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 애장판 1~10 세트 - 전10권 (완결)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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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다고 해야 할까? 그게 아니면 묘하다고 해야 할까?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어쩐지 접한 다음에는 쉽게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본다. 굳이 예를 든다면 전통차를 마시는 기분? 마신 적도 없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고 원작을 본 다음에 다시금 애장판으로 찾게 됐다. 때때로 떠올려졌지만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다시 보게 된다. 애니도 다시 찾고 싶긴 하다. 언젠간... 이라며 미련처럼 미뤄두고 있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무척 인상적이고, 잘 설명해낼 능력은 없지만 만화를 좋아한다면 이것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배경과 스토리, 인간과 벌레와의 조화를 위한 주인공의 모습 등 만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치유계 중에서 손꼽히는 작품.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소재로 다루는 만화라 그런지 작품을 보는 내내 서늘하면서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동시에 가지게 하는 기묘한 작품

 

 

어떤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해야 할까? 가볍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근본적으로는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라고 해야 할까? 뛰어난 그리고 탁월한 균형 감각이라고 말하고 싶고. 기본적으로는 서로 다른 방식의 생명과 삶, 존재에 대한 받아들임과 공존에 관해서 고민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요즘에는 온갖 곳에서 공존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 같은데, 이런 것도 찾아보면서 공존을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걸 말하는 사람들은 전혀 이런 식의 걸 말하는 게 아니겠지만.

 

사려 思慮 - 1. 여러 가지 일에 대하여 깊게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2. 근심하고 염려하는 따위의 여러 가지 생각라는 말이 생각난다.

 

 

#충사 #蟲師 #Mushishi #우루시바라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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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의 지혜 에디션) 다산의 지혜 에디션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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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척 눈길을 끌었다. 내용이 제목만큼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는지는 대답하기가 머뭇거려지지만. 다산에 관한 책을 한때는 아무거나 무작정 읽었는데,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 어쩐지 반갑다는 기분이었다. 이런 책도 있었나? 라는 생각도 했고.

 

제목 그대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글을 엮었다. 그러니 어떤 체계적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지 않은, 가족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당시의 심정이나 이런저런 생각을 전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편지라고 하더라도 그게 다산이기 때문인지 뭔가 다른 의미를 찾아보게 된다. 남다른 면모를 알아보려고 하게 되고. 기본적으로는 당부와 염려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때때로 엄한 모습도 꾸짖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고. 유배를 떠나도 저러시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곱씹어 읽어야 할 글로 가득하겠지만 마음만 급해서 후다닥 읽어버렸다. 그런 식이라 많은 걸 느끼기 보다는 그냥 읽었다는 것에 만족하게 되는 것 같고.

 

괴로움으로 가득하던 시절에 어떤 식으로 그걸 참아내고 이겨냈는지를 살짝 살펴볼 수 있으면서, 유배 중에도 보여주는 학문에 대한 엄격함과 가족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다산도 세상에 다시없는 대학자이기 전에 누군가의 엄한 아버지였고, 속정 깊은 동생이었으며, 올바른 스승이었다. 인간 다산이 유배라는 천신만고의 괴로움 속에서 가족과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너무도 진솔한 한 인간의 내면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그 어떤 책보다 큰 지혜,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다. 다산 정신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 책이야말로 그의 삶과 사상을 들여다보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인 것이다.”

 

 

답답한 기분만 가득할 때 괜히 눈에 들어와 잡았는데, 다산에 비교한다면 티끌도 아닌 고통이나 괴로움이겠지만 어쩐지 누군가에게 토로하거나 하소연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읽게 됐다. 어떤 타협도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선비답게 참다운 길을 가도록 준엄하게 꾸짖는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이해력이 부족해 모든 글을 마음에 담을 순 없을 것 같다. 아마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읽더라도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다시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을까?

 

 

#유배지에서보낸편지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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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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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알게 된 과정은 무척 흔하고 단순하다. 듣자마자 지루할 정도로.

 

(데이빗 핀처가 감독한)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아주 재미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정도도 아니었다. 적당하게 관심이 가게 되어 언젠간 원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대충 15년 정도가 지난 이제야 읽게 됐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졸음이 쏟아질 것이고 그냥 자거나 읽기를 멈춰도 괜찮을 것 같다. 앞으로 얘기할 것들도 그리 흥미롭진 않을 것이니.

 

영화에 비해서 원작은 (상대적으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아주 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고. 다만, 요즘과 같이 속도감 있는 진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굼뜨다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조금씩 감춰진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게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매력적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리스베트라는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나오고 있지만 빠져들 정도는 아니었고. 살인을 계승한다는 내용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쇄살인을 이어간다는 게 가능할까?

