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 [센서티브]

 

'센서티브하다'란 무엇일까?

남들보다 조금 민감하고 예민하다는 뜻인가 보다.

실제로 센서티브한 사람들은 내향적인 면이 강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이 많을 것 같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렇고 다른 이들이 보기에도 조금은 대하기 껄끄러울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우리집 고슴도치를 들 수 있을까?

이 녀석은 집에서 기른지 3년차가 되었는데도 주인을 못 알아보고

물을 갈아주거나 먹이를 놓아줄 때도 걸핏하면 가시를 곤두세운다.

사람에게만 그러한가, 하면

제가 낳은 새끼와 합사하여 기르는 동안에는

제 새끼에게조차 자리 싸움을 하느라 쉭쉭거리고 가시를 바짝 세우곤 했었다.

자신의 영역에 극도로 민감하다. 한 우리에 같이 살면서 많이 무뎌졌을 거라 생각됨에도 매일같이 처음 보는 생물인 양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는 고슴도치를 보면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는데...'라는 말을 수시로 삼켰었다.

 

아마도 센서티브한 사람은 고슴도치처럼 바짝 날을 세우고 신경을 예민하게 바짝 벼리고 있는 사람이리라.

스스로의 기질적 성향 탓일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다.

저자는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한 탓에 그 때 받은 슬픔과 고통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괴로워했다고 한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심리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더 깊은 차원의 감정을 이야기할 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상의 모든 민감한 사람을 치유하고 돕기 위해 나섰다.

 

스스로를 매우 민감한 성향의 소유자로 규정한 저자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독자들도 스스로 민감성을 인정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민감함과 내향적인 것은 다르다, 란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 스스로는 내향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민감하다고 여기진 않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민감함과 내향적인 면을 고려하여 스스로의 센서티브함을 깨달은 다음엔

부정적인 면으로 침잠해 들어가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읽어보기 바란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더 많이 받아들이고 깊이 생각하며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고 필요 이상으로 양심적이며 느리고 신중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풍부한 내면의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본능적으로 영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완벽하고 치밀하며 감각적인 것을 추구한다.

민감한 사람들은 이상적인 삶, 창의적인 내면세계,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스스로 낮은 자존감에 머물러 있을 센서티브한 사람들을 격려한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대개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여겨지는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들이 가진 놀라운 능력을 부각시킨다.

저자는 민감함은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이라며, 민감한 자신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 불안을 느끼는 이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말을 쏟아낸다.

 

민감한 사람들은 성실하고, 창의적이고, 직관적이고, 남의 영향을 받기 쉽고, 감정 이입 능력이 있고, 예민한 감각과 신경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그들의 삶에서 어려움을 가중시키지만, 한편으로는 창의성, 존재감, 공감 능력의 근원이 된다.

그것은 우리가 뭔가 열등하고 잘못된 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깊이 있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남들과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그룹에 속한다는 이야기다. -215

 

책의 뒤에 수록된 자가 테스트 "당신은 얼마나 민감한 사람인가?"를 통해 민감성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 편이라 나왔지만 일정 부분 민감한 사람이 느끼는 문항에 공감할 수 있었다. 민감함이 숨기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님을 알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리라.

나의 성향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기에 몰입해서 읽을 수는 없었지만 '센서티브' 한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배울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초집중 모드 [무한도전 컬러링북 ]

 

 

 

무한도전 평소 즐겨 보시나요?

저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별로 눈여겨 보지 않습니다만,

어쩌다 한 번씩은 무한도전을 보게 됩니다.

워낙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니 말이죠.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희한한 발상으로 '도전'을 한다고 하니

볼 때마다 그들의 열정에 그저 박수를 보낼 밖에요.

 

얼마 전 웹툰 만화가들이 나와서 무한도전 출연자들의 캐리커처를 쓱쓱 그려내는 부분은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 본 자리에서 그들의 성격을 쏙 잡아내서 그림에 녹여내는 걸 보고요.

