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전술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이영남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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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피렌체를 위한 토론[마키아벨리 전술론]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에 살았던 정치 이론가이자 역사학자이다.

그의 유명한 저서 [군주론]은 출판될 당시에 환영 받지 못한 정도가 아니었다. [군주론]을 포함한 마키아벨리의 모든 저작은 1559년 바티칸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올랐다. 통치를 위해서는 살인을 포함한 중범죄까지 군주에게 허용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논지가 착한 행동을 권장하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어서이리라.

그는 르네상스 시대 대다수 이탈리아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고대의 학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인문학자였다. 또한 피렌체의 시정을 담당하던 충실한 관리이자 동시에 이탈리아의 통일을 염원하던 애국자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염원을 실천할 방식을 고전과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찾으려 했다.

 

"군주는 능숙한 사기꾼이자 위선자이어야 한다."와 같은 구절을 문제 삼아 마키아벨리를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맥락을 염두에 두고 그의 글을 읽어야 한다.

다면적인 역사적 상황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군주론]이 대중적으로는 마키아벨리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할지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가 쓴 수많은 역사 논고와 희곡을 비롯한 다른 저작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마키아벨리 전술론]이며 이같은 그의 다양한 저작을 함께 읽으면 [군주론]이 갖는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피렌체 공화국 제2서기장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1512년 메디치가의 복귀로 관직을 잃은 그는 반 메디치 모의에 연루되어 투옥되는 고초를 겪는다. 이후 산탄드레아의 농장에서 은둔하며 저술에 몰두했는데 이 시기에 이루어진 저작이 [군주론], [로마사 논고], 전쟁이 정치의 연장임을 설파한 [전술론], 풍자가 번득이는 희곡[만드라골드] 등이다.

 

역자 서문에 의하면 [전술론]은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지성인들이 로마제국의 편제와 전술을 토론하고 옛 고대 전사를 회고하며 위기에 처한 피렌체를 구할 수 있는 정치와 군사 전술 및 제도 적용 방법을 토론한 것을 그 자리에 참석했던 마키아벨리가 옮겨 놓은 책이다.

 

코시모, 루이지 등 루첼라이 정원 모임 참석자들의 질문에 주로 파브리지오가 답하는 형식이다.

 

마키아벨리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로마사 논고]나 [군주론]에서 많은 내용이 유사하게 언급된 것과 특히 [로마사 논고] 의 상당부분을 군대의 제도와 전술에 관하여 논한 것을 보면 이 책 속에 마키아벨리의 개인적 지식과 견해가 함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총 7장으로 이루어진 [전술론]은 말 그대로 전략, 전술과 지휘관의 자질 등을 다루고 있다.

시민군의 모병부터 대우와 운용, 시민군의 무기, 훈련, 전투 대형 운용과 지휘관의 임무 등 실제 전투에 임해야 하는 사람들이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기에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나로서는^^ 푹 빠져서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간중간 전쟁에 임하는 지휘관이 갖추어야 할 자세, 군주의 군대 통치 방향 등을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지금부터 약 500여 년 전의 일이라 해도 현재와 묘하게 합치되는 부분이 있어 집중하며 읽게 되었다.

 

농촌에서 선발된 병사는 불편하고 피곤한 상태와 고생을 잘 참고 태양 아래에서 지내는 것에도 익숙합니다. 또 나무 그늘을 필요로 하지 않고 능숙하게 도구를 사용하며 해자를 파거나 중량물 운반도 잘하고, 온순하며 순진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나는 보병은 농촌에서, 기병은 도시에서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이 시민군을 편성해야 한다면, 17세에서 40세까지 채용하는 거죠....

매부리, 어부, 요리사, 포주, 그 밖의 유흥업에 종사하는 자는 채용하기를 꺼렸습니다...

농부에 이어 대장장이, 목수, 제철공, 석공 순입니다. - 61

 

시민군의 선발 조건을 논하는 부분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 재미있다.

지금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는~

선발되는 병력 입장이 아니라 지휘하는 참모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관점을 달리 해 군대에서 병력을 모으는 때 뿐 아니라 일반 구직자들의 입장에서 직업을 구하려 할 때 한번쯤 '역지사지' 하여 내가 오너라면~ 하고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내가 일하고 싶은 곳에서는 어떤 인물상이 적합한지를 예측하고 무작정 기다랗고 힘 빡 준 스펙을 채울 일이 없을 텐데...

