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die Higgins Trio - If Dreams Come True
에디 히긴스 트리오 (Eddie Higgins Trio) 연주 / 지니뮤직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강앤뮤직에서 라이센스한 이 음반은 (당연히) 일본에서 판매되는 LP 미니어처가 아닌 일반 주얼 케이스에 담겨 있었다.(사실 배송받기 전까지 긴가민가 했더랬다;) Venus라는 레이블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감각적인 커버 아트와 함께 예쁜 LP 미니어처(사실 M2U에 비하면 내구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다만)가 연상되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대신 반가운 부분은 이은미 씨의 '기억 속으로'가 수록되어 있을 뿐아니라, 한글 라이너 노트(생각해보면 당연하긴 하지만;)는 물론 2004년 Venus 샘플러까지 동봉(주얼 더블 케이스)되어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 4월에 있었던 에디 히긴스의 내한공연 할인 쿠폰까지 들어 있는 걸 보면, 강앤뮤직이 이번 라이센스에 꽤나 많은 기대와 정성을 쏟은 것 같아 왠지 흡족하기도 하다.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사실 그다지 할 말은 없다. 에디 히긴스라는 이름에 익숙한 청자라면, 이 음반에서도 여전한 그의 연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를 모르지만 '편안하고 쉬운 재즈'를 찾아 이 음반을 산 사람이라면, "네, 당신은 당신이 찾고 있던 음악을 제대로 찾았습니다."랄까. 나 역시 에디 히긴스를 잘 알지는 못한다. 그가 과거에 어떤 경력이 있었는지, 음반을 몇 장이나 냈는데 그 중 어느어느 음반이 가장 좋다든지에 대해서, 나는 제대로 알지 못할 뿐더러 사실은 관심도 없다. 나 역시 듣기 편한 재즈를 찾아 그의 음반을 모으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가 Venus에서 낸 음반들은 실제로, 하나같이 편안하고 차분하며 맑고 유쾌하기도 하다. 이미 에디 히긴스와 꽤 호흡을 맞춰온 제이 레온하트(베이스)와 조 아시온(드럼)의 연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에디 히긴스의 연주는, 결코 과장되거나 기교와 치장에 치우치지 않는다. 스티브 쿤(Steve Kuhn)과 비교하자면 조금은 차가운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은 속지에서 최규용 씨가 지적하듯, 이번 음반이 기존의 음반에 비해 쿨 밥적인 색체를 띠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주야 나로서는 그 미묘한 분위기를 느끼기 힘드니까 그렇다 치고) 기존의 음반들에서 심심치 않게 선곡되곤 하던, 제목만 들어도 대번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곡들, 예컨대 my funny valentine, bewitched…, smoke gets in your eyes와 같은 곡들은, 이번 음반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이 차가운 느낌은, 다른 음반과 굳이 비교할 때에나 찾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본 음반이 건조하다거나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전히 에디 히긴스다운, 휴식처럼 편안한 음반인 것은 분명하다.

트랙수가 14곡으로 많은 편이지만, 전곡이 지루함 없이 기분 좋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는 곡은 6번 I Will Wait For You과 10번 Shinjuku Twilight(에디 히긴스 작곡) 두 곡인데, 두 곡 다 가슴이 찡할 정도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준다. 정말로 필청곡. 에디 히긴스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 혹은 어떤 음반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번 라이센스판(LP 미니어처보다 저렴한 가격에 샘플러까지!)이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된다.(05-04-10 / 0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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