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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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한 생활철학 [오늘도 비움]

 

 

 

슬쩍 지나가는 눈길로 표지를 훑었을 땐, 저 갈색의 일렬로 서 있는 것이 무엇일까, 했다.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도 저렇게 일자로 날지는 않을 텐데...

자세히 보니 옷걸이다.

아무 것도 걸려 있지 않은 옷걸이.

우리 집에도 많이 걸려 있지만 세탁소에서 옷을 맡기고 함께 받게 되는 하얀 철제 옷걸이도 아니고

옷을 사면 하나씩 따라 오는 어깨 부분 두툼한 플라스틱 옷걸이도 아니어서

눈에 익히는 데 한참 걸렸던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읽어나가자 드디어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딱 50개로 한정된 원목 옷걸이.

저자는 이 개수에 맞게 옷을 걸어 놓고 나머지는 더이상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패션에서 시작해 생활에 관한 여러 주제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리빙센스> 에디터로 활동한 이 치고는 꽤 소박하면서도 취향과 안목이 높은 선택이다 싶었다.

역시, 그녀는 과거에 패션에 심취했던 20대를 거치는 동안 쇼퍼홀릭이자 워커홀릭으로 살았다고 한다.

현재는 쇼퍼홀릭 라이프를 청산하고 미니멀 라이프에 입문한 지 4년차.

 

실제 경험이 녹아 들어 있는 산뜻한 문체의 글을 읽으며 절로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4인 가족이 살고 있는 번잡한 우리 집의 분위기와는 꽤 상반된 삶이지만

(즉, 지금은 아이들 때문에 뭐든지 줄여나가는 게 힘들다는 뜻이다.)

그녀의 생활철학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원목 옷걸이 50개로 대변되는 그녀의 미니멀 라이프.

고급 부티크에 걸려 있는 옷처럼 보이게 만드는 부티나는 원목 옷걸이에 맞춰 옷을 정리하려고 마음 먹자 후줄근한 옷들이 쉽게 버려졌다고 한다.

고가의 옷은 지인 중심으로 나눠 주고 피도 눈물도 없이 불필요한 옷을 버린 뒤 남은 것은 결국 유행과 무관한 것들.

편안한 팬츠에 면티 또는 셔츠를 받쳐 입고 실크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유니폼을 입고 다니냐며 물었다지만,

자신은 나만의 스타일이 생긴 것 같아서 칭찬처럼 들린다고 말한다.

 

결국,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라이프에 맞춰 나만의 스타일을 갖춰 가면 그것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남들 하니까 유행 타는 옷차림을 하기 위해 쇼핑을 하고 또 한다든지

이거 하나쯤은 있어야 기죽지 않으니까 명품백을 사야 한다든지

손님 왔을 때 내놓을 번듯한 그릇 정도는 갖춰야 하니까 또 그릇들을 사서 넣어두게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 결국은 나의 만족이 아닌 남들 시선 탓이라는 걸 인정하면

진짜 나만의 길이 보일 것이다.

 

 

 

책의 내용 중 이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

"생활철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선택이 필요한 순간 기준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기준이 없다면 늘 유행에 휩쓸려 나의 고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어색한 타인의 모습을 하고 있게 된다."

 

에코백을 애용하고 하이힐에서 내려왔으며 '노 브라'로 사는 것을 당당하고 거침 없이 말하고 다니는 사람.

심플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소식 대신 느리게 먹으며 여백이 많은 공간에서 사는 사람.

 

역시 저자는 자신만이 생활철학에 의거해서 삶을 꾸려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아직도 책장 가득 책을 채워 넣은 채 살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자주 솎아 내서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몇 몇 부분에서는 작가의 미니멀 라이프나 심플한 생활철학과 맞닿는 습관을 나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희망이 보인다.

아마 아이들이 다 크고 나와 남편 둘만 남게 되면 본격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이를 먹다 보니 뭐든지 조금씩 놓아 버리고 살고 싶어지니까 말이다.

 

 

 

사진도 되도록이면 많이 찍지 않고 추억들을 소유하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겠다는 말은,

음...그러니까 기억 하나에 의지하는 것이 아직은 버거운 나에게 큰도전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세세하게 다 따라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움의 철학, 자신만의 생활철학을 확고히 하면 자연 내 주변의 삶도 정리가 되어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특히 물건은 비우고 취향은 채운다, 는 방식이 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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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그것이 알고 싶다 - 대한민국 해양영토
이어도연구회 지음 / 인간사랑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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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100문 100답 [이어도, 그것이 알고 싶다]

 

한, 중, 일 3국을 이어주고 있는 바다.

 그 바다를 둘러싸고 소리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도 분쟁이지만 해양 관할권 문제도 신경써야 할 때다.