 

이야기가 딴곳으로 샜다.

어쨌든,

로마인과 독일인 용병 등의 전투 기술 차이,

창과 방패, 검을 사용하는 방법상의 차이 등을 자세히 서술한 부분은 마치 영화 "300"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해서 혼자 배시시 웃기도 했다.

[전술론]이 그렇게 딱딱하고 어려운 책만은 아니구나~ 하며 조금은 안심했다는...

 

우수한 병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명하고 능력 있는 지휘관의 노력과 고통이 뒤따라야 합니다. -108

 

아시아에 유능한 인물이 극히 적은 것은 이 지역에서는 한 왕국이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고, 그 왕국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오랜 시대를 평안하게 지내게 되어 사회가 뛰어난 공적을 통해 큰 인물을 배출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공화국에는 왕국보다도 뛰어난 인물이 많기 때문입니다. 공화국에서는 용기를 명예로이 생각하지만, 왕국에서는 오히려 용기를 두려워합니다. 또 공화국에서는 능력 있는 인물을 양성하지만 왕국에서는 이러한 인물을 배제시킵니다. -129 

 

부대에는 공격받지 않고 방어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적을 공격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159

 

이미 달아날 마음이 있는 병사들을 붙들고 다시 전투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199

 

전투에서 패했을 때 지휘관은 무엇이 아군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호기라는 것은 적이 잠깐 방심한 사이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에 관련해 로마인 마르티우스가 카르타고 군단을 격파한 예가 있습니다. -202

 

고전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시공을 초월한 가치이다.

비단 [전술론]에서뿐만 아니라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로마사논고]등에 담아내고자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인간이 중심에 있었던 르네상스 시대, 그 시대의 흐름이 한껏 피어나는 바로 그 지점을 살아냈던 마키아벨리는 무엇보다도 상상 속의 국가보다는 현실적인 국가를 이루려는 생각이 컸을 터이다.

[군주론]과 [전술론], [로마사 논고]를 한 맥락 위에 얹어 두고 본다면 마키아벨리의 진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술론] 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는 육사출신 역자가 밝혔듯이 현재와 과거의 군사제도를 연결하는 부분이 관건이 될 것이다.

2천여 년 전 로마 군단의 실상과 5백여 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와 그 주변 도시국가들의 군사제도

그리고 현대의 군사전략까지를 어떻게 연결해 이질감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인가.

 

과거의 이야기였어도 고전이 지닌 가치를 담고 있기에 나름 공감대가 적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위기의 피렌체는 구원받았는가...

당면한 2017년의 우리나라를 살면서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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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피부 여행 - 생명의 보호벽, 피부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옐 아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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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입담과 함께 하는 피부 수업 [매력적인 피부 여행]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만 괜히 목소리를 낮추게 되는 게 아니다.

비뇨기과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곳에서도 높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피부!

고로 피부 얘기를 할 때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소근소근 이야기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그 민감한 부분을, 피부과학 강국, 독일의 의학자 옐 아들러는 속시원히 얘기해준다.

조용조용 얘기한다고 있는 게 없는 것이 될 리 만무한 것처럼,

우리 몸 구석구석을 장악하고 있는 피부에 대해 얘기한다는 데 무슨 거리낌이 있단 말인가?

처음부터 항문이나 엉덩이, 음부 등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를, 나체에 대한 적극적인 텀험을 나선다.

우와. 매력 쩐다~

 

2제곱미터의 너비로 우리 몸의 모든 것을 감싸고 방어하는 생명의 보호벽.

그 존재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터다.

여름이 되어 자외선이 강해지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점이 크게 생기면 레이저로 없애고 여드름이 생기면 짜고...

뭔가가 벌어져야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피부였다.

얼마 전 3학년 아들 녀석의 엄지 발가락에 사마귀가 생겨서 그 놈을 없애러 피부과에 갔었다.

요즘은 레이저 치료도 한다고 하니 뚝 떼버리고 오면 금방 낫겠지 하며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이틀 후가 운동회였는데도 말이다ㅠㅠ)

아무리 레이저로 치료한다고 해도 사마귀 부위를 지지는 데 5분이지 그 상처가 아무는 데는 2주가 넘게 걸렸다.

