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rapados en el Cielo
M2U Records / 1977년 7월
평점 :
품절


 

 비교적 생소한 아르헨티나라는 곳의 음악은 생각만큼 이질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것은 본작 [Atrapados en en cielo](번역하면 ‘하늘 안에 갇히어’라고 한다)이 아르헨티나의 지역색을 담은 트레디셔널 포크가 아니라 다소 팝적인 포크 음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화음과 멜로디가 세계 어느 곳에 사는 사람에게라도 충분히 감흥을 불러 일으킬만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본작은 포크 듀오 Pastoral의 통산 4집으로, 커버와 타이틀이 암시하듯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으며, 그것을 잔잔한 연주와 목가적인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는 매우 정제되고 아름다운 포크 음반이다. 특히 타이틀곡인 #1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신시사이저 오케스트레이션 위로 애잔한 기타가 흐르고, 이어서 듣는 즉시 청자를 사로잡아버리는 듀오의 미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가사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독재 정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가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결코 잊을 수 없으리만큼 아름다운 목소리와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그 외 다른 곡들도 예쁜 포크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한 곡을 더 꼽자면 Erasquin Miguel Angel의 보컬(라이너 노트에 의하면)과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이루어진 #3 Gime Nenita(번역하면 ‘Nenita를 애도하며’라고 하는데 사람 이름인 듯싶다)를 들 수 있다. 그의 부서질 것처럼 섬세하고 절제된 보컬은 청자를 차분하게 애잔함 속으로 침잠시키는 미묘한 힘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패키징이 조금 조잡하다는 사실이다. M2U 초창기에 나왔기 때문에(M2U-0003)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Die-cut 커버가 원본대로 재현된 것을 제외하면, 부클렛은 컷팅부터가 일(一)자로 똑바르지 않으며 스페인어 가사와 그 영어 번역은 활자와 배치가 제멋대로인데다가 오타가 많고 번역도 형편없다. 뭣보다 제대로 된 트랙리스트와 크레딧이 제공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M2U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 음반을 접할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최근에는 (특히 M2U-2001 이후부터는 정말로) 완벽한 패키징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항상 좋은 음악을 발굴해주는 M2U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이런 아름다운 음반을 더 많이 발매해줬으면 하고 희망해본다. (2005-7-10)


*링크:
 구글링으로 찾은 본작의 가사(서유럽어로 인코딩해서 보세요)
 http://www.rock.com.ar/discos/0/909.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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