역시 만화가들이다. 일반인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하면서 놀랐었습니다.

그림엔 재능 꽝이라, 똥손이다~~하고 포기하고 사는 저에게 있어서는 신세계를 보여 주는 것 같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씩 마구 색칠을 하고 싶다거나, 멋진 그림을 완성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머릿속이 번잡하거나 너무 심심하거나 할 때요.

 

마침 무한도전 컬러링 북이 있어 한 번 색칠해 볼까나...하고 책을 열어 보았습니다.

사실 일반인에게 밑그림 그리기만 해도 몇 시간 훌쩍 잡아먹는 거거든요.

새로운 세계와도 같은 멋진 밑그림들이 하나 가득이었습니다.

그림만 봐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어요.

특히 무한도전 애청자라면 무한도전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것만 같더군요.

 

 

 

요렇게 본문에 수록된 일러스트 아래에 제목과 함께 간단한 코멘트가 달려 있었어요.

짧게 짧게 읽으면서 제가 본 적 있었던 것 같기도 한 무한도전 편들을 떠올려 보며

웃음을 머금었답니다.

어쩜, TV화면으로 볼 때보다 더욱 개성적인 인물들의 면면이 부각되어 있는지.

오똑한 콧날의 광희, 툭 튀어난 광대뼈의 유재석, 얼큰이 정준하, 개구쟁이 얼굴에 지저분한 수염까지 깨알같이 박혀 있는 하하, 늙어서 이제는 머리카락이 거의 없는 호통 박명수.

아유...안 본다고 하면서도 인물들의 특성이 저절로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네요. ^^

 

 

 

원래대로라면 저렇게 선명한 색상으로 색칠을 해 줘야,

색칠 좀 합네~ 하며 그림을 들이밀 텐데...

 

 

 

부끄럽게도 이런 그림으로밖에 완성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꽤 오래 작업한 거랍니다. ㅠㅠ

 

 

 

이것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우리집 딸래미가 색칠한 부분.

 

 

 

남자 얼굴 화장시키기가 재미나 보여서 겁 없이 도전한 장면입니다.

이제 보니,

유재석 보라색 머리에 음영 넣기를 빼먹었군요. 으흑.

나름 신경 써서 색깔도 고르고 화장도 시켜주고 한 건데...

이리 보니 왜 이렇게 부족한 게 많은지요.

 

덕분에 머릿속 어지러운 생각들이 싹 날아갔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네요.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애청자들이라면

각 캐릭터를 떠올려 보면서 색칠할 때 꽤 킥킥 거릴 듯합니다.

저도 자주자주 웃었거든요.

 

한 때 심심풀이로 생각하며 컬러링북을 집어들었지만

생각보다 두툼한 컬러링 도안에 놀랐답니다.

이거 제대로 색칠하고 채우려면 한 두 달은 우습게 지나갈 것 같아요.

더불어 우리집 색연필들도 길이가 몽당몽당 해질 듯요~

무한도전 컬러링으로 잡다한 생각들 날려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뭐 먹지?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혼밥의 시대, 우아한 삼시세끼 [오늘 뭐 먹지?]

 

 

 

귀욤귀욤한 일러스트 때문에 이 책에 또 시선이 꽂힌다.

작가의 전작 [뷰티풀 라이프] 때도 설렁설렁한 스타일의 일러스트에 묘하게 마음이 움직였었는데...

 

이번에는 더욱이 거부할 수 없는 주제 '먹을 것'이 두둥~

삼시세끼를 꼬박 차려 먹는 일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주부이기에 챙겨먹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오늘 뭐 먹지? 라는 말을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걱정하고 있다면, 너무 뻥이 심한 것일까?

겨울방학, 봄방학을 대하는 기분은 뭐랄까...출구 없는 감옥에 갇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이래저래 준비한 것들을 아이들이 잘 먹어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한 번씩 투정을 부리거나 먹을 게 없다라는 등의 하소연을 하면 기분이 그만 팍 상하고 만다.