물에 닿으면 안 된다고 해서 씻는 것도 신경 써야 했고, 붕대로 감싸고 있는 통에 운동화를 신지도 못했으며 결국 아들은 아무 생각 없는 엄마 덕에 열심히 준비한 운동회를 뛰어 보지도 못했다.

피부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닌가...

그랬다. 피부를 너무 만만하게 보고 레이저의 위력을 과신했다.

무려 3개의 층으로 나뉜 피부에도 상처가 생기면 나름 진정될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는데...

 

[매력적인 피부 여행] 에서는 피부의 3개 층, 즉 표피, 진피, 피하조직에 관해 먼저 알아본다.

 

 

호문쿨루스는 대뇌피질의 촉각 배정을 사람에 빗댄 그림이다. 거대한 손과 거대한 손가락, 괴물처럼 큰 입술.

이런 부위에 신경이 빼곡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손끝에는 1제곱센티미터 안에 신경센서가 2500개나 들어 있다고 하니 손이 크게 표현될 밖에...

 

만지기, 쓰다듬기, 키스, 섹스는 모두 (        )이 많이 분비되게 하는 행동이다.

여기서 (  )에 들어갈 말은?

 

 

바로 옥시토신이다. 편안한 스킨십이 없으면 옥시토신이 결핍된다. 그러면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시달리다가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만지고 사랑하자, 라고. ^^

 

 

기본적인 공부를 마치고 나면 밀착 취재에 들어가 인생의 시기별 동반자 피부에 관해 언급하고 햇빛으로 풍파에 시달리는 피부에 대해 논한다. 다시 돌아봐야 할 바디케어 습관도 짚어주고 피부과에 가면 꼭 눈길이 멎게 되는 보톡스, 필러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나처럼 나이 들어 가는 여성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주름.

듣기만 해도 거부감 일어나는 주름 이름이다.

얼른 가서 보톡스 한 대 맞고 와야지~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잠깐, 멈추어서 이 책 속 강의를 들어 보자.

(위의 주름 가운데 대부분은 공식적으로 보톡스 주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적정량의 보톡스를 적당한 부위에 잘만 주입하면 미용 면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미용 시술 후 환자는 행복해야 하고 위험은 최소화돼야 한다. 그러나 기쁨을 주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튜닝과 미모와 젊음을 위한 기괴한 광기 사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60대에 20대처럼 보일 순 없다.-247

 

누구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 같다.

 

만약 보톡스 주사를 맞을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한 병을 다 맞지 마라.다다익선은 보톡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보톡스를 피부에 주입하는 방법은 주사밖에 없다. 효능물질의 분자가 커서 피부보호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때문에 크림처럼 바를 수도 없다. 용기에 아무리 '기적의 연고'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효과는 그다지 기적적이지 않다.-248

 

 

그리고 두근두근...

생식기 피부의 비밀에 대해 큰 소리로, 아주 큰 소리로 강의한다.^^

아는 게 힘이다! 스스로 용기를 불어넣으며 재빨리 읽어나갈 수 있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유명한 카피 덕분에 가끔은 기꺼이 먹는 것을 피부에 양보해 본 적 있는지...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피부다, 에서는 피부를 위한 음식을 알려준다.

탄수화물, 알코올, 단백질, 지방 등의 대량 영양소는 유기체를 위한 에너지가 되고, 비타민, 미량원소, 지방산 같은 미량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섬세하게 튜닝해준다고 한다.

성인 여드름,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두드러기, 거짓알레르기성 두드러기, 건선 등의 피부질환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는 챕터도 있으니 미리 공부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감정과 신경증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사랑은 보기 좋은 붉은 뺨을 선사한다. 행복한 사람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아주 낮고 맑은 피부를 갖는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행복이 피부로 드러나고, 사람들은 그의 피부에서 행복을 본다. 그리고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다.-364

 

실제 피부 전문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매우 유용하면서도 직설적이고 꾸밈 없는 사실을 담고 있다.

가끔 성교육 책이 아닌가 싶어 책제목을 다시 보려고 표지를 보게 될 정도로 화끈한 그림도 있지만 이 책은 피부를 여행하는 책이다. ^^

그것도 매우 유용하면서도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피부과 개원의가 될 예정이 없는 사람도 읽어야 한다고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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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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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맨이여, 덕밍아웃하라! [그 남자의 고양이]

 

 

 

이 책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장 욕구를 일으키는 책이다.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말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데 어찌해서 남녀 구분이 필요한가.