 

인종주의가 꽤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약간이나마 환상이 혹은 호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 나라도 꽤 복잡한 구석이, 어두운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한 법이라는 생각도 들고. 복지국가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인 사람들이 갖고 있을 어떤 낭만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에 묵직한 망치질을 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혐오 혹은 삐뚤어진 욕망을 상세하게 파고들고 있고, 거기에 제대로 복수하고 있다. 꽤 과격한 방식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통쾌하다는 말을 꺼낼 것 같다. 그런 점에서는 발표 당시에도 인상적이겠지만 지금 시대에도 주목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여러 사정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주고 있다.

 

경제범죄에 대한 내용이 처음과 끝에서 무척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어쩌면 실종과 연쇄살인은 그걸 말하기-알리기 위한,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홍보 전략처럼 느껴질 정도다. 어떤 의미에서 (제목부터) 이 소설은 경제범죄를 어떤 식으로 단죄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의도에서 미스터리-살인 소설로 내세워지고 포장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끝자락처럼 제대로 된 폭로가 과연 가능할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도 함께 들게 된다. 아마도 소설과 같은 결말을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아서인지 통렬하다는 느낌 보다는 너무 이상적인 마무리처럼 느껴진다.

 

읽는 재미는 분명히 있어서 막힘없이 읽긴 했다. 그렇다고 이 시리즈를 더 찾을 것 같진 않다.

 

 

 

#밀레니엄 #여자를증오한남자들 #스티그라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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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소울즈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정세윤 옮김 / 오픈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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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에 관해서도 시리즈의 주인공 이름을 딴 존 리버스 시리즈도 아는 바 없다. 그냥 범죄 소설을 읽겠다는 생각에 손에 쥐었는데,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았다. 크게 흥미를 끄는 부분이 없다고 해야 할까? 이런 식의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식으로 재미를 느끼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즐기지 못했다.

 

 

존 리버스는 독극물 중독자의 흔적을 따라 거칠고 음습한 에든버러 거리를 스토킹하다가 소아성애자를 만난다. 설상가상으로 연쇄 살인범 캐리 오크스가 출소하고, 경찰서의 떠오르는 스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리버스가 딸의 뺑소니 사고로 고통 받으며 아동 성추행 사건을 증언하는 동안 고등학교 연인은 실종된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여러 개의 복잡한 스토리, 강렬한 등장인물, 간결하지만 힘껏 도약하는 대화, 긴장감을 더해주는 게일어 위트, 강력하고 잊히지 않는 결말, 냉소적인 말투, 부스스한 외모, 저질 체력……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중년 형사 존 리버스 경위가 결코 무너지지 않는 존재로 다시 돌아왔다.”

 

 

크게 4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출소한 소아성애자에 대한 혐오감 혹은 추가적인 징벌과 오해와 반성에 관한 이야기, 미국에서 풀려난 연쇄살인범에 관한 내용, 얼마 전 자살을 한 동료 경찰, 어린 시절 친구 아들이 실종이 느슨한 연결을 보이면서 순서 없이 진행되고 있다. 격렬하거나 급진전하는 부분도 없고 특별하게 상황이 고조되는 부분도 없어서 밋밋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막판에 몰아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이 기다려야 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현실적인 수사물이라고 볼지도 모르지만 소설로 즐기기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뭔가 극적인 부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 시리즈를 더 즐기진 않을 것 같다.

 

 

#데드소울즈 #이언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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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세트] 지뢰진+지뢰진 디아블로 (총22권/완결)
다카하시 츠토무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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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보게-읽게 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지만. 여전히 강렬함을 잃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코웃음 짓겠지만. 나름 멋진 만화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출퇴근 중에 혹은 잠들기 전에 그동안 봤었던 만화책을 다시 보려고 하고 있다. 5~15분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방식 같다. 언제라도 보길 멈추고 다음에 이어보더라도 어려움이 없어서 편하다. 짧게 보든 길게 보든 항상 재미나게 즐길 수 있기도 하고. 숏츠나 릴스와 같은 건 어쩐지 관심이 가질 않는다.

 

저번에는 너무 조악해서 눈이 무척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애장판으로 보게 되어서 보기 편했다.

 

 

이이다 쿄야라는 형사가 주인공인 하드보일드 액션물. 제목인 '지뢰진'은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지뢰(地雷), 인간이 컨트롤할 수 없는 지진(地震)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선 잔인하고 겉멋만 든 만화라고 혹평하기도 하지만, 작품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타카하시 츠토무의 그림과 그 연출력만은 최상이다.”

 

 

걸작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이다 쿄야가 보여주는 특별한 개성이 워낙 인상적이라 다시 봐도 뭔가 남다른 멋이 있다. 겉멋만 잔뜩 들기는 했어도 이 만화만의 독특함이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HOPE 담배

글록 권총

간간이 마시는 위스키

항상 입는 검은 옷

등등

 

이 만화만의 개성을 때때로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철저하게 건조한 만화였다.

 

 

#지뢰진 #地雷震 #다카하시츠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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