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7 (Series 7/3차 한정세일)
기타 (DVD)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꽤 흥미를 가지고 있던 영화였고, 보고 난 후의 느낌도 실망보다는 감탄과 찬사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또한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영상미와 파격적인 플롯은 이 영화가 '영화가 아님'을 지향한다는 사실과 맞물려 묘한 지적 쾌감을 준다.

일단 [시리즈 7]은 그 극단적인 설정에서 근작 [배틀 로얄]을 닮았다. 그러나 후자가 교육 제도에 대한 풍자로 시작해서 잔혹한 인간 본성의 폭로로까지 이어지는 반면, 전자는 시청률만을 중시하는 매스컴의 센세이셔널리즘이 도덕이나 생명의 존엄성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되는 상황만을 예리하게 파고 든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정말로 'TV의 언어를 빌린 TV에 대한 비판'을 근래 어떤 영화보다도 잘 전달하고 있다. 근작 [15분]이라는 영화 역시 매스컴의 시청률의 도덕에의 우위를 풍자하고 있지만, 오히려 극영화의 형식을 취함으로 인해 [시리즈 7]만큼의 예리함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데뷔작에 저예산 영화이니만큼 껄끄러운 면도 없지는 않다. 같이 본 사람이 영화가 시작할 때 진짜 있는 TV 프로가 아니냐고 물을 정도로 전반부의 긴장감은 만족스럽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리얼리티가 떨어져 위장된 극영화임이 조금씩 들통난다. 특히 dramatic re-creation이라는 자막과 함께 삽입된 신은 TV 언어에의 집착이 부른 그야말로 어설픈 부분이었다. 그외 신인 배우들의 연기의 어설픔도 간간히 눈에 띤다.

감독 Daniel Minahan은 [시리즈 8]이라는 TV물을 기획중이라는데, 아마 구해볼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기대가 간다. 또 앞으로 이 감독이 어떤 영화를 들고 나올지도 매우 기대된다. 국내에서 개봉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개봉하다면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2002. 5.26, 필유)


덧1: 옛날(?) 영화지만, DVD가 눈에 띠길래 옛날(?) 글을 올린다.

덧2: 네이버에 의하면, 극장개봉이 2001.10.27이라는데, 국내개봉을 했던가? 잘 모르겠다.

덧3: imdb에 의하면, [시리즈 8]이라는 영화(혹은 TV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은 두 번째 극장영화로 [Simply Halston]라는 영화를 만드는 중이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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