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과의 대화 한나래 시네마 3
프랑수아 트뤼포 지음, 곽한주 외 옮김 / 한나래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의 신인감독프랑수아 트뤼포는 할리우드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에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쓴다. 히치콕은 흔쾌히 승낙하고 트뤼포는 미국으로 건너가 일주일간 이어질 인터뷰를 시작한다. 이날은 히치콕의 생일이기도 한 1962813일이었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뒤 두 사람의 대화는 <히치콕/트뤼포>라는 책으로 출간된다(한국 제목은 <히치콕과의 대화>). 이 책이 히치콕과 트뤼포의 팬은 물론 수많은 시네필과 영화감독들, 나아가 영화비평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알프레드 히치콕을 숭배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그 누구도 프랑수아 트뤼포와 같은 마음-수준으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도 이미 거장이었고 엄청난 명성과 유명세가 있었던 히치콕이었지만 지금처럼 그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어떤 감독도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까지 올라설 수 있게 된 이유 중에는 프랑수와 트뤼포를 비롯한 영화를 예술로써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던, 새로운 방식-시선으로 영화를 보려고-이해하고 평가하려고 했던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영화평론가들의 노력이 컸으며 그런 이들 중에서 트뤼포는 특별히 좀 더 히치콕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더욱 높게 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트뤼포에게 히치콕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영화에 대한 애정 그 자체와 같은 존재였으며 트뤼포는 (어쩌면) 히치콕의 영화들을 통해서 그 자신이 영화에 부여했던 의미를 증명해줄 수 있는 존재처럼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든 트뤼포는 그의 삶에서 히치콕과의 만남과 히치콕에 대한 글쓰기는 평생을 걸쳐서 검토하고 다듬어야만 했던 목표였으며 그걸 해냈을 때 얼마만큼 만족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히치콕과의 대화는 트뤼포의 만족스러움은 알 수 없겠지만 그저 읽는 사람으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히치콕에 대한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지는 않을지라도 히치콕...’은 히치콕의 영화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들을 상세하게 확인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으며 히치콕 또한 자신의 영화에 대해서 무척 명료하고 정확하게 (객관적으로든 비판적으로든) 평가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성실하게 자신의 생각과 당시의 상황을 그리고 자신의 의도들을 전달하고 있다.

 

어째서 히치콕을 다루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트뤼포는 간단하게 자신이 히치콕의 영화들을 논의하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으며 어떤 과정과 상황 속에서 그들이 만나게 되었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히치콕과 트뤼포의 대화는 아마도 영화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순간 중에서 다시는 있을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지는 않았을까?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한 감독에 대해서 그리고 영화라는 예술에 대해서 이처럼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대화가 나눠진 경우는 없을 것 같다.

 

트뤼포는 히치콕의 위대함과 특별함에 대해서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화감독들 중에서 작가라는 호칭을 얻을 수 있는 감독들의 특징과 이유 또한 설명하고 있으면서 히치콕과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려고 했는지 말해주며 그들의 대화를 정리한 글은 시작하고 있다.

 

히치콕의 영화를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히치콕의 영화에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트뤼포의 질문들과 히치콕의 대답들은 별 것 아닌 질문과 대답일지라도 이상할 정도로 흥미로움으로 가득하게 읽혀지고 있고 히치콕은 그 자신의 길고 긴 경력을 무척 상세하게 설명해주면서 자신의 결과물들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지 않고 미화시키지 않으면서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때는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지만 때때로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을 나누기도 하면서 그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히치콕의 영화에 대한 대화를 통해서 영화라는 예술이 어떤 식으로 완성되었고 변화가 되었으며 또한 관객들의 취향과 관심은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에 관해서 등 단순히 히치콕의 영화만이 아닌 영화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해하려는 대화이기 때문에 히치콕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넘어서 영화에 대해서 큰 애정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무척 흥미롭게 읽혀질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결국 히치콕의 영화들을 중심으로 얘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히치콕의 재미로 그리고 긴장감으로 가득한 여러 영화들을 즐기고 난 후 그들의 대화에 참여를 한다면 더욱 더 재미나고 즐겁게 읽혀지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에서는 트뤼포의 설명을 통해서 히치콕의 쓸쓸한 말년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모든 것을 다 이뤄냈음에도 그래도 허무함이 짙은 히치콕의 말년은 조금은 뒷맛이 쓰기도 하지만 그런 슬픈 끝자락 보다는 히치콕이 이뤄낸 위대한 결과물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더욱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다.

 

히치콕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일 것 같다.

 

문제는?

어째서 이런 책도 절판된 것일까?

 

 

 

참고 : “히치콕...”은 절판되었다. 1년에도 몇 편의 천만관객 영화가 만들어지는 나라에서 이런 책이 절판되었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그저 영화를 즐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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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nyfink 2016-12-05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하고 싶은데 중고가가 꽤 되더군요...

배군 2016-12-05 12:4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도운좋게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