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7년, 근대의 탄생 - 르네상스와 한 책 사냥꾼 이야기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이혜원 옮김 / 까치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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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inews.ewha.ac.kr/news/articleView.html?idxno=71108

참고 : https://www.m-joong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528

참고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588104.html

참고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999925.html

참고 : https://www.joongdo.co.kr/web/view.php?key=20160602000024347

 

 

 

 

요즘 그동안 미루던 (읽기가) 어려운 (무척이나 괴로운) 책이나 부족한 이해력 때문에 읽어내기 버거운 책만 펼치다가 이렇게 흥미진진한 책을 잡게 되니 조금은 기분이 들뜨게 된다.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고, 꽤 인상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제목이 암시하듯이 1417년에 근대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1417, 교황청의 비서이자 인문주의자인 포조 브라촐리니가 독일의 한 수도원 서가에서 고대 로마의 시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발견하면서 천 년 동안 잊혀졌던 사상이 재발견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발견한 인물, 포조 브라촐리니는 교황청의 비서이자 인문주의자 책 사냥꾼이라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중세를 지탱해온 교황청에 속해 있으면서도 근대를 연 르네상스를 꽃피우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오래된 필사본을 발견하고, 그 책이 서서히 지식인들 사이에서 번지면서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그 책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 영향이 어떻게 르네상스를 꽃피우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새로운 시각에서 르네상스에 접근하고 있는 도서이다.”

 

 

1. 책에 관한 이야기다. 오래된 혹은 잊었던 또는 감춰졌던. 2. 발견되길 기다리며 숨죽여 숨어 있던 오래된 옛 서적을 들쑤시는 책 사냥꾼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3.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융성했던 에피쿠로스 학파와 그 철학적 문제의식을 빼어나게 담아낸(냈다고 하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관한 이야기고. 4. 아차, 이 이야기의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 포조 브라촐리니를 빼먹을 순 없을 것이다. 필사본이라는 게 어떤 건지 실제로 봤으면 싶기도 하고. 이런 것 말고도 꽤 많은 것들이 재미나게 풀어내지고 있다.

 

얼핏 이게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질 수 있나? 싶지만 저자는 훌륭한 글재주로 이 모든 걸 하나의 이야기로 아우르고 있다. 흥미롭게 읽혀지면서 읽는 중 여러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이라는 게 어떤 소동-혼란을 만들고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 읽으면서 자주 생각났다. 근데, 앞으로도 책이라는 게 이처럼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사상이 그리고 책이 어떤 식으로 세상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 설령 이 한 편의 고대 시가 더 이상은 아무도 읽지 않는 가운데 방치된다고 해도, 이 시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실과 복원의 극적인 드라마가 다시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 거의 완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밀려난다고 해도, 이제 이 모든 것은 루크레티우스의 시가 현대 사상의 주류로 흡수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매력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이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이라는 것에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꽤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읽는 재미를 많이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뒤쫓고 있고, 그 책을 찾아 헤매는 이의 생애를 추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를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고. (당연히) 그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잘 정리하고 있고.

 

추천하게 만드는 책이다.

 

 

#1417년근대의 탄생 #1417#근대의탄생 #르네상스와한책사냥꾼이야기 #스티븐그린블랫 #포조브라촐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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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푸코 철학의 정원 32
질 들뢰즈 지음, 허경 옮김 / 그린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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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언급된 들뢰즈나 푸코 등 2000년대 초 널리 알려진 학자들에 대한 관심을 끊거나 접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처럼 흥미를 갖진 않게 됐다. 꾸준히 인문학 관련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기면 펼치긴 하지만 읽기보다는 미련을 푸는 시간이 된 것 같고. 혹은 그쪽에 관심이 컸던 예전을 떠올리거나.

 

들뢰즈는 아예 접근도 하지 못했고 푸코는 그나마 살짝 읽어본 것 같다. 뭘 얼마나 알고 있는지 혹은 알게 되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순 없지만 아주 약간은 안다고 말할 수준 아닐까? 아니라면 별 수 없고.

 

들뢰즈가 풀어내고 다뤄낸 푸코에 관한 책이니 한때는 무척 애지중지하며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다. 그 마음만 계속 이어갈 뿐 어쩐지 책에는 손이 가질 않았다. 어려울 것 같아 미뤘고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지도 않았고. 둘 다 같은 말이겠지만.

