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권 - 할인행사
원화평 감독, 성룡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글쎄, 나온 지 30년이 다 되가는 영화를 감상한다는 행위 자체가 상당히 엄한 행위인 게 사실인데 게다가 그 영화가 상업영화인데다가 액션영화였으니, 이 시대 관객의 시각으로 보면 구식으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시 막 이소룡을 대체하기 시작한 새로운 액션스타 성룡의 전성기 무술연기를 볼 수 있다는 의의는 부정할 수 없다. 30년 뒤에 [옹박]을 보는 관객이 어딘가에 존재하리란 사실이 자명하듯이 말이다. 

또 하나 '취권'이라는 웃기는(?) 무술을 정말로 웃기게 소화하고 있는 성룡의 연기는 나름대로 굉장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성룡은 이 영화에서, 후에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클리셰들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 권선징악적인 내용은 그렇다 치자. 진지할래야 진지할 수가 없는 성룡이라는 캐릭터는 30년 전에도 그대로였고, 거기에 어울리게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코믹하고 난잡하며 이따금 아크로배틱하기까지도 한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확실히 이 분야에서 성룡을 따라갈 배우는 없을 거다. 

현재의 성룡표 영화에는 여기에 로맨스가 추가되었다는 정도의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그렇게 너무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로 '거기서 거기'라는 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만...  흔히들 말하는 '명절용 영화'에 성룡 영화만큼 어울리는 영화가 또 어디 있을까. 악은 언제나 패배하고 선은 언제나 승리하는 무겁지 않은 내용과, 코믹해보이는 동시에 감탄스러운 무술 연기. [취권]은, 성룡의 이런 전형적인 스타일이 막 확립될 무렵의 그를 만날 수 있는 나름대로 유익한 감상이었다.(05-12-17,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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