자못 명징하게 보였던 독도 문제도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조작된 주장에 우리가 짐짓 밀리는 것처럼 보이는 형국이다.

어제 뉴스에서 가수 김장훈이 지난 6월 독도에서 360 VR 카메라로 촬영한 독도 영상을 공개하는 장면이 나왔다. 독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스크린 터치를 통해 360도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이세돌 9단과 함께 독도에서 대국을 하기 위해 찾았을 때 촬영했던 것 같다.

 

"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을 때 파급력이 의외로 굉장히 큰 거거든요. 이게 진짜 이게 실효지배에요. 일본이 할 수 없는 일을 하자 일본은 독도를 갈 수 없기 때문에 실효지배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권투대회도 하고 VR도 만들고 수영도 하고."-김장훈

 

김장훈은 3.1절이 있는 다음 달엔 대한민국 복싱 유망주들의 시합과 장정구, 유명우의 레전드 매치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그의 행적을 보아서는 열렬한 박수를 쳐도 모자라겠으나, 사실은 우리 국민의관심이 적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눈길을 끌어보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에 있어 심히 씁쓸하다. 또한 국민의 세금을 받는 외교부 공무원들은 왜 이런 기획을 이끌어내지 못했나,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나 하는 생각도 들어 국가의 대처에 대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그나마 '독도'는 꽤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 왔기에 간간이 연예인들도 노력하고 있고 외교간 마찰이 일어날 때마다 유감을 표명하고 있으나 '이어도'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중국과 일본 간에는 동중국해에서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충돌이 있고 한국과 일본 간 독도 영유권 갈등이 있다.

한국과 중국 간에는 이어도 주변 해역의 경계획정 문제가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어도는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전설로만 이어져 내려오는 섬, 몇 몇 문학작품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섬 이라고만 알아왔지, '이어도'를 둘러싸고 실제로 어떤 문제가 불거져 있는지 알지 못했다.

2003년에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건설된 후 중국이 이에 항의했다는 과정에서 이어도 문제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도는 섬이 아니기에 협상을 통해 해양경계를 확정해야 하고 외교적 협상에서 중국이 이어도를 우리 바다로 인정하게 하기 위해서는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어도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것이 가지고 있는 해양영토분쟁의 함의는 무엇인지, 그곳에 건설된 이어도해양과학기지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해양법상 이어도와 이어도해양과학기지는 어떤 근거를 갖는지, 중국은 이어도를 뭐라 부르며 왜 그것에 손을 놓지 않는지, 혹여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은 없는지 등등.-15

 

이 모든 것에 관한 궁금증을 이 책에서 해소해 볼 수 있다.

이어도 문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분과와 연접되어 있기에 인문지리, 역사설화와 문화, 제주인의 이어도, 해양과학, 해양환경, 유엔해양법과 이어도, 이어도 분쟁, 이어도와 해양주권 등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0개의 주제에 따른  10개의 질의 응답. 그래서 모두 100문 100답이 이책에 실려있는 것이다.

 

섬이 아닌 수중암초, 해도상 이름은 소코트라암초, 중국은 '쑤옌자오'라 부르는 이어도.

꽤 무거운 분위기에서 국제정세를 살피는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어도의 문학적 근거, 설화, 대중가요에서 만날 수 있는 이어도를 함께 제시해 두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해양영토 문제에 관한 국민적 이해를 높여 해양주권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이 책의 의도라고 한다.

독도만큼이나 이어도 분쟁에도 관심을 기울여 정부 차원의 대응만 바라지 말고, 국민 스스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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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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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부재를 통감하며 [탁월한 사유의 시선]

 

우리는 철학이란 것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있었는가?

중고등학교 시절 '윤리'라는 과목의 틀 안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등 동서양의 철학자들 이름을 얼핏 듣고 학파를 나누어 외우던 것으로 철학을 접했다.

왜, 어떻게 철학이 생겼고 철학이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우리 삶에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하는데, 그 물음의 과정이 생략된 채 철학을 학문으로만 받아들였다.

내가 대학에 들어갈 즈음에는 수학능력시험에서 뜬금없이 그것도 국어 과목에서 무엇무엇의 오류라는 것이 등장해서 사람을 골머리 싸매게 하면서 철학에 대해 조금씩 생겨나려던 궁금증의 싹을 싹둑 잘라버렸다.

철학과를 선택해 들어가지 않은 이상은 '철학' 하면 철학관으로 연관지어 버리곤 하는 이상한 나라의 한 사람으로 그냥 쭉 눌러앉게 되었다.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은 철학의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명징한 역사관도 없이 시절을 건너온 사람들이 '소녀상' 문제로 국민들과 대치하고 있으며

선진국의 언저리에 이름은 올려놓고 있으나 진짜 선진국이 언제나 되려나...하는 우려 속에 세월만 간다.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그 뿐이랴..