개나 고양이나 사랑스럽긴 매한가지인 동물들을 아끼고 가족같이 여긴다는데 굳이 개는 남자의 전유물, 고양이는 여자의 것. 이렇게 나누는 것이 우습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여자는 '고양이를 키우는 미친 여자'라는 식으로 욕을 하다니...

이 책은 편견으로 가득한 이 사회에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남자라고, 속 시원히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더해준다.

수 세기 동안 미술가, 작가, 과학자, 철학자 등 수많은 진보적인 남성들이 자신의 서재와 스튜디오를 고양이와 공유해 왔다면서 그들의 고양이 사랑을 펼쳐보인다.

고양이를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왜 말을 못 하나?

캣랜드에서 캣맨들이 어떻게 고양이를 사랑했는지 그 역사를 쭈욱 살펴보면  저도 모르게 덕밍하웃하고 싶어질 것이다.

나...나도 고양이를 사랑한다고...

 

 

 

 하드보일드 탐정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자신의 고양이 타키를 비서라고 불렀다.

 

"비서라고 하니 아마도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이제 열네 살이 된 검은 페르시안 고양이입니다. 내가 비서라고 부르는 이유는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항상 내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지요...타키는 대개 정중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지만, 가끔 가다 따지기를 좋아하는 마법에 걸려서 한 번에 십 분씩 말대답을 할 때가 있어요. 타키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면 좋을 테지만, 결국은 '좀 더 잘할 수 있잖아'를 아주 냉소적으로 말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레이먼드 챈들러,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중)

 

 

자신의 무릎 위에 앉은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 특히 잘 나왔다고 서두를 꺼내며 고양이 얘기를 슬슬 풀어내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고양이를 사랑하는 작가인가 보다. 고양이가 십 분씩 말대답 하는 것을 알아들을 정도면 빠져도 꽤 푹 빠진 듯~

 

책의 목차를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남자들의 고양이가 나온다.

아이작 뉴턴은 최초로 고양이 문을 발명했고,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윈스턴 처칠의 집에는 아직도 그들이 키웠던 고양이들의 후손이 있다고...

 

 

 

작가 새뮤얼 존슨은 엄청난 고양이 팬이어서 호지라는 이름의 고양이에게 사랑을 쏟아부었는데, 어느 정도냐면 호지에게 줄 굴을 사기 위해 직접 외출할 정도라나. 귀찮은 심부름을 해야 하는 하인들이 가엾은 호지를 싫어할까봐였다고. 굴 껍질 두 개와 함께 사전 위에 앉아 있는 호지의 동상. 언젠가 영국을 방문하게 되면 새뮤얼 존슨의 런던 자택 박물관에서 확인해 보리라~~

 

유독 작가들에게 고양이가 인기가 많은 것은 고요한 가운데 어슬렁거리며 미묘한 기운을 전달하기 때문이 아닐까. 책상 위에서 문진 노릇도 가끔 하고 대화도 나눠 주며 말이다. ^^

 

시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에드워드 리어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겪었는데 그 때 고양이 포스가 그를 구원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였는지 그의 고양이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꼬리가 반밖에 없는 고양이였지만 이사할 때 예민한 포스가 언짢아하지 않도록 건축가에게 새집을 원래 살던 집과 똑같이 설계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면 말 다했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캣츠>가 시인 T.S 앨리엇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유니타드를 입고 고양이를 연기하는 '젤리클' 들이 무대를 가득 메우고, 이 중 누가 천국에 가고 환생할지 정해지는 내용의 뮤지컬 <캣츠>. 이것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T.S 앨리엇의 '가벼운 시'로 구성된 시집을 뮤지컬로 만든 것이라 한다.

미스터 미스토플리스, 스킴플섕크스, 버스토퍼 존스, 럼 텀 터거 등 특이한 이름의 고양이에 관한 시도 쓴 앨리엇. 그에게서 고양이 이름 짓는 비법을 전수받아야겠다.

 

 

 

전설적인 디자이너이자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의 뮤즈는 그가 무척 아끼는 털이 긴 샴 고양이 슈페트라고 한다. 77세의 라거펠트는 뒤늦게 캣맨이 되었는데, 라거펠트는 슈페트가 자신의 첩이며,합법이었다면 결혼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게오르게 발란친도 애묘가였다.