매일매일 룰루랄라 하며 삼시세끼를 차릴 수 없는 일 아닌가?

얼른 학기가 시작되어서 아이들이 훌쩍 다 나가고 혼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혼밥, 하면 또 어쩌다 쓸쓸하기 그지없을 때도 많지만 말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은

매일을 뭐 먹을지 고민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뭐 먹을지가 저절로 떠오르는 타입인가 보다.

눈을 아래로 축 늘어지게 웃으면서 뭐 먹을지 정하면서 행복해 한다.

진짜 먹을 것을 즐긴다면 저렇게 되어야 하는데...

 

쓸데없는 반찬 걱정, 거기에 다이어트 걱정이라도 더해지면

매일의 밥상은 스트레스 그 자체다.

이 책을 보는 동안만은 그런 스트레스 없이 그저 즐길 수 있었다.

너무나 행복하게 먹을거리들이 펼쳐져 있고 무엇보다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 그 자체가 즐거워 보인다.

 

 

 

역시 일본은 우리보다 계절음식에 대한 감각이 조금 더 발달한 것 같다.

목차가 계절별로 나뉘어 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음식문화의 미묘한 차이를 느껴보는 일도 재미있다.

 

 

우리의 어묵탕과 비슷한 음식인 것 같다.

그냥 시원한 국물을 즐긴다기보다 '소스'에 집착하는 것이 일본이구나...

 

 

 

곧 있으면 다가올 봄을 이렇게 먼저 만나게 된다.

벚꽃 놀이에빠질 수 없는 간식거리들과 술.

음. 벚꽃색 소프트아이스크림이라든지 사쿠라모찌는 일본풍이 강하다. ^^

 

 

홈쇼핑을 보면서 한때 믹서기 혹은 블렌더를 사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다.

종류도 어찌나 다양한지.

한 잔 쭉 내려 시원하게 마셔대고 싶은 유혹이 심했는데, 역시나 작가처럼 믹서리를 사용한 뒤

씻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미적대고 있었더랬다.

그 고민을, 믹서기를 선물받음으로써 끝내고 있다. 아~ 부럽기 그지없어라.

 

수박주스, 딸기바나나 주스, 과일 우유...

입맛은 꽤 다르지만 ...그래도 맛있어 보인다.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메뉴. 닭가슴살.

아무런 고민 없이 닭가슴살을 무조건 삶아 보라.

슬라이스 해서 샌드위치 재료로 쓰고, 샐러드에 넣어서도 먹고,

닭을 삶은 국물로 국을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꽤 맛있어 보이기도 한다.

만화라서인지, 살 빼기도, 근육 늘리기도, 음식 조절하기도

쉬워보이기만 하는데

현실은 왜 이렇게 허기지고 현기증 나는지...ㅠㅠ

 

건강상의 이유로 억지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내가 보기엔 아찔한 유혹이 군데군데 있었지만

혼밥 하는 사람 치고 너무나 즐겁게 음식을 준비해서 먹는 모습이 마냥 예뻐 보인다.

마지막에 가서는 '혼밥'을 탈출하는 데서 살짝 배신감을 느꼈지만 말이다.

반려자를 만나 혼밥 탈출한 것. 축하드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레오파기티카 - 언론자유의 경전, 전면개정판
존 밀턴 지음, 박상익 옮김 / 인간사랑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론자유의 경전 [아레오파기티카]

 

 

 

 

 

무슨 주술과도 같은 제목의 [아레오파기티카]는 [실락원]으로 유명한 존 밀턴의 저서다.

아직 [실락원]도 읽어보지 못한 처지이지만 문학의 고전이라 불리고 있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다.

밀턴의 [실락원] 만큼 문학적으로 대단한 평가를 받는 책인가 싶지만

부제로 '언론자유의 경전'이라 붙어 있어 문학적 저서는 아닌 것을 알겠다.

 

 

 

일단 '전면개정판'을 내면서 쓴 옮긴이의 각오를 읽어 보니, 그가 이 책에 들인 공이 어마어마함을 짐작할 수 있다. 1999년 솔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완전히 새로 고쳐 썼다 한다.

