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 Moon Safari
에어 (AIR) 노래 / 워너뮤직(팔로폰)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밴드 Air의 첫 정규 앨범으로, 영국 차트 5위까지 올랐던 앨범이다. 국내에서는 sexy boy가 쇼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흘러나온 적 있어서, 이들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음악을 들어보면 많이 들어봤던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타이틀이나 커버 아트 등에서 바로 알 수 있지만, 이 음반은 '우주'에 관한 음악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과거 70년대의 스페이스-록(Eloy, Hawkwind, Cluster 등)과는 달리 어디까지나 팝(그리고 댄스 음악)의 영역에 속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음반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기보다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한다.

 악기 구성을 보면, 보코더에서 기타, 베이스, 무그, 멜로트론(!) 등 수많은 전자 악기들이 짬뽕되어 있는데, 이는 스페이스-록은 물론이고 신스-팝에 대한 향수까지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나 이 복고적인 정서의 표현에 있어서 웅장한 서사시적 편곡이나 시종일관 뿅뿅대는 경박한 사운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의 사운드는 충분히 현대적이고, 우주를 연상하면 으레 그렇듯 몽환적이며, 때로는 아련한 애수를 띠기도 하는 등 인간적이기까지 하다(Beth Hirsch라는 여성 보컬이 참여한 all i need나 you make it easy같은 트랙이 특히 그렇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투명하고 영롱한 전자음을 들려준다. 일찌기 우주에 대해 노래한 음악 중 이토록 서정적이고 가슴에 와닿는 음반이 과연 있었던가. 보코더와 멜로트론이 한 곡에서 사용된 new star in the sky를 들어보라. 이 음반을 산 것을 절대 후회할 수 없게 만드는 곡이다.

 영롱한 별들이 반짝이는 우주. 그것을 바라보고, 그것을 노래하는 것은 인간일 수밖에 없다. 우주를 표현한 '전자 음악'의 이 영롱함, 그리고 그 속에 묻어있는 따스함과 인간 감수성의 흔적. 이 음반을 들을 때면 언제나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이것이 [Moon Safari]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05-5-13)


덧: 알라딘에서 파는 건 라이센스인 것 같은데, 수입반은 8번에 Ce Matin La라는 트랙이 하나 더 들어있고 Kelly watch the stars의 리믹스 버전이 들어있는 보너스 씨디도 끼워준다. 참고하시길.

덧2: 언제인지 모르겠으나, 알라딘에도 수입반이 들어왔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438478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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