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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o Grosso Per1,2
뉴트롤스 (New Trolls) 노래 / 굿인터내셔널 / 1997년 10월
평점 :
2000년 3월, '그'의 손에 이끌려 학교 근처에 새로 생긴 레코드샵을 갔다.
A부터 Z까지 훑던 그는(나중에 알았지만 그건 그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이 음반을 발견하고는 내게 말했다.
"이거 사라. 무조건 사."
당시에는 아트록에 대한 관심보다 RnB에 대한 관심이 컸던 나였기에,
이유도 안 가르쳐주면서 무조건 사라는 그의 말이 황당하게 들렸다.
어떤 음악이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그는 대답하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를 믿고 이 음반을 사버렸다.
그리고는 의심반 기대반으로 집에 와서 음악을 틀었고.
그 다음 일이야 뭐.
나는 아트록의 세계에 빠져 들어갔다.
왜, 장 그르니에의 [섬] 서문에 보면,
알베르 카뮈가 그 책을 주위에 열심히 권하고 다녔다지 않던가.
'그'에게 있어서도, 지금 선물용으로 이 음반을 두 번째 주문한 나에게도,
그리고 70년대에서 90년대를 거쳐온 수많은 아트록 리스너들에게도,
이 음반은 그런 식으로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아직도 나의 시간은 그 때, 대학교 1학년 시절에 멈춰있다.
그리고 이 음반은 나를 멈춰있게 만든 최초의 사건일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나는, 이 음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
들으면 들을수록 헤어날 수 없는 이 현의 울림을,
글자 그대로 감동의 물결이라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