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정보도 없이, 몇몇 평을 보고 일단 샀다. 음, 직접 받아 보니 정말로, 범상치 않더라. 웬만하면 사진 같은 거 안 찍는데, 만든 정성을 생각해서 특별히 사진ㄱㄱ~
합판(?) 재질의 케이스와 색종이(?) 부클릿이 합체(!)한 패키징 형태. 부클릿은 9단(?)으로 펼쳐진다. 예전에 삐삐롱스타킹 앨범이 이런 재질에 이런 식으로 펼쳐졌던 기억이 난다.
펼친 모습. 우왕ㅋ굳ㅋ! 많은 시디를 봤지만, 이런 패키징은 레알 처음이었다. 진정한 가내수공 장인정신! 미디어 아르떼와 합작하면 세계도 넘볼 기세.
이 반짝이 가루도 일일이 붙였겠지 ㅎㄷㄷ. 다만, 음악은 그닥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마침 향뮤직에서 산 사비나 앤 드론즈 1집도 같이 왔는데, 아무래도 내 취향은 사비나 쪽. 음악 이전에 일단 음색이.
1권에 이어서 쓰는 짧은 정리. 이건 뭐 1권을 샀으니 안 살 수 없어서 샀다. 역시나 아무 기대도 정보도 없이 읽어나갔고, 절반까지는 별로 주목할 만한 소설이 없었다. 그러다 등장한 것이 바로 [누런 벽지]. 1권에 [옐로 사인]이 있다면 2권에는 [누런 벽지]가 있었다. 광기로 가득 찬 서술에 뒤이어 남는 이 찝찝함이라니. 기억에서 지우려야 지울 수가 없다. 마지막에 실린 르 파뉴의 [손에 대한 고찰]은 예상 밖의 수확이었다. 어려서 동림에서 나온 '세계명작괴기시리즈'를 읽고 자란 사람이라면, 분명 나와 같이 전율을 느꼈을 터. (아마도) 그 시리즈 12번 [녹색눈을 가진 고양이의 원한](알라딘에도 DB 항목은 남아 있다) 뒤에 실렸던 바로 그 작품의 원전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에도 시리즈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로 각인되었던 작품이었으니 내 감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다시 읽고도 어렸을 때만큼 무서웠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리를 마치며 부연하건대 이 [세계 호러 걸작선] 두 권은 트렌디 독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어느 정도 고전을 '견딜' 수 있는 독자 또는 '공포소설광'만을 위한 책이다. 러브크래프트 팬인 나조차도 한두 작품 빼고는 감흥이 없었을 정도니, 도시전설이나 괴담 같은 세련된(?) 공포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은 피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