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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의 나라
샬롯 퍼킨스 길먼 지음, 손영미 옮김 / 한국문화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인가 {누런 벽지}의 귀기(?) 어린 서술을 접한 후, 샬롯 퍼킨스 길먼의 다른 번역서가 없는지 찾다 올해 발견한 책. 절판되었기에 어렵사리 중고로 구해 읽었다. '페미니즘 문학사적 의의'는 있는 책이겠으나, 유감스럽게도, 재미가 없다. 여러 권을 멀티로 읽는 스타일 탓도 있지만, 책이 어찌나 재미가 없던지 읽는 데 두 달 이상 걸린 것 같다.
책은 오래된 작품 티를 팍팍 내듯 교훈적이다(1915년작). 작가의 유토피아 상에 공감한다면 거부감이 덜할 수도 있지만, 과히 공감하기도 어렵다. 인문학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고민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얄팍하다. 플롯이나 인물도 약하긴 마찬가지인데, 더 중요한 문제는 문제의식에 대한 깊이일 터다.
물론 20세기 초 작품이고, 작가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근거 없이 기대치가 높았던 탓도 있을 것이다. 작가 본인은 작중 '허랜드'를 진정한 유토피아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취약한 논거(혹은 사상)에 바탕한 작가의 유토피아는 21세기 독자가 공감하기엔, 너무나 멀다. 시대의 간극이, 정말로 크다. 중고를 어렵게 구하면서 나름 기대했는데, 아, 이 실망을 어찌하나.
사족:
교정을 발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