 

교사로서 발란친이 가장 아낀 제자 중 하나는 애묘 무르카였다. 무르카가 뛰어오른 모습을 담은 사진이 <라이프> 지에 실리자, 무르카는 미국 최초의 셀러브리티 고양이가 되었다.  -49

 

저자는 종종 이렇게 위트 있는 표현으로 독자를 웃기기도 한다.

아니, 셀러브리티 고양이 입장에서 책도 내고 사람들 앞에서 퍼포먼스도 보여주어야 하는 등 고양이가 너무 유명해진 탓에 종종 주인이 난처할 수도 있는 상황 자체가 웃긴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서 일러스트에 눈길을 멎게 한 첫 번째 그림이다.

우아한 고양이의 모습이 글씨와 함께 어우러져 한참 동안 쳐다보게 된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위트 있는 멋진 문장이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채로운 고양이 사랑을 보며 때론 행복했고 때론 웃음 났고 때론  부러웠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관계로 고양이를 맘 놓고 키우지 못하기에 예쁘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맞이하지 못하는 내 처지가 좀 아쉽다.

사뿐사뿐 걸어 사람 곁을 그저 그림자처럼 쓱 스쳐지나가는 고양이.

오묘한 색의 눈을 쳐다보면 하루종일이라도 빠져 있을 것만 같은 고양이.

쓰담쓰담 털을 쓰다듬으며 한없는 위안을 얻고 싶어지는 고양이.

그 남자들이 왜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했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길지 않게 실려 있어 지루함 없이 쓱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울러 아름다운 일러스트도 한 몫하고 있기에 아트북이라 불러도 손색없어 꼭 소장해두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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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지식 : 천문학 한 장의 지식 시리즈
자일스 스패로 지음, 김은비 옮김, 이강환 감수 / arte(아르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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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지식 [천문학]

 

가끔 아이들과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달의 차고 기우는 것을 매일 기록하는 초등학교 숙제 때문이기도 하고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밤에는 운 좋게도 별똥별 하나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쳐다본다.

안방에 누워서도  이상하게도 창밖이 훤해서 무슨 일 났나, 싶어 내다보면 시선을 강탈하는 건 둥글게 둥글게 환한 빛을 뿜어내는 달이 덩그러니 있다. 보름달이 뜬 날은 그렇다.

아침에 해가 뜨는 건 당연한 일이고 밤에 달이나 별이 뜨는 것도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한 일을 너무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보니 천체에 대한 신비로움이 사라진다.

어렸을 때는 그나마 호기심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과학적 지식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

아이들과 별을 보면서도 왠지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 하나쯤은 읊어주어야 할 것만 같다.

그저 달 속 옥토끼 이야기만 해도 눈을 반짝 빛내던 내 어린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천문학이라 이름 붙이지 않아도 온갖 행성과 은하와 우주를 아는 체하는 아이들 앞에서

엄마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렇다면...

내세울 것 없어도

별 하나의 이름에 대해서 한 장의 지식 정도는 쏟아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르테에서 펴낸 한 장의 지식 시리즈는 가벼우면서도 무겁지 않은 지식을 보여준다.

아이들도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그림 하나 옆에 한 장의 지식이 빼곡하다.

'천문학'적 숫자, 라 하면 어느새 세어보기를 포기할 정도로 '천문학' 이란 단어는 엄청 멀고 넓고 깊어서 아인슈타인 외에는 쉽사리 관심을 가져보지도 못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사진 혹은 그림과 함께 하는 [한장의 지식 천문학]은 천문학이 과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아아.

학창시절에 이렇게 도식화된 천체 그림 앞에서 얼마나 좌절했던가.

시험이란 괴물 앞에 너무나 경직되어 이 지식이 언제 어떻게 쓰일까를 고민하기보다 어떤 유형의 문제로 다가올까를 고민했기에 별과 우주를 생활과 뚝 떼어서 생각했던 그 시절.

이제는 시험을 칠 때가 지났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

그저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궁금한 것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속 시원한 시간이 행복할 뿐이다.

 

 

이건 화학인가? 했던 것도 태양과 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핵융합 과정이라 설명해 주니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우주의 발견, 태양계, 별자리, 별의 생애, 별의 죽음, 은하, 우주론까지

방대한 양의 지식을 간략하게 전해 주어 읽기에 좋았다.

우리 태양계를 도는 천체들에도 수많은 위성이 존재하고

별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보았던 이름들이 붙여져 있다는 것,  

그 이름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주의 비밀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다.