국방, 경제, 사회, 문화...전방위적으로 떨치고 일어날 곳 하나가 없이 찌그러지고 일그러져 가고만 있다.

이 모든 것이 철학의 부재 때문이라고 한다면...과한 말일까.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으며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 이끄는 나라는

아마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중국에 가서 한 도사를 만났는데

그로부터 엉뚱하면서도 뒤통수를 때리는 강력한 말 한 마디를 들었다고 한다.

"철학은 국가 발전의 기초다."

이 말이 대체로 이 책의 전체적인 기조가 됨을 책을 읽어가면서 알 수 있었다.

서양의 철학이 동아시아 역사 속에 어떤 과정을 겪으며 들어왔는가 하는 이야기를 한참 재미있게 듣다 보면 어느새 중반으로 향한다.

그의 이야기는 철학의 일반적인 이론이라든지 유명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철학적 시선'의 등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철학적 지식은 철학이 아니라 동사처럼 작동할 때에만 철학이라고 한다는 것. 새겨주어야 할 부분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이 무엇인지에 주목하기보다 철학이 나와 세상과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밑그림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철학적이라는 것은 철학적인 높이의 시선을 갖는 일.

철학을 수입한 우리나라에서는 철학의 결과물을 습득하는 것으로 흔히들 '철학한다' 라고 하는데, 실은 어떤 철학자가 그 결과물을 생산할 때 사용했던 시선의 높이에 동참해 보는 일이란 말이다.

장자를 읽고 감명을 받아 "장자처럼 살아보려 한다."에서 끝나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을 닮기 위해 살지 말고 '자기처럼' 살 것. 철학자가 사용했던 높이의 시선을 지금 자신의 시대에서 사용해보려 덤빌 것.

그렇지만 이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터이다.

일본이나 중국, 혹은 선진국인 나라들보다 훨씬 뒤에 철학을 비로소 접하게 된 우리나라의 처지를 헤아려 본다면 지금의 눈부신 경제성장만으로도 만족해야 하지 않나...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건국에서부터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착실히 전진했지만 벌써 정체가 시작되었고 모든 분야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이미 후퇴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민주화 다음 단계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선진화!

지금 우리는 투명한 벽 앞에 서 있다는 비유로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철학적 시선으로 상승해야만 넘을 수 있는 벽. 지성적이고 문화적인 높이로만 넘을 수 있는 벽 앞에 서 있는 우리는 당황하고 있다.

그야말로 혼란에 맞닥뜨린 우리는 썩은 틀을 폐기하고 현실 세계를 스스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이다.

 

이제까지 답답해만 하고 속시원히 답을 찾지 못했던 실망스러운 우리의 현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해답을 철학에서 찾으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철학적 시선을 갖추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읽히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철학의 부재를 통감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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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지식 : 세계사 한 장의 지식 시리즈
탯 우드.도러시 에일 지음, 정지현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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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지식 [세계사]

 

 

 

arte 에서 <한 장의 지식>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라는데, 일단 먼저 나온 책들로는

철학, 심리학, 세계사, 경제학, 빅 아이디어 분야가 있다.

글로 이해하고 그림으로 기억하는 것을 기본 컨셉으로 잡아 놓은 것 같다.

한 분야를 알기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들을 엄선해 해설과 그림을 덧붙인 것이라 한다.

예전으로 말하면 백과사전식 지식이라 할 수 있는데

한 권의 책으로 한 분야를 파고들 수 있어서 좋고

개념을 쉽게 파악하고 뻗어나갈 수 있는 틀을 마련해 놓아서 찾기도 쉽다.

 

 

 

손에 쏙 들어오는 한 권의 책으로 하나의 분야에 해당하는 백과사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글 한 장에 그림 한 장의 구성이 참 마음에 든다.

세계사를 통사 식으로 훑으려는 사람에게는 성에 차지 않는 구성이지만

개념으로 짚어 나가려는 사람에게는 꽤 흡족할 터이다.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었는지,

목차만 보아도 한 눈에 보인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 이후까지 200개의 개념들을 빼곡히 추려놓았다.

각각의 개념들을 살펴보고 거기에서 뻗어나가는 가지들을 쳐서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메소포타미아, 바빌론, 오스만제국, 명나라, 워털루 전투, 간디와 처칠 등

소제목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연구 주제가 된다.

 

 

 

기존 교과서나 역사서, 개념서와는 다른 구성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확실히 신선하게 사로잡는다.

 

글 한 장 사진 한 장의 형태가 아무래도 마음에 들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듯 싶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대부분 한 문화와 또 다른 문화의 만남이다. 그런 만남은 역사적으로 군대나 상업, 사상이 전파되는 경로와 관련이 있다.

