 굉장히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기였다. 이런 대기 속에서 나온 이 소설은 삶과 죽음, 인간 실존의 문제와 끝없는 무無의 세계에 관한 알레고리를 명징하고 생생한 문체로 드러낸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주었다. 누가 적이고 그 적이 실로 있기나 한 건지도 모른 채 끌려가는 부조리한 세계에 볼모처럼 잡힌 불안한 인간의 운명은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미혹과 실수와 고뇌로 얼룩진 한 편의 우화 같은 악몽으로 화한다.”
#타타르인의사막 #디노부차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