 

이젠 이해하든 말든 읽어내든 말든 그냥 해보고 치워버리자는 생각이 더 커졌고 그래서 대충이라도 읽긴 했다. 어차피 나중에 읽어도 이해할 자신이 아예 없어져버렸다. 희망 따윈 없다.

 

 

푸코에서 푸코는 질 들뢰즈를 통해 독창적으로 재탄생한다. 들뢰즈는 철학적 전통 속에서 푸코의 광범위한 저작들을 검토하면서 본격적으로 푸코를 다룬다. 푸코의 철학적 토대와 푸코의 주요 주제인 지식, 형벌, 권력 및 주체의 성격을 살펴보면서, 푸코 연구에 대한 결정적이고 생산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당연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다시 읽을 마음도 들지 않고. 인문학에 관심 큰 사람들은 이런 식의 투덜거림과 포기에 뭘 그렇게 부정적으로 말하느냐고 나무라겠지만 나란 사람의 수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하게 될 뿐이다. 어느 정도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좌절일지도 모르고.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이길 바란다.

 

요즘에는 읽어내기 부담되거나 읽어낼 수 없는 책들만 손에 쥐는 것 같다. 무슨 생각인지... 일종의 한풀이인 것 같고.

 

 

#들뢰즈의푸코 #질들뢰즈 #들뢰즈 #미셸푸코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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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평전 - 60가지 진풍경으로 그리는 조선
신병주 지음 / 글항아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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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던 중 제목이 눈에 들어와 구입하게 됐다. 특별한 의미를 둘 정도로 의도나 관심이 있어서 손에 쥔 게 아니라 읽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읽기 어렵지 않고, 꽤 재미난 구석이 많았다. 어쩌다 이걸 이렇게 미루고 있었을까?

 

 

조선시대 정치, 사회, 문화의 사건과 풍경들을 60갑자의 틀 속에 담아낸 '조선평전'. 조선시대 역사의 진면목들을 흥미롭게 펼쳐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재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각 내용별로 서두에 (아마도) 당시 화제를 모으거나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을 어떤 식으로 조선 시대에 있었던 내용과 겹쳐볼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그걸 잘 해냈는지 아닌지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인지도 모르고.

 

조선을 그리고 역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흥미를 끌게 하는 부분도 많아 읽는 재미가 많았다. 조선 시대를 대한 체계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살짝 발을 담가보도록 해주고 있어서 약간은 가볍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꽤 괜찮을 것 같다.

 

 

#조선평전 #60가지진풍경으로그리는조선 #신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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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1
고토게 코요하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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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을 알게 된 건 극장판 애니메이션 무한열차 편때문이었다. 워낙 화제를 모아서 모를 수 없었다. 왜 그렇게 난리일까? 라는 궁금증이 들어 극장판에 앞서서 방영된 TV 시리즈 1기를 찾아보게 됐다. 이게 그렇게 인기를 끌 정도인가? 라는 생각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고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여러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서 이 애니가 그리고 만화가 인기를 얻었다는 생각이고.

 

애니를 접하니 당연히 원작도 관심이 갔는데, 다들 (‘진격의 거인시리즈도 그랬지만) 되도록 나중에 접하기를 권했다. 애니에 비해서 그림이 후지다고 해야 할까? 연출에 있어서 아쉽다고 해야 할까? 원작을 본 사람들은 다들 수긍하겠지만 애니에 비해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림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액션의 연출에서는 분명 애니보다 덜하긴 하다. 나머지는 나쁘지 않았다. ‘진격의 거인과 비교하니 그렇게 되더라.