각 주제는 저마다 책 한 권으로 다뤄질 자격이 충분한데, 이 책이 그 주제들에 흥미를 갖는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서문 중.

 

흐름을 이어가는 일이 아무래도 깊은 집중을 요하는 일이다 보니

세계사를 공부하려는 이들은 많은 부담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주제와 개념 위주의 세계사를 훑어보면서

특히 약하다 싶은 부분, 좀 더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 읽으려는 이들에게

[한 장의 지식 세계사]가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세계사의 어느 구석에 이런 내용이 숨어 있었나를 파악하기조차 버거워

많이 부끄러웠다.

알아가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말이다. 최초의 정착과 문명, 국가의 성립, 전쟁과 침략 등의 사건 위주로 세계사를 보는 것도 흥미롭고

고대, 중세,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혁명과 제국주의 시대, 그리고 20세기 이후의 역사까지 시간의 흐름으로 세계사를 접하는 것도 좋다.

세계사를 단순한 흐름으로 공부하면서 대충 넘어갔던 부분 곳곳에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음을 발견하니

세계사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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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어 라이프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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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디자인스쿨 화제의 수업 [디자인 유어 라이프]

 

 

 

잘 굴러가고 있던 인생의 한 부분이 덜컥거리기 시작할 때

우리는 자전거나 자동차에 어떤 기계적 결함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수리센터를 찾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건강이든 일이든 사랑이든 어떤 한 부분에 틀림없이 문제가 있을 것이다.

문제를 가벼이 여기고 그냥 넘어간다면 결국에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바퀴가 빠진 자전거,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자동차처럼 말이다.

 

나는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건강만큼은 자신하며 살아왔다.

게으른 생각으로 내 뇌를 세뇌시키면서 말이다.

가끔씩 몸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는 가뿐히 뛰어넘고 한 번씩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약을 먹고 마는 것으로 대처했다.

생활습관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정도였으니 무심함의 극치였던 것이다.

결국, 건강검진 2차 대상자라는 진단을 받는 것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고서야 내 건강의 적신호를 직시할 수 있었다.

아. 너무 늦기 전이고 아직은 젊은 몸이라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의사에게서 젊은 나이에 이런 몸 상태라니..라는 말을 들을 때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확확 달아올랐다.

이렇게 한 번 커다랗게 삐그덕거린 다음에야 내 삶 전체를 다시 한 번 조망할 기회가 생겼다.

건강에서뿐만이 아니라 내 인생 자체의 설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디자인 유어 라이프]는 이처럼 인생 자체를 재설계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진로를 정하지 못하는 사람,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계획한 대로 살아왔지만 삶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

저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을 접목해 해답을 내놓는다.

사람들이 자신 앞에 놓인 삶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도와주는 문제에 당면했을 때, 디자인 사고가 이런 독특한 문제를 해결하는 최상의 방법이 될 거라고 확신한 것이다.

 

디자인은 컴퓨터와 페라리 같은 멋진 물건을 창조하는 데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멋진 삶을 창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의미 있고 즐거우며 충만한 삶을 창조하기 위해 디자인 사고를 사용할 수 있다.

-17

 

저자인 빌과 데이브는 스탠퍼드에서 디자인 사고를 적용하여 대학 졸업 후의 미래를 디자인하도록 가르치는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내기 위해 디자인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잘 디자인된 인생을 살기 위해 먼저 자신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질문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우리는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구들을 사용하고 인생 디자인 훈련을 실천한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통찰력을 스스로 생성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먼저 기본적으로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해 다섯 가지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호기심, 행동 지향성, 재구성, 인식, 극단적 협력이다.

그런 다음 11가지 단계에 따라 실천해 나가면 된다.

 

 

 

 

 

 

중간쯤의 단계에 다다르면 하나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위대한 삶과 계획이 너무 많을 때

다양함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바로 '오디세이 계획'이다.

 인생을 디자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여러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호메로스가 이야기한 그리스 신화 속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모험으로서의 삶을 상징하듯이 지금 당장은 하나의 모험인 당신의 인생 여행에서 다양한 방식을 상상하는 데 집중하라고 한다.

 

 

'오디세이 계획'은 세 가지 버전의 인생시나리오를 생각하라는 것인데,

먼저 현재 하는 일, 다음으로 첫 번째 계획이 갑자기 없어질 경우 하게 될 일,

마지막으로 돈이나 남에게 비춰지는 이미지가 목표가 아닐 경우, 하게 될 일이나 삶을 생각해서 향후 5년에 대한 대안적인 세 가지 인생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따라 내 인생을 더듬어보면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삶은 잘 굴러가고 있을까?"

"대체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디자인 유어 라이프]는 나침반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인생 디자인 도구를 제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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