어려운 이론을 굳이 파고들 필요는 없다는 것.

머리 아픈 과학은 멀리 던져버리고 내가 몰랐던, 신기한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는 기분으로 책 속에 빠져들면 좋을 것 같다.

적색 거성, 우주배경복사, 전파 천문학 등 천문학에 등장하는 생소한 용어들을 정복하는 기분도 꽤 상쾌하다.

지금 당장 망원경을 들고 줄줄 이름 외운 별자리를 찾아보자는 건 아니지만 길고 얇은 나침반 자리, 웅크리고 있는 사자와 아주 닮은 사자 자리 등에 대한 지식을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 같다.

손에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더라도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내가 가진 지식을 하나씩 되뇌어 보는 기분은 어떨까? 

밤을 즐기는 또 하나의 신선한 방법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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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코믹 쿠마몬
북폴리오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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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컷 이색 만화 [코믹 쿠마몬]

아주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책입니다.

4컷 만화로 채워져 있어서 쓱 읽기에 딱이네요.

그런데~

캐릭터가 낯설지 않습니다.

이름 또한 '쿠마몬'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어디선가 본 듯한~

생각났어요.

TV에서 일본 여행을 취재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에 사람이 검은 곰 인형 탈을 쓰고 관광객들을 위해 재롱을 피우는 모습이 나왔었거든요.

그게 아마, 쿠마모토 현 관광 편이었을 거에요.

그 지방만의 캐릭터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인형 캐릭터가 친근감 있게 사람들에게 다가와 깊은 인상을 심어 준 것이 기억에 남았네요.

쿠마몬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4컷 만화를 만든 걸 책으로 묶은 것 같아요.

특이하게도

한 사람이 이 모든 만화를 만든 게 아니군요.

모두들 아이디어를 내어 투고를 한 것으로 만든 것이라 하니 놀랍습니다.

일본에서는 각 지방마다 자기들만의 특징을 잘 살려 홍보하고 있네요.

도쿄에서는 도쿄 타워를 바라보며 카트라이더를 실제 도로에서 탈 수 있다고도 하구요

온천이 많이 발달한 만큼 특색 있는 온천 체험으로도 가 보고 싶게 만들더라구요.

쿠마모토 현에는 '쿠마몬'이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쿠마모토 현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은 듯 싶네요.

어찌 보면 아저씨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장난기 가득한 아이같기도 한

쿠마몬,

보면 볼수록 매력 있네요.

쿠마모토에 가면 뭘 할까~

쿠마몬을 따라 하면 될 것 같네요.

맛있다는 쿠마모토 수박도 먹어 보고

기운이 없을 때는 잉어 깃발에도 한 번 도전해 보고요.

시원한 숲에서 삼림욕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4월부터 시작해서 한 바퀴 돌아 3월에 끝나는 구성이라

지금 계절에 맞는 5월 부분을 앞에서 살펴볼 수 있었어요.

5월 부분의 제목을 보면,

햇볕은 쨍쨍, 조개잡이, 쌀농사, 아이스크림, 내일은 어머니의 날, 감사, 꽃점. 운동회 전날 등

5월에 하는 행사들이 줄줄이 나와 있어요.

우리 나라의 5월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운동회라든지 가족의 달이라는 것 등이요.

날씨도 점점 더워져 가니 아이스크림도 딱 생각나고요.

3월엔 여관이라든지 벚꽃에 관한 이야기 등이 나와 있어요.

철따라 많은 일을 하는 쿠마몬이네요.

부지런히 쿠마몬의 일 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일 년이 훌쩍 지나가요.

신기한 장면도 즐기고 실컷 웃다가 끝이 나 버렸네요.

지역 축제라든지 철마다 맞이하는 색다른 풍경 등이

일본 여행을 부추깁니다.

같은 듯 다른 모습의 일본

얼른 가 보고 싶네요.

책의 뒷날개를 활용해서

책갈피로 만들어 쓰라고 이렇게 배려해 두었네요.

하지만

너무 귀엽지 않나요.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잘라 써요~~

일본 최고의 귀요미 캐릭터 '쿠마몬'

새빨간 뺨이 매력 포인트인 쿠마몬 캐릭터에 푹 빠져 읽다 보면요

어느샌가

쿠마몬의 말투에 중독되고 맙니다.

너무 재밌는 거 아니냐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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