 

워낙 알려진 만화니 (좋고 싫음과 긍정과 부정이 이미 많이 논의되어서) 별다른 말을 꺼낼 게 없다. ‘진격의 거인도 그랬지만 애니가 완결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원작도 봤다는 걸로 충분히 만족한다. 어떤 식으로 극장판이 완결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걸 생각하면 에반게리온시리즈는 얼마나 실망스럽게 끝냈는지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기본적으로는 약한 적강한 적, 악랄하고 사악한 최종 보스, 수련을 통해 성장하며 기술을 갈고닦은 뒤 이를 발휘해 적을 이긴다는 일본 소년 만화의 왕도적인 전개를 따라간다. 또한 '주인공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강해진다'는 전형적인 줄기를 따르고 있으며, 대립 구도나 작품의 주제, 선악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권선징악적이며 이분법적이다. 등장인물들의 관념도 도덕을 우선시하는 경향인 무척 선명한 구성과 구도라 복잡한 방식으로 볼 필요가 없어서 많은 이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것 같다. 다소 잔혹한 점은 동일하지만 진격의 거인시리즈가 갈수록 복잡해졌던 걸 생각하면 정반대에 위치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둘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급전개와 요약된 연출이 자주 등장하며, 다른 만화와 비교해도 굉장히 속도가 빠르다. 질질 끌기가 없지만, 때로는 이런 건 좀 더 다뤘다면 어땠을까? 라는 내용도 있고, 여러 뒷얘기 등 어쩐지 궁금증이 안 풀린 부분도 있어서 속도로 인해서 그리고 걷어낸 이야기가 약간은 아쉽게 느껴진다. 자주 꺼내지는 과거 회상이 너무 반복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만화에 관한 생각은 저런 정도다. 그것 말고는 살짝 돈 얘기를 꺼낸다면, 상업적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2000년대에 귀멸의 칼날을 넘어서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만화와 애니를 말할 때 돈 얘기를 뺄 수 있을까? 그럴 순 없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른 걸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극장판이 보여준 막강한 상업적 성취를 생각하면, 단순히 돈만 생각하면 비교 대상은 없지 않을까? 완성도나 작품성과 같은 걸 떼어놓고 순전히 돈만 생각하면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부실하고 허술한 부분을 혹은 단점과 비판해야 할 뭔가를 말하려는 건 아니다. 막대한 성공 때문에 원작과 애니에 대해서 뭔가 말하고 싶어질 때 엄청난 성공이 생각나 조금은 머뭇거려진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 원작은 끝냈으니 최종 극장판을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다.

 

 

 

#귀멸의칼날 #鬼滅#DemonSlayer #KimetsunoYa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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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고고학 현대사상의 모험 3
미셸 푸코 지음, 이정우 옮김 / 민음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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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어내리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어렵게 읽을 줄도 몰랐다. 꽤 힘들었다. 이런 것에 흥미를 느끼며 재미나게 읽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아날학파의 역사학과 바슐라르, 깡길렘의 인식론을 조화시킨 푸코 철학의 핵심적인 저서. 이 책에서 푸코는 담론의 형성과 변환을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 장치-실증성, 역사적 아프리오리, 문서고 등-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푸코에게 역사서술의 측면에서 하나의 모델을 제공해 준 아날학파와 루이 알튀세르, 니체와 구조주의 등을 두루 언급하여 고고학은 이러한 '인식론적 장' 속에서 그와의 투쟁을 통해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2장에서는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답하고 3장에서는 고고학의 기본개념들을 정의한다. 또한 4장에서는 고고학적 사유의 성격을 고고학이 거부하고 있는 사유형태와 비교함으로써 뚜렷이 하고 있으며 마지막 5장에서는 주체의 개념을 옹호하는 사람들과의 논쟁 및 구조주의와 고고학의 차이점을 다룬다.”

 

 

내용도 어렵지만 한자가 잔뜩 끼어 있어서 더더욱 읽는 게 괴로웠다. 한자 공부를 하지 않은 나란 사람의 능력-공부 부족이 한탄스럽지만, 부족함을 알고 있어도 읽기를 시도하려는 (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서 조금은 배려를 해줬다면 어땠을까? 라는 원망이 더 크다.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

 

푸코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충분히 아는 사람들은 흥미를 느낄지 모르겠지만 부스러기 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 직접적으로 혹은 명쾌하게 말하기보다는 돌려서 말하고 장황하게 혹은 에둘러서 설명하는 것 같아서 괜히 읽는 기분이 나빠지기만 했다. 괜한 열등감이겠지.

 

언젠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다시 도전하고 싶진 않다. 대충 20년 정도 책장에 모셔져 있었으니 미안한 마음에 읽어봤다. 다른 사람 손에 있었다면 더 자주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책아~ 미안하다.

 

 

#지식의고고학 #미셸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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