 

 

책은 그다지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절반은 원전이고 절반은 번역하면서 옮긴이가 연구, 고찰한 부분이다.

원전의 경우에도 원전보다 주석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원전 보랴 주석 보랴 눈이 바빴다.

그만큼 옮긴이의 수고로움도 컸다 하겠다.

 

옮긴이에 따르면 '아레오파기티카'란, 그리스어로 전쟁의 신 '아레이오스'와 언덕이란 뜻의 '파고스'를 합친 말이라고 한다.

아테네의 변론가인 이소크라테스의 일곱 번째 연설 <아레오파고스 연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아레오파기티카]에서 밀턴은 '잉글랜드의 아레오파고스'인 의회를 상대로 연설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구두가 아닌, 읽혀질 것을 전제로 한 점, 일개 시민의 자격으로 공적인 기구에 대해 정책의 시정을 촉구한 점 등에서 이소크라테스의 연설문과 유사하나 목적에서는 다르다.

 

그렇다면, 밀턴의 [아레오파기티카]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언론 자유의 경전, 또는 표현 자유의 "마그나 카르타"로 알려져 있는 이 책은 밀턴이 1643년 의회가 공포한 출판 허가법을 철회하라고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의 출판 허가법은 이른바 출판물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법령이며 "향후 어떤 서적이나 팸플릿이나 논고일지라도 임명된 검열관들 또는 검열관들 중 적어도 한 명에 의해 사전 승인 및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 출판을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밀턴은 언론의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  단호하고도 논증적인 어조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 나간다.

검열제의 기원에서부터 선과 악의 지식, 검열제의 비효율성, 검열제의 해악을 따져 묻고 시대적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잉글랜드인의 위대성을 부각시킨 후 관용이 가치, 관용의 한계를 이야기하면서 논지를 맺는다.

가히 흐르는 물처럼 도도하게 막힘없이 이어지는 그의 글은 지금에 와서 읽어보아도 대단한 명문장이다.

현재와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그 시대의 잉글랜드에 살지 않는 한, 주석이 없이는 한 문장도 제대로 술술 읽혀지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나마 옮긴이의 주석이 빛을 발해 당시의 시대상, 사회상을 짚어주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몇 장도 채 읽지 못하고 길고 긴 문장과 언뜻 와닿지 않는 비유 때문에 책을 홱 덮어버릴 뻔 했다.

 

 

 

온갖 책들을 읽고 온갖 논거를 귀담아 듣는 것 이상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위험이 적게 죄악과 거짓의 나라를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것이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데서 얻는 유익이라 하겠습니다.-71

 

 

우리가 바보같이 안이하게 지식 탐구를 중지하면 국민 사이에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고야 맙니다. 이런 식의 복종적 만장일치는 얼마나 바람직하고 좋은 것입니까! 의심할 나위 없이 정월 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것 같은 견고하고 단단한 얼음덩어리입니다.

그 결과는 성직자들 자신에게도 더 나을 것이 없습니다. 풍족한 성직록을 받으며 자신의 헤라클레스 기둥 안에 안주하는 편협한 교구 성직자에 관한 이야기는 오늘날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121

 

자신의 의지를 관철함에 있어 송곳같이 날카롭게 찌르는 비판, 풍자도 서슴지 않았다. [민수기]24장 5절에 나오는 "야곱아! 너의 장막이 어찌 그리도 좋으냐!"를 패러디한 반어법을 적절하게 쓰면서 글쓰기를 한다.

 

출판 허가법을 철회하고 검열 없는 출판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밀턴은 이 책을 저술했다.

 

 

[아레오파기티카]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구절은

"나의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알고 말하고 주장할 자유를, 다른 어떤 자유보다도 그러한 자유를 나에게 주십시오."라는 말이라고 한다.

