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고양이들
짐 튜스 지음, 엘렌 심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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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고양이 속마음 인터뷰[뉴욕의 고양이들]

 

 

고양이는 참 알 수 없는 존재죠.

고양이를 키우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그 눈을 보며 '녀석, 참 묘하네.' 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한자로 고양이 "묘"를 쓴다는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묘하다'는 말과 어쩜 그리 잘 어울리는지.

고양이 눈동자를 보면 낮에는 눈동자 조리개가 좁아져 옆으로 세운 동전같이 일자로 변하죠.

밤이 되어 어둑어둑해지면 다시 동그래지곤 하는 고양이 눈을 보며,

쟤들은 마술같이 눈동자를 줄였다, 늘였다 하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했답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방송작가인 작가 짐 튜스가 고양이 117마리를 찾아가 인터뷰를 했네요.

 

"이봐, 날 좀 찍어 봐. 몇 가지 좀 물어 보고. 그런 뒤에 내 사진이랑 인터뷰한 걸 홈페이지에 올리는 거야. 그걸로 책도 낼 수 있지 않을까?"

부탁하는 고양이는 고사하고 말하는 고양이는 들어 본 적도 없었다. 마침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양이의 말을 따랐다. 

 

작가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이 탄생한 과정을 거짓말처럼, 유머처럼 툭 던져놓았네요.

고양이를 사랑하고 키우는 집사라면 이런 상황을 이해하겠죠?

눈빛만 봐도 알아차리는 단계에 이르면 이렇게 막 고양이와 대화하고 그러는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나요?^^

훗.

어쨌든,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길고양이에게 "야옹~"하고 한 마디 말 걸어줄 정도의 열린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저로서는

다양한 표정으로 말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고양이 사진들을 봐도 흐뭇해지는군요.

독특한 유머로 고양이들의 마음을 독심술이라도 펼치듯 읽어내는 작가 덕분에

재미있는 상황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매혹적이고 자부심 강한 뉴욕 거주묘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듯한 표현에

웃음도 슬쩍 나구요.

글과 사진을 함께 보면 이 이상 잘 어우러질 수가 없어서 그 재미에

한 두 마리 구경한다는 게 어느새 끝까지 읽어내게 됩니다.

 

대개는 시크하고 도도하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보이는데, 음...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걸까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는 고양이들이 꽤 많네요.

 

 

미드타운에 사는 트립이라고 해요.

사람들이 사는 집을 뻔뻔하게 점령해버렸군요.

아주 당당한 표정이 맘에 듭니다.

'이봐, 집사~. 이 정도는 참아줄 수 있지?' 하는 듯이요.

 

 

표정으로 말하고 있네요.

"싫다." 라고요.

잘 가지고 놀다가 금세 심드렁해져서는 본 체 만 체 흥, 하는 모양이...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에게 삐진 짝꿍 같아요.

새침하고 도도하기 이를 데 없네요.

 

 

5년간 함께 살아왔다는 사르트르와 시몬.

어쩜 이름도 이렇게 잘 갖다붙였을까요?

이들이 싸워서 말 안하는 이유...

정말 고양이스럽습니다.

"내가 모래 화장실 밖에 똥을 싸고는  

걔가 대신 혼나게 했거든."

사뭇 철학적인 커플의 이름답지 않게

현실적인 걸로 싸웠네요. ^^

 

 

요즘 나온 책, <미스터 보쟁글스>를 읽으려는 참인데 고양이 이름이 "미스터 보쟁글스"네요.

보쟁글스다운 성격이 있어서일까요? 주인의 취향일까요?

 

자신이 신세대 고양이라며 사람처럼 말하는 게

좀 건방져 보이기도...

 

이 책을 읽고 나면, 고양이를 좀 더 오래 쳐다보게 될 것 같아요.

쟤는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나? 알아내려고요.

사람과 동물의 교감이 이루어낸 멋진 책이네요.

고양이 집사라면, 너무나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책이지요.

'우리 집 고양이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고양이들에게도 비밀이 필요하다, 아니다 로 투표를 하고 싶어지는 책이기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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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13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