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Williamson Trio - South of the Border West of the Sun
Claude Williamson Trio 연주 / 지니뮤직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에에, 아시다시피(?) 하루키의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나오는 곡들로 이루어진 음반이다. 소설이 99년(98년?)에 나왔는데 바로 그 해 음반이 나왔으니, 역시 재즈광이 많은 일본답다(참고로 Venus 레이블은 근 몇 년간 상당히 뜨고 있는 일본 재즈 레이블이다). 그런데도 당시 국내에서는, 국내에도 열성 하루키 팬과 열성 재즈 리스너들이 많은 걸 감안하면 정말 의외로 여겨질 정도로, 음반은 상당히 팔리지 않은 것 같다-_-; 뭐 분명 홍보의 문제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된다만.

 여튼 2004년에 다시 한 번 강앤뮤직에서 보너스 트랙 3곡을 추가해서 라이센스한 게 지금 리뷰쓰기를 누른 바로 이 음반이다. 그런 관계로 (유감스럽게도) LP 미니어처가 아니라 디지팩(LP 미니어처 버전도 있기는 하다)이며, 가격도 Venus 수입반에 비하면 몇 천원 저렴하다. 그런데도, 2004년에 다시 나온 이 음반 역시, 그다지 많이 팔리진 않은 것 같다-_-;

 사실 리뷰랍시고 글을 쓰고 있지만서도 본인 역시 Claude Williamson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 음반 말고는 들어본 음악이 없는데, 일본에서의 인지도는 높을지 몰라도 국내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런 상태에서, 나 역시 하루키 팬의 한 사람으로서 한 번 음반을 들어봤다. 사실 선곡만 봐도 기대가 생기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아 근데 이건, 생각보다 많이 별로다 -_ㅜ 대번 #2 Star-crossed Lovers에서 확 실망해버리니까, 이후의 곡들은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Star-crossed Lovers. 발음도 기막힌 스타-크로슽 러벌ㅅ. 이 노래야말로 일단 제목 하나는 죽여주게 지은 곡이 아닐 수 없다. 별에 의해 가로막힌 연인들. 의역하자면, 운명적으로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루어질래야 이루어질 수가 없는 연인들. 그러니까 [스푸트니크의 연인들]이라든가, 왕가위 영화속의 연인들이 생각나는 그런, 정말 슬픈 제목 아닌가. 그런데 이 슬픈 곡을, 이 아저씨는 너무나 무감정하게 연주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느끼한 베이스와 끈적끈적한 드럼 브러싱까지 가세해서 더 최악이 되어버렸다. 아마 빌 찰랩(뉴욕 트리오)의 연주를 먼저 들었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지만, 정말로 이건 아니란 생각이다.

 글쎄 뭐 하루키 광팬이라면 분명 한 장 가지고 있어야 할 음반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연주였다. 잘 팔리지 않는데는 홍보부족 말고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_- 그래도, 하루키는 무지무지 좋아하는데 재즈는 하나도 모른다,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사서 들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언젠가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재즈를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을 본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걸 사느니 차라리 요걸 사서 듣는 게 낫다고 말할 수 있다. 컴필레이션 음반보다는 이런 음반이 더 폼나는 게 사실이니까(돈이 된다면 특히 LP 미니어처로!). 끝으로, Claude Williamson의 다른 연주도 안 듣고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예의가 좀 아닌 게 사실이고, 게다가 본인이 무슨 평론가가 되는 것도 아니니까-_- 되도록 당신이 직접 듣고 판단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2005년 11월,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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