 

 

17세기 밀턴의 말을 지금 그대로 받아들여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 자유주의자라 말하는 것은 그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 사이의 차이를 무시하는 것이다. 옮긴이의 연구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 차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밀턴의 시대와는 다른 지금에 요구되는, 진정한 언론 자유란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며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논쟁! 철학 배틀
하타케야마 소우 지음, 이와모토 다쓰로 그림, 김경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생히 전달되는 철학논쟁 [대논쟁! 철학배틀]

 

 

 

대학토론배틀을 재미있게 시청하는 중이다.

현사회의 여러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떤 해결책이 있을지 대학생들의 입장에서 토론하는 내용을 지켜보는 것이 꽤 흥미진진하다.

예선전에서는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부터 진행된다.

기본적인 토론예의부터 각 팀의 특성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초보나 신생 팀도 있고 여러 번 팀으로 활동해오고 수상실적까지 우수한 팀도 있다.

결국에는 한 팀으로 모아지는 과정에 있는 것이지만 '토론'의 강자가 되기까지는 실로 여러 가지면에서의 검증이 요구된다.

말의 어조, 빠르기, 논쟁 태도, 충분한 증거 자료 뿐만 아니라 재빠른 상황판단, 임기응변, 창의적인 논쟁 접근법 찾기 등이승패를 가른다.

토론을 지켜보는 과정에서는 재미있는 한판 말싸움에 그치고 말 수도 있지만

토론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긴장될까.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들이 한순간의 토론에 다 녹여내지고 있다는것을..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특히 기본적인 철학이 그 사람 하나를 규정짓는다는 것을 토론 순간순간마다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사람됨을 이루는 근본이 인성 더하기 철학인 것을 깨닫는 순간, 토론을 지켜보는 중간중간에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교육받은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나라는 사람을 이루게 될 텐데...내가 만약 저 자리에 서 있다면 나는  어떻게 비춰지는 토론자일까?

어떤 생각을 어떤 말투로 뱉어내게 될까?

그지 없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제까지 철학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느낀 것은 철학적 문제들을 너무 형이상학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만 여기고 있었던 탓이 크다.

삶의 곳곳에서 부딪치게 되는 문제들을 그저 대수롭잖게 여기고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흘려보내지 않았나.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같은 질문을 오래 붙들고 생각한 다음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장'이 너무 없지 않았나.

 

[대논쟁! 철학배틀]은 철학자나 사상가의 이론들을 어렵게 풀어내지 않았다.

링 위에서 선수들이 주먹 하나로 싸우는 것처럼 자신들의 논지를 쭉쭉 뻗어내면서도 조화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읽는 이를 저절로 참여하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정치철학을 전공했지만 전문 철학자는 아니다. 일본 입시학원에서 윤리와 정치경제 과목을 가르치는 유명 강사다. 일반 독자들을 위한 교양 철학서에 걸맞게 친숙한 일상적인 사례들을 통해 어려운 철학적 용어들을 설명한다. 만화책 읽듯이 짧은 단락 속에 녹아 있는 철학자들의 입장을 하나씩 읽다 보면 철학적 지혜가 주는 깨달음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빈부격차는 어디까지 허용될까?

살인은 절대악일까?

 

소년 범죄, 엄벌로 다스려야 할까?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 악할까?

 

신은 존재할까?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까?

 

피부에 와닿는 철학적 물음들이 우리의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이제껏 이런 주제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어색하고 민망했다면 이제 사상가, 철학가들의

호쾌한 대담을 들으며 마음껏 끼어들어 보자.

 

 

마지막 15장에서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까? 라는 주제로 토론배틀을 벌이는 이들 중, 단연 석가모니의 '미모'가 눈에 띈다.

고행을 하며 비쩍말라 비틀어진 석가모니의 모습을 상상했다면 깜놀!

완전잘생긴 왕자님으로 나타난 석가모니 덕분에 끝에 가서 눈호강한다.  

치열하게 인간 냄새를 풍기며 대화하는 동서고금 37인의 사상가들과 함께 철학적 질문 15가지를 두고 철